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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모험/다큐.영화.드라마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 / 운 실력 사람 (시즌2는 없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21. 2. 19.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 / 운 실력 사람 (시즌2는 없다)

드라마가 나온지 몇달 됐는데(2020년 10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개봉), 설 명절날 여러 드라마와 다큐를 봤다. (이 몇 달이 정말 2-3년이 된 듯한 느낌이다.)

바뀐 사회 분위기에다 설명절까지 겹치니 활동이 더 쪼그라 들었던 덕분에 시간의 여유로 살펴본 드라마, 퀸스 갬빗. (Queen's Gambit) 소설을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았던 이유는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유가 컸다. 

이런 이유로 오히려 역사나 다큐멘터리를 더 좋아했는데, 생각해보면 역사에도 소설같은 이야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상소설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으로 스며든다. 그게 지금의 세대가 살아있는동안 볼지 안 볼지의 문제겠지만. 

진짜 이야기 같은 소설 퀸스 갬빗. 데이터를 찾아보면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찾아본게 이 내용이 실화 바탕인지를 궁금해하는 거였다. ㅎㅎㅎㅎ 
(다시 말하지만 이건 소설이다. 월터 테비스의 소설 《The Queen's Gambit》이 원작!)

 

 

1. 보게 된 이유

저마다 인간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 나누는 대화의 주제는 다양하다.
지금의 온라인, 언컨택트 문화로 생겨나는 장점이 있지만 알고리즘으로 인한 정보의 불균형이나 편향, 때로는 왜곡 현상이 크기에 내게 오프라인 만남은 정말 중요하다.(아마 이 부분은 따로 이야기 할 일이 있을것 같다.)

얼마전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간간히 핫한 내용도 나오는데 당연히 '넷플릭스'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블로그에 글로 남긴다는 것은 불특정 사람들에게 보여지기도 하거니와 그들의 조언이나 또다른 시각, 그리고 생각의 확장에 크나큰 장점이 있다. (그래서 최근들어 영화나 다큐, 드라마 같은 영상 컨텐츠 후기를 쓰고 있기도 하다.) 

나와 친구의 사적 이야기가 내 개인적 공간에 넷플릭스 컨텐츠를 다루게 만들었다. 

이 퀸스 갬빗은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나온 덕분에 보게 됐다. 
유튜브 채널만큼이나 넷플릭스가 다루는 컨텐츠도 많다. 이젠 뭐가 좋을지 큐레이팅이 중요해지는 시대다. 책, 영화 등 우리의 시간을 가져가는 많은 것들이 그렇다.

앞서 말한 퀸스 갬빗이 실화인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는데, 우리들도 마찬가지였다. 

생각 해 보면 사람들은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그리고 나도 이야기를 좋아한다.

 

 

2. 퀸스갬빗 드라마 줄거리 (결말 포함)

1950년 대 말, 주인공 '베스 하먼'은 불우한 가정 가운데 차 사고로 엄마는 죽고 자기만 살아남아 결국 자기가 살고 있는 켄터키의 고아원에 맡겨저 자란다. 

 

 

베스는 고아원에서 제공하는 알약(안정제)에 중독이 되는 가운데서 컸다. 그곳에서 우연히 관리인 아저씨 '샤이벨'이 체스를 두고 있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다.

처음에 샤이벨은 아이들에게 관심도 별로 없고 체스를 알려달라는 베스의 요청을 무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에게 체스를 알려준다.

 

 

안정제에 중독이 되어가며 그녀는 밤마다 천장에 체크판을 그리며 배운 체스를 복기하거나 말을 움직이는 등의 시간을 갖게 된다.

 

 

실력이 일취월장하며, 자신에게 체스를 알려준 샤이벨 아저씨를 이기고 소문이 난 덕분에 지역 고등학교에 초대를 받아 그곳의 학생들과 일대 다수로 붙는 시합에서 압살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시간이 흘러 그녀는 일반 가정에 입양이 되고 학교에 다닌다. 평소에 말도 별로 없고 활달하지도 않는 그녀는 친구들과 별다른 관계도 없었다. 그녀의 관심사는 고아원에서 배웠던 체스. 

마켓에 엄마 심부름을 갔다가 발견한 체스 잡지의 내용을 보고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한다. 집안이 별로 넉넉하지 않았던 양부모 형편을 알았던 베스는 지역 체스 대회에 출전을 해보기로 결심한다.

한편 베스는 심부름 편에 가져오는 안정제를 자기가 항상 절반정도 빼내서 먹고 있었다. 고아원에서의 안정제 중독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참가비가 없었지만 고아원의 샤이벨 아저씨에게 요청해 참가비 5달러를 빌렸고 그 돈으로 대회에 참가한다.


 

상금이 높은 (실력이 높은 사람이 많은) 부분에 참가를 위해서는 일정 점수가 필요했지만, 점수가 없어도 규정 위반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그곳에 지원한다.


 

그리고 지역 챔피언을 누르고 새로운 챔피언이 된다. 

그렇게 상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었던 그녀와 그녀의 엄마 앨마 부인은 본격적으로 상금 사냥에 나선다. 남편인 올스턴 휘틀리가 항상 출장을 나가있었고 관계가 점점 안좋아져 거의 별거 상태에 이르렀다.

 

생활비가 필요했던 앨마부인은 베스의 매니저 역할을 하며 본격적으로 각종 체스 대회 상금에 도전한다.

 

 

멕시코 대회에서 베스의 엄마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그녀는 그 대회에서 소련의 전설적인 세계 체스 챔피언인 바실리 보르고프와 맞붙게 된다. 하지만 베스의 경험과 바실리 보르고프의 경험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첫번째 맞붙은 대결에서 베스는 패한다. 

심지어 두번째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던 대회도 알콜에 쩐 상태로 있다가 대회 시간에 겨우 참가, 패하고 만다.

 

 

과거와 달리 약물과 알콜에 의존성이 점점 더해가던 그녀는 체스 경력 중 만난 친구들의 조언도 무시하며 독선적인 모습으로 산다.(드라마에서 그녀는 수다스럽지 않고 조용하지만 체스에서의 모습은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이 있다.) 

어느날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유일한 친구였던 졸린이 찾아왔다. 
고아원의 샤이벨 아저씨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와 함께. 

 

 

졸린은 베스에게 따뜻한 조언과 함께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한다.

 

 

당시는 냉전시대. 체스 강국인 소련에서 대회가 열렸고, 그녀는 자유 민주주의 수호를 대변하는 미국의 대표로 소련에 가게 된다. 체스 대회가 이념 대결의 양상을 은연중에 띄게 된 상황이었다.

토너먼트로 치러진 대회에서 그녀는 무사히 결승까지 올라간다.

 

 

그녀를 끝까지 괴롭히던 약물과의 이별.

 

 

그리고 그녀는 대회 결승에서 다시 자신에게 2번의 패배를 안겨준 이 드라마의 끝판 대장, 세계 체스 챔피언인 바실리 보르고프와 다시 만났다.

 

 

진지하게 게임이 나섰던 그녀.

소련 선수들은 개인이지만 국가단체로서 게임을 참가하기에 상대에 대한 분석을 하고 나오고, 여러명의 선수가 상대에 대한 대응과 준비를 하고 나오기에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강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그녀도 그냥 나온게 아니다. 그녀가 체스 생활을 해 오면서 만난 친구들이 소련 선수들이 해온 방식으로 그녀를 도왔다.

마침내 그녀는 바실리 보르고프를 이기고 세계 챔피언에 오른다. 

 

그렇게 챔피언이 되고 

 

모스크바의 공원에서 체스두는 아저씨들 사이에 들어가 환영을 받으며 체스 한 게임 하는 것으로 이 퀸스 갬빗 드라마 시리즈는 끝이 난다. 

 

3. 운, 사람 그리고 행동

당연히 관점을 어디두드냐에 따라서 이 드라마의 부각 요소는 상당히 갈린다.

내겐 사람, 천재성, 노력, 심리극복, 환경 설정 등이 키워드로 다가왔는데, 운과 사람 그리고 행동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 체스를 알려준 샤이벨 아저씨, 그리고 우연히도 그녀가 접한 체스.

당시 체스는 여자가 두는 것이 아니었다. 사진에도 체스 두는 장면은 99%가 남자들이다. (여자가 1번(2번?) 정도 나온다.)
그 가운데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베스. 운의 요소가 발휘되고 안되고는 실력을 기반한 행동에 달린것이라 매번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이 드라마를 그 요소로 보게 되었다.



가정을 해 본다.

샤이벨 아저씨가 없었으면? 
체스가 아니었으면? 
아저씨한테 돈을 못 빌렸으면?
양부모가 베스의 일탈을 허락해주는 성격이 아니었으면?
그녀가 친구인 졸린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녀의 체스 친구들이 그녀를 마지막에 도와주지 않았다면? 

물론 드라마의 흐름을 보는 시청자에게 각 사건들을 우연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그래도 충분히 생각해 봄직한 것들이다. 

이 드라마의 마지막 에피소드 후에는 제작 후기가 나오는데 한 사람의 천재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필수 사건이 가진 중요도 때문일까? 내겐 제작후기의 설득력이 떨어져 보였다. 오히려 위 가정을 제외하면 이 드라마는 구성하기가 힘들 정도인데... 

이것도 처음 이야기의 시작처럼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드라마에서 보는게 전부가 아니니 생략된 요소를 상상으로 메꿀 수 밖에. 

 

4. 천재성과 환경 설 명절때 본 드라마라서 그런지 이때의 시기적 상황이 더 크게 와 닿은 듯 싶다.

그래서 제작 후기에 언급한 '천재성'은 내겐 절반의 수긍정도로 그쳤다. 제작자들이 말하는 '천재성'은 최근에 너무 쉽게 사용하는 단어의 인플레이션인것 같다.

그 천재성도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제대로 발휘가 된다 싶어서. (어쩌면 내가 천재성이란 단어를 너무 크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살면서 보기 힘든 천재가 인터넷 상엔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극 중 베스를 처음 이겼고, 후반부엔 그녀의 조력자가 되는 베니 또한 천재적인 인물로 나온다. 그는 베스를 바실리를 이길 유일한 사람으로 보고 있었고 마침내 그와 친구들의 조력으로 그녀를 이기게 만든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존재다. 드라마의 상황에서 중독과 패배감 속에 있던 베스의 상황속에 고아원 친구인 졸린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베니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드라마의 종지부가 이처럼 끝났을까?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학습능력이나 분위기를 만드는데 압도적으로 환경설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문득 부모가 되면 자녀의 교육을 위해 셀프 학습과 환경 설정을 위해 하는 행동이 그려지기도 했다. 한편으론 살면서 내가 주인공으로, 한편으론 조력자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존재인지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누구나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지만, 인간관계 속에서는 그 모습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5. 당신의 관점은

어려운 드라마도 아니고, 그렇다고 체스를 이해해야만 볼 수 있는 드라마도 아니다.

이 드라마를 보게 된 상황, 그리고 보고 나서의 내 당장의 상황은 변한게 없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좀 더 돋보이게 만들어준 베스의 친구들이 생각난다.
설날임에도 코로나로 고향을 오지 못하는 친구들을 못 보는 상황이었으니 옛날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만남이 더더욱 그립다. 
(내가 돌았나.. 왜 드라마 사람들은 마스크를 안 쓰고 있었을까 생각할 정도였으니.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드라마는 재미있다.(참고로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드라마 부분 1위와 60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단다.)
최초에 시작한 내 친구와의 대화처럼... 사람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정말 좋아한다. 

궁금하다. 다른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본 관점과 생각이. 

* 시즌2가 있나 궁금했다. 
드라마 떡상으로 얼굴을 제대로 알린 배우들은 매우 아쉬운 모양인지 시즌2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제작 후기를 살펴보니 시즌1이 완벽(?) 했기에 더이상의 제작은 안 할걸로 보인다. (하면야 좋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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