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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모험/책Books

[책 리뷰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내겐 생각 거리들이 많더라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4. 10.

[책 리뷰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내겐 생각 거리들이 많더라


책을 읽다가 다른 책에서의 언급으로 기억에 남아 이 책을 집었다.

책 제목에 자기 이름이 들어간 것을 다른 이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내겐 자신감 혹은 자기의 속 깊은 이야기 정도로 접근을 하는 편이다. 

어쨌든 이 책은 저자가 쓴 자서전이니까. 

이 책의 저자 조훈현씨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둑기사다.


나 스스로 오랜시간 동안 대화가 적다보니 생각을 할때가 많았으나 항상 빙빙 돌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 자체가 내 가슴에 깊이 남았다.




이 책을 통해서 생각의 방법을 볼 수 있나 싶었으나 사실 신박하다 싶은 것들은 없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는데, 무슨 바둑이야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신박'이라는 말이 필요는 나의 관점의 오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나 자체가 다른 어떤 유행거리를 찾는 모습으로도 비쳤고 그 이유는 책의 내용의 깊이 때문이다.


책에는 조훈현 기사의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고 그러한 기쁨을 여러 번 맛 봤으며, 그의 제자인 이창호를 통해서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기 시작한 그의 경험과 심정을 실감나게 써 놨다.  

일본 바둑유학부터 정상의 높이에 이르 치열한 노력과 생각을 아주 조금 가늠해 볼 뿐이고, 그리고 현실적인 좌절을 겪어갔을지 사실 상상이 안간다. 




책 제목 아래 부제가 사실 개인적으로 마음에 울림이 있었다.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나는 방법론에도 관심이 많다. 

그럼 어떻게? 

서문에서부터 생각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는데 이야기의 깊이는 그의 인생 전부이기도 했던, 그리고 지금에도 여전히 그의 일부인 바둑을 통해 꿰뚫는 인생관을 볼 수 있다. 

"결국 생각이다. 인생은 좋은 날만 이어지는 법이 없다. 좋은 날과 나쁜 날이 번갈아가며 파도처럼 밀려온다. 우리가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해 할 수 있는 날은 아무것도 모르는 유아기를 제외하면 평생 다 합쳐도 며칠 되지 않을 것이다. 산다는 것 자체가 시련이고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길고 끝없는 고통의 나날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것은 생각밖에 없다.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생각, 주변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확고한 생각, 인생을 좀 더 가볍고 즐겁게 꾸려나갈 수 있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야 한다."

"생각을 바꾸는 건 그저 마음만 고쳐먹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놀랍게도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심지어 결과까지 달라진다. 개인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릴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바로 생각인 것이다."


이 말을 누가 했느냐에 따라서 그냥 평범한 아는 말에 그친다. 그러나 조훈현 기사, 그는 바둑으로 이 세상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이다. 

"바둑이 내게 가르쳐준 바에 따르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집중하여 생각하면 반드시 답이 보인다."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인것 같다. 요새 나의 생각 없음으로 비어가는 머리를 조금씩 체감을 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바둑을 통해 바라보는 그의 인생관이 요즘 시대에 고루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알파고 쓰면 되지 뭐라고 말하기엔 내 일상은 알파고와 아직 많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에 책의 내용을 퉁치고 가기엔 책의 내용이 울림이 크다. 

무엇보다 그는 직접 경험해 본 사람으로 바둑 세상에서 이름을 한번 날렸던 그의 고백은 깊이가 있다. 







마음에 온 구절을 좀 남겨놓고 싶다.

"생각은 행동이자 선택이다. 어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는 그 사람의 선택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성과 인품을 기른다고 당장 뭐가 잘 되는 건 아니다. (중략) 하지만 인성이 평가를 받는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온다. 평판이 만들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매일 매일의 행동, 말투, 표정 등에서 인성이 드러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평판이 되어 나에게로 돌아온다."

"생각은 나무처럼 가지를 뻗으며 자란다. 한번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를 뻗으면 계속 그 방향으로 자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간단한 일일지라도 원칙과 도덕을 지켜야 한다."

"인품과 인격을 어떻게 가르치겠는가. 매너는 가르칠 수 있어도 인품은 못 가르친다. 가르치려고 덤벼드는 것 자체가 어쩌면 그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일수도 있다. 인성, 인품, 인격은 그냥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습ㅇ르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제자가 보고 배우게 하는 것이다."

"이겼다고 우쭐해하면 지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이기기 위해서는 수천 번의 지는 경험을 쌓아야 하므로 일상의 경험으로 덤덤하게 바라봐야 한다."

"이길수 있으면 이겨야 한다. 내가 버텼던 이유는 이겨야 한다는 욕심 때문이 아니라 아직 이길 기회가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우리는 모두 세상이라는 거대한 바둑판 위에 서 있다. 돌을 던지고 나가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겐 보여주지 못한 수많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더 중요한 건 먹고 사는 것이다. 먼저 먹고사는 길부터 뚫어야 한다."

"빠른 것은 쾌감을 준다. 재미있고 짜릿하다. 하지만 그것만 쫓다 보면 신중하고 사려깊은 태도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정말로 진지하게 오랫동안 고민하여 결정해야 하는 때에 경솔한 판단을 하게 된다."

"바둑에서는 악수는 절대로 두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인생은 다르다. 악수인지 알면서도 놓아야 할 때가 있다. 상황이 그럴 수 밖에 없을때도 있찌만, 더 큰 이유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다."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가 되고 싶다면 어린시절부터 시간제한이라는 압박 속에서 많은 일을 성취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젊음은 축복이다. 그것만으로도 젊은이들은 대단한 존재다. 그러나 그 축복은 영원하지 않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독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더 강해지기 위해서 패배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꺼이 고독이라는 컴컴한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앞뒤 맥락이 좀 짤린 말이 있지만 나에게 여러가지로 어떤 행동과 변화를 촉구하는 문장들이다.





몇 가지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책의 에피소드들에 나오는 차민수 씨(드라마 올인의 실제 모델)의 이야기와 그의 바둑 스승이었던 세고에 겐사쿠씨의 이야기가 굉장히 마음에 다가왔다.

내가 단편적으로 나마 알고 있던  차민수씨의 바둑 이야기가 이곳에 더 상세히 나온다.

"중국 바둑이 크게 성장해야 세계 바둑이 성장할 수 있다. 바둑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으려면 중국 바둑이 커져야 한다."


바둑 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차민수씨가 본인의 사재를 털어 중국 기사를 초대한 뒤 큰 상금을 걸어 대국을 주최한 내용이 책에 나온다. 

당시의 한국과 공산국가 중국의 수교도 안된 터였으나 자기의 미국시민권자인 것을 활용해 양자간의 연결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부분은 상금을 통해서 많은 바둑기사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해줌으로서 동기부여를 했다.

그로인해 중국은 당연하고 한국과 일본의 바둑계 뿐만 아니라 바둑에 관심있는 사람들에 많은 영향을 끼친 건 당연한 결과다.


현재의 중국의 바둑 문화와 시장(세계 최대다.)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차민수씨 알았을때, 그저 포커로 유명해져서 정말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에 나온 사람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실제 그는 바둑 프로 5단이다. ㅎㅎㅎ

아, 기회가 된다면 실제로 차민수 씨(아니, 민수 형이라 불러야겠어.) 민수형을 만나고 싶다.ㅋㅋㅋㅋㅋㅋ

숨어 있는 멋진 분이었구만.



위의 내용 때문에 긴 시간의 여행동안 봐 온 커피 시장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세계의 스페셜티 커피 시장과 우리나라의 커피 시장 또한 차민수 씨처럼 프레임을 전환 시킬 어떤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 하나의 프레임 전환을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 못 쓰고 갈돈 좀 좋은데 써 주면 안되나... 

깊게 말하기엔... 너무 길다. 


책만 읽었는데 바둑도 배워보고 싶은 생각을 했었다. 

분명히 생각의 발전과 깊이에 도움이 되겠지? 언젠가 될지 모르겠지만... 바둑을...


흠, 우선 오목부터? -_-; 뭐 이런 결론이 다 있어.ㅡㅡa

그나저나, 언제가 되면 어느 정도의 분야에 생각하는 바 까지 올라갈수 있을까.

깊다. 

어렵다.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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