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0일
꽤나 심심했던 쉘라(xela)를 떠나 이제 안장에 다시 오른다.
숙소에서 지내던 타카하우스의 일본인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나도 이제 고고싱~
잘 됐다. 혼자 있던 시간동안 외로움으로 인한 괴로운 시간들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위험한 중미에서도 무슨일이 벌어질까 모를일인데...
밤은 최대한 피하면서 갈 수 밖에 없다는거...
아침에 주로 수업을 하다보니 밖으로 나올 생각을 잘 안했었는데 출발하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이런것들이 밝게 보인다.
찍은줄 알았던 사진들이 많이 안 보이는걸 보니... 뭔가 정신을 빼 놓고 살았나.-_-;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권으로 들어온 멕시코의 영향이 내게 크긴 컸나보나.
과테말라가 확실히 큰 인상은 없다.
아시아(여행을 하다보니 이 말 자체도 조금씩 거부감이 생긴다.)의 주요 나라하면 여러 나라가 있지만
주로 중국, 일본, 한국 이 세나라로 대표되는게 보통이다.
한국에서 볼때 주변의 다른 나라를 보듯, 라틴문화권의 각 나라의 모습을 색다르게 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사람사는데 다 똑같다는 뻔한 소리는 접어둔지는 오래.
다르게 보기와 호기심 유지가 갈 수록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이 또한 다 쓸데가 있을테니...
피자 한판 맛나게 먹어주고 출바알~
눈 앞에 띤 과테말라 자동차 번호판.
약 1달여만의 라이딩.
높은 지대인만큼 날씨는 선선한 편이다.
그나저나 안장에 오르니까 스페인어가 초기화된듯..-_-;
조용히 달리기만 하는데, 상당히 라이딩이 더디다.
높긴 높다부다.ㅠㅠ
도로를 만든다고 작업을 해 놓긴 했는데, 큰 언덕배기를 가운데로 깔끔한 벌레먹기 스타일로 작업을 해 놨다.ㅋㅋㅋ
비가 많이 오면 안 위험하려나...??
우기이니 뭐 앞에 구름이 낀건 이해 해줄수 있다오~~
언덕을 오르고 또 오른다.
아, 진짜 힘들구만....
신기한 문양의 것도 보이지만, 지금 저건 눈에 크게 안들어오고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냐 하는거..-_-;
시커먼 구름이 장난아닌데 이걸 우짠다냐...ㅠ
길을 다시 확인해보니 잘 못 온게 맞다.
2시간정도 오르던 길을 되돌아서 간다. ㅠㅠ
오던 길에서 봤던 아주 작은 샛길이 맞는 방향이었는데 무시하고 갔던게 화근...ㅠ
약간의 언덕길을 올라오니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동시에 펑크도 함께 나타났다.
펑크 수리를 하는데 동네꼬마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수업이 끝났는지 가는길에 내게 인사를 하는 녀석들.^^
하나같이 귀엽다.
길을 물어보니 내가 가는 방향이 맞단다.
한 시간여 산길을 달리고
또 한 시간여를 달리니...
저번에 타카아저씨와 들렀던 또또니까빤(totonicapan)에 왔다... 길 잘 못들어 이 무슨 고생이다냐....
지친 체력에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엄청난 언덕을 보고 오늘 라이딩을 접었다.
휴, 산 넘고 산 넘으면 또 산이네..ㅠㅠ
이전에 들렀던 이곳 또또니까빤.
막상 들어오니 하늘이 정말 청명하고 눈이 시원하다!!!
시장 구경...
오늘의 구경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던것은...??
두둥~~~~
다채로운 뼝아리가 삐약삐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국이 왜 생각날까?ㅋㅋㅋ
자라면 컬러치킨이 되진 않겠지...?
간단히 장을 보고 숙소로 간다.
아까 또또니까빤으로 오는 길에 언덕을 내려올때 브레이크에서 쇳소리가 들려서 보니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가 다 된듯...
고쳐야겠다.
역시나 브레이크 잡을때마다 쇠깎이는 소리가 난다했는데,
옛것과 새것.... 지금까지 아마 7000km 정도의 역할을 한 듯하다. 너의 역할을 잘했구나.
수고했다 패드야, 쓰레기통에서 편안히 잠들거라.
앞 바퀴는 아직 남아있는듯하니 두고...
숙소 주인 아저씨와 그 친구.ㅋㅋㅋㅋ
의사소통으로 인한 뭔가 좀 언발란스한 웃음이 있었다..ㅋㅋㅋㅋㅋ
그나마 좀 저렴했던 숙소. 50께짤의 저곳.
당분간 며칠 쉬려고 이동중인데 목적지인 빠나하첼(panajachel)까지 이틀 정도 생각했는데 어제의 이동과 길의 고도가 참 쉽지 않게 만든다.
언덕길....
헥헥....
그리고 한참을 올라와서 금방 또 내리막이 지나면 또 다시 언덕길이 반복이 된다.
중간에 비가 내려서 비 피한다고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가는데 퍽~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뭔가 북북~~ 긁는 소리가 난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ㅇ루;매ㅑ돗ㅂ지라ㅜ미아ㅜㄹ!~!!!!!!!!!!!!!!!!!!!!!!!!!!!!!!!!!!!!!!!!!!!!1
이걸 우짠다냐!!!!!!!!!!!!!!!!!!!!!! 엉엉...
상당히 곤란스러워진다....
고정되어있는 짐이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에 지속적으로 하중을 받다보니 나사가 자전거 몸체안에 고정된 채로 부러져버렸다.
이름도 안 나오는 쪼끄만 마을에 뭘 기대하려나...
갈 곳은 오르막 아니면 내리막...
잠시 고민한다. 어떻게 할지...
결론은 지금은 용접할수 있는 마을이 없으니 우선 케이블 타이로 응급처치를 하고 지도상에 보이는 마을까지 자전거 끌고 가기로...
지나가는 아저씨가 날 보더니 이것저것 묻는다.
되물어보니 좀 큰 마을까지는 차로 1시간을 가야한다.
50달러를 주면 태워줄꺼라는 이 사람은 무슨 개소리를 이렇게 하는지...ㅋㅋㅋ 가던길 걍 계속 가쇼~
작은 수퍼에 들러 음료수 하나 사 마시고 길을 간다.
낮인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점점 어두워진다.
지도를 찾아보고 이동방향을 나우알라(Nahuala)방향으로 정했다.
어두운 얼굴이 사람들이 지나올때 많았던지라 사실 중간에 많이 경계를 하면서 왔다.
습관된 사주경계는 이럴때 도움이 된다. ㅋㅋㅋㅋ
수퍼에서 내게 길을 가르쳐준 사람이 지도와는 달리 한쪽길을 강조해서 뭔가 꾸미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심을 품고 왔었다.
완만한 길이 있다면 자전거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이면 그냥 끌바로 가는걸로... 더 어두워지기전에... 얼른 가야지.
마치 강원도 전방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하늘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군생활의 느낌을 과테말라에서 받을 줄이야...ㅋㅋㅋ
상당한 농촌길을 몇시간동안 천천히 오다보니 저멀리 큰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성당이 예뻐보이는 동네, 그리고 왁자지껄한 사람들이 있는 요기~ 이 동네 이름은 나우알라(Nahuala).
사람들을 보고 얼마나 큰 안도감이 들던지...
길에 지나는 아저씨에게 물어보고 저렴한 숙소를 하나 찾았다.
외지인들이 적게 올수록 숙소도 저렴한듯.^^
짐을 풀고 배가 고파 밖으로 나왔다.
시장에 들러 구경도 하고 예쁘던 성당 구경도 하고...
라면에 넣어먹을 풀도 샀는데(다 합해서 1께짤-150원) 이름은 모른다.-_-;
핸드폰에 적어놨는데, 안티구아에서 소매치기 당했음.ㅠㅠ
아, 비오는데 흙길을 질퍽질퍽한데 끌바로 내리막 오르막을 오다보니 정말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일기장엔 '너무 힘들다, 정말로...'로만 적혀있다....
지나고 나니 웃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참 고생에 대해선 망각이 빠른편인듯.-_-v, 좋은 건지 나쁜건지...)
다음날, 숙소 주인아저씨한테 물어보니 용접할 수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 러. 나....
오늘은 일요일~
장사 안함!
조용히 자전거 핸들을 돌려 숙소로 왔다.
내일 와야겠다.ㅠ
오늘은 장이 선 일요일.
숙소 바로 장이 섰던지라 가볍게 구경을 한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맛있다.
뒷산이 있어 좀 올라갈까 싶은데도 몸이 천근만근이라 움직이기도 싫다.
장이 선 오늘만 돌아보지만, 사실 이 모습들도 쉘라에서 매일 보는 모습들이다.
구두 닦은 사람들.
의외로 과테말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웃음을 덜 짓는다.(주로 토착현지인으로 생각된다.)
미국에서 멕시코로 넘어왔을때의 어떤 잿빛의 첫 인상들은 마지막에 멕시코를 떠날때 멕시칸들의 많은 미소로 생각도 안 날 정도였다.
그런데 과테말라에서는 내가 환영받지 못하는... 아니 올 자리가 아닌 곳에 온 느낌이 많이 든다.
그 때문에 멕시코의 어떤 분위기가 많이 더 생각나는건 인지상정인듯...
역사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것인지 대충은 알고 있지만 그링고(gringo - 듣기로 그린은 미군복의 색을 뜻하고 go는 가라고 하는데서,
너희나라로 가라고 하라는 뜻으로 그렇게 부른다고 하네요.)로 통칭하는 백인들에서 시작된 외국인들에 대한 어떤 적대감이 있는 듯하다.
그 위에 경제적인 문제로 옅은 웃음을 외국인들에게 지어야만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없진 않겠지.
속마음이야 사실 한사람 한사람 다 안 들어가봤으니 알수는 없지만
웃음을 건네며 하는 인사속에서 느끼는 이들의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갈무리 되는 듯하다.
숙소로 가는 길 눈 앞에 체리가 보였다.
1파운드당 무려 5께짤!(750원!!!)한다.
2파운드를 9께짤에 샀다.
호주에서도 비싸서 잘 못 먹던 체리, 콜스(coles-호주의 대형 할인매장형 수퍼마켓)에서 일하던 친구따라
조금씩 시식으로(?) 먹던 기억이 나서 웃음도 났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형아 보고 있나!?!?!?!ㅋㅋㅋ)
물에 깨끗이 씻어~~~
깔끔하게 체리를 마셔준다. (아그작아그작~~쩝쩝~)
점점 먹다보니 한계효용의 법칙이 적용되는듯...
조금씩 물리는듯 하더니 체리 맛이 점점 잘익은 대추맛으로 변한다.ㅋㅋㅋㅋㅋ
맨날 또르띠야에다 치킨만 먹다보니 채소류가 너무 먹고 싶어서 이름 모를 풀과 라면 해 먹었는데,
흠, 나의 선택이 참 탁월했구마잉! ㅋㅋㅋㅋㅋㅋㅋ
내일 짐 받이 고치고, 얼른 빠나하첼로 넘어가야지.
힘내라!
2013년 6월 23일까지 이야기.
달린거리
25,745.69km + 99.53km + 27.13km =
25,87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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