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여행 ~1287일차 : 그라나다(Granada), 냉면이 먹고 싶어
2013년 10월 1일
천만근, 만만근의 몸을 일으키고 오늘은 그라나다(Granada)로 간다.
전날 저녁에 아줌마는 저녁에 이곳이 많이 위험하다고 했다.
생각을 하다 까먹고 기억 어디 저편에 잠시 쟁겨놨다가 그 비슷한 상황이 생각하다만 창고를 뒤적인다.
왜 밤이 되면 범죄가 많이 일어날까?
범죄의 속성이 그러한건가?
그 나쁜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그리고 인간의 속성이 그러한걸까...???
그 긴 밤은 어쨌든 밝은 빛에 자기의 영역을 내어주고 나는 그 영역을 따라 간다.
무시무시했던 과테말라, 엘살바돌, 온두라스를 지나 오니 그래도 마음은 꽤나 놓이는 편이다.
날이 더워져서 정말로 '멍~~~~~~~'한 순간이 많은데, 앉았다 일어서면 머리가 어지러워 지면서(이게 빈혈인가요?),
다시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면서 생각 못하던 것들이 막 생각이 나면서 또 머리가 팽글팽글 돈다.
머리속을 지나가는 어떤 호르몬도 변화가 있는듯??
이런 기분을 잘 활용해보고 싶은데 불과 일주일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
그리고 언제 올지 몰라서 그냥 이런 느낌이 오면 으헤헤헤헤헤헤헤헤 미친놈처럼 웃기로 했다.ㅋ
니카라과는 지나가는 도시 대부분이 하루 라이딩 거리에 닿는지라 왠만해서 숙박 걱정에선 꽤나 자유로운 편이다.
많은 라이더들이 나보다 짐이 가벼운 사람들 대부분일테니 아무래도 더 빨리 갈 수 있을것 같다.
반복되는 일상 or 펼쳐지는 치열한 삶의 전쟁터.
국기의 의미는 삶에 영향을 주긴 하나?
길이 상당히 완만한지라 라이딩이 수월한데...
편한 라이딩임에도 불구하고 몸에 흐르는 땀이 장난이 아니다.
미지근한 물 아니 뜨뜻한 물을 마시니 내 혓바닥을 미지근한 물에 담금질 하는 느낌이다.
시원한거 먹고 싶어 으헝헝헝헝~~~ㅠㅠ
<방문기 → 커피 게시판으로 이동>
지나다 들른 니카라과 프랜차이즈 커피샵 까페 라스 플로레스(Cafe Las Flores).
니카라과의 꽃다방 되시겠다.ㅋ
참 시원해서 좋았던 이곳, 지나던 길과 그라나다 도착해서도 또 한번 들렀다.
지나온 중미의 어느 프랜차이즈보다 깔끔하고 까페 분위기도 좋았던 곳.
저 할아버지의 의미는?
덥다.
생각이 없다. 관심이 안간다.
할배요... 패스 하이시더!
그리고 오후 느지막히 도착한 곳...
쨔쟌~~~ 그라나다!
숙소를 찾아보러 다니기 시작.
큰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야 숙소와 관광객들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 크게 어렵지 않게 왔다.
하루 5불 하는 도미토리 하나 잡았다.
숙소에서 보니 레온에서 만났던 네덜란드 애들을 여기서 또 만났다.
넓어서 맘 편하고 좋은데...
저녁엔 백패커들 때문에 상당히 시끄럽다.
내일 다른 곳으로 옮겨야지.
으아, 몸이 무겁다.
느긋하지만 이곳은 싫고, 같은 가격대에 건너편 호스텔로 바로 방을 옮겼다.
정말 정말 조용한데다 주방도 훨씬 더 깔끔. 인터넷도 하기 좋음! 이름은 Hostal Entre Amigos.
주방에 기본 재료도 있어서 참 유용함.ㅋ
여기엔 레온에서 만난 준희씨가 있었다.ㅋ
어제 도착했을때 준희씨는 내가 머물던 곳에서 이곳으로 옮겼다는데....
이유는 참 비슷.ㅋㅋ
동료가 생겼으니 장도 같이 보고
광장 여기저기 돌아댕기면서 군것질도 하고 시간을 보낸다.
저녁엔 한국사람들끼리 맛난거 만들어 먹고 남녀 두리 밤늦게까지 수다 떨다 잔다.
아침이 되고 보니 준희씨는 코스타리카로 떠났고 머리맡엔 바나나 세송이가~ㅋ 므흣+_+
여자의 섬세함. 감사합니다! 맛나게 먹을께요. ^^
중앙 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식민 도시로 알려져 있는 그라나다(Granada).
스페인에 같은 이름을 가진, 알 함브라 궁전으로 유명한 그라나다와 같지만 그 분위기는 사뭇 다르........겠지?(스페인을 아직 안가봐서...;;)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많이 있다.
꽤나 발전이 많이 되었던걸로 생각이 되는데 그 이유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 전략적인 위치때문에 무역에 있어 큰 이점을 누릴수 있었고 당연히 그 영향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거.
니카라과 위치해 있는 지도를 보면 중미에서도 중간에 있다.
고로 북미와 남미의 위치에서 무역을 할때 중심적인 역할을 했기에 충분하다.
또한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지리적 이점이 상당했으리라 쉽게 짐작된다.
해적과 화재 및 갖가지 재난에도 잘 이겨내고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된거.
이곳 그라나다도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져 있겠지?
신나게 돌아보면 좋을텐데....
그러나... 낮엔 햇빛이 상당히 뜨거워 돌아다니기가 쉽지가 않다.
상당히 지쳐가는데 휴식이라도 잘 해야지.
아훅, 힘 빠져.
더워서 축~~ 쳐지는 지금이다.
숙소에 왔다가 밖에 나가서 군것질하고 가만히 앉아서 쉬기를 반복.
어디 좀 가볼만 할텐데도.....
시원한거 하나 들고 의자 혹은 난간에 걸터 앉아 사람들 구경이나 한다.
음료수 마시러 왔다가
배가 고파와져 음식을 시켰는데...
간장속 양파가 너무 맛있어서 다 먹고 보니 거의 반 넘게 먹었다.
아줌마... 잘 먹었으요.. 헤헤헤;;;;
배 부르지만... 냉면먹고 싶다.
흑흑 냉면...ㅠㅠ
더울땐 냉면이 레알인데....
입맛 없을땐 냉면이 레알인데....
음식하면 냉면이 레알인데....
흑흑 냉면!!! ㅠㅠ
맨날 오후부터 저녁늦게까지 종교 집회가 있었던 중앙 공원.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낮엔 비가 미친듯이 내린다.
다시 강한 나타난 햇빛은 보도 블럭 사이사이 스며든 빗물을 빨아내서 나에게 분무질을 한다.
흐아... 덥구나.
늦게 장 보고 또 다시 숙소로 왔다.
오전중에 했던 빨래도 다 개켜놓고 짐정리를 해야하는데...
깝깝하구만.ㅋ
숙소에 여러명 있다가 혼자 있으니 조용하고 조으다.ㅋ
아침밥 해 먹고 짐을 싸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훌쩍 흘러가 버렸다.
상당히 더운 아침이다.
내 모습을 보는것 같군.
그라나다에서 잘 쉬고 떠난다.
유명한 관광지에 와서도 마음이 크게 동하지 않는거 보면 이곳에 대한 지식의 부족과 흥미가 떨어져 몸과 마음 다 지친다.
쉽게(?) 피곤해지는것과 호기심으로 생성되는 어떤 에너지가 줄어들고 있는거보니 지금 이순간이 지나고 나서 어떻게 기억이 될지 모를일이다.
시 외곽쪽으로 얼마 나오지 않았는데도 엄청난 땀이 주르륵 흐르륵~~~
흐아, 코스타리카, 파나마까지 내려가면 더위가 얼마나 더 심해질지 생각하기도 싫어진다.
역시나 도로는 우선(牛先)이다.
나한테 달려들지만 말아다오!
왼쪽으로 꺾어 리바스(Rivas)방향으로 간다.
오늘의 목적지는 산 후안 델 수르(San Juan del Sur).
서핑으로 유명한 곳.
그렇지만 아주 작은 마을이다.
역시나 덥다. 그리고 뜨겁다.
냉면 먹고 싶다.... ㅠㅠ
흑흑흑...
냉면냉면냉면냉면....ㅠㅠ
냉면먹고 죽은 성원이 때깔도 참 고울텐데...;;;
사진을 찍을 여유도 그늘이 아니면 참 귀찮아진다.
아침에 출발이 늦었나... 아니면 몸의 기력이 쭈우우욱~ 빠져서 그런건가... 오늘 라이딩이 그닥이다.
중간에 잠시 비가 와서 비 맞고 라이딩...
니카라과에 들어오고나서 라이딩을 할땐 꼭 비를 맞는다.
얼마 안가서 또 그치고 햇빛이 내리쬔다.
몸의 에너지 방전이 과도하게 빨라지고 있다.
도저히 힘이 안나서 패스트 푸드점에 잠시 멈춤.
패스트 푸드는 그야말로 짧은 시간 불타오르는게 마치 에너지드링크 같다.
얼마 안되서 충전 빨간불이 들어온다. ㅠㅠ
지도를 보고 길을 좀 헤맸다.
Rivas을 따라 나 있는 메인도로 2번 도로를 따라 갔으면 더 빨리 갔을텐데 작은 샛길을 찾아가다 보니 길을 1시간동안 헤맸던거...
이것도 자전거 여행 아니면 못할 매력들이다.
길이 하나 밖에 없지만 그래도 확인은 해 봐야지.
동네 아저씨에게 길을 물어보고 그 방향으로 계속 고고싱!
해가 질까 무서워요...ㅠㅠ
라이딩을 더디게 하는 복병은 어디서나 있는 법이다.
비포장 도로다보니 나오는 길도 울퉁불퉁에다 진탕길이다.
해도 져서 위험하겠지만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는 동네임을 알기에 치안은 다른 도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낫다고 알고 있다.
역시나 에너지 방전.
탄산음료 2병으로 떨어진 당을 보충하고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페달~ 페달~
굽이 치는 비포장길때문에 브레이크를 잡아도 낙차가 꽤나 있던 곳을 여러번 지나오다 보니 뒷 짐받이에 엄청나게 무리가 간다.
혹시 부러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얼마 안가서 북북~~거리는 소리와 함께 뒷 집받이가 부러졌다.
아아아앜!!!!!!!!!!!!!!!!!!!!!!!!!!!!!!!!!!!!!!!
과테말라에서 용접했던 부분이 또 다시 부러졌던거.
20분 넘게 낑낑대서 임시처방을 했다.
San juan del sur에는 거의 다 도착해서 왔던 지라 끌바로 30분 정도 밖에 안 걸렸다. ㅠㅠ
날씨도 더운데 힘도 빠지고 자전거의 여러 부분도 조금씩 말썽을 일으켜간다.
숙소를 찾으러 돌아다니는데 저렴한 곳이 있다.
숙소 주인 아줌메에게 부탁해서 방 확인하고 보고 들어가려는데 주인 남편인지 동생인지 술이 취해서 영어로 자꾸 F**k you! F**k you!!! 를 남발한다.
뭐야 이 병신은?
방 잡아도 귀찮아 질것 같아 근처 얼마 안 떨어진 곳으로 숙소를 옮기고 짐을 풀었다.
씻고 나면 좀 개운해질거라 생각했는데 더운 날씨는 집이 있는 열대야를 생각나게 한다.
저녁 맛난 곳이 있나없나 여기저기 돌아다녀본다....만 입맛이 없다.
진심, 힘이 쭈욱~~ 빠져서 무기력에 몸이 오징어처럼 흐물댄다.
몸에 힘이 너무 빠져서 뭘 먹어야 힘이 날까?
이럴땐... 역시나 냉면이 제격인데...ㅠㅠ
냉면 냉면...ㅠㅠ
대충 음식을 사 먹고 숙소로 와서 눕는다.
파인애플 까 먹고 침대에 누웠다.
몸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밤 늦게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이.윽.고......
또 지독한 몸살에 빠져들었다....
2013년 10월 5일까지의 이야기
더운날 시원한 탄산음료 같은 님의 응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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