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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모험

[원두커피리뷰] 알마씨엘로 예멘 모카 마타리 주마아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5. 26.

[원두커피리뷰] 알마씨엘로 예멘 모카 마타리 주마아 


집에 박혀있는 시간이 길다보니 하루에 커피 마시는 양도 이전에 비해 훨씬 많이 늘었다.

로스팅 한 여럿 커피 중 하나.


예멘 모카 마타리 주마아. 

작년 2019년 수확이지만 산지 포장이 11월인걸 보면, 올해 수확까진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뉴 크랍이라 봐도 되고 업계 용어로는 커런트 크랍이라 부른다. 해가 바뀌었지만 2020년 뉴크랍은 아직 오지 않은 관계로... (용어 참.;;;)




이 커피는 사실 두번째 볶는거다. 

판매처에서 하이엔드급으로 가격 자체가 일반 스페셜티 급에 비해 엄청 높다. 로스팅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없을리가 없지. 

보통 킬로당 1만원대지만, 이건 9만원이 넘는다.

이전에는 이것보다 약간 진하게 볶았는데 맛이 정말 애매했다. 

대충 볶아도 맛이 발현되는 커피와는 다른 특징을 가졌다고 해야하나. 





산미 자체도 적어서... 로스팅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맛의 기억이 이렇게 강할줄이야.

두바이와 오만 여행할때의 기억도 떠올랐던 커피의 맛.


여행 당시 유일하게 예멘 마타리 커피를 취급했던 두바이의 카페, 모카 1450 

(후기 : https://cramadake.tistory.com/597) 의 기억도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그때도 내추럴 프로세싱의 커피였지. 좋았었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게이샤의 엄청 화려한 맛까지는 아니었던걸로 기억한다.




추출 시간이다. 

가끔 핸드드립으로 마시지만 가급적 마시기엔 편해야 한다는 걸 기본으로 갖고 있기에...

맛의 형태를 잘 뽑아내는 방법이기도 한 미스터 클레버로 추출.

30g 원두! 




미리 적셔놓은 페이퍼 필터안에 담아놓았다. 

갈아놓은 커피 향은 보라색을 연상시키는 응축된 단향이 난다.

아로마에서 복잡적인 진한 과일의 향과 초콜릿의 향이 나는데 앞서 언급했던대로...

이 커피를 마시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없는 중동 여행의 기억이 어뭉어뭉 떠오른다.


그 단향은 내 머리속에서 말린 대추의 향으로 나타난다. 

단맛 진한 바로 그거다. 

작년에 압둘라와 술라이만이 한국에 왔을때 준거 일부를 담아 아직까지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이 글을 쓰면서 냉장고에 가져와서 한번 먹어보니... 어흐, 달다.ㅋㅋㅋㅋ 




물온도 93도씨.

늘 마시던 정수기의 물 상태다. 

중성(Ph.7.1~7.2) 에 TDS도 150 언저리의 물.




500g의 물로 물과의 만남을 주선한 후 




이제는 둘이 헤어질 시간! 

1분 30초간의 만남은 충분했어. 이제 맛을 보여다오.

show me the money, 아니 show me the taste! 




추출 끝! 




마셔 봐야지. 




내추럴 프로세싱에서 나오는 특징은 상당히 적은편이다.

이전에 로스팅한 것은 로스팅이 좀 더 진해서 산미가 적었다.

그땐 정말 슴슴한 느낌이 강했던 커피였는데... 다른 맛의 특징이 상당히 적었다고 느꼈을 정도로. 


라이트한 오늘은 오늘은 적당한 산미에다 당근 후미는 좋다.

게다가 뜨거움에서 따듯함으로 변할수록 열대과일의 단맛이 강하게 나온다.

빠넬라의 단맛도 나거 후미까지 깔끔해서 더 좋음. 





하지만, 테이스팅에서도 나오지 않는 맛도 있다.

난 이걸 그냥 슴슴한 느낌이라 표현했는데, 딱히 떠오르는 맛이 없다. (그것도 외국 사이트를 봐도 모르는 것들이 있어 차용해 쓰기가 어렵다.)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맛이라고 표현해야하나. 둘다인걸로.

이 커피의 처리 과정을 실제로 보면 좋겠지만, 예멘의 경우 여행 금지국가니, 어쩔수 없지...




오늘 마시는 건 로스팅한지 1주일이 지났다.

로스팅 후 1일후, 3일후, 5일후, 그리고 오늘 이렇게 4번이나 테이스팅을 해 보는데 오늘이 가장 맛있다. 한 두번도 아니고... 커피는 볶은 후 2-3일 가장 맛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판매처인 알마씨엘로에서 나온 커핑 노트가 저러한데...

마셔보기 전까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맛이라 생각한다.

커핑노트만 보고 맛을 판단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90점의 커핑 스코어는 몰라도 좋은 커피임에는 이견이 없다.


내가 커피 맛을 판별하고 점수를 매기는 큐그레이더 임에도 여전히 점수 주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해결이 안된 것들이 많아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맛나게 마시긴 했는데, 책 '제로 투 원'이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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