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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3-2015 남미

자전거 세계여행 ~1556일차 : 차빈(Chavin) 유적지, 상념 혹은 잡념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10. 5.

자전거 세계여행 ~1556일차 : 차빈(Chavin) 유적지, 상념 혹은 잡념




2014년 6월 29일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도시, 와라스(Huaraz) 주변에는 역사 유적과 함께 액티비티가 많이 있다.


그저제 69호수를 같이 여행한 형용이 형과 함께 페루의 잉카 문명보다 1000년 이상 앞섰다는 차빈(Chavin) 유적지로 간다.





















 높고 푸른 하늘이 정말 예술이로세.


씽씽 불어오는 바람은 이곳이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추운지를 실감나게 한다.


카메라 색감의 오바가 없진 않지만 하늘이 정말 푸른데다 불어오는 바람은 고도만큼이나 

그리고 계절적 날씨만큼이나 차가웠던지라 온 몸으로 느끼는 기분은 상상 이상이다.














많이 올라왔다.


하늘과 조금은 가까워진듯. 














차빈 유적지에 들르기전에 잠시 정차.

















께로꼬차(Querococha)라는 호수에 왔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 되고 있다는 호수.


바람이 얼마나 쌩쌩쌩쌩~~~~ 불어제끼는지... 

으아아!!!!!!!!!!!!!!!!!!
















 

형님은 지금 야마와 교감 중이나 도도한 야마는 풀 뜯어먹기에 바쁜 듯.


도도한 녀석, 앞으로 '관심없다'는 말은 '야마 풀 뜯어먹는 소리 하고 있네'로 바꿀까보다.















내리는 순간 느꼈던 거지만... 으아... 바람이 왜 이래 쎈겨... ㅡ.ㅡ


점점 추워온다.











 



하늘은 정말로 푸르디 푸르고 눈이 말할수 없을정도로 시원하다. 


69호수를 트레킹할때처럼 가슴에 답답함을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듯한 기운이다.


흐하~ 이렇게 좋을수가.

바람이 찬 것도 꽤나 도움이 될때가 있다. 


이 차가운 곳에서 현지인은 야마 몇 마리를 끌고 사진을 찍기를 권유하는데 사진을 찍는 여행자는 딱 1명 봤다. 


척박한 곳에서 날도 추운데... 

이들의 삶은 참 쉽지가 않구나. 














날리는 마른 풀들에 잠시나마 마음이 쓰인다.


밤에는 정말 정말 외롭고도 긴 시간을 보내겠다.















감상에 빠지기 좋은 시간이다.

이 지구의 남반구, 페루 어느땅에 나도 지금 내 두 발을 딛고 있음을 자각하는 바로 지금이다.


삶의 처한 위치와 내 마음상태에 따라 


톱니바퀴의 부품 하나쯤으로 느껴지는 지금일수도 있겠고


치열함에 땀흘리는 지금일수도 있겠다.


여유로 마음을 돌아보는 이 시간은 이전의 힘듦이 없었다면 소중하게 여기지도 못했을꺼다.


삶에서 적절한 인고의 시간이 있는것에 감사가 느껴지는 지금이다.














 

날씨가 추우니 스스로 상념에 빠지는 걸 깨닫게 된다.


더울때보다 팽글팽글 도는거 보면 차가운 날씨는 인간의 사고에 정말 영향을 많이 미치나보다. 


유명한 철학자가 많은 나라들은 대부분 겨울의 날씨를 갖고 있는걸 보면말이지.














잠시나마 자전거 타는 개똥철학자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만끽해야쥐~~~~

우헤헤헤헤헤헤헤헤~~~















형, 이 시간은 언제 다시 올까요?? ^^ 


해발 4000미터에서 점프샷 2번 찍었더니 숨이 엄청나게 차다. ㅎㅎㅎㅎ

고산은 역시나 고산이다. 








20분밖에 주지 않은 시간에 맞춰서 돌아왔는데 차로 늦게 돌아온 여행자들 때문에 가이드가 시간 좀 지키라고 얼굴을 붉힌다.


차 안은 잠시 침묵. 











 







꼬불꼬불한 높은 고개를 넘어터널 카위시(Tunel de Kahuish-해발 4516m)를 통과하자마자 바로 나오는건 십자가를 든 예수상, 

그리고 또 다시 보이는 꼬불꼬불 길.

바로 앞의 설산은 야나마라이(Yanamaray-해발 5,237m)산 되시겄다.
















계속 도로를 따라 오는 길은 험한 산 만큼이나 아찔한 높이에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머리속으로 계속 드는 생각은 이 척박한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야말로 대단하다 싶을 정도...
















유적지 입구 도착.














기념품 사이소~ made in china 아니죠?ㅋ














입장료 10솔을 내고 안으로 들어왔다.


















뭔가 어설프고 엉성한 느낌이 드는건 나만 아니겠지?















입구 쪽 비석에 새겨진 그림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가이드.


차빈 유적의 대표적인 유물이라는 라이몬디 비석.


새겨진 그림의 의미를 길게 알려줬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기억이 거의 안난다.














BC 1,500∼BC 300년에 형성된 차빈 문명. 


돌아보면 방치아닌 방치를 해 놓은 느낌이 든다.



1985년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유산이라는 차빈 유적. 



페루의 핵심 포인트인 마추픽추와 차이가 나는 것은 바로 돈의 흐름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나라의 정치적인 문제, 그리고 돈은 뗄레야 뗄수 없는 것이니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마추픽추를 신경쓰는게 이들에겐 남는 장사.  
















내가 수세기 전의 장소에 와 있는거 맞지?


어딘가 화살이 안 날아오길 바라며 한 걸음 한걸음....















물길















조금 더 걸어들어오니 넓은 광장(Plaza mayor)이 나타났다.
















오긴 왔는데...ㅎㅎㅎ















넓은 이곳은 뭐하는 곳인가?

























가이드가 말해주는 설명을 듣자하니 제사나 여러 의식들을 거행했다는 곳이라고 들었다.


저 위에 큰 돌은 제물을 바칠때 쓰던 제단.


건물들은 회반죽없이 테트리스 하듯 착착 맞춰 만들어 놓았다.


전날 공부를 좀 해놓고 오긴 했는데 자세한 내용들을 정말 알아듣기 힘들었다.
















돌기둥에 얇게 새겨져 있는건 여러 의미를 지닌 재규어나 기타 동물들.
















요 밑에는 지하 수로가 있다.

완벽한 시스템을 갖춘 수로를 통해 비밀스럽게 물건을 옮기거나 할때 사용했다고 한다.

숨구멍의 역할 또한~^^




















의식이 열렸다던 원형 광장(Plaza circular) 구경하고


















이제 아래로 구경을 가 볼 차례, 요 두가지를 잘 기억을 해야한단다.














 

큰 조형물이 통유리로 막혀 보관이 되어있다.


요걸 보러 들어가는 길은 참 좁은데 큰 의미가 있는갑지?


차빈 문화에서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란손(Lanzon). 

그들의 신의 속성을 본따 만들었다고 한다.

아까 그 문 입구를 받치는 돌기둥이나 인방에 새겨진 것처럼 재규어나 뱀 등을 새겨놓았는데 그들의 애니미즘의 속성을 잘 나타내준다.















지하 통로 꽤 낮고 좁다.


다니다가 머리를 쎄게 한번 박았다.

가이드가 조심하랬는데... 아오.ㅋㅋㅋㅋ













숨구멍















어디서나 다 볼 수 있는 곳이겠다. 


이곳은...
















다시 지하의 회랑으로 내려간다.














지금 이곳의 지하 통로와 높이와 넓이는 사람이 다니기에 크게 지장이 없다.















옛날 이런 창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적을 감시하기 위한 창이겠지?














차빈 유적지를 보는것도 이제 다 끝나간다.

저긴 마지막 볼거리라는데...















위에 걸려있던 건 요거.

까베사 끌라바스(Cabezas clavas)라고 부르는 못의 역할을 하는 돌.



원래는 50여개 넘게 있었다는데 지진이후 지금은 유일하게 하나만 남아있다.


(이후 방문한 박물관에서 비슷한 것들을 봤는데 같은 얼굴 생김새의 돌들이 하나도 없고 전부다 다르다. 또한 길이는 최소 3미터는 되어보였다.)



어릴때부터 병마용같은 류의 유적들이 얼굴 생김새가 다 다르다고 말하는걸 들었는데 그게 신기하다는 뜻인지 잘 모르겠다. 

만드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닐테고 당연히 다를텐데 대단하단 뜻인가?


손재주가 없어서 나는 만들면 얼굴이 다 다르던데... ㅡ.ㅡ;;;

똑같은게 더 손재주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ㅋㅋㅋㅋㅋㅋㅋ














누가누가 더 못 생겼나?


돌못 1번!, 성원이는 2번 되시겄습니다. 

선택! 













이렇게 유적지를 돌아보는게 끝이났다.



사전 정보를 덜 조사하고 와서 그런지 사실 많이 지루했는데 돌아댕기면서 형과 함께 이야기한다고 덜 심심했던것 같다.



배가 고파오는 점심시간.
















천천히 걸어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안내를 해 주는데 역시나 가격이 현지식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아무래도 여행사와 계약되어 있는 식당인듯.







주저할것 없이 나와 형은 바로 나와서 근처 다른 곳으로 이동!













차빈 유적지가 있는 이곳은 정말 작은 동네.

식당 발견하기도 쉽다.















만만해 보이는 식당에 들어와서 음식 주문.

가격은 5솔! ^^















 

큰 도시와는 달리 전통 의상을 하고있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시간도 멈추어 있는듯하다.















기념품이 필요하다는 형을 따라 가게에 들어왔는데 유적지 입구보다 약간은 저렴한듯.ㅋ


첨 부르는 가격보다 깎아서 만족스런 가격에 합의를 봤다. ^^ 













밥 먹고 동네 한바퀴 돌다가 마음에 불현듯 들어오는 생각.


아까 호수를 거쳐왔을때도 그랬고, 지금도 비슷한 감정이다.















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어려운 이 느낌은 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불쌍함? 연민을 가장한 사랑? 자유함? 무지에서 오는 행복? 사람에 대한 값싼 동정심?  


추운데 오니 아침에 호수 볼때처럼 머릿속이 여러 생각들로 엄청나게 돌아가는데 사양딸리는 컴퓨터처럼 내 머리에 과부하가 온다... ㅠㅠ 


딴거 있나, 내가 무식해서 그런거지 뭐..-_-;;












밥 먹고 온 곳은 박물관.


우리가 돌아본 차빈 유적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 놨는데 박물관 먼저 보고 유적지를 봤으면 더 좋았을껀데 싶기도 하다.


(방치된 듯한)지금 유적지는 많이 정돈된거라(헐;;;;) 첫 모습을 보고 현재의 모습을 보면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


알고보니 40년대 산사태와 70년대 지진으로 한번 와장창~~~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래전 복구를 그나마 잘 해놓았음에도 현재는 좀 버려진듯한 느낌이 들 수 밖에....


박물관에 가면 이전에 복구 해 놓은 흑백사진들을 볼 수 있는데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고 많은 유적들이 보관되어 있다.










당시에 크게 흥미있게 듣질 못해 그저 귀동냥해서 듣기에 바빴는데 대부분 까먹은거 보면 참 재미가 없었나 보다.


박물관 돌아보고 그냥 밖에 나와 형이 찍어준 이 사진.


일본의 도움으로 발굴에 있어 많은 부분을 원조 받을 수 있었고 박물관에 페루와 일본 국기를 박아놓았다.

설명 또한 일본어로 병기를 해 놓았다.











 




조금씩 해도 저물어가고 날도 점점 추워지는 지금 이 시간.


하늘을 긴 시간 눈 아래 애교살(?)이 떨리도록 시원한 눈부심을 느껴본게 얼마만인지!!!!! 


답답할때 마다, 아니 안 답답해도 자주 하늘을 보자!!!! 

















이렇게 오늘 일정 끝.











다음날은 또 쉰다. ^_^

















 

늦은 아침무렵 들른 곳은 캘리포니아 카페(California cafe)


(방문기 - <삭제 → 카페 게시판으로 이동>)



일교차가 큰 날씨와 안데스의 조화를 물씬 느끼는 와라스에 위치한 카페.


밖의 날씨가 추워서 상대적으로 카페 내부의 따뜻함과 여유로움은 긴 시간 커피 한잔과 함께 이곳에서 몇 시간이나 보내게 만들었다.
















햐, 걷기에 좋은 날씨.


동네 한바퀴 돌아보며 내일의 여행도 결정! 














열혈 여행자로 넘치는 숙소! 아킬포(akilpo) 호스텔.

지리적 위치와 가격은 그야말로 쵝오! ^^














숙소 근처에는 큰 시장도 있지만 길거리 좌판도 많이 있다.


현지인들이 파는 살아서 운명을 기다리는 동물들...


저번에 먹었던 그 쥐고기(꾸이-cuy)인 기니피그도 보이고 닭과 토끼까지. ㅎㅎㅎㅎ















길거리엔 개가 엄청나게 많은데 개가 좌판을 벌이는 아저씨 과일들을 쓰러뜨리고 갔다.


아저씨 걍 털털하게 웃으며 다시 정리를 하신다. 


흐아, 나도 미소지어지는 순간이다.














길거리 이모저모.

시끄러운 차 경적음만 뺀다면 정말 좋을것 같다.













 


숙소 앞 노점을 하는 아줌마의 아들인지... 

그놈 참 귀엽게 생겼구나.














녀석 계속 바라보니 산티아고 보고 싶게 만든다. 


저 꼬마 안아주고 싶다. 


엄마와 행복해라. 꼬마야. ^^












설산은 구름에 가리우고















예뻤던 푸른 하늘은 조금씩 붉게 화장을 하는구나. 












복잡한 머리속은 잠시 또 접어둬야지. 



내일은 또 다른 여행자들과 빙하투어 하러 간다. ㅎㅎㅎ


사진이 환상이던데, 내게도 환상적으로 다가와 주렴! 





2014년 6월 30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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