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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189일차 : 제노바(Genova), 반도국 이탈리아를 떠나 스페인으로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7. 8.

자전거 세계여행 ~3189일차 : 제노바(Genova), 반도국 이탈리아를 떠나 스페인으로


2018년 11월 20일 


대륙을 이동하는 일이 보통의 여행자에게 얼마나 자주 벌어지겠냐만 장기간 여행한 내게도 그리 많지는 않은 경험이다.

북아프리카와 유럽을 왔다갔다하며 느끼는 바는 한국에서 일본과 중국을 왔다갔다 하는 것에 비해 체감하는 바가 크다.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종교로 인한 문화의 뿌리 자체가 달라서인듯 싶다. 

튀니지에 있을때와 현재 이탈리아에서 느끼는 내 감정차가 상당하다. 그로 인해 내 행동을 단정하는 생각의 폭까지 쉽게 제한된다. 





얼쑤~ ♬

튀니지를 애정해도 어깨춤이 나오는건 이탈리아구나. 나도 모르게 제한된 자유가 생겨난 느낌이랄까.

아무도 안 그랬는데 이슬람 국가를 오면 느꼈던 설명하기 애매한 그 무언가를 나도 학습한 것일지도 모르겠네. 

환경이 그렇게 중요하다더니.

환경을 극복할 자신이 있으면 몰라도, 대다수의 사람은 그렇지 않으니까. 나 또한 그에 벗어나지 않는다. 




제노바에서 먼저 해야할 것! 

교통편 끊기! 


앞선 여행기에서 언급한대로 이탈리아 제노바에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가는 배편이 있다.

약 20~22시간, 속편하게 하루를 지중해 위에서 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사람들이 100% 풀로 차지 않을꺼라 의자석에 자리를 잡고 바닥에 자리를 펴고 누워가면 마음 편하다. 자리가 널찍해서 나 외에도 이렇게 가는 사람이 태반임.ㅋ 




카메라 센서와 렌즈 청소도 해야한다.

습하고 건조한 곳을 지난 뒤엔 렌즈와 센서에 이물질이 잔뜩 끼여있다. 

저번에 수단과 이집트를 넘어오면서도 특히나 그랬는데, 사하라에 다녀온 이번도 마찬가지. 청소! 




숙소엔 추워서 밖으로 나가는 여행객들은 별로 없다. 

날씨 탓인지 길어야 2-3일 정도 있다가 가는 여행객들이 대부분.

친해지려 해도 전부다 자기 일들이 바쁜게 다임.

하긴, 나도 내 일이 바쁘니까...




배고파서 마켓을 가기 위해 밖으로




마이 쌀쌀 하구만.

별 생각없이 나왔는데 반바지 입고 나온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 -_-; 

그러게. 




멀지 않은 곳엔 제노바의 명소인 까를로 펠리체 오페라 극장이 있다.


https://goo.gl/maps/yLzNr5owB3ffDtGH6

뭔 공연이 있나 살펴봤는데, 잘 모르는거. 

어차피 시간도 안 맞아서 ;;; 아쉽긴하다.




요 광장 이름도 참 멋지지. 

페라리 광장이라니. ㅋㅋㅋㅋㅋ

스포츠카 타고 자전거 속도로 달려야 할 것 같은데.




오페라 극장 옆엔 이탈리아의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주세페 가리발디의 동상이 따악~! 




파리에서 본 형태의 시장을 이탈리아에서도 본다.

프랑스 만큼이나 이탈리아는 괜히 이탈리아가 아니구나.


이전 두번 이탈리아를 지나왔을땐 참 바삐도 움직였는데 지금은 많이 여유롭다.

계획 없이 와서 그래. -_-; 

한국와서는 절대 없을 시간들이지. 둘러보고 멍 때리고 사람들 구경하고 건물을 좀 지그시 쳐다보는 것들...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보내면서 잡일들을 처리한다. 

여행 막바지가 되니 신경써야 할 것들이 하나둘이 아니네.... 


숙소엔 가만히 있긴 그래서 이 제노바를 한번 조망해보자 싶어서 뒤 언덕에 올라간다. 




이곳 벨베데레 까스뗄레또는 제노바를 한번에 볼 수 있는 뷰포인트다.





넓게 봐야하는데 좁은 각으론 건물 지붕들만 ㅋㅋㅋㅋ;;; 

광각으로 찍은 사진이 너무 흔들려 못 쓰겠다. 아쉽네. 

https://goo.gl/maps/2gtZDjNPaqTWeZ869




급경사가 있긴 하지만 올라오는데 길어야 20여분? 밖에 안 걸린다. 

흐린날 볼 사람이 별로 없을줄 알았더니 옆에 나이든 일본 여성 여행자들 무리가 나지막히 들린다. 

금방 도착했는데 바로 비오려고 그러냐... -_-; 




엘레베이터도 있음.ㅋ 




널찍한 뷰가 좋다. 맑았으면 더 좋았겠다.

저 멀리 보이는 항구와 배를 내일 내가 타야할 배로구나! 핫핫! 




우려했던 비가 쏟아지네.

주변을 보니 사람들은 나 밖에 없다. 얼른 내려가야지.




비가 옴에도 덜 추워 길에 보이는 사람들은 어제보다 더 많다. 

마지막 날의 이탈리아 제노바를 또 언제 다시 올까.

카페나 들러야 겠다.




과일 색이 예뻐서




바르셀로나에 좀도둑이 많기로 유명한데, 하나 챙겨가야하나. ㅡㅡa




이탈리아 떠나기전에 커피 한잔 마셔도 되잖아~! ㅎㅎㅎ

이탈리아에선 찾기 드문 드립 커피 가게.

제노바에서 드립 커피 마시려고 구글링을 좀 하고 찾아 온 카페, 타쩨 빠쩨. 


에스프레소의 고향 이탈리아답게 멋스런 커피잔에 담아낸 에스프레소는 준수했다.

별 기대 않다가 이탈리아 카페에선 가끔 놀랄때가 있는데, 이곳도 그러했다. ^^ 


타쩨 빠쩨 카페 방문기 : https://cramadake.tistory.com/1382

*개인적으론 핸드드립보단 하우스 블렌딩 에스프레소가 더 좋았다. 




마지막 날이라 눈에 좀 담아보고 또 마지막 날의 이탈리아를 걸어본다. 

지어진 성당 건물의 돌을 보면 피렌체의 느낌도 있고 로마의 느낌도 난다.


날씨가 이래서 별로 안 좋을거라는 직원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제 시간을 좀 내서 친퀘테레에 한번 다녀왔어야 했을까? 

언젠가 가볼 기회가 생기면 땡큐, 없으면 말고. 

어차피 평생을 다녀도 작은 우리나라 전체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다 못 본다면 듬성듬성 세계일주가 낫다는게 내 의견. 




떠날 날이다! 체크아웃. 




지도를 본다.

지나온 나라들을 생각해보니 앞으로 세개의 나라만 지나면 세계일주가 끝이구나...

이사 준비 완료! 




튀니지로 갈때 제노바 항구를 한번 이용해 봤으니 헤맬일은 없다. 




터미널 도착! 

배위에서 간단히 먹고 마실 것들을 좀 샀다. 




티켓팅하는데로 와서는 예약번호 불러주고 종이 티켓으로 교환.

저번과 방식이 다르다. 

사실 이렇게 하는게 아니었는데, 안내 직원이 보행 승객들과 같은 루트를 알려줘서 빙 돌아오게 됐다. 

이럴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 시간만 잡아 먹었음. 




짐 검색대에서 내 앞 모로코 사람 2명중 한명은 불려서 뭔가 안 좋은 표정으로 떠났고, 아프리카 사람 1명은 뭐가 문젠지 걸려서 쫒겨났다.


짐 검사 하는덴데 뭐지?

여권 검사하는 곳은 따로 있는데... 


나도 짐검사를 했는데...

정말 짜증스런 일을 겪었다. 

여행 아이템중 활용도가 손가락 안에 드는 스위스 나이프와 캠핑용 칼 모두 뺏겼다. 




어이가 없어서. -_-; 뺏으려고 드는 악을 쓰는 놈들 같았음.

앞서 두 사람이 당한게 그냥 그런게 아니었구만. 


이전에는 차들이 가는 도로로 갔는데 이번에는 이쪽으로 보내는 이유가 뭐냐고. 캠핑카는 칼을 싣고 가는데, 내가 안되는 이유가 뭐냐고...

이유는 설명하지 못하고 안된다는 대답만 계속 반복할 뿐이었다. 

돌아가려고 해도 자전거는 일반 보행자와 같이 가야한다나. 왜 이런 거짓말을 했을까??? 

여행하며 경험한 이탈리아 사람의 유독 안 좋은 특징을 다시 한번 보는 듯했다.


곧 출항시간이니 배 못타는 너의 잘못이라는 말과 함께 규정이 그렇다는 소리만 한다. 심지어 비웃기까지...

경찰까지 왔는데, 그들이 제대로 답을 못해줬다. 

검색대 직원의 태도에 정말 정말 분노가 치밀었던 시간이었다. 





이날의 경험은 세계일주 동안 사람을 통해 만난 기억중 손에 꼽을 정도로 나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전에 경험한 르완다 국경의 멧돼지가 잠시 생각났을 정도로. (그보다는 덜했지만 사실...)


정말 화가 났었다.

여행 막바지에 이런일이 생기다니...


됐다. 가자...

배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그렇게 스페인행 배에 올랐다.




내가 정말 바보 같았다.


다시 나와서 다른 길로 돌아가면 될 일을 이곳으로 와서 걸렸던거다.

도착해 보니 스페인 자전거 여행자 커플이 있었고 그들은 이런 검색대를 모르고 당연히 도로를 따라 이곳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게 정상이었는데 말이지...


짜증난 마음 상태가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도 여운이 길게 남았을정도로 그들의 태도는 굉장히 오만 불손했었고 제멋대로였다.


그 물건이 내게 갖는 의미 때문에 더 그러했다. 

긴 시간의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넉넉하게 키워주지만 큰 경험이 무조건 작은 것을 쉽게 놓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착이 생기는 것엔 더욱 그 강화가 심해지는 법이다. 

여행 막바지에... 오늘의 경험이 그것을 더 선명하게 알게 된 것 같다.


마지막이 좋으면 다 좋은데 뭔가 꼭 하나씩 걸린다니까. 


아놔, 반도국 새퀴들.

떠날때까지 또 이런 경험을 주냐...


어쨌든, 간다! 

애정을 갖게 될 나라, 스페인으로! 


2018년 11월 22일까지의 이야기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lifewithadventure/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sphalt_potato/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506PQ29uT3V7kbhi89L_nA


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격려와 응원의 댓글, 완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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