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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081일차 : 네덜란드, 찬란한 하늘이어라!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2. 14.

자전거 세계여행 ~3081일차 : 네덜란드, 찬란한 하늘이어라! 


2018년 8월 5일 


텐트 속으로 들어오는 태양의 열기가 아침부터 눈을 뜨게 만든다.

으으으.... 어제 열심히 밟은 허벅다리가 땡기는 느낌이 상당하다.


어우, 잘자긴 잘잤어. ^^ 

맑은 아침이다.

햇빛이 참 뜨겁네, 그려. 





텐트 걷고 



간단히 아침먹고, 커피도 마신다. 

이곳의 단점이라면 바로 지붕이 없다는것.


햇빛이 뜨겁다 진짜. 

간간히 구름이 햇빛이라도 가려주면 짧은 시간의 뜨거움은 감사로 바뀐다. 

아흐~ 좋아라. 바람이 불어주니 시원하다.  




오늘 라이딩에 땀 좀 제대로 싸겠다. 

흐와... 덥다 더워.




어제 캠핑을 했던 곳은 꽤 외곽으로 떨어져 있고, 주요 도로에서는 꽤 먼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나 말고도 자전거 여행자들은 몇몇이나 있었다. 

밤에 도착해 요리해 먹는 날 보던 그들의 시선이 생각난다. 

짐이 많아 보여 신기하게 보기도 했고, 맛나게 먹는 고기냄새가 신기했겠지. ㅋㅋㅋㅋㅋ 





배낭여행자들이나 자전거 여행자들이 흔히들 지고 가는 짐을 인생의 무게라고들 한다.

좀 더 나가면 비우는 만큼 가벼워지고 빨리 가는 거고 덜 가질수록 더 행복한거라고. 

내가 지고 가는 짐의 양이 내 인생의 무게라는 류의 말들?


생각없이 멋져보이는 말들을 그냥 받아들여서 쓰는 말이 참 많은 것 같다. 

스마트폰 쓰는 시대에 갬성을 외치면서 무슨 쌍팔년도 무전기 휴대폰을 쓰는 소리 있나.

한 20%는 맞는 말인것 같다. 




정말로 스마트폰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모든게 다 작은걸로 압축이 되는데 예전 같았으면 전화기 따로, mp3, 종이지도, 수첩, 가이드북 등등 다 따로 장만을 해야한다. 내 여행의 출발 또한 그런 상태로 많은 것들을 챙겨 나왔었다.

또한 기술 변화까지 멀티툴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세상이다. 

이런거 다 필요 없이 잔고 빠빵한 계좌에 카드 하나면 해결될 일이다. 



물리적 한계를 가진 사람임을 깨닫는게 더 중요한거다.

집으로 돌아가면 미니멀리즘을 할 사람보다 더 채울 사람이 많을꺼면서, 그리고 잔고를 채우는데 더 힘쓸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여행와서 쓸데없는 것들과 잡념을 비우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능력마저 비워버리면 그건 힐링이 아니 킬링이다. 

여행은 여행 당사자를 밤에 쓰는 글처럼 기분을 말랑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나보다.

우리 삶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런 태도만 가져도 훨씬 좋을텐데 말이지.




더운날 라이딩 하던 2016년의 우크라이나 가던 길에 캠핑할때 날이 생각난다.




성원님께서 달리고 계십니다.

모든 가로수들은 받을어~ 총!

도열한 나무들 덕분에 이런 착각은 해도 즐겁다.




네덜란드의 끄트머리로 이동하고 있다.


너무 덥다. 정말. 

이런 분위기는 정말 좋은데, 이제 네덜란드를 벗어나면 볼 수 없겠지? 




아쉬움에 잠시 앉아 물 좀 마시고 숨도 좀 돌린다.

국경까지 그리 멀지 않는 거리를 남겨뒀다.

주변을 둘러보니 오늘이 주말이라 수퍼마켓은 전부 문을 닫았다.

아이고, 이런... 장을 못 봤는데... ㅠㅠ 


큰 도로로 가기전 도로로 가기전 뒤에서 큰 길로 들어서기전 뒤에서 빵~ 소리가 났다.


응?

뭔가 싶어 보니 왠 현지인 한분이 손을 흔든다. 

짧게 대화하다 여행중인거 알고 괜찮으면 잠시 쉬었다 가라는 말에 그녀의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잘됐다. 너무 더워서, 그리고 인터넷도 좀 해야겠다.




여유롭다.

집 뒤에는 작은 운하가 있다.

네덜란드 풍~!




나를 초대해준 사람은 옆의 아줌마 테싸 tessa 였다. 

뒤에 자전거 짐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는 그녀. ㅋㅋㅋㅋ 

오늘 사실 목적지가 벨기에까지 가는거였는데 이런 일들이 일어남도 재미다. 


몇킬로가면 곧 벨기에다. 그곳의 분위기와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아줌마로 부터 들은 재미있는 것은 네덜란드 교통법에서 자전거가 우선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자동차보다, 보행자보다 먼저 자전거가 우선이 된다고 한다. 물론 신호는 지키는 선에서.


학차시절에 배우는 것 중 유명한 것 중 하나. 바로 네덜란드 국토의 상당부분이 해안 간척사업을 통해 생긴 곳을 폴더라고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지형을 제방의 형태로 물의 흐름을 제어하기 좋게 만들어놓은게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당연스럽게 그 제방은 예전의 형태가 지금까지 개보수를 거쳐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 사용되고 있다. 넓은 곳은 차들이 다닌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원래 그런 모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재까지도 만들어진 길 대부분은 자전거가 갈 수 있다. 

벨기에와는 조건이 달라 자전거 도로가 이렇게 되어있지 않다는데 그래도 다음 도시, 벨기에 앤트워프(안트베르펜)까지는 괜찮을 꺼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벨기에에 대해서 전혀 아는게 없구나.




옆집에서 놀러온 이웃 친구분과 간단히 음식 좀 해 먹고...


몇 시간동안 대화하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애들은 더워서 집 수영장에서 첨벙첨벙. ㅋㅋㅋ


짧은 시간 작업과 동시에 벨기에로 넘어가기 전에 재미있는 정보를 얻었다. 

아흐, 한국에서 날아온 재미있는 정보. 벨기에가 이런게 강하단 말이지. ㅋㅋㅋ

인터넷이란게... 와, 정말 좋구나.


해가 저물어가고 오늘 시계를 보면서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야겟다고 생각을 했다. 

멀지 않은 곳에 유료 캠핑장이 있는 것을 보고 오늘은 그곳에서 하루를 보내야겠다! 




유료 캠핑장은 어떨지 궁금했다. 그곳으로 와 오늘 캠핑을 하려고 한다.


무료 캠핑장을 제외하고 네덜란드에는 유료 캠핑장이 네덜란드 전역에 있다. 

장기 여행자들이 원한다면 일반 숙소보단 이런 캠핑장이 훨씬 더 경제적이다. 한편으론 비슷한 여행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당연히 부대 시설도 함께 있어 다행! 




도착한 시간이 좀 늦었는데 때마침 퇴근하기 전의 직원을 만나 체크인을 했다.

하루 10유로! 


네덜란드어 자세히 보면 영어, 독일어, 그리고 스페인어가 섞인 모양새다.

세르비아어일까, 러시아어일까 그 느낌도 좀 나고.


캠핑장 어린이들이 엄청난 자전거와 함께 한 등장에 우르르 둘러싸고 신기하게 본다. ㅋㅋㅋㅋㅋㅋ

얼굴은 10살 갓 넘어보이는데 아우, 키가 정말 크냐. 누가 네덜란드 사람 아니랄까봐.


자꾸와서 말 건다. 뭐여~ 신기하나.ㅋㅋㅋ 

중국인이라고 물을꺼라 생각했는데,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네덜란드는 일본과의 관계가 역사적으로 매우 깊어서일까...? 



오늘 텐트 설치 




애들이 한차례 두차례 지나가고, 몰래 와서 뭐하는지 나무나 건물 뒤에 숨어서 날 지켜본다. 

나도 웃음 ㅋ





오늘의 하늘 또한 예술이었다




타임랩스로 본 오늘 하늘은 정말 그야말로 자연의 작품이다! 

어제는 감동에 겨워 눈물까지 나던데...


오늘은 또 다른 작품을 선뵌다.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지.




햐, 좋다. 

네덜란드에서의 마지막날 밤을 이렇게 맞이할수 있어 감사하다.




조금만 움직여서 엄청나게 흘린 땀 때문에 샤워 시원하게 하고 누우니 천국이 따로 없다.


자전거 나라 네덜란드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정말 오늘 하늘은 모자람이 없었다. 

즐거움을 넘어선 눈이 부신 행복으로 몸과 마음에 새겼으니... 이걸 벌써부터 그리워할 미래의 내 모습이 그려진다.

벨기에, 어떤 나라일지 궁금해지는구만. 네덜란드만 했으면 내가 무척 사랑해 줄텐데.

잔다~!  


2018년 8월 5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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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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