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924일차 : 탈린(Tallin) 올드타운 그리고 그녀의 입맞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1. 6.

자전거 세계여행 ~2924일차 : 탈린(Tallin) 올드타운 그리고 그녀의 입맞춤


2018년 2월 23일


2월말의 발트 연안 국가의 추위 또한 맹렬하다.

춥다 추워. 


눈이 조금씩 날리는 탈린의 오늘.

내일 행사가 있다던데 오래 있지는 못하겠고... 

내일 버스 시간을 오후로 잡고 떠나려고 티켓을 예약 완료하고 나왔다.






독립 100주년 행사로 대로변엔 국기가 여기저기 걸려있다.

탈린 중심에 있는 자유광장쪽엔 내일 행사의 분위기가 물씬. 




구시가지 구경을 하러 나와서 가장 먼저 본 것. 

메이든 타워.




현재는 박물관과 카페로 꾸며져 있다.




밤과 다른 느낌의 색감으로.

가운을 둘러쓴 저 동상은 마치 반지의 제왕 나즈굴을 연상케 한다.

분위기가 묘하다. 해질노을에 비칠 이곳의 느낌은 어떨지 굉장히 궁금하다. 




조금만 걸으면 옆에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본 성당 이름과 같은 알렉산더 네브스키 성당이 있다.

멀리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날이 흐려 제대로 사진을 못 찍겠고 가까이서 보면 각이 좁아 사진이 잘 안나오고. 

아쉽네. 




성당 맞은편에 있는 에스토니아 국회 의사당. 

흐릿한 날씨와 눈 때문에 분홍빛이 빛을 잃는듯하다. 햇빛이 비치면 빛나겠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정부 청사건물도 분홍빛 아니었나?

이젠 내가 경험한 것도 헷갈린다. 




구시가지 골목길 나서기.





에스토니아는 인근의 유럽 강대국들에 많은 침략을 받았고 종교적으로도 카톨릭 외에도 다른 종파의 정교회가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무신자비율이 유럽에서 가장 많다고 하던데...

하도 많이 털려서 종교따윈 접어두고 강자를 믿는 믿음이 그들에겐 신과 같다는 믿음이 있지 않을까...

구시가지 길을 조금씩 따라 가다보면 나오는 성, 그리고 나오는 툼페아 언덕.




그 툼페아 언덕을 따라 성벽을 오를수 있다. 

위치에 따라 전망대의 이름이 다르다.

지금 이곳은 피스코피 전망대(Piiskopi viewing platform)


갈매기 한마리가 나와있네.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도 사람을 많이 경험한건지 새초롬하게 앉아 사진 찍든 말든 알아서 해라 이런 모양새.

머리를 살짝 만져줬는데 끄덕~ 하더니 그냥 저렇게 퍼질러 누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좀 더 걸어 도착한 파트쿨리 전망대(Patkuli viewing platform)


굉장히 예뻤다.

정말 중세도시를 생각나게 하는 이곳이다.

에스토니아 지도 2019/10/30 - [Journey/Maps] - 에스토니아 지도 자세히 살펴보기 (발트3국 에스토니아 관광 여행지도 국기 면적 인구 위치 수도 기차노선 지도 구글맵 세부지도 위성도 행정도 일반지도 구글어스 도로망지도 한글판 한글지..

를 보면 지리적 중요도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철도가 깔린 현재의 육로교통보단 바다의 활용도가 비용과 시간면에서 컸던 과거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주변 강대국들이 노리지 않았을리가 없다. 많은 침탈의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탈린의 구시가지가 사랑받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한자동맹의 중심이 되었던 도시임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단지 지금 날씨엔 눈이 덮고 있어 길가다가 한번이라도 마주칠만한 것을 놓치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야경이 기대가 된다. 




보리스 옐친, 과거 러시아 대통령! 

너님 여기서 뭐하심?

너도 세계 평화를 위해 에스토니아의 독립을 인정해 주신것입니꽈!?!?!?!?




성을 내려와 골목을 걷는다.




온 곳은 시청 광장. 

햐, 역시나 사람들은 중심가에 모이는 법이지.

저것과 같은 형태의 리가 건물을 보고 중세의 대항해시대를 연상했는데, 같은 형태가 이곳 탈린에도 있었다.

타임머신 타고 정말 날아가 보고 싶다. 생각해보면 게임으로 배운 역사가 정말 오래 남긴 하나보다. 중학교때 한게 20년이 지나도 내 머리속에 있는거 보면. 




시청 한 구석에 있는 작은 약국.

무려 1422년에 시작이 되었단다.




현재에도 약국으로 사용이 되고 전시실로도 쓴단다.




가는 날이 장날이지 뭐. ㅋㅋㅋㅋㅋㅋㅋㅋ 

문이 열린날엔 방문객으로 그렇게 붐빈다는데... 이렇게나마 보고 간다. 

나 말고도 꽤 많은 여행객들이 앞에 있었다. 여름날엔 미어 터지겠다. 어흐~ ㅋㅋㅋㅋ




올드타운을 걷는다.

지금 날씨는 그야말로 재미까지 다 얼어버린 겨울의 날씨지만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곳 탈린이다.

EU에 속해있어 유럽 국가들중엔 비자 걱정없이 오는 곳. 핀란드에서는 자국보다 물가가 저렴해서 배타고 넘어와 쇼핑 왕창해서 건너가는 경우도 많단다. 






에스토니아하면 전 세계적으로 한가지 이목을 끈게 있었으니 바로 인터넷 속도와 에스토니아 전자 신분증! 


유럽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행중에 우리나라 교환학생이 발트3국에서 온 학생들과 인터넷 속도로 시비가 붙었다는데 말이 안되서 발트3국 학생들, 특히 에스토니아 학생들이 무시 당했다는 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것들이 TV와 유튜브로 한국을 일부만 보니 지들이 알 턱이 있나....

다른 한가지는 바로 전자 신분증! 

에스토니아는 세계최초로 전자 신분증 발급을 허가했고 외국인들도 가능하다.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처리가 가능하고 회사를 세우는데 법인세도 없다. 200유로 + 15분만 투자하면 법인을 세울수 있다나. ㅋㅋㅋㅋㅋㅋ

빠른 인터넷속도와 전자신분증을 기반으로 지금은 일반적이 되어버린 스타트업 기업을 유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나 또한 온 김에 에스토니아 시민권 하나 따볼까 생각을 했었으나 전자로 모든 것이 가능하단 걸 알고 흥미가 떨어졌다. 실제 거주와 차이는 있고 영주권과도 차이가 있어.... 진지한 인터넷 회사 창업 아니라면 그냥 별거 없음. 




오, 뭔가 진지한데?




나도 따라하기.



숙소로 들어와 잠시 쉰다.

어제 오늘 러시아에서 배낭여행자들이 상당히 많이 왔다. 


영하 12~15도 평균인 지금 날씨에 왜 이곳으로 여행왔냐고 물어보니... 

따뜻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따뜻하단다. 아놔. ㅋㅋㅋㅋㅋ 

친구끼리 온 여행자들은 잘 노는데 혼자 온 여행자가 있어 차도 나누고 대화를 하는데 영어가 잘 안 통한다.

구글 번역기를 돌리니까 겨우 대화가 통한다.

캬, 문명의 이기여!!!! 




러시아에서 넘어온 20살 리자. 흠, 자세히 보니 굉장히 미인이다. 

"에스토니아로 왜 왔어?!"

"난생 처음 여행하는 나라인데, 휴가 기간 떄문에 먼 나라를 선택할 수 없었어. 가까운 핀란드 보단 물가도 저렴해서 이곳으로 온거야."

아, 그렇구만.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왔다길래 간 경험을 이야기 했더니 끄덕끄덕. 말이 더 안 통해서 아쉽군.



저녁이 되고 야경을 보러 가려고 하는데 나가자 했더니 그냥 그녀는 수줍게 끄덕.

갑세! 




구시가지 성 한바퀴를 돌며 아까 낮에 본 툼페아 언덕 쪽 성을 한바퀴 돌아 가려고 한다. 

나오니까 눈발이 엄청 날린다. 




예쁜 이곳, 파트쿨리 전망대! 

굉장히 아름다움! 




웃을때 우리 나라 연예인 누구 닮은것 같은데... 이름이 뭐였드라??

춥긴 추운지 자기도 춥다고 얼른 걸음을 재촉한다. ㅋㅋㅋㅋ




돌아가는 길. 

이거 뭐지? 왠 무기들이??? 그나저나 신기하긴 하네, 이시간에...

옆에 있던 군인에게 내일 행사 있을 열병식 및 퍼레이드를 위해서 이렇게 오는거라고 한다. 

내일 오전에 꼭 가봐야겠다. 으흣~ ㅎㅎㅎ




먹거리 사러 수퍼마켓 나왔다. 




왠만해선 기념품을 안 사는데 에스토니아 팔찌하나 사야겠다.

따뜻한 날에 꼭 오리라! 




먹거리 사서 나왔는데 여전히 시내쪽으로 진입중이다. 

다들 내일 보입시더~ 




숙소로 오니 여행객들마다 잡담. 웃는 소리 들리는 등 뭐 여행지에서 보이는 그런 장면들이다.





사온 소세지에다 와인 한잔 마시면서 대화중에 저기 옆에 영어가 안되서 러시아 사람들하고 대화 하는둥 마는둥하고 있는 리자가 보인다.

"한잔 마실래?'

"하라쇼! 스빠씨바!"

"그 러시아 말은 알아들을수 있어. ㅋㅋㅋㅋ"

음성 번역기를 돌려 잡담하다 보니 이해가 안되는 단어나 문장은 번역기를 활용해 대화를 한다. 


대화 중 그녀의 차례에 폰을 갔다댔더니 그녀는 '쪽' 소리와 함께 윙크를 했다. 그리곤 볼에 입을 맞추네.

깜짝이야! 맘 떨리게 왜 이카노. 맘 설레게. 아흐... 좋구로. 흐흐흐흐흐흐....


술 좀 많이 마셨나. 애들이 사온, 그리고 자국 보드카를 좀 마셨나보네. 

옆에 있던 애들은 신경도 안쓴다.ㅋ 

러시아 애들과 알아들을수 없는 러시아어로 적당한 시끄러움에 분위기도 좋다. 

길고 긴 겨울날엔 러시아 사람들이 이렇게 지내는가 싶기도 하고... 


나는 내일 떠날 준비를 해야겠구나... 


2018년 2월 23일까지의 이야기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lifewithadventure/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sphalt_potato/


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