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년간의 세계일주/2013 중미

자전거 세계여행 ~1264일차 : 엘 살바도르를 지나 온두라스로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26.
2013년 9월 7일

햐, 덥다.


짐만 싸는데도 땀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자전거에 몸을 싣고 달리는데 얼마 안가 패스트 푸드점에 가서 흘린 땀을 식히면서 아침식사와 함께 루트를 다시 본다.

위로 올라가면 엘 살바도르의 수도인 산 살바도르(San salvador)다. 
거리상 얼마 되지도 않는데 갈까 말까를... 또 고민했다.


이럴때 던져보는 질문...
내가 여길 지나고 나서 못 갔다고 평생 그리워할까? 대답은 No!

오케이, 바로 그냥 직진한다!








역시나 서핑으로 유명한 해변 도로를 달린다.










약간의 오르막길과 로사리오(Rosario).









기억 나지 않는 작은 동네에 들러 또 코코넛 하나 마시고, 안의 과육도 냠냠~~












산 라파엘(San Rafael)











그리고 도착한 곳은 이름도 발음하기 힘든 사까떼꼴루까(zacatecoluca).


지도를 보면 상대적으로 크긴 한건지 도시소개는 오프라인 맵이나 가이드북에도 나와있긴 한데, 따로 소개 되어있진 않다.

역시나 자전거 여행의 매력은 이런데 있다.
오늘 어디서 머물지 나도 모른다는 사실.ㅋ









하... 정말 정말 더운 오늘 하루다.

인터넷이 잡혀 지인들의 메세지(모든 친구들, 정말 고마워~! Te amo!)에 답장을 하고 보니 시간이 또 후딱 지나간다.

하루종일, 어떻게 달렸는지 기억도 안난다. 










숙소를 잡고... 휴식.ㅋ







치킨 + 콜라로 에너지 보충.






우유가 너무너무 마시고 싶어서 ㅠㅠ

우리나라의 우유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유의 농도가 아주 묽은것 같다.
그래서 이곳 우유를 먹다보니 우리나라 우유가 너무 맛 없게 느껴진다. 
이게 원래 우유맛 맞다는 생각이 드는건 우리나라 회사에 대한 불신이겠지..-_-;











므흣한 숙소의 그림들이다.

내 맘대로 붙인 그림의 제목은 언발란스 혹은 일거양득.



잘 잤다.









이 호텔에 칠해진 모습이 엘살바도르 국기처럼 생겼네.











뭐 특별한게 없나~?  

없다... 



그냥 다시 달린다. 

덥다.

그리고 많이 지루하다.




안장위에서 또 상념에 빠지고...









도로에 이렇게 옥수수를 건조하다니...

더운 날씨에 빠르게 마르긴 하겠지만 더러운 먼지때문에 위생이 어떨진 뭐 쉽게 예상할 수 있는바.











닦아내고 닦아내도 온천터지는 흐르는 땀과 함께 우술루딴(Usulutan) 도착!










흔히 볼 수 있는 2인분 같은 1인분... 아니지...  2인용 같은 1인용 자전거.
남녀가 주로 탄다.










기름 가격.
리터 가격이 아닌 갤런(1갤런=3.78리터) 가격이다.





어제도 그러하고 오늘도 그러하다.
덥고, 지친다. 아오...

콜라 사마시고 시원한 물 마셔도 방전에 맛들인 핸드폰처럼 내 체력도 LTE 속도로 쭉쭉~~ 빠진다.

숙소를 찾으려고 길가에 잠시 서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내게 영어로 뭔가를 물어본다.
바로 숙소를 찾는지 알고 괜찮다면 자기 집에 빈 방이 있으니까 가잰다. 
옆에 학생 같은 여러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이상한것 같지는 않아서 감사히 따르기로 결정!



집에 도착하니 꽤나 크고 넓은 집이다.
나를 초대해준 리카르도(Ricardo)아저씨는 산부인과 의사 아저씨다.
학생들도 가르치고 실제 병원도 운영을 하고 있다.




아저씨가 옥상에 올라가면 전망이 좋다면서 위로 날 데려간다.





눈도 시원하고 전망도 좋다.

캬, 불어보는 바람이 정말 기분좋은... 그 느낌.

그냥 불어오는 바람이 이러게 좋을수가 있나??
행복이란 이런 작은 즐거움이 계속되는 거겠지~^^









저 뒤에 보이는 건 우술루딴 화산(Volcan de usulutan)이다.










주변엔 꽃들과 함께... 전망과 바람이 몸을 녹인다. 
참 내~ㅋ 호들갑이라기엔 느므 좋다.ㅋㅋ 참 내, 이렇게 좋을수가 ㅎㅎㅎㅎ

샤워후의 이런 상쾌함이 정말 끝내준다...
(샤워 안하고 땀에 쩐 상태로 왔다면 그냥 짜증만 났을수도ㅋㅋㅋㅋ;;;)


갑자기 아저씨가 따라나가자고 해서 과일 가게에 들렀다.










내 눈앞에 띤건 무슨 과일같은건데 호꼬떼(Jocote)라고 하는 과일인데, 
맛이 묘하다. 새콤달콤한데 뭔지 모르겠네 이거.ㅋ










집에 다시 돌아오니 일하는 아줌마(아무래도-_-;)가 요리도 해 주고, 빨래도 달라고 하면서 다 해준다.

흐미, 완전 호강하는구나.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해서 자전거를 처마 밑으로 옮기는데 자전거가 펑크가 나 있다. 
어제 오늘 사실 펑크 수리를 한번씩 했었는데... 아오... 타이어부터 새로 사야겠다.









방에 갔다가 바퀴벌레 큰 녀석들이 몇마리가 기어나와서 바퀴벌레 약 있냐고 물어보니 요걸 준다.

마타 쿠카라차(Mata cucaracha)???

스페인어로 바퀴벌레는 쿠카라차((Cucaracha).
라 쿠카라차~(La Cucaracha) 라 쿠카라차~~♪

으응응으응..-_-;; 뒤엔 잘 모르겠다.

중딩때였나? 배우는 그 노래가 라 쿠카라차인데, 이렇게 보니 웃긴데~ 바퀴벌레라니.
(멕시코에서 불리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노래다. 궁금하면 검색해 보셔유~)









긴 시간 함께 해 온 타이어.
타이어가 낡고 닳고 헤져서 구멍이 나 있다.

이거 못 쓰겠네.-_-; 

멕시코에서 샀던 타이어는 계속 말썽을 일으키는데 어쩔수 없다. 
임시로 어떻게든 처방을 해야지.









아저씨 집에서 일하던 친절했던 두 자매중 동생.

'결혼했어요?' 
'아들 있어요?'
'딸은요?'
'여자친구가 없다고요??'

멕시코에서부터(지금있는 콜롬비아까지 아주 징~~~하게)듣던 질문들이다.

결혼을 안 했으니 당연히 아들이나 딸이 있을리는 없는데 이 당연함이 라틴 문화권에선 다르다.

결혼을 안 하고도 아이를 갖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고 결혼해 목 매지도 않는다.

이성을 만나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개방이 되어있고 결혼없이 낳은 자식에 대해서 부끄러워 하거나 창피해하는 문화가 아니다.

'나, 아들 있는데 아들 보러 갈래요?'
나이는 16살인데, 아들이 벌써 있다니...-_-;
놀랍다.


대화를 하면서 엘 살바도르의 경제 상황에서도 들어보니... 
우리 나라가 새삼 얼마나 잘 사는 나라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다 닳아빠진 손잡이 부분을 새로 갈아끼웠다.
힘과 땀에 참 많이도 닳았구나.

타이어를 사러 갔지만 맞는 타이어가 없다. 
어쩔수 없이... 좀 더 큰도시로 가야겠다.












아저씨 집 마당에 있던 카카오.

저게 갈색빛으로 익어가면 따서 안에 있는 열매를 갈아서 먹으면 순 카카오 열매고, 
설탕을 타서 먹으면 우리가 말하는 초콜렛이 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인공향미가 첨가되고 가공한 초콜렛과는 달리 상당히 거친맛이다.)










'아저씨 나 가볼께요~'(뒤에 아가씨는 어제 그 동생의 언니야~ㅋㅋㅋㅋ)

'뭐? 벌써 가? 일주일 더 있다가~'

'아니예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잘 쉬고 잘 먹고 갑니다. 처음 보는 낯선 여행자에게 이런 호의를 베풀어 주시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좀 더 있다가면 좋을텐데... 엘 살바도르 있는동안에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해.'

아저씨에게 명함을 받고, 감사인사를 드린뒤 작별한다.







오늘도 아주~~~~~~ 미친듯이 덥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줄기차게 내리는 땀은 닦아내도 닦아내도 도대체 멈추지가 않는다.

땀이 이렇게 날 수도 있구나...ㅋㅋㅋㅋ ;;; 
더워더워더워더워더워캐더워...ㅠㅠ


도시 밖으로 나오니 시골길이다.

몇시간 동안 지루한 길을 달린다.








작은 구멍가게 들러서 떨어진 당 보충...

모자를 쓰고 달리긴 하지만, 더운 날씨탓에 햇빛도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렇기에 피부 타는건 더 쉬운일...

오빠 흑횽스탈~









더워.... 
후...









또 터진 펑크. -_-;

자전거의 테잎이 문제는 아닌것 같고...

작은 가시가 왜 이렇게 박히는지...
타이어가 오래 달린탓에 많이 얇아지긴 했구나.ㅠㅠ


더운데 짜증이 거의 폭발!!!이라고.....
 해봤자지... -_-;
별수 있나.ㅠ 얼른 고치는 수 밖에 없다. 

그늘로 요리조리 피해서 수리한다음 오늘의 목적지인 산 미겔(San Miguel)로 달린다.





열심히 라이딩 중인데 갑자기 뒤에서 차 한대가 빵빵 거리더니 뭐라하는데 알아들을수가 있나.

먼저 앞서서 내려서 보니 조수석에 서양인이 한명 타 있다. 

알고보니 반대쪽으로 달리다 날 보고 온거.









호세(jose), 조(joe), 나.

영국에서 온 자전거 여행자 조(joe)는 멕시코쪽에서 내려와 지금은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호세는 웜샤워 호스트. 내가 호세가 사는 곳으로 가려면 거리상 도착시간이 매우 늦다. 
자전거 부품도 빨리 구하고 싶었던지라 초대를 받았지만 미안하게도 거절하고 산 미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루트를 물어보니 조(joe)는 온두라스에 있는 카우치서핑 호스트에게 초대를 받았다는데 방향이 맞으면 어쩌면 볼수도 있겠단다. 
Ok!

언제나 그렇듯... 안전 여행을 빌어주고 인연이 닿으면 보기로 합세!!!









해도 저 물어간다.

얼른 숙소를 잡아야지.





때마침 눈에 보이던 자전거 가게.


튜브도 맛이 다 간 상태라 새로 하나 구입...










타이어는 지금 엄청 닳았는데...
다행히 광폭 타이어가 아닌 원하는 폭의 자전거 타이어를 구입했다. 야호!!!









얼마 안가 다른 자전거 포가 눈에 나타났다.

이전 샵에서는 안 보이던 부품들 또한 물어보고 구입.



해가 지니 비가 부슬부슬내리기 시작한다.
숙소 가격이 많이 비쌌던지라 1시간 넘게 돌아다니다, 버스정류장 근처에 깔끔하고 괜찮은 숙소를 잡았다.









밤이 되면 무섭지만 수퍼에서 장보고 방에서 그냥 조리 해 먹는다.
가스가 떨어지고 휘발유 버너를 거의 1년만에 쓰는듯.ㅋㅋㅋ











몇가지 필요한게 더 있어 근처 더 좋은 샵이 있어서 부품을 추가 구입해왔다.









방에서 수리를 한다. ㅋㅋㅋㅋ













동네 한바퀴 돌아보고 재미난 곳이 있나 돌아본다.

느릿느릿 자전거 수리를 핑계로 이틀만 쉬고 떠나려고 했는데 비는 그칠것 같으면 또 내리기를 무한루프.









아, 나 간보는거가? 

멈출듯하다









근처 식당쪽에 가서 로컬 음식을 먹고 주변 한바퀴를 돌아보는데 사실 특이할만한 점이 없다.


내일 맘 편하게 출발이나 했으면 좋겠네...








여전히 내리는 비다.
비를 핑계로 쉬어도 되련만 너무 할 것이 없어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생각해보니 미국에서 사놓은 우비를 한번도 안 썼네.ㅋ



우비소년, 아니 우비삼촌 모드로 변신.ㅋㅋㅋ

출발이다~~~~ ㅋㅋㅋ 오늘 목적지는 엘 살바도르와 온두라스 국경까지!









는.. 좋은데... 으아, 진짜 좀 그쳐줄줄 알았던 비는 사정없이 마구마구 내려낸다.

ㅠㅠ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는 싸다구를 얼마나 때려대는지 달리면서 아놔~ ㅋㅋㅋ 하면서 헛웃음만 나온다.

비는 내려 몸이 축축해지는데다 라이딩 중이라 몸에서 열은 나고 비옷때문에 열은 안 빠져서 냄새가 고약해 지기 시작한다. 
옷에 스며들면서 쩐내로 변신.
이 녀석이 위로 스멀스멀... 
콧구멍으로 출퇴근을 한다. 아, 냄새 미치겠음.ㅋㅋㅋㅋ











ㅋㅋㅋ 이게 뭔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


비가 오는데 정말 엄청나게 덥다.

땀과 비가 섞여서 몸에서 쩐내가... 아오..ㅠㅠ

장동건이나 원빈이 몸에서 쩐내가 나면 여자들이 사랑해줄까?
그들의 땀냄새는 향수일까? 
하는 요상한 질문만 잠시...









빗속이라 힘이 더 든다.

주유소에서 비를 피해가면서 탄산 음료와 함께 잠시 휴식...

몸이 식어간다. 
추워진다.
다시 안장에 오를때다.








1시간을 넘게 달리니 비가 조금씩 그치기 시작한다.
속도도 훨씬 더 나고...

으하하하, 이맛에 라이딩하는거지!ㅋㅋㅋ









목말라 다시 수퍼행...

안 힘든척 김허세~








오늘의 흔적









국경이 정말로 멀지 않았구나.

Santa Rosa de lima.










역시나 그러하듯 국경 도시쪽엔 대형 화물차들이 많다.



엘살바도르 경찰에게 물어보니 이리저리로 숙소가 있다는데 몇번이나 돌아댕겨도 안 보인다. 


밥 먹으러 잠시 왔다가 식당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근처에 숙소가 있는데 가격은 전부다 15불 이상... 

캠핑을 하려니 적당한 곳을 찾기가 힘들다 싶고...


흐미 오다보니 정말 국경이 얼마 안 남았다.






마지막 엘 살바도르에서~!!!!!!!! 

나 짧게 있다가... 간다!!!!!!!!! 








흠, 온두라스쪽에 숙소가 있다고 하니 오늘 저녁은 온두라스에서 보내는 걸로~!









저기 강 건너편이 온두라스.










출국장이다!

입국시 도장이 없었던 것처럼 출국 도장도 신고만 한다.









요 다리를 건너면 온두라스.





요 출국장 바로 옆엔 환전상들이 많다. 알아서 다가온다.

미국 달러를 쓰는 엘 살바도르, 그리고 자국 화폐 렘피라(Lempira)를 쓰는 온두라스. 

1달러 = 20렘피라로 소량의 돈을 환전한다.















얼마 머물지 않은 나라라서 그런걸까? 

바돌~ 바돌~ 엘 살바돌~~~

흐음....

덥고, 많이 심심하고... 그랬다.



그래도 내가 모르는 다른 진가가 많이 숨겨져 있으리라 생각한다.

Adios, El salvador! 

큰 아쉬움 없이 금방 다리를 쓩~ 건너 간다.








꺄울~!!!!!!!!!!!!!!!!!!!!  진짜네~!!!








온~ 두~~ 라쓰!!!!!!!!!

성원이가 왔데이~!ㅋ






2013년 9월 12일까지 이야기



* 찾아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즐감하시고, 또 좋은 하루 되세요! 

(__) 꾸벅~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