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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922일차 : 리가(Riga), 중세 대항해시대의 도시에서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1. 1.

자전거 세계여행 ~2922일차 : 리가(Riga), 중세 대항해시대의 도시에서


2018년 2월 20일


조금만 밖을 나와 걸어도 그 추위가 어마어마하다.

생각보다 너무 추워서 밖을 나다니는 시간이 그리 반갑지는 않다.


첫날 도착했던 버스 터미널.

겨울 길거리의 볼거리는... 그냥 없다고 봐도 무방.






숙소에서 마켓이 가까워서 그리로 발걸음을 향했다.


저 앞에 보이는 큰 건물은 시장이다. 



이곳은 과거 소련시절 비행기 격납고로 쓴 곳을 개조해서 현재 이곳 리가 중앙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와...




좀 놀랐던 것은 그림을 전시까지 해 논거.

공간 활용을 잘 한거라 생각이 든다.





팍팍한 생활일수록 음악, 미술 같은 것에 좀 더 노출이 잘 되는게 나는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이런게 없어도 음악이 있진 않나 생각해 본다. 

시장에 가면 흔히 들리는 뽕짝 음악은 우리나라 사람들 속에 억눌린 '화'를 덜어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이곳의 그림 역할을 하듯. 

그 '흥' 돋구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 살기 얼마나 더 팍팍 했을까!?



 

격납고 주변의 공장 건물임을 연상게 하는 곳.




추운 날의 라트비아 리가

겨울 아닌 날의 사진은 건물들도 예쁘고 낭만적이더라.

겨울엔 이렇게나 희미튀튀하냐. 

에효...




라트비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왔다.

단지 관련 다큐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고 온게 다인데, 이곳 카페에서 바리스타인 피터와 대화를 나누고 나서 이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게 됐다. 

과거 구소련 시절 인쇄소를 현재는 카페로 쓰고 있는 건물 안의 카페. 

즈바이그즈네 커피 (라트비아 어로 뜻이 '별' 다방 ㅋㅋㅋ )

방문기 : https://cramadake.tistory.com/1179




EU 가입후 라트비아의 생활 물가는 올라가고, 자국화폐마저 유로화로 대체하면서 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혼란이 생겼다고 했다. 

라트비아 내 여초가 심한 나라라고 들은것 같은데 그게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으로 유출되는 인구는 확실히 많다고 한다. 

라트비아 자국 임금이 월 700유로 정도라는데... 어쨌든 EU안에 있는 나라니 더 나은 삶을 위해 서유럽으로 이동 이동하는 상황이 생긴단다. 




리가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 다우가바 강은 꽁꽁 얼었다. 너무 춥다.

이 강을 따라 북쪽으로 10km 정도만 가면 곧바로 발트해가 나온다.


내 기억으론 이곳 리가는 어릴적 즐겨하던 게임, 대항해시대의 주요 항구 중 하나다.

주요 상품인 목재를 사서 팔면 돈이 꽤 되는 황금루트 중 하나였지... 

그 목재가 생산이 되는 이곳에 어떤 자연 환경인지 지금 겨울에서야 느낀다. 침엽수가 삐죽삐죽 잘 자랐겠다. 


그단스크가 단치히 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의 느낌을 길가다가 배를 통해 봤다면 오늘 지금 이자리에선 그런 상상 따윈 할 수 없을 정도의 추위다.

강변에서 보는 거라곤 저기 멀리 펄럭이는 붉은 라트비아 국기만 보고 있을뿐.

확실히 느껴지는 감이란게 있다. 여름이 되면 상당히 낭만적이라는 거. 




과거의 흔적을 따라 유네스코가 지정한 건물들 속으로 들어가 봐야지.




이곳엔 과거 한자동맹 상인들이 쓴 건물이라고 한다.

라트비아 와서 역사적인 느낌을 가장 직접적이고 선명하게 받은 건물들이다.





한자(Hansa) 동맹이란 과거 12~13세기에 시작해 독일의 뤼벡 지역을 중심으로 상인들이 연합한 조직으로 지금의 발트해 연안 지역으로 확대해가며 그들의 무역을 위한 치안 확보 및 정치적 목적 등으로 만든 일종의 조합체다. 

지중해 무역과는 대비대는 기후로 거래되는 무역의 아이템도 달랐다는데 지중해 상단(현재의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그리고 북아프리카 국가들) 이 사치품이 많았다면 이곳은 생활품들이 많았다고 한다

14~15세기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던 한자동맹은 16세기에 접어들며 영국과 네덜란드에 밀려서 17세기 중반 역사속으로 사라졌단다. 

아, 진짜...ㅋㅋㅋ 대항해시대 게임 생각 많이 난다. 


어디에서 참 많이 본듯한 건물들.

처음 봤음에도 익숙한 듯한 모습




이름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와, 정말 중세 같다... 진짜. 폴란드 토룬이 생각이 나네.




번화가와 구시가지의 느낌이 차이가 이렇게나 나나.

그 시절 국적을 초월한 한자동맹은 사라지고 현대의 금융카르텔은 세계어디서나 국적을 초월해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전 세계 금융으로 많은 사람을 옥죈다.

중세시대 선주처럼 지금도 배 한척 움직일 어떤 자산은 있어야 사는 것인가.




배고파서 잠시 들른 식당. 불쇼의 결과 나온 면요리.




앞서 들렀던 건물들에 매료되어 머릿속에 굉장한 낭만이 자리잡았다.

상업이 발전하면 그와 관련된 수많은 일들이 발전하기 마련인데, 우리 조선시대에는 왜 그토록 상업을 천시했을까...




리가.

아프리카에서 느꼈던 묶여있던 감정이 유럽으로 오고 나서 하나둘 내 마음대로 그 답답함을 조금씩 풀어가고 있다.

그들의 삶에 지금 같은 추위가 있다면 어떻게 될지 여러가지 상상을 해본다.




여태 들렀던 모습 그대로, 그러나 햇님이 나오고 나니 찌푸린 하늘도 맑아지고 내 마음도 풀린다.




동네 주변을 여기저기도 잘 다녔다.

전날 하루 숙소에서 쉬면서 약간의 계획을 짰으니 내일 움직일 준비를 해야지.




라트비아 독립 100주년을 미리 축하합니다. 

지금 사진상에껀 리투아니아. ㅋㅋㅋㅋㅋ




떠나기전 들른 카페인 미트 커피. 

월드 챔피언십 커피 때문에 엄청 흥분했다가, 한 10% 부족함에 너무 너무 아쉬웠다.

정말 좋은 커피를 갖고 추출에 아쉬움이 너무 커서. 

진짜, 아쉬웠다. 그렇다고 커피가 맛 없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방문기: https://cramadake.tistory.com/1180

다음에 또 와서 이만한 퀄리티의 커피 이 가격에 마실수 있나? 

궁금하다.




내일은 떠난다. 에스토니아로. 

리투아니아로 가기 위해 라트비아를 다시 자나쳐야 한다. 

그때 한군데만 보고 가자. 

자전거 타다 안타니 배낭여행이 이렇게 쉬웠나 싶다.

가자 에스토니아로! 


2018년 2월 21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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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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