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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201일차 : 서 있는 곳이 바뀌면 보이는 것도 바뀐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8. 10.

자전거 세계여행 ~3201일차 : 서 있는 곳이 바뀌면 보이는 것도 바뀐다 


2018년 12월 4일


따땃함을 넘어선 아침의 강한 오늘의 햇살.

으흠~ 광장으로 나와 햇빛 샤워 좀 하고~ 쉐프샤우엔의 아침을 즐긴다.






문제가 있다.

모로코로 온 후 체감되는 컨디션이 점점 좋지 않음을 느낀다.

코 감각 이상하다 무뎌진다 싶더니 이젠 잔기침까지 나온다. 

영희 누님이 일본에서 가져온 갈근탕 약을 줬는데, 조금 낫는다 싶더니 다시 안 좋아진다.


햇빛을 더 쬐면 태양에너지가 몸에 쌓이려나... 




누님과는 이따 오후에 보기로 하고 난 뒷산이나 좀 올라가야지. 




동네 한바퀴 돌면서 이동. 

쉐프샤우엔은 모로코 내에서도 가죽 공예품이 저렴한 축에 속한다고 한다.

전부다 조사한건 아니지만 적어도 돌아본 곳 중에선 저렴했다. 

심지어 무두질과 가죽 염색 및 손질로 유명한 페스(Fez)보다 더.




주변을 둘러보면 하늘색 칠해 놓은 높은 담벼락 뿐. 

멋스럽다 생각했는데 하루만에 생각아 바뀌었다. 촌빨난다.

이와중에 잘자는 고양이 녀석들. 모로코엔 고양이가 왜 이렇게 많은 걸까?




발걸음을 위로 옮길수록 점점 더 넓어지는 하늘의 면적. 

뒤를 돌아보면 마주할 수 있는 널찍한 쉐프샤우엔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보니 벽 안 칠한 곳도 많이 보이는구만. 통일성 없어~ ㅋ 

햇빛이 좋긴 좋은지 미리 와 있던 여행자 한명도 좋은지 광합성 제대로 하고 있다. 


아래쪽에서 볼때와 지금 올라와서 보이는 이곳의 느낌? 

뻔한 아침드라마 같은 결론에 이른다.  "서 있는 곳이 달라지면, 눈에 들어오는 것도 다른 법"

당연한 말인데 별로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나쁘게 오용해서 그런건가...!?




올라가는데 얼마 안 걸렸으니, 내려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 짧다.


산에서 내려오고 나서야 갑자기 온 각성의 시간!  

몸이 아닌 감정!

바로 튀니지에서도 반복된 그 느낌이다. 마음에 느끼는 이 불편함이 무얼까라고 계속 생각했는데... 

이슬람 국가에서 느껴지는 그 특유의 답답함.

이거 나만 이런건가? 


감정 에너지가 몸에도 영향을 준다. 

사람이 이성적인 동물이라 했지만 적어도 여행하면서 바라본 나와, 사람이라는 존재는 본질적으로 감정적인 동물이다. 




블루시티 쉐프샤우엔. 매력 있지만 아쉬움이 있다. 

페인트로 붓질한 건축자재나 벽들은 낡음을 넘어 삭은 것들도 종종 눈에 띈다. 


미인 선발대회 우승후보가 아름다운 외모로 미소 지을때 이빨이 군데군데가 썩고 고춧가루 많이 낀 느낌이랄까...? 

아름다움을 논하기엔... 좀 그렇지?

위에서 바라본 것과 가까이 내려와서 보는 이 쉐프샤우엔의 느낌은 내가 느낀 적정한 선 그 이상을 넘는 한방이 없다. 원래 큰거 한방이 있어야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인데...






숙소 근처 광장으로 내려오자마자 이곳에서 영희누님과 시오리, 그리고 한국인 여행자들을 만났다.

영어로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 한국어로 하이소~ ㅋㅋㅋㅋ 


저녁 식사후 인원 수가 좀 되니 함께 뒷산 전망대 갑시다! 

한국인 여행자들은 전부 다 따로 온 사람들이라 함께 하면 좀 더 안전히 갈수 있지!




"저 뿔을 보라"라는 산의 이름을 느끼러.... 뒷산 정상은 아니고 앞에 산 정상.ㅋ

저 보이는 곳까진 약 30여분만 적당히 걸어도 도착할 수 있다.

쉐프샤우엔을 조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다. 


https://goo.gl/maps/NbpVVgbLSMv5ANWd8





빵집이 정말 예쁘다 생각했다.

게다가 벽에 그려놓은 빵굽는 그림과 건물 굴뚝에 검은 그을음...

요런거 작은 매력 점수 +1 ~ ^^ 




내 일이 아니라 신경을 안 쓴들 무슨 상관이겠냐만, 함께한 여행자들이 여자다 보니 그럴수도 없다. 

아직 해가 떠있으니 뭔일 있겠냐만... 

그래도 나는 전우좌후상하 경계를 열심히, 한편으론 주변을 살핀다.




산 정상을 향해 한걸음 내딛으며 주변을 불러본다. 

산으로 둘러쌓여 있는 이곳. 해는 산뒤로 모습을 감춘다. 




한발 앞서 일찍 해질녘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한 사람들이 벌써 와 있었다. 

연인들의 추억만들기 좋은 장소일듯... 




아까 낮에 올랐던 뒷산에서의 모습 말고, 전망대로 가는 중에 바라본 쉐프샤우엔 가옥들의 느낌은 또 다르다. 

예쁘다기 보다 재밌다는 느낌.


전망 또한 이곳이 오전 뒷산 보다 훨 낫다! 




힘내십숑ㅋ




잘 찍어주고 싶은데 사진이 제대로 안나오니 웃겨서 이런 사진이라도 건져야지. ㅋ 

시오리 미얀. 




오는 길 합류한 동갑내기 여행자, 영일이. 

여행하는동안 동갑 만나기 쉽지 않은데... 올라오는 길 둘이 잡담도 열심히 했음. 




정상이 보인다. 


정상에 올라보니 석양이 뿜어내는 전경은... 

와! 예술이다!



 

신기하지...

하긴 이곳도 아프리카라 석양은 그냥 믿고 가도, 중박은 친다. 

햐...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




인물 사진은 좀 더 일찍 찍는걸로. ㅡㅡ




저녁의 조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지나온 남미 여행지의 기억을 더듬게 만든다. 

에콰도르 키토, 볼리비아 라 파즈, 콜롬비아 마니살레스 등등...


머리는 까먹을지 몰라도 메모와 사진으로 기록하고, 온 몸으로 느낄테다.

죽을때까지 추억하면서 살아야지. 




해지는 것을 보고 전망대에서 여행객들은 우르르 내려왔다. 



같이 왔던 동갑내기 영일이가 머물고 있던 숙소는 셰프샤우엔에서도 좀 떨어진 곳이고 버스가 지금 시간엔 없다.


택시로 가야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기사들은 미터기 켜고 가면 될 것을 되지 요금을 10배 이상 실랑이 하려 든다. 

한편 필요도 없는 도움을 자꾸~ 자꾸! 계속~~~ 주겠다고 쉬지 않고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남자.


이런 성가심은 택시 타는 곳에서 몇 택시를 불러 경쟁을 시키면 될일. 

결국 적당한 가격에 딜하고, 영일이를 태워 보냈다.


쉐프샤우엔 안에 숙소를 잡은 우리들을 제외하곤 영일이 혼자 가야해서 모두들 약간의 걱정이 됐다.

그것도 그럴것이... 진짜 염려스러워서.

좋은 말을 하고, 좋은 것을 더 쓰고 싶지만.... 그러기가 참 힘들다.


어제 여행자들에게는, 특히 여성 여행자들에게는 소름끼칠만한 사고가 발생했다.

모로코 남자 4명이 북유럽에서 온 여행온 여성 여행자 2명을 집단 강간하고 나서는 그녀들을 참수한 소식이 알려졌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1031057500009?input=1195m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18/12/22/2018122200002.html

도착날 "전세계인들이 모로코 인들의 친절함을 안다."는 소리는 그야말로 개소리가 되버린셈. (웃긴게 그 말한 사람이 여자다.ㅋ) 

모로코에 오기전만 내가 들은 모로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길 바랬다.


여행객들이 모로코 사람들 전체를 겪는바가 아니니까. 

그러나 사람들의 평가가 더해지고 많은 수가 쌓이면 그것은 평균에 수렴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미지로 굳어지는거고.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판에 쿨한척 하면서도 그 이미지를 신경쓰는 이유가 그런거다. 

말은 하지 않아도 다 아니까. 한국인 국뽕 리액션이 왜 나오겠어.ㅋ 




모로코에 온지 불과 일주일도 안됐다. 

그러나 어제 사건은 모로코로 여행온 사람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상당한 불편함과 경계심을 갖게 했다.

더욱이 여성 여행자들은 더 신경이 곤두서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곳에서 만난 여행자들이 이 나라에서 제발 떠날때까지 아무일이 없었으면 한다.


여행하러 왔는데 이 나라에서 왜 이런 느낌을 받아야하는지 원....

외국인들에게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게 우리들 잘못인건가???

 

오전에 들었던 생각.

"서 있는 곳이 다르면 보이는 것이 다르다," 

모로코라는 곳에 서 보니 이 나라를 지나온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경험한건지 알겠다. 


정말 자연과 풍광에 기분이 UP 되다가 사람들 때문에 Down 된다.


근데...

알잖아... 여기 모로코. 

내 여행도 안 끝났고 내가 겪을 트러블 또한 아직 안 끝났닼ㅋㅋㅋㅋㅋㅋ


앞으로 모로코인들이 내게 선사해줄 트러블은 좀 더 있다. 



2018년 12월 4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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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격려와 응원의 댓글, 완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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