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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728일차 : 씁쓸한 아디스 아바바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5. 23.

자전거 세계여행 ~2728일차 : 씁쓸한 아디스 아바바


2010년 8월 10일


에티오피아에 온 목적을 하고 나니 마음에 답답함이 어느 정도 가신다.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은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활용해 보는 것과 궁금한 부분을 메우는 것이었으니까.

에티오피아 와서 다시금 깨달은 것 하나. 실제로 봐야 뭔가 불편함이 가시는게 있다는 것. 

베네수엘라에서나 겪었던 이상한 법들이 있어서, 나도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에티오피아 내에서 좀 더 바삐 움직였다면 모를까 하나가 해결되고 나니 뭔가 일정이 붕 뜬 기분이다. 

현지에서 겪을 다른 일까지 예상해서 시간적인 여유를 뒀는데... 

ㅎㅎㅎ 이런게 여행이지. 알수 없는거. 


불확실성은 여러가지로 마음에 불편함을 가져다 주지만 내 기질을 갈고 닦는 한가지 방법이기도 하다.






흐린 날의 연속.

오늘은 시내로 잠시 가 본다. 




작은 승합차 혹은 마을 버스 같은 사이즈의 차를 타고 이동. 

나는 교통편을 몰라 현지인에게 묻거나 혹은 같이 지내는 분들께 물어봐야했다. 




먼저 온 곳은 버스터미널.

지금 남은 시간이 한달 정도 밖에 안 남았다. 내 아프리카 여행도.

말라위때부터, 생각하니 벌써 4달전부터 기간에 대한 안배를 안 할 수가 없었던 부분인데... 이렇게 되어버렸다. 

아프리카의 땅덩이 대장 수단과 아프리카 종단의 종착지 이집트를 가려면 어차피 어쩔수 없는 상황이다. 




에티오피아는 케냐보다 교통이 더 엉망이다. 

산이 많아서라 생각해줄께. 

에티오피아 산은 정말 끝내주니깐.



 

터미널을 떠나 에티오피아 상품 거래소ECX 에 왔다. 

이곳에 그냥 손님으로 왔다고 했는데 예약없이 온 손님은 안 된다고 한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고, 나름의 양념을 쳤다. (아놔, 이런것만 늘어가꼬~ㅋㅋㅋㅋ)

그러더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OK, 하고는 신분증을 맡기고 입장 카드를 내 줬다.




생각 이상으로 시시했던 상품시장. 

선물 거래에서 상품(우리가 흔히 아는 원유, 커피, 콩, 돼지고기 등 모든 것들)들이 이곳에서 거래라 된다. 

물론 에티오피아 꺼에 한정해서.

미국 시장에 비하면 발톱에 때 밖에 안될 정도. 

미국을 본따서 이 시스템을 실행 했으나, 현실은 부작용이 많다.




* 참고! 

원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물품으로 알려져 있고, 커피는 2번째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커피는 2번째가 아니라 10번째에도 안 든다는 조사가 있다. (어느 뉴스에서 봤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더치커피와 마찬가지로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살이 많이 붙은 이야기 인듯...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정말로 중요한 국가 산업이지만 생두를 거래하는 사람이라면 알꺼라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품질 대비 커피가격이 꽤 낮은 편이라는거. 

농부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다는 뜻도 되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장난질 하기 좋은 커피일수도 있다는 것.

혹은 중간 관리자와 소비자 사이에 어떤 검은 커넥션이 있다고 부정할수는 없는 상황. 


할말이 참 많지만 불편함 마음만 갖고 이렇게 있다. 

이곳에 있는 동안 몇몇 현지 생두 딜러들이 와서 명함을 주면서 소개를 했다. 

중개상들인데.... 직접 알아 본 것보다 많이 비싸다. ㅎㅎㅎ 

이곳엔 에티오피아 사람을 동반한 중국인 바이어들이 몇 명 보였다. 




일대일로의 중국 산업.

사회 인프라 뿐만 아니라 생활 깊숙히 스며드는 중국제 스마트 폰. 

그것들이 생활에 점점더 밀접한 관계를 맺으니 의도하지 않아도 이 나라 시스템은 중국도 그들의 삶에 서서히 스며든다.




작은 버스 타는 가격 2비르.(우리돈 100원 정도)

당시 환율 1달러 약 23비르. 

저 돈 위에 보면 에티오피아 문자인 암하릭 어가 적혀있다.

정말 마치 암호를 보는 듯한 글자. 

암호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흥미를 가질만한 글자라고 생각한다.




광고판.

내가 이 나라에 가진 애정만큼 이 나라는 주지 않아서 내 마음은 좀 슬프다, 에티오피아야. 




에티오피아에 왠 멕시코 역이? 




메스켈 광장(Meskel Square) 가는 길.

사진 위에 보이는 운동장은 아디스 아바바 경기장이다. 




메스켈 광장.

장거리 버스들이 이곳에 서기도 하고 좀도둑 어른 아이들 할거 없이 엄청나게 모이는 골머리 아픈 그곳. 

햐...




메스켈 광장 근처에 버스 회사들이 몇 있다. 

버스 알아본다고 돌아다녔는데 고새 비온다.


영업중인 카페에 들어가 잠시 비를 피했는데 커피를 준다. 

고마워서 한잔 더 시켜 마셨다. 

비와서 추운 날씨, 그리고 따뜻한 커피 한잔. 




아디스 아바바 경기장 근처 쇼핑몰(운동장에서 맞은편 쪽) 와서도 버스 알아보는 중이다.

(참고로 수단 혹은 에티오피아 북쪽 방향 ex)곤도르 방향은 이곳 쇼핑몰이나 메스켈 광장 근처에서 티켓을 구할 수 있습니다.

매장 앞엔 요로코롬 커피를 판다.

제베나Jebena 라고 하는 전통 주전자에 커피를 넣고 앞에 거름 망 같은 걸로 커피 가루를 걸러내는데...

솔직히 위생적으로 그리 깨끗해 보이진 않는다. 

현지인들이 그냥 너무 자연스럽게 마시니까 나도 그렇게 마셔본다. 




커피궁물(?)이 넘쳐 흘러도 아줌마의 애정이 넘치는 걸로 받아들여야지.

감사합니다. 




다시 메스켈 광장으로 왔다.

햐, 또 빡치게 만드는 일이 생겼다. 





아이들이 단체로 왔다갔다 하면서 말을 걸고 정신을 빼놓고 물건을 훔쳐가려고 한다.

한놈은 오른쪽으로 말걸어 시선을 뺏고, 한놈은 걸어가는 정면에서 내게 하이파이브를 청한다. 

동시에 다른 한 놈은 내 왼쪽 앞 주머니쪽에 지가 읽지도 못하는 낡은 비즈니스 위크 잡지를 딱 붙여 내 주머니에 시선이 못가게 막는다. 

(이 방법은 정말 흔한 방법이지만 단순하고 순식간이라 유럽에서도 잘 당하는 방법이다.)

그 사이 다른 뒤에 또 다른 한 놈은 내 뒤로 붙어 가방을 열려고 했다. 


4대 1 상황이다. 

지나온 여행간 하도 잘먹어서 살도 쪘고, 그래서 바지까지 타이트한데 내 주머니 핸드폰을 빼려다가 못 뺀다.

애들 짓거리와... 그리고 눈빛을 한번 봤어야 했다.

저번에도 언급을 했듯, 난 태어나서 아이들이 이런 눈빛을 가진 적을 본적이 없다.

정말로 욕망에 가득차서 훔쳐버리고 말겠다는 그 눈빛을 어떻게 설명을 할까.


물건을 빼려다 내 다리에 걸려 폰은 안 빠지고 그걸 감지한 나는 걷는 걸 멈추고 바로 물건 훔치려던 꼬마의 머리를 돌려차기로 까버렸다. (아, 빗맞았음)

뒤통수 한대 맞던 그 꼬마는 멀찌감치 나와 거리를 뒀고, 날 둘러싼 애들은 순식간에 산개해서 퍼진다.

오른쪽에서 말걸던 아이를 잡으려고 잠시 포즈를 잡았더니 튀면서 엄지척 하면서 뛴다. 

햐... 거기다 앞에 같은 무리로 보이던 3명의 여자 아이들은 그걸 보고 쳐웃고 앉아있으니.

운 좋은 줄 알아라....

내가 커피를 통해 에티오피아에서 친구들 안 만났더라면 오늘 몇명들은 정말 평생 걷지도 못할수도 있을꺼라....

사실 날 좀 덮쳐주길 바랬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배운 교훈은 이곳에서 통할꺼라고 믿음. ㅡㅡ^





딥빡이 머릿속을 가득채운다.

아마 한국 여행자들이 이 글을 볼일이 있으리라 본다. 

에티오피아 치안 관련 약간의 정보를 남기자면... 

메스켈 광장과 아디스 아바바 역 주변은 우범지대다. 

위 지대에는 암환율 때문에 달러를 바꾸는 사람들까지 있는데, 정말로 조심하는게 좋다. 기술 어설프지만 어쨌든 훔쳐가는 애들이 있다. 여자라면 완력에 뺏길지도. ㅡㅡ;

그리고 내가 사고날때 숙바한 지역이자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피아자(Piazza) 지역, 장거리 버스 터미널이 있는 아디스 케테마(Addis ketema) 지역의 시장은... 그야 말로 Hell! 이다. 


마음 좀 다스려야지...

후...




2017년 8월 10일 점심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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