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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723일차 : 첫인상, 그지같네 에티오피아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5. 18.

자전거 세계여행 ~2723일차 : 첫인상, 그지같네 에티오피아


2017년 8월 2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 짐부터 쌌다.

전날 자전거를 박스에 담아뒀다. (박스 값 500실링;;;)



숙소가 있는 시내에서 우버를 이용해 택시를 불렀다.

우버를 통해서 많은 승객들이 확실히 득을 보긴 하는 가보다.

적어도 승객들을 속이기가 거의 어렵게 되었으니.

여차저차 늦게 도착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




나이로비 시내를 빠져나와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다.


일찍 도착을 했는데 그 이유는 언제나처럼 몸에 배여있는것 같다.

자전거 여행자라는 특수성(?) 때문에 짐 문제가 항상 걸리니까.

특히 비행기를 탈때.

짐을 싸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무게를 줄여야하니 이것저것 많이 던져놓고 버릴꺼 버리고. 나름 줄인다고 줄였는데 아놔, 여전히 많다.

유럽 한국을 왔다가는데 23kg 하나밖에 허락아 안된다.

그러나 케냐 - 에티오피아 수하물은 다행히 23kg짜리 두개, 그리고 기내 수하물 하나가 허락이 된다.

짐 줄인다고 악을 썼다. 아까운 커피들도 버려야했다.


됐다. 

가방에 든거 +  손짐이 작은거 하나더 들고 가도 되냐고 물어보니 항공사 직원이 가볍게 OK를 해준다. ㅎㅎㅎㅎ




사실 체크인할때 물어보드라.


"선거때문에 에티오피아로 가시는거예요?"

"아뇨, 케냐 여행 마치고 가는건데요?"

"다음에 또 만나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

"네, 다음에 또 와서 못 본 해변 도시들을 보러 올께요."


짧았지만 케냐에서 선거의 영향을 알 수 있는 대화였다.



가즈아! 

목적지는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 아바바.




오랜만이다. 


이런사진.

자전거로 갔으면 최소 2주는 걸렸을텐데....

그리고 아쉬운 맘이 정말 가득했다.

생각을 해 본다. 마음속에 여러가지 계획이 있다. 

어떻게든 에티오피아 온 김에 남부 보고 올지 말지... 아니면 다른 곳도 괜찮고. 




낮 시간의 하늘을 얼마만에 보는지 모르겠다.

산이 많은 나라 에티오피아.


이 시간에 한번쯤 볼만한 에티오피아 지도 : 아래 링크! 

2019/05/08 - [Journey/Maps] -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도 자세히 살펴보기 / 에티오피아 구글맵 도로지도 위성도 행정구역도 지형도 한글판 지도 커피지도 자세히 살펴보기




아디스 아바바에 도착.


짐만 무사히 도착하면 다행이라 생각했다. 

부룬디 비자와 마찬가지로 나는 별로 안 가고 싶었으나 가는 길에 있어서 안 지나갈 수는 없는 상황.

수단 비자는 귀찮지만 해결을 했고, 가장 신경쓰였던 문제인 에티오피아 비자는 공항에서 50$만 내면 도착비자로 한번에 해결이 가능하다. 

비자를 얻는데 무슨 절차를 거쳐서 하는거 자체부터가 이미 문제라고 생각한다.

후진국들이 문을 열지 않는 경우는 내부의 지식인 부재로 인한 제도 미비 혹은 썩은 권력들이 자기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인것 같다.

경험상 예외는 극히 드물다.(부탄 정도?)


요래조래 비자를 받고 나왔다.




짐이 무사히 나왔다.

공항 한 구석에서 자전거 조립을 마친다. 유후~! 


이제 시내로 나가야제~! 




에티오피아에 중국 건설업체들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에티오피아도 뺴놓을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내가 알기로 외국에 유일하게 중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이 에티오피아 옆 나라 지부티다.

원조를 해주면서 그 나라 경제에도 손을 미치고 있는 중국의 헤게모니.

2016년엔 지부티와 에티오피아 철도를 연결 해 놨다.

군사기지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좀 여행과 활동이 편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항을 떠나 시내로 간다.

공항을 갓 나올땐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주던데 막상 밖으로 나오니 그런 밝은 느낌보단 꽤나 쳐져있는 느낌을 준다. 




환전부터! 

재밌는게 환전율이 공식환율보다 더 높다.

그리고 달러 암시장도 존재한다. 23정도인데 때로 maximum 27까지 하는곳도 있다고 들었다. 




시내로 들어와 다솔씨부터 만났다. 

다솔씨는 사막의 화산지대인 다나킬 투어를 마치고 이곳에 왔다. 

내 많은 짐에도 불구하고 짐을 줄일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짐 하나를 이미 다솔씨가 센스있게 옮겨놓아서! 

자전거 여행자의 마음을 그는 정말 잘 알고 있는 센스있는 사람. ㅎㅎ 감사합니다! 


근처 호텔에 유명한 카페가 있어서 커피 한잔을 이곳에서 한다. 

햐, 에티오피아에서 마셨던 첫 커피인데 정말 맛이 좋았다. 

한국에서 스페셜티를 싱글오리진으로 마시는 기분.

근데 같은 이름의 다른 카페를 갔지만 이곳 커피만 못했다. 



숙소를 찾다가 아주 으슥한 곳에 잡았다. 

싼데 찾는데 주변 분위기가 별로 우호적이어 보인진 않는다.

적당한 가격이면 여행자들도 참 많이 찾을텐데...




자전거 샵에 왔다. 

케냐 있을때 키암부에서 나이로비로 가는 길 펑크가 나서 수리를 하고 까먹고 본드통을 길바닥에 그냥 두고 와버린게 내 마지막 기억이다.

한국에서 사온 번개표 본드 정말 최고였다. 본드 채워넣고 펑크 난 자리에 바를때 붓까지 있어서 쓰기 정말 좋았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7년간 함께한 대단한 녀석이었지. ㅠㅠ 

이곳에서 산거는 중국산. 

국산 번개표가 짱이다! 




동네 시장.

자전거 샵 앞에 잠시 앉아 사람 국여하는데 샵 주인이 무슬림이라 기도하러 가야된다고 나보고 비키라고 함. ㅋㅋㅋ




동네서 커피 한잔 마시고 

그냥 soso.




수퍼마켓 잠시 들러봤다. 

생두파는 에티오피아 수퍼마켓의 위엄. ㄷㄷㄷㄷ




점심먹고 다시 이동.




유명하다던 카페에 와서 커피 한잔. 

커피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목동 칼디의 이야기가 이곳 회사의 이름이다.

칼디스 커피. 

어제 다솔씨랑 마셨던게 백배 낫다.




카페에서 바라본 밖.




심카드 샀다.

에티오피아 심카드와 통신비, 말도 안되게 비싸다.

참고로 에티오피아 정부는 페이스북 같은 SNS를 모두 통제한다. 

이런거 가리는 정부가 구린거지...  ㅡㅡ^ 


카페에 있다가 교통편을 알아보기 위해 버스 터미널을 알아봤다. 

다른 지역에 잠시 다녀오려고.





터미널 가는 오르막 길 꼬마아이가 주머니에 빠져나온 폰을 잡아댕기다가 나까지 끌려넘어졌다.

꼬마 아이는 골목으로 튀었고 나는 잡으러 미친듯이 뛰어들어갔다.

진짜 처음엔 장난이겠거니 싶은데 미친듯이 뛰어간다.

그냥 폰이었으면 모르겠으나 갖고 있던 폰 갤럭시 노트안에 그간 10개월 가까의 정보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나 또한 골목길에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뛰어가다가 결국 자전거까지 옆으로 던져놓고 미친듯이 뛰었다.

아디스 아바바는 해발 2000미터가 넘는다. 

엄청나게 숨을 가쁘게 들이쉬며 뛰어갔지만 꼬마를 쉽게 잡지는 못했다.


결국엔 하수구로 들어가는 꼬마.

나 또한 정신없이 따라갔고 결국엔 놓쳤다. 

눈 앞에서 사람들틈으로 사라져버리니 결국엔 놓치고....

순간 갑작스레 차오르는 화 때문에 머리가 아파왔다. 


동네 한바퀴를 돌아와 자전거 옆에 하수구 똥물을 뒤집어 쓰고 바닥에 주저앉은 내게 현지인이 다가와 얼굴을 보더니 말도 안통하는데 바로 옆 수퍼마켓에서 판타 한병을 가져다 주면서 어깨를 두드렸다.

내 얼굴은 잔뜩 찌뿌린채로 괴로운 표정인데 그 동네 주민들이 날 감싸기 시작하면서 웅성댔다.

그러고나서 2-3분이 지났을까 현지인 한명이 스윽 나타나더니 주머니에서 많이 보던 폰을 가져오는게 아닌가.

알고보니 훔친 꼬마가 도망가는 길에 옆 가게에 던져놓고 간 것을 이 친구가 주워온 거. 





햐....

나는 고마워서 그를 안았고 동네 주민들은 박수를 쳤다.

안도의 한숨과 동시에 다른 짜증이 갑작스럽게 다시 치솟았다.


아까 사람들 사이로 빠져나갈때 비슷하게 옷 입고 나타난 현지인 때문에 약간의 오해도 있었다. 

길을 막는것인지 꼬마아이와 한패라서 돕는것인지 몰랐지만 내가 아이 잡으러 가는 길 방해하는 듯 했다. 

너무 화가 나서 잡아서 업어치기를 해버렸더니 동네 사람들이 몰려와 내 편을 들었다....

나는 도둑잡아야 한다고 소리쳤는데 그 친구로 동네 사람들이 오해를 한 모양이다. 

그 친구는 아니라면서 강하게 부인했고 결국 내가 아니라고 다시 떼어놓으니 잠잠해졌다.

그 사이에 이런일이 있었다. 불과 눈앞에서 꼬마를 놓친 몇분 사이에...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내 몸에선 하수구의 썩은내가 진동했다.

정말 짜증나네...



팔꿈치는 찍히고 팔과 다리엔 긁힌 상처가 생겼었네. ㅎㅎㅎ

에효...



가는길에 또 다시 현지인 꼬마가 붙는다.

정말, 방금 일을 겪고나서 이거 또 뭐냐...

내가 지금 어떻게 변할지 이 꼬마는 알까?


정말로 뭐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애들 눈에 그야말로 물건을 훔치겠다는 욕망이 똘똘 뭉쳐져 있다.

그 눈빛을 어떻게 설명할까?


돈을 달라며 달라붙는데 없다고 하면 내 주머니를 톡톡 두드린다. 

다른 아이들은 내 주머니에 손이 쓱 들어온다.

3-4명이 달라붙는데...

뽀글뽀글 짧은 머리의 녀석의 머리를 휘어 낚아 잡은채 움쳐줬더니 웃으며 욕망가득한 눈빛도 순간 얼었다.




몸에 시궁창 냄새가 빠지기도 전에 이런 일 생기니...

내 손에 지금 쥔게 없어 다행인줄 알아라...

머리채를 잡은 상태로 목을 꺾었더니 몇발치 도망가버린다. 

엉덩이를 세게 차며 던져버렸더니  바퀴벌레 튀듯이 골목사이로 뛰어가버린다.  


치훈이 형이 에티오피아 가급적 가지말라 했는데 들어오고난지 이틀째만에 에티오피아 온 걸 후회한다.

햐, 말로만 듣던 에티오피아 동물들을 이렇게 경험하나. 

화살이라도 제작을 해야하나? 



숙소로 돌아가 씻는데 몸에 냄새 빼는데 이틀 이상 걸린것 같다. ㅡㅡ;

정말 잊을수 없는 시간이었다. 




에티오피아식 백반, 인제라. 

저 전병에서는 우리의 술떡 맛이 난다.

시큼함. 


에티오피아 와서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것. 

그리고 내가 에티오피아 온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커피 때문이다. 

근데 지금 사고 한번 나고 나니 많은게 조심스러워진다.




동네 주민들이 찾는 카페.

로스팅 머신까지 있어서 친근해보였다. 




커피 한잔.

많은 생각이 든다.

정말로...

앞으로 우야지? 




동네 식당와서 




그냥 간단히 뭐 좀 먹고.

바닥에는 술빵. ㅋ 


그리고 동네 카페가 있는 곳으로 왔다.




거리 바라보기 




맞은편엔 유명한 카페, 토모카(Tomoca)가 있다. 

무쟈게 오래된 곳이자 많은 현지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커피의 고향, 커피 이름의 유래인 에티오피아.

이 샵은 그 유명세에 맞게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카페 토모카 맞은편의 칼디스 커피에 앉아서.


이곳에서 바라보면 길에서 의심스런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인지는 그냥 알아서 판단하기 바란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래위로 훑어 본다. 

저 멀리 경찰은 사실 관심도 없다. 

왜 저렇게 비오는데 서 있을까?

저 구역이 밤이 되면 더 심해진다.

근처로가면 오줌냄새가 진동을 한다.

비가 오면 좀 나으려나.


에티오피아 보고 나서 굉장한 실망감과 동시에 짜증, 아무것도 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니...

우짤까 싶네...

 

아, 나 에티오피아 괜히왔나...


2017년 8월 5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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