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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080일차 : 행복의 부분집합. 저 석양은 눈물을 만든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2. 13.

자전거 세계여행 ~3080일차 : 행복의 부분집합. 저 석양은 눈물을 만든다


2018년 8월4일


밖은 오전부터 소란스럽다.

자동차 시동소리, 텐트 걷는 소리 등등...

어흐, 좋은 아침.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 ^^ 

좋은 하루를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흠, 잘 잤어. ㅎㅎㅎㅎ

날씨가 벌써부터 덥다.


텐트를 걷자마자 바로 그늘로 왔다.

햇빛의 강렬함이 아침부터 얼굴가죽을 쪼아댄다. 

아프다 아파.




출발 전 여유의 시간.


캠핑장을 찾았던 여행자들은 하나 둘, 이곳을 떠나기 시작, 나는 가방에 박아뒀던 여러 먹거리를 해체하고 있다.

매일 먹는 음식의 양을 따로 기록은 하지 않지만 단순히 생각해봐도 보통에 비해 많이 먹는다.

더워서 먹고, 힘빠져서 먹고, 자전거 타니까 에너지 보충한다는 핑계로... 등등... 

달리고 달려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다. ㅋㅋㅋㅋ




기분 좋게 밖으로 빠져나온다.

오늘의 목적지는 벨기에 쪽에 가까운 방향에 캠핑장으로 정해놨다.

더운 날씨에다 여름의 긴 해가 떠 있는 시간을 활용한다.




캠핑장을 지나 




도착한 곳. 

어제 길에서 만난 친구가 알려준 주소로 왔는데, 아직 출근을 안했단다.

직원 한 사람이 전화를 하더니 그와 그 친구가 얼마 안 가 왔다.




어제 만난 친구의 이름은 히샴. 

정식으로 문 열 시간이 아닌데 내가 좀 일찍 온 듯 하다.

물어보니 약 1시간 정도 있어야 일을 시작할꺼라 아직 다른 일을 봐야한단다.


내게 그가 물었다. 

"혹시 모로코 가?"

"응, 아마 갈 것 같다. 자세한 루트는 나도 여전히 고민중이야. 프랑스 지나 스페인으로 내려가면 시간이 엄청 걸릴텐데... 그래도 너무 궁금해서 가보고 싶긴해."


그들로부터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 또한 모로코가 고향인 이민자들이다. 그러면서 친척들이 모로코에 살고 있다고 한다.

한편으론 와이프와 와이프 가족 또한 그곳에 있단다.

결혼한것도 놀랐지만 모로코와 네덜란드를 바삐 다니면서 일을 한다는 사실이 좀 놀라웠다. 





무슬림이면서 자유로움으로는 가장 앞선 서유럽에 와 그들이 사는 삶의 환경이 어떤지 그 관점이 신기하게도 여겨졌다. 어쨌거나 사는 환경에서 공존의 방식을 찾아야 하니까. 

굉장히 보수적이고 유교적인 사고방식의 나이든 세대와 과거의 고생담은 전혀 모르는 젊은 세대의 갈등이 있는 우리나라와 견줄수는 없겠지만 어떤 적당한 거리와 공존의 방법을 모색할지... 

이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가면 어떻게 될까?

그냥 외국에 사는게 나은걸까? 




자전거에 짐이 실린걸 보고 많이 놀랐다는 히샴.

자기에게 주어진 짐, 가장의 무게만 아니라면 자기도 떠나고 싶어했다. 뭐 그런거지.

저마다의 짐이 있으니까. 


케밥 못 줘서 미안하다며 내게 밥 사먹으라고 20유로를 줬다. 

이럴수가. 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웃겼다. 

SNS도 따로 하지 않는 그여서 따로 고맙다는 말을 다시 전하지 못해 미안할 뿐. 

너의 모국에 가서 즐거운 여행과 친절을 나도 베풀겠다! ^^ 


고맙다! 안녕 !




로테르담! 

암스테르담에 이어 네덜란드 제2의 도시이자, 유럽 최대의 무역항이라고 전해진다.

나는 암스테르담이 1위인줄 알았는데, 로테르담이 1위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네덜란드 지도를 보면 그 위치적 중요도를 알 수 있다.

라인강과 마스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의 도시와 나라들에 물류 이동에 관문이 된다.


이곳에서 독일,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로 가는 중계항과 환적이 이루어진단다.

도시를 지나며 암스테르담처럼 도시내 오밀조밀한 느낌말고도 바다와 강을 끼고 서 있는 대형 크레인과 빌딩숲이 기억에 강하게 박힌다.


내게 네덜란드 하면 생각나는 영화는 성룡이 나오는 폴리스 스토리 였다.


성룡과 호흡을 맞추던 귀여운 여자 경찰이 나오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영화 종반부에 성룡의 기억을 갖고 속이는 악당에게 돌려차기 한방 멋있게 나오는데... 그녀는 진짜....

그곳이 이곳 로테르담이었고, 배들이 나다니는 다리 위였다.

내가 서 있는 그 다리일까? 잠시 생각만 해 봤다. 


예쁜 건물들도 유명하긴 한데, 로테르담은 그냥 점프한다.




독일이 있던 동쪽에서 출발해 암스테르담이 있는 서쪽으로 왔다가 다시 로테르담이 있는 곳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와 로테르담에서 남진한다.


곧, 다음 나라 벨기에로 갈 예정이다.

모스크도 보이고, 끝내주는 자전거 도로. 

종종 보면 차도보다 자전거 도로가 더 높은 곳도 있었다.

네덜란드 도착 첫날 봤던 그 기억은 상당히 놀라웠던데 아직도 신기하다.




와~~

지나다 본 곳은 



축구 경기장! stadion Feyenoord

아! 폐예노르트구나! 




오늘도 경기가 있나뵤. 

내 개인 사진을 찍으려고 세팅을 했더니 자전거와 태극기를 보고 다가 오던 현지인ㅋㅋㅋ




사진 좀 수평 맞춰서 찍어주지. ㅋㅋㅋㅋ 

폐예노르트가 로테르담 연고인 팀인줄 오늘 처음 알았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히딩크 키즈(?) 였던 4강 신화의 선수들이 유럽으로 여럿 나갔었다, 그 중 한명이 송종국 선수가 뛰었었던 팀, 페예노르트. 기대를 했었지만 좀 아쉽게 됐다.

네덜란드 축구 팀 또한 어마무시한 팀들이 많은데, 유럽 와선 축구 경기를 오히려 덜 본다.

그거 말고도 할 것이 많아서.... 




로테르담을 벗어나 시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오늘의 더위 또한 정말 상당하다.

다른날에 비해 라이딩하는 날에만 기온이 더 올라가는 듯하다.

한편으론 라이딩하는 날 비가 안 와서 좋기는 한데, 인간이 사는 환경에 이 지구도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소빙하기도 있었는데 온대기, 혹은 열대기 이런건 없으려나. 그땐 정말 지구의 수면이 엄청 오를것 같다.

자전거 대신 배를 타야할지도 모를 세상이 오겠다. 




이런거 만나는 거 ㅋㅋㅋㅋ 신기하구만.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동시에 활용. 이곳을 다니는 사람이 적은건지 자전거로 이동중 이 근방에 지나는 사람은 딱 1명 봤다.

많은 소운하들이 여기저기 있는데 그 제방을 따라 라이딩을 하다 다리 혹은 지하로 연결된 길이 이동하는 라이더들에겐 자연 활용법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유독, 네덜란드로 와선 그런 생각을 다른 나라보다 많이 한다. 

이 작은 나라가 강한 이유가 그냥 생긴게 아니지....




운하를 지나 다시 남쪽으로 넘어간다. 

트인 이곳으로 나오고 나니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데...

매일 사는게 이런 느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행복에도 색깔이 있을까? 행복에도 어떤 모양이 있을까?




적어도 오늘 겪는 이 일상은 행복의 부분 집합임에 틀림없다.




가방안에 든 선크림은 바르지도 않고... 그냥 그대로 햇빛을 얼굴에 쐬어준다.

햇살 가득, 자외선 가득 받으면서 얼굴 세포에 자외선이 곳곳에 찡겨있겠구만.

노화 능력이가 +1 진행이 되었습니다. 뾰로롱~ 




무작정 더웠다면, 그저 달릴 시간이었겠으나....

바람이 불어주는 상황에 그저 감사와 기쁨으로 가득한 페달링이 되고 있다.




주변으로 고개를 돌리며 보는 하늘.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이 오면서 하늘의 수채화는 끝내준다.



심심한 동네에 이런 멋진 디자인의 건물이라니. ㅎㅎㅎㅎ




해가 떨어지는 시간에... 와, 진짜 환상의 일몰을 본다.

어이 햇빛양반, 보소소~ 오늘 디너쇼 하는 날인교!?!?!?! 




목적지로 가는 길에 하늘에 퍼지는 이 아름다운 순간에 몇번이나 멈춰섰다.




감탄만 계속되는 시간. 이런 관조의 시간이 너무 좋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감정이 벅차올라 눈물이 흐른다.

아놔. 이거 뭐꼬. ㅋㅋㅋ

좋은건 정말 함께 나누고 싶은데 주변에 사람이 없네.




햐..

이 석양에 눈물이 날 정도로 벅찬 시간이다.

멋진 기억의 석양이 세계일주동안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오늘의 석양은 손가락에 꼽고 싶을 만큼 강한 기억이다.

안장위에 앉아 페달을 돌리며 빠져는 생각에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생각할때가 많다. 그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서 더 반성하고 살아갈 태도에 대해 다짐을 한 것 때문에 그런건가?





와, 진짜 감사한 일몰 시간이다.

이거 이 여행기를 보는 사람에게 이 사진만으로 나의 감정이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젊음처럼 멈춰있지 않고, 불꽃놀이 마냥 짧은 시간 확 타오르고 사라져버리는 자연의 빛 축제다.




오늘 목적지에 거의 도착.

캠핑지역으로 간다.




미련 못 버리고 하늘 보기.

그래도 멋져...




캠핑하러 온 알뜰족 네덜란드 사람이 꽤 있다. ㅋㅋㅋ




나 말고도 텐트만 5동 가까이 있었다.

네덜란드 자전거 여행자도 있었음. 




신기할세.

저녁 9시가 넘어서 도착한 이곳.

나 말고도 하늘보는 자전거 여행자들이 여럿이다.


감사함으로 마음이 가득한 시간. 

여행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느낌을 가져볼 수 있었을까? 

이 행복감은 이 여행기를 보는 모든 분들이 느꼈으면 한다.


2018년 8월 4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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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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