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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075일차 : 섹스, 마리화나, 풍차의 도시 암스테르담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2. 7.

자전거 세계여행 ~3075일차 : 섹스, 마리화나, 풍차의 도시 암스테르담


2018년 7월 29일

오늘은 암스테르담 시내를 돌아보려 밖으로 나왔다.

어제 한번 소낙비가 내렸던걸로 해갈의 기운이 가실리가 없다.

비가 한번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건만... 




사람들이 다니는 주요도로엔 아기자기하게 볼 것이 많다.

암스테르담은 세금도 잘 쓰나? 





생각해보니 화훼대국이 네덜란드구나. 

말할 것도 없이 반년전의 전 세계에 불어닥친 비트코인 광풍의 흔적을 이곳에서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볼순 없었다. 별로 맥락이 닿아있진 않지만 그래도 비트코인 가치와 대비해서 말하던 역사적 현장이 이곳! 바로 튤립 투기가 있던 네덜란드다. 

봄이 지나면 독일에서 네덜란드로 오는 루트중엔 드넓은 꽃밭이 있댔는데, 그 시기를 놓쳐 아쉽다.




암스테르담 시내에는 작은 골목은 한산, 큰 길은 소란스럽다. 




미리 봐둔 카페 와서 커피 한잔. 

별로다. 




밖으로 나오면 길거리엔 여기저기에 보이는 깃발들.


호스트가 아니었으면 암스테르담에 며칠이나 있었을까 싶다.

내가 암스테르담에 알게된 건 지금 시즌에 있었던 행사!


PRIDE 라고 써진 무지개 색의 깃발이 여기저기 나부낀다.

동성애자들의 축제가 이곳, 암스테르담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의 퀴어축제와 비슷하려나 모르겠지만, 나는 우리나라 퀴어축제를 본적이 없어서 뭐라 말은 못하겠다. 




암스테르담.

마리화나가 합법인 도시, 게다가 섹스를 구매할 수 있는 그야말로 성진국.

그 개방된 분위기 때문인지 몰라도 유럽의 관련 종사자들이나 업계(?) 사람들끼리 와서 하는 행사라 엄청 몰린다고 한다. 



호스트인 가름을 통해 머무는 곳을 제공 받지 않았다면, 스치듯 하루 이틀 정도 보고 지나갔을것 같다.

이런덴 전혀 관심이 없어서. 

도미토리 방값이 하루에 50유로가 넘어가다보니 전혀 이런데 관심없는 내겐 있을 이유가 없었는데 다행히도 웜샤워를 통해 호스트를 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암스테르담의 체류 비용이 저렴하진 않은데 배낭 여행자들이 자주 쓰는 카우치 서핑의 경우, 가름이 계정을 열었을때 거짓말 안 보태고 하루에 100건 이상의 메세지를 받는통에 정말 힘이 들었단다.




과거에 비해 카우치 서핑도 점점 더 사라지고 사람들은 에어비앤비로 돈 버는 곳으로 몰린다는데...

그래서 웜샤워나 카우치 서핑의 가치가 더욱더 빛나는 듯하다.

위치상 동서유럽에서 접근도 나쁘지 않고, 가깝기론 북유럽에서도 오기 괜찮은 지리적 이점이 있으니까. 

작은 나라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나도 한번 찾아보려 한다. 




주변을 찬찬히 둘러본다.

내가 별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아니라 LGBTQ (Lesbian(여성 동성애자), Gay(남성 동성애자), Bisexual(양성애자), Transgender(성전환자), Queer(성 소수자 전반, 혹은 Questioning 정체성 갈등을 가진 사람) 에 대해 알고싶은 마음이 적극적으로 들지 않는다.


내가 보는 관점이 너무 건조하다고 감수성이 떨어진다 욕을 하겠지만... 그 원인이 오로지 나 때문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처음부터 접하기 쉬웠다면 달랐겠지만, 우리나라 문화에서 이런걸 접하는게 쉬운건 아니었으니... 

한편으론 해당사자들의 주장하는 의견으론 나로선 동의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 많아 애초부터 얼굴 붉힐일을 안 만들려고 나 스스로 이런 태도를 갖춘것 같다. 




이런 문제를 이해하는 척, 포용하는 척 쿨한척 하는게 더 웃긴 일이다.

심한 비약일지 모르겠다.

지금 옆에 있는 남자친구, 여자친구 혹은 친동생이나 엄마 아빠가 갑자기 새로운 성 정체성을 찾았다며 커밍아웃을 한다면 그것에 대해 지지하며 행복을 빌어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자기 문제가 아니니까 그런거다.

정작 자기 문제가 되면 관대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기가 쉽다.

그렇게 적당한 관계와 포근함을 갖고 나 또한 살아간다. 




암스테르담 중심과 역 주변을 돌아다닌다.

분위기가 살짝 베네치아에서 보던 느낌이 나기도 하고, 함부르크나 브레멘, 또는 리가에서 본 대항해시대의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들이다. 


많은 배들이 이곳을 왔다갔다 하겠지.

아, 진짜 타임머신 미래에 발명되면 꼭 과거로 와서 날 데려다 좀 더 과거로 가주세요! ㅠㅠ 

소원입니다. ㅠㅠ 




역 앞 골목을 따라 건물 틈을 따라가는데... 풀냄새가 옅게 퍼지는가 싶더니 쑥 타는 냄새가 화악 몰려온다.

바로 마리화나 냄새 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도착 첫날 호스트 가름이와 함께 커피 마시면서 나눈 대화와 카페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성원, 암스테르담에서 뭐하려고 해?

'나 인근의 관광지와 명소 발길 닿는대로 한번 가보려고. 아, 카페도 한번 가보려고 해.'

'카페?'

'응, 카페... 여기 유명한 카페가 좀 있다고 들었어.'

'너... 마리화나 하려고? '


암스테르담에서 카페 간다는 말은 마리화나 하러 간다는 말과 같다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에 들고 있는 커피가 있는데 뭐 그런 소릴 한다냐!!! ㅎㅎㅎ 

그가 내가 가진 커피와 한국에서 마약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줬더니 절반은 믿는 눈치다. 

어우, 이럴수가 있나.


어쨌거나 냄새가 나는걸로보니 이곳이 맞긴 한가보다.

어두운 카페 내부에서 냄새가 길가로 흐른다.

건물 여기저기를 보면 푸근하고 쳐진 눈으로 밖을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간간히 연기만을 볼수도 있다. 

지나가는 그런 곳이다 보니 나 또한 의심스런 눈으로 상대를 보고, 상대들 또한 날 쳐다본다.




조금 더 이동해 다음 목적지! 




레드 스트릭트. 

암스테르담을 유명하게 만든 길거리이기도 한 그 홍등가다.

섹스 박물관도 있다는데, 들어가면 정말 기절초풍 한다던데... ㅎㅎㅎ 와우 몹시 궁금하다.


함부르크 여행 당시 홍등가를 들러봤었는데, 좀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나처럼 호기심을 갖고 찾은 관광객들로 이 길 모두가 북적인다. 해가 저물어가야 붐비겠지만 낮이라 안에 있는 사람 딱 한명 봤다


어우, 덩치가 참 크셨음.

참고로 세계에서 평균키가 가장 큰 나라가 네덜란드라고 한다.

정말 이 나라 사람들은 뭐 먹고 이렇게 큰지...

축구도 잘하고, 스케이트도 잘타고....


성(섹스) 관련 이야기를 하면 많은 남자(?)들이 좋아한다고 말하면 너무 편협한 생각일까...?

나중에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냥 여기까지 해야겠다. 




물이 흐르는 수로엔 꽥꽥이들이 논다.




아이들도 참여하는 축제.

바른 것이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 바른 것일까?

미래에 바뀌거나 바뀌지 않을 딱 두가지만 존재하고 있는 현재인데 말이지. 




하이네켄 맥주 박물관.

그냥 광고판 붙은 건물인줄 알았다. ㅋㅋㅋㅋㅋ 알았으면 미리 여행을 좀 다녀봤겠는데 아쉽구로. 


달리는 길은 넓었고 달리기가 좋았다. 

바람도 선선하고. 

오늘 아침 일찍 나와 시간을 보내고 잠시 앉아 사람들 구경하는 이 느낌이 이렇게 좋은지....

햐...




집으로 가던 길 발견한 암스테르담 큰 글판떼기!!!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행복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지난 힘들었던 시간이 멍때리면서 스스로 소각되다보니 라이딩하며 피부로 느끼는 바람과 이 광장의 자리에서 느끼는 간단한 행복감에 스스로 좋다고 미친 놈 처럼 되뇐다.


아, 너무 좋다. 어떡하지!?!?! 




오늘은 더위가 생각보다 덜하다. 

몸도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집으로 가는 길엔 요 암스테르담 경기장이 보이는데.....

여기 바로 그 축구단이 있는 곳이다! 




내가 정말 모르긴 몰랐구나.

암스테르담 연고의 축구 팀이 아약스였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군대 이후 유럽 축구리그는 큰 경기 혹은 국내 선수 말고는 잘 안보게 되더라. -_-;

군대스리가가 주는 경험이 크긴 컸지.

요한 크루이프가 여기 있었다니. 이후에 로테르담에 갔을땐 연고가 페예노르트 인것도 거기 가서 알았음. ㅋㅋㅋ


집으로 돌아와 작업 좀 하고...






오늘은 멀리 갈데가 있다.

풍차 보러 가야징!!!!!!!!! 




신나게 좀 달려볼까?

오늘의 목적지는 중세 풍차 마을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는 '잔세 스칸스 Zaanse Schans'




네덜란드에서는 자전거가 짱이다! 




해양강국 이었던 나라 네덜란드.

그리고 장사의 민족! 


작은 나라임에도 중개 무역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간 사람들.

저 타일에 그려진 그림이 상당히 메세지를 나의 식대로 이해를 해본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유럽에서 네덜란드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 의외로 많다. 

유명한 사람이라면 우리나라는 의도치 않게 왔던 네덜란드인은 귀화했던 박연이 되었고, 그리고 하멜 표류기의 저자 헨드릭 하멜. 무엇보다 가장 유명한 사람은 2002년 월드컵의 신화, 히딩크 아저씨가 아닐까.ㅋㅋㅋㅋ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는 네덜란드 여행기에서 몇번씩 언급할 예정이다. 




작은 운하가 많은 네덜란드. 

배를 타고 이동. 




배타는 것도 무료, 자전거도 무료.

자전거 실을 수 이뜸! 

네덜란드 여행하면 자전거 여행이 간지지~! 




대도시의 느낌에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잔스타드 Zaanstad 를 지나 얼마 안가 목적지, 잔세 스칸스 Zaanse Schans로 왔다.


여기가 어디!?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네덜란드의 전형적인 풍차 마을로 알려진 곳이다.

와우!!! 쏴리 질러~!!!!!!!!!!!!!!!!!!!!!!!!!! 

꺄아아아아아악~~~~~~~~~~~~~~~~~~~~~~~~(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늘이 흐려 기분이 별로 안 산다. 


원래 사진에 본게 최곤데, 실제로 보니 사진만 못하다.

그럼에도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중국인들 정말 엄청나게 많고 의외로 동남아 여행객들이 보였다. 




풍차 배경으로 사진 한판 박아줘야제!!! 

흐아 기분 좋네. 

이거 사진에 기분을 좀 씌워야겠군.




좀 낫다. 필터 앞에 달아놓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카메라를 맡긴다. 

"나 중국인 아니거든요! " ㅡㅡ^ 

중국어 못하는척, 영어 못하는 척. 

ㅡㅡ 그래도 자꾸 맡긴다. 




여행지 가보면, 여행자라면 느끼는 것들. 

한국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찍는 사진 퀄리티는 아마 최고가 아닐까!? 

몇 명 찍어주니 이젠 유럽 사람들도 하나 둘 오더니... 줄을 선다.. -_-; 

안되겠다 싶어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고 바로 가방 메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




너무 많이 멕이면 동물들이 배불러 죽어요




바닥에 손수건 깔았다. 

그리곤 BGM을 귀에 장착하고 누우니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 


햐, 평화롭도다. 

풍차따라 나도 저 멀리 바람결에 날아갈 것 같은 안온함이 며칠 라이딩한 피곤함을 중화시킨다. 




기념품 샵.




저 나무 신발 신어봤는데 엄청 발 아픔.




네덜란드 국기 앞에서! 

정말 비슷한 나라로 파란색만 아주 약간 옅은 룩셈부르크가 있다.




잘 봤다! 나가야지. 




네덜란드 다리의 특징. 

들어오리는 다리가 굉장히 많음. 




여유로운 현지인과 손 흔들기! 




여기저기 나 있는 물길을 건너기 위해 오늘 하루 몇번의 교량과 다리를 건넜을까?

이 물길이 주는 이나라의 풍요로움의 정도를 정확히 알수는 없어도 기본적으로 삶 자체가 자연을 활용하고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 네덜란드 사람에게 쉽게 배여있음을 알 수 있는 환경이다.




어쭈, 둘이 분위기 좋은데? 너그 둘이 뭐하노!? 




그녀(?) 생각하면서 나도 그냥... -_-; 

아쒸, 비루하다, 진짜. 




건너야할 다리가 참 많지. 




오늘 하루의 여유로운 시간과 행복감을 내 몸 구석구석에 쟁여 놓는다.

그래, 네덜란드는 자전거 여행이 갑이다.




자전거 부품 수급이 필요한 시점, 찾은 데카트론. 




두꺼운 타이어와 윤활유를 샀다.

저 구입한 타이어의 경우 펑크는 갈아 끼운뒤 무려 세계일주가 끝날때까지 단 한번도 나지 않았다. 

저 타이어 두께가 꽤 두꺼웠다. 

웃긴건 세계 일주후 한국에서 전국일주를 하던 중 자전거 도로가 좋은 제주도에서 펑크가 한번 났다.

어쩄거나 좋은 타이어와 윤활유 샀으니 잘 달리면 될일이다! 






페달을 밟고 이동하던 중 사람들이 몰려 있네. 

예쁘게 차려입은 누군가가 보이는데 누군지 잘 모르겠다. 

포즈잡고 찍히는데 연예인인지 유튜버인지 누군지 모르니 뭐... 패스. 




브즈즈즈즈즉~~~! 소리가 내 눈을 땡긴다. 


살이 많이 쪘구나. 

아프리카에서 입던 옷인데 어우 터졌다.

큰일이다. 

중국 여행 이후 불어난 체중이 줄어들 생각을 안한다. -_-;


집으로 와 호스트와 저녁을 해 먹고 또 많은 대화를 나눴다.

자기 또한 실제적인 계획으로 차근차근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호스트, 가름.


그가 세계일주 출발할 날이 1년도 안 남았다. 

나 또한 이 여행을 끝날 날이 반년정도 밖에 안남았고.. 


이 여행의 끝엔 뭐가 있으려나....? 


2018년 7월 30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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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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