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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919일차 : 주먹은 언제나 법보다 가깝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0. 30.

자전거 세계여행 ~2919일차 : 주먹은 언제나 법보다 가깝다 


2018년 2월 17일


조용히 커피 한잔과 함께 시작하는 아침이다.

숙소내에서 금방 친해진 몇몇 여행자들과 대화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

분위기가 조용한 편이어서 소란스럽지 않는 아침 시간을 갖는게 참 좋다.

취향이란게 어떤 것인지 나 스스로 알아가는 듯.





남은 일정을 계산해 본다. 

생각해보니 내일까지 시간을 갖고 가야겠다.

어차피 리투아니아로 마지막에는 와야하니까.




오늘은 박물관을 좀 둘러보려고 한다.

흥겹게 들려오던 현지 음악이 내 발걸음을 이동시킨다.




저 뒷 글자에 러시아임을 몰랐으면 지금 하는게 러시아인인건지 리투아니아 사람들인지 구분도 못해으리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로씨야! 





아무튼 남자 여자 할것 없이 굉장히 흥겹다. 

나이든 아저씨들도 열심히 뛰던데, 직업일까? 

나이들고서라도 저렇게 재미있게 놀고 싶은데...




어제 리투아니아 100주년 행사가 있었던 빌뉴스 성당 광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리투아니아 국립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으로 얼른 가야지.

춥다.




리투아니아 국립박물관.

굉장히 추운 날 안으로...




실내, 굉장히 따뜻하구만. ㅎㅎㅎ

잘 모르는 리투아니아 구경이나 좀 해보려고 한다.


 


국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사이즈 자체는 귀요미 박물관이다. 

내부를 여기저기 살펴본다. 

유물이 사실 굉장히 많았고 사진도 많이 찍었으나 분량이 문제가 된다. 

지금 이 여행기에 업데이트 한 건 1/10 정도 되려나? 


리투아니아 역사를 우리가 얼마나 알겠나. -_-;

유럽에서도 주류가 아니라 리투아니아는 항상 주변국들에 정복의 대상, 합병의 대상처럼 그렇게 여겨져 왔다.

역사에 이 나라의 이름이 나온건 서기 1009년에 기록물에 나왔다고 하며 1253년에 최초로 리투아니아 통일국가가 형성이 되었다고 한다.

작은 나라들이 흔히 겪는 형태처럼 예상가능하듯 주변 폴란드,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저항하며 살아온 그들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전쟁관련 묘사를 모형으로 이렇게나 해 놓았구나. 

입체감있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나저나 만든건 정말 힘들었겠다. ㅋㅋㅋㅋㅋㅋ




엄청난 노가다를 생각케하는 이 모형이 말하고 있는 것은 '그룬발트 전쟁'을 표시해 놓았다는 거.

그룬발트 전쟁은 리투아니아에서 굉장히 유명한 전쟁으로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연합군 vs 튜턴 기사단의 전쟁을 다룬 것이라고 한다.

전쟁이 벌어질 당시에 리투아니아는 마지막 남은 이교를 믿는 지역이라 로마 카톨릭 교회에 소속된 종교 기사단인 튜턴 기사단과 전쟁을 치렀고 결론적으로 리투아니아 & 폴란드 연합군이 이긴 전쟁으로 남아있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또 뒤져보니 와... 이거 정말 세력대 세력, 그 뒤에 국가와 종교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져 있어서 숙소로 와서 인터넷으로 다시 찾아봐도 머리가 굉장히 복잡했다.


결론은 불리한 상황임에도 자기 나라 쳐들어온 적을 싸워 이겼다! 이런 내용. 




박물관 내에는 예술품과 향토사를 볼 수 있는 유물, 그리고 과거의 지배 지역을 볼 수 있는 지도도 있다.

우리는 보통 현재의 지도만을 보고 산다. 현재의 모습이 아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하는 나라별 영역이 어디까지인지는 굉장히 복잡하지만 한편으론 재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간단히 삼국시대 정도로 설명이 가능하겠다. ㅋㅋㅋㅋㅋ




최근의 모습들.




리투아니아 하면 상징물로 유명한 것중 하나가 바로 십자가다.


특히나 내가 지나온 '샤울레이(샤울라이)' 지역에는 십자가 언덕이 있는데 이곳은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저항의 상징으로 곧 리투아니아 사람들 자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곳은 현지 사람들에겐 민족적 성지로 여겨진다.



1800년 중반 반 러시아 봉기때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세운 십자가를 대량으로 세우기 시작한데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소련정부에 병합당하고 종교활동을 일체 금지를 했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신앙심을 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소련 정부가 이곳을 없애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 불도저로 밀었ㄷ고 하나 한반중에 리투아니아인들이 십자가를 들고 나타나 다시 언덕을 만들고 십자가를 세웠다고 한다. 그렇게 낮엔 철거하고 밤엔 십자가 세우는 것을 반복해 왔다고 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 때를 십자가 전쟁 시기라 부르고 있고, 종교에다 소련 정부가 박해한 그들의 종교적 자유에 대해 저항했다는 상징으로서 이곳 그리고 그들의 행동을 자랑스러워 한다고 한다.





구 소련 연방이라도 다 같지는 않지만 먼 나라 리투아니아에 이런 슬픈 이야기가 있었네.

사람이 상황을 판단할때 자기가 갖고 있는 배경지식으로 많은 것들을 보는데 나 또한 마찬가지의 시선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본다. 


역사, 특히 전쟁사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야다. 그것에서 배우는 교훈은 교훈대로 의미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그것들이 지나간 흔적에서 사라진 많은 생명들과 피해쪽에도 마음이 굉장히 많이 간다. 


사람이 항상 승리의 편에 설수는 없다. 그리고 어쩌면 사라진 편에 내가 속해서 비명횡사 하는 수도 있다.

이세상에는 참 많은 억울함들이 있는데, 앞으로도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억울하면 누가 나와 울어주나. 이미  목숨은 끊기고 돌이킬수 없는 일들은....?


살아가는 행동의 기반이 되는 세계관에서 삶을 보는 깊이와 행동의 범위는 사람의 삶 자체를 정의 내린다. 

한가지가 아니라 수십 수백가지가 섞여 한 사람의 성격이 된다. 그로 인해 여기나 저기나 사회적 갈등도 많이 보인다. 


우리가 사는 국제관계에서만 그러하겠나. 약한 사람은 힘센 사람들로부터 피해도 많이 받는다.(물론 그 역의 상황도 있다.) 사람이 사는데 이런 일은 없어지지 않지. 




뻔하게... 

힘을 길르는 수밖에 없구나 하는 결론에 이른다. 

나는 아쉽게도 법이 주먹보다 가까운 적을 본적이 없어서.

그리고 이 세상은 아름답지만 주먹이 법을 끼고 정의로운 척을 하는 것도 안다.




적당히 잘 구경했다.




박물관 구경 끝! 




주변을 좀 돌아볼까!? 




이곳에서 실시한 100주년 행사를 이곳 광장에서 한 것은 빌뉴스의 중심이기도 하면서 좁은 곳이라 그런가? 빌뉴스 성당 광장을 중심으로 빌뉴스를 흘러가는 강 네리스 강(Neris River)를 중심으로 다리를 왔다갔다 하며 주변을 살핀다.


와보면 안다.

추운 겨울날 돌아보는게 얼마나 심심한지.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 당근 아쉽다.

미리 찾아 놓은 카페로 와서 커피 한잔 시간을 가진다.

운이 좋은지 커핑(커피 맛 보는일)을 하고 있다.

나도 참여했다.

맛 좋은 커피, 그리고 작은 이벤트도.

테이스팅 맵 커피샵, 방문기 : https://cramadake.tistory.com/1173


이곳에서 만난 한 커피인과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이날 저녁에 현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좁은 세상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어제 길에서 사진 찍은 여성분이 다른 카페 샵 주인과 인스타그램 친구였는데 그가 업로드 한 사진을 보고 내게 메세지를 보낸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 좁다. 내일 한번 보자구! 




다음 날 찾은 곳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빌뉴스 세 십자가 언덕으로 왔다.

작은 언덕 수준!!!




언덕에서 바라보는 빌뉴스는 아쉬운대로 시내를 한번에 조망하고 파노라마로 보기에도 좋다.

여름이라면 노을이 정말 멋졌을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게디미나스 캐슬 타워(Gediminas Castle Tower) 

15세기에 만들어 졌다는 저 작은 성은 내가 갔을땐 문이 잠겨 있었다. 


세 십자가 언덕, 그리고 저 캐슬 타워까지.

빌뉴스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 

주변에서 그나마 가장 높은 언덕이라 과거 지리적 위치로 중요도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간다.




그저께 리투아니아 독립 100주년 기념에서 만난 친구를 만났다.

어제 메세지를 주고 받고 오늘은 시간이 나면 한번 보자고! ^^ 

그 키 큰 리투아니아 여성의 이름은 파트리시아.

나보다 한참은 어린 학생이었다.

카페로 gogo.


꺄울~!




책이 있는 카페로 왔다.




파트리시아, 그녀도 굉장히 신기하다고 했다.

담벼락의 여행중인 사진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이렇게 만났다. 재미있네, 재미있어. 

카페에서 만난 친구가 내 사진을 태그 안 했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여행객이라 대화를 안했다면 겉만 보고 갔을텐데 그녀로부터 리투아니아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단순히 정치만이 아니라 국제관계도 굉장히 중요한건 뭐...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

앉은 자리서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가버리네. 




내가 가본데가 별로 없는 줄 알고 구시가지 쪽으로 한번 걸어가보기로.




빌뉴스 시내 여기저기 구경중이다.

숙소가 있던 건물쪽만 보다가 다른쪽으로 오게 됐는데 꽤나 볼거리가 많다.

눈이 덮어버려 아쉽지만. 




재미있는 곳은 빌뉴스의 구시가지 안에 우주피스(uzupis) 공화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빌뉴스 안에 작은 나라라니?!




이야기를 듣고보니 굉장히 웃기다.

이 공화국은 면적이라고 해봐야 0.6 제곱킬로미터에 불과한데 매년 4월 1일 만우절 날에만 딱 24시간 동안 나라가 된다고 한다.

1997년 예술가들이 만우절만이라도 자신들의 국가를 갖고 살고 싶다는 생각에 작은 이벤트로 만들어 시작이 된게 지금에도 이어지고 있다나? 

재미있는것은 마이크로네이션(초소형국가)를 표방하기에 자체 국기, 국가, 군대, 헌법, 화폐, 내각 등을 갖고 있다고 한다. 비슷한 걸 어디서 봤는데... 기억이 안나네. 

물론 오늘같은 날은 그냥 걸어서 댕긴다. 




나폴레옹, 그의 연인 조세핀을 위해 프랑스로 가져가고 싶다했던 저 건물.

수도원인 St. Francis of Assisi (Bernardine) Roman Catholic Church.

좀 오래 되어 보이긴 했다.




잘 보고 간다.

헤어질 시간.


그녀와 짧은 시간 별거 아닐수도 있는 이야기, 그리고 그녀와 서로의 가치관을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가 살아온 세계가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짧게 볼거면 자기를 자랑하고 길게 볼거면 자기를 낮추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린 뭐 그럴것도 없는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일 뿐이다.


이렇게 만나서 짧은 시간 대화하고 속 이야기를 할 경우가 잘 없는데.... 오늘은 좀... 그리고 뭔가 특별하네.


헤어질 시간이다.  




포옹 한번 하고, 그녀와의 작별. 

난 내일 라트비아로 가야겠다.



2018년 2월 18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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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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