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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0 중국

자전거 세계여행 ~158일차 : 츄시옹(楚雄), 굶주림과 진흙탕 극복하기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9.

9월 4일

 

 

친구들과 작별의 인사를 한다.

에스더는 나보고 가면 안된단다. 밥 해야된다고.ㅋㅋㅋ 나중에 꼭 한국에 한 번 놀러오라고 이야기 해 주고 갈 길을 간다.

기회가 되면 유럽에서 꼭 만나자구...^^








 

 

 

320번 국도를 타고 따리 방향으로 간다.

달리다가 어디선가 모르게 지도를 잃어버렸다. 바보같이..;; 물건을 왜 이렇게 자주 잃어버리는지 주의를

좀 처럼 못해서 문제가 많다;

 








 

 

 

 

적지 않게 가야한다. 계속 가야한다.약 3일을 늦은 시간까지 달려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과연 또 얼마나 걸릴지... 흠...








 

 

 

 

 

한참을 달렸다. 츄시옹까지 110km.. 내일 오후쯤이나 저기 도착하겠다.

이 사진을 찍고나서 안거지만... 길을 잘못들었다.

톨게이트도 지나지 않고, 320번 국도에서 56번 고속도로로 들어와 버린거였다.

흐미... 먹을 것을 어떻게 구한다? 가다보면 뭐 식당이 나오겠지...아니면, 길이 나오는 곳으로 좀 가보자.

 








 

 

 

 

위험한 고속도로를 가다가 차에 치인 개를 발견했다.

불쌍한 들개…. 윽….

사진만 찍고 갈려고 했는데, 위의 사진을 찍는 순간 차가 지나가면서 개가 또 치여버렸다.

작은 돌멩이 같은 뭔가 흩어져버리고.... 그래서 2차선에서 옆으로 튀어나가 차선사이에 걸쳐졌다.

 








 

 

 

 

사진만 찍고 가려던거 도로로 들어가서 옆으로 끌어냈다.

개는 혓바닥이 나와서 피가 흐르고, 이빨은 다 깨어졌다. 아까 작은 돌멩이 같은 게 이빨 이었나보다.

보지만 않았어도 그냥 갔을텐데... 내가 차선에서 꺼낸 개를 저렇게 두고 갈수 없어,

옆 언덕까지 올라가 풀숲에 개를 두고, 풀로 덮어주고 나왔다.

 

 

나 가야해... 안녕....

알고보니 첫 사진을 찍고나서부터 나도 모르게 계속 눈물이 나고 있었다...

그냥... 동정이 생겨서 그런가보다.








 

 

 

 

꽤 달리다보니 자전거 레인커버는 찢어져버렸네;

에휴....장비가 하나하나 망가진다.;;;

 








 

 

 

 

따리까지 281km.... 300km라도 좋다. 식당을 찾아야한다... ㅠㅠ

아... 배가 너무 고프다.








 

 

 

 

 

아, 멀리서 오징어 굽는 냄새가 난다... 어디지??

아...;;; 쓰레기 태우는 냄새였군;;;

마침 조금 남아있는 오징어를 꺼내서 씹어먹지만, 배가 고픈건 어쩔수 없다.

 








 

 

 

 

꽃아~ 근처에 식당없니?

미쳐간다... 꽃에 말을 걸고있다..;;

 








 

 

 

 

쉬면서 지나가는 차를 보며 나 식당있는데까지만 데려달라고 혼자말을 중얼거린다.

저 뒤의 내리막을 지나 다시 오르막을 올라왔는데, 주린 배가 라이딩을 더 힘들게 만든다.

먹을것을 찾다가... 아~ 사탕이 있었지?!!! 

꺼내서 우걱우걱씹어먹고... 힘을 내어 본다.

 

 

갑자기 잘 달리던 자전거 전부터 이상하긴 했는데… 방향전환이 잘 안된다;








 

 

 

 

자전거 헤드 림부분이 문제가 생겼다. 

무거운 짐으로 인해 안에 문제가 생긴것...









 

  

 

 

 아, 배고파 죽겠는데, 자전거까지 말썽이다. 좌우로 방향 변경을 하면 쇠깎는 소리를 내면서 정말 힘들게 한다.

방향전환까지 고달프게 만든다..









 

 








 

  

 

내가 해도 어떻게 안 되는것을 알고... 우선 다시 조립을 해서 저 터널을 지난다.








 

 

 

 

 

마을은 온통 붉다. 흙도 붉고, 물도 붉은 색이다. 광물질이 많이 섞여있는가보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멈춘거라기보다 사실 배가고파 힘들어 쉬면서 찍은 사진이다;;

 








 

 

 

 

고속도로변에서 보이는 집, 그리고 완만한 오르막.,..

배가 고파서 더 힘들다.

아!!! 식당아~ 어디있는거야~!!!!ㅠㅠ








 

 

 

 

 

쿤밍이 1900대였는데 내리막, 오르막을 반복하다가 지금 1300대로 와있다. 따리가 2000미터 대다.

고로 올라가야한다는 말...

배고파...ㅠㅠ 죽을것 같다...

날은 저물고...








 

 

 

 

 

차이윈이라는 간판이 나타난다. 도시라고 생각이 되고 좀 달려내려 갔지만,

불빛도 안 나타나서 다시 방향을 돌려 고속도로를 향해 계속 달렸다.

내 뱃속은 울고 있다. 오늘 사실 아침도 안 먹고 나와서... 저녁까지 마른오징어와 사탕만 먹고 지금까지 왔다...ㅠㅠ

 

오, 하나님이시여…ㅠㅠ

제가 먹을 것을 주소서!! ㅠㅠ

 

1분도 지나지 않아 눈밑에서부터 아래턱까지 버프를 하고 달리는데 그 틈 사이로 벌레가 들어온다.

나도 모르게 씹어버렸다.;;;;

‘오 신이시여, 전 이런 단백질은 원하지 않나이다…ㅠㅠ’

이렇게 기도응답이 빠르다니… 좀 구체적으로 해야겠어. ㅠㅠ








 

 

 

 

 

마침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았다.

복무원에게 물어보니 여기서 근처 식당까지는 40킬로미터 이상을 가야한단다. 거기가 바로 츄시옹(楚雄)시란다. ㅠㅠ

 

나 : 자전거타고 여행하는 한국인인데, 여기 편의점도 없니? 국도에는 작은 편의점도 있던데...;;;

복무원 : 메이요우...;;

 

없단다. ㅠㅠ

더이상 달릴힘도 없다...


 








 

 

 

 

마침 복무원이 조그만 배 2개를 가져다 준다.

오~!!!!!!!!!!!!!!!!!!!!!!! 완전 감사!!! ㅠㅠ

쓱쓱 문질러.. 씨만 남기고 깔끔하게 다 먹었다.

밤이라 달리기도 위험하고, 피곤하다.... 얼른 씻고 자야지..








 

 

 

 

 

옆에 공사중인 건물에 텐트를 치고...

누웠는데 진펑이 형이 전화가 왔다. 길을 잘못들어 지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텐트치고 자고 있다니, 몸조심하란다.

혹 무슨일 생기면 전화달라고...캬, 배는 고파도 마음만은 넉넉하다.

근데, 지금 나는… 배를 정말 불리고 싶다..ㅠㅠ

 

 








 

 

다음날...

텐트옆에 침대 매트리스가 있었는데, 일하는 사람인지 몰라도 옆에 누워서 아주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왜 하필 옆에와서 떠들어대는지... 아, 개념없는 새퀴... ㅡㅡ+






 

 

날씨는 구름이 낀듯하지만, 구름만 걷히면 정말 더울것 같다..

텐트를 걷고, 열심히 달렸다. 배가 고픈걸 참고...

배가 고파 물로 배를 채워서 그런지 물도 다 떨어졌다. 오르막에선 힘도 안 난다.

100미터 달리다가 멈춰쉬고, 50미터 달리다가 또 쉬고...








 

 

 

 

때마침 도로옆에 발견한 자동차 수리집.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물이 있다. 깨끗한지 모르겠지만... 그걸 가릴 처지가 아니다.

집수정을 보니 안에 물고기도 살고 있고... 아무튼 살고보자... 1.5리터 물통에 가득채워 가지고 나온다.

그리고 다시 달린다.








 

 

 

 

세계공룡의 계곡이라는 츄시옹에 다 와간다.

배고파... 먹을 것 줘... 공룡이라도 잡아먹고 싶다. 흑흑흑.... ㅠㅠ

 

 

달리고 달려, 주유소에 있는 편의점을 발견했따!








 

 

 

 

 

가자마자 자전거 세워놓고 먹을것을 찾았다.

오리온 초코파이를 집었지만, 내 머리속 어딘가 짠돌이 세포가 발동, 중국제 짝퉁 파이를 집고 음료수와 함께 계산한다.

그리고 조용히... 순식간에 해 치웠다...

복무원에게 물어보니 2km만 더 가면 톨게이트가 나오고 츄시옹시내로 갈 수 있단다. 그래... 가서 또 먹자.. ㅠ








 

 

 

 

흑...흑.... 320번 국도에 왔다고 오른쪽 간판이 나타내고 있다... ㅠㅠ

시내를 돌아댕기다가....발견한 국수집... 조용히 국물까지 깔끔하게 비운다... 그리고 앉아서 잠시 휴식...

몸의 손끝, 발끝, 머리카락까지 온 신경세포가 살아 숨쉬는 것 같다...

어제 한끼도 제대로 못먹고 굶었구나....ㅠㅠ 다행이야... ㅠㅠ 이제 다시는 고속도로로 가고 싶지 않다. ㅠㅠ

 

먹고 정신을 차리고... 길을 달릴 무렵...

신발 깁는 곳을 발견!

내 신발을 바로 맡겼다.








 

 

 

 

이 아줌마 다른 곳은 안 해주고, 계림방향으로 갈 때 다치면서 찢어진 부분만 고쳐준다.

다른 곳은 작아서 안 된다나;; 다른 곳에서 뭐 또 고쳐보지 뭐..^^

신어보니 괜찮구만.^^

자, 다시 한번 달려보자. 내일 늦게라도 따리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야지...








 

 

 

좌회전해서 320번 국도를 타고 달려라앗~








 

 

 

 

 

츄시옹시내를 지나... 길에서 파는 수박 1통을 사먹고... ^^

나오는데, 한 중국인이 태극기를 보고 말을 걸더니, 아주 맛있는 사과 3개를 준다.

자기는 3시간 정도면 따리에 간단다.

길이 안 좋으니 조심해서 여행을 다니라며 걱정을 해준다. 너두 조심히 가길~








 

 

 

 

 

2999km... 흠, 뭔가 1km를 더 달려야하는 듯한 느낌이 온다.^^








 

 

 

 

하늘이 맑다. 몹시...

배도 부르고... 해서 기분도 좋다.








 

 

 

  

3000킬로미터 지점이다. 

320번 국도는 상해에서부터 미얀마 국경지대인 루이리까지의 도로다.









 

 

 

작은 시골마을을 달리니, 해도 거의 저물었다.

마을이 나오겠지, 나오겠지 싶었는데... 안 나온다;;;

흐미... 지도를 잃어버려 도시 위치에 대한 감이 안온다...ㅠㅠ








 

 

 

 

 

길은 오르막에, 진흙탕... 정말 최악이다...

 








 

 

 

 

자전거는 푹푹빠지고 신발은 진흙으로 젖었고, 양말은 이미 축축해졌다.

마침 지나가는 아저씨 한분이 20여 킬로미터를 가던지 아니면 길가에 있는 숙소 한 곳에서 잠을 취하란다.

진흙탕길... 2시간여를 자전거를 끌고 왔다.... 어젠 하루종일 굶고, 오늘은 진흙탕길이라...

아... 참, 색다름의 연속이구만;;

멀리서보니 귀곡산장처럼 작은 백열등 하나만 켜져있는 단층 건물이 보인다.

다가가서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중국어가 잘 안통한다.

물론 내 실력탓도 있지만, 주인아저씨도 중국 보통화(표준어)를 잘 쓰지 못한다.

알고보니 소수민족인 이족(彛族)이라고 한다.

 

 

나 : 헥헥;;; 아저씨, 자전거로 여행중인 한국사람인데요~ 저기 공터에 텐트 좀 치고 잘 수 있나요?

아저씨 : 니가 무슨 한국인이야! 중국어도 하면서~ 널 어떻게 믿어~?

나 : 아저씨 저 한국 사람맞거든요;;;

 

뭐 이미… 생긴모습은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이지만;;; 빨리 쉬고싶다. 

여권을 보여주고, 어떤 경위로 왔는지 설명을 다 했지만, 10여분간의 대화 동안 좀처럼 믿지 않는다.

아, 땀도 엄청 흘리고 힘들어죽겠구만;;;ㅠ

때마침 집에서 걸려온 전화...ㅋ  어머니께 안부를 전하고, 통화를 끝내니 그제서야 믿는 눈치다.

텐트쳐도 되겠지만, 옆에 방 있는데 10위안을 주면 자고 가도 된단다.

아저씨는 원래 앞 진흙탕 320번 국도를 까뒤집기전에 괜찮았는데,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앞의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줄었다고 한다.

아저씨 사정도 듣고 하니 아저씨 도와주고 싶기도 하고, 나도 맘 편하게 잘려고 방을 잡았다.








 

 

 

 

내일은 생일이다. 뭐, 사실 거기서 거기겠지만..^^

텐트에서 맞는거보단 이런 방에서 맞이하는것도 나쁘진 않겠지?ㅎㅎㅎ

짐을 풀고 아저씨한테 돈을 드리러 가니 뜨거운 물을 준비해주신다.

이런 감사할데가... 다 씻고나니 술 한잔 하겠냐며 물어보신다. 물론 너무 피곤해서 자야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아저씨 옆에 보니 바이주(白酒-40도가 넘는 술)병이 한가득... 아저씨는 술로 답답함을 푸시는가보다...








 

 

 

 

모기가 있어 모기향을 요청했는데 다 마신 술병 뚜껑위에 구멍을 뚫어 쓰다남은 모기향을 꽂아 주신다...

ㅋㅋㅋㅋ 웃음이 나온다. ^^

하하하!!!!!

 

이런 경험... 아, 힘들다...하지만... 언제 해보겠노...?

아직 견딜만하다... ^^

 

그리고… 나도 모르게 여러가지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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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4일

좋긴 하지만… 0 원! ㅠㅠ

 

5일

방값 10위안

간식 17위안

국수 5위안

음료 3위안

신발수리 1.5위안

수박 5위안

합 41.5위안

 

달린거리

4일 112.2km

5일 119km

 

총지출

9760.3 + 1141.9 홍콩달러 + 미화 66달러

+ 41.5 =

9801.8위안 + 1141.9 홍콩달러 + 미화 66달러

 

총 달린거리

6699.2km + 112.2 + 119 =

6930.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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