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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3-2015 남미

자전거 세계여행 ~1609일차 : 커피따러 갑시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10. 5.

자전거 세계여행 ~1609일차 : 커피따러 갑시다






2014년 8월 14일


이른 새벽, 덜컹거리는 화물차칸에 몸을 실었다.


새벽녘의 차가운 바람을 가르고 비포장도로를 힘겹게 달려 도착한 곳은 사티포에서 1시간여 떨어진 커피 농가.










도착한 농장에서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 해주는 건 











 



 

요, 뽀요(Pollo-닭)~ㅋㅋㅋㅋ 


농장 가족들도 이제서야 슬슬 아침을 준비하는듯하다.














불을 떼고














방문한 우리를 위해 주인 아줌마가 내 놓은 달걀 프라이는 께 리꼬(Que rico-늠 맛나요!!)ㅋ















 

 

최성수기는 아니지만 지형과 위도, 그리고 날씨 덕분에 수확을 일년에도 여러차례 할 수 있는 이곳.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커피의 프로세싱 과정에 따른 맛을 비교해 보고자 샘플을 위한 커피 체리 수확을 위해 온 것.


우리가 직접 따서, 건조하고, 가공하고, 볶고 내려 마시는 일련의 과정들을 처리 할 예정.


그나저나.... 커피농부가 되는거, 쉽지 않은 하루가 되겠다.


흐엉흐엉흐엉~!~!~!~!













새벽에 내리는 비를 잠시 피해서 몇가지 재밌는 짓(?)하고 놀다가

 



 

차를 타고 진흙길을 지나 도착한 농장 입구












 





 

차가 내려준 곳에서 상당 시간을 더 걸어서 가야한다.


비가 와서 땅이 많이 미끄럽다. 













그리고 도착한 커피밭.


후아~~













가파르고 습기 가득한 이곳에서 커피 체리를 따야한다.










잠시 숨을 고르고 이내 작업에 돌입한다.


그리고선 3시간여 동안 커피체리를 따기 시작! 









 


 

흠, 호주에서 농장에서 일 했다면 농신은 될 수 있었을까? 라는 상상도 잠시...

심심해서 카메라를 들고 친구들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었다...ㅋ


빨갛게 익은 체리를 입에 넣으니 정말 달콤하고 맛나다. 


그러나 손에 끈끈하게 남아있는 커피 과육과 덥고 습한 날씨의 콤보 공격은 체력에 조금씩 부담을 주기 시작한다.









작정하고 커피도 많이 땄으니....ㅋㅋㅋㅋㅋ 장난이라도 좀 쳐야겠다.





으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하디, 이리로 좀 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심한 사진 말고, 코 평수 좀 넓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게 사는 맛인겨! ㅋ


내일 죽어도 지금 당장 좀 웃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셀리아는 예쁘게만 찍는다.


봐 줄 수 없지~!ㅋ















레오니, 너도~ 예쁜척 따윈 없음.


프랑스 얼간이 한국 찐따.


생각해보니 캄보디아 같이 여행한 프랑스 친구 덤앤더머 알렉스가 보고싶다.ㅠ














나다 싶으면 얼른 코에 체리 하나씩 넣고 웃어야제~ㅋㅋㅋㅋㅋㅋㅋ


서로의 모습이 너무 웃겨서 서로 미쳤다고 웃기만 했는데...


사진을 보니 각국 또라이들이 잠시 농장에 온듯.....-_-;;;;




 

















 

커피가 익어가는 이곳에서 여러 곤충들도 함께 즐겁게 살아간다.

작은 벌레들도 보이는거 보면, 그리고 벌레 먹은 잎사귀들도 보이는거 보면 유기농을 최대한 지향한다는 거겠지.


듣기로 원래 유기농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화학비료나 살충제 등을 살 여유가 없어 어쩔수 없이 유기농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좀 더 가슴아프다.




미친척 사진 찍는 우리도 잠시나마 즐겁다. 


우헤헤헤헤헤~~~~!!!!!!!!!











커피따는 전문가 아주머니.


초기 3시간여를 집중해서 따서 아줌마랑 비교해봤는데 설렁설렁하는것 같은데 나보다 더 많은 양을 땄다. 














다들 딴 커피를 모아보니 양이 꽤 된다.


양을 보니 2포대하고도 반 정도가 나온다. 













탐스럽게 잘 익은 이 커피들은 어떤 맛을 낼까????










 



 

오홋~~ 궁금하다.  


맛있겠죠?? ^^ 


한입 하실래예?? 













 


 

이젠 옮겨야할 차례.


커피를 한 자루에 모아 가지고 이동하려는데 그 무게도 무게지만, 

자루를 메자마자 커피과육들이 등을 타고 찔끔찔끔 흐르더니 이동할수록 자꾸 민망한 곳으로 조금씩 흘러간다.














 


 

과육들은 지체없이 X구멍으로 돌격 앞으로를 한다. 


스멀스멀 흘러들어가려 할때마다 손으로 닦아내고 닦아내고를 반복하고 점심 먹을 곳에 내려왔다. ㅡ.ㅡ;;;














단란해 보이는 꼬끼오 패밀리.


큰 닭 튀겨 먹으면 참 질길듯.....














점심 식사간 농장 아줌마는 다른 나라에서의 커피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한다.

특히 궁금증을 가지는 것은 커피의 질의 향상,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커피가 어떻게 팔리냐 하는 유통, 그리고 가격에 대한 것들.


이 농장의 경우 커핑(cupping-커피 평가)결과가 당시 86점을 넘어 스페셜티(specialty-커핑점수 80점 이상의 커피)로 판정이 되어 돈을 잘 받았다고 들었다. 

오늘 직접 우리가 딴 커피 또한 어떤 맛을 내 줄지 상당히 궁금궁금~?~?~?~?














무서워 하지마~ 나 안물어!!!ㅋㅋㅋㅋㅋ

사진을 찍으니 쑥쓰러움을 많이 타던 꼬마아이.


참 귀엽다. ^^ 











 


 

우리 간다고 옆에 있던 옆에 있던 쁠라따노를 따오셨다. ㅋ

왠지 튀겨 먹어야 할듯....












그나저나 잘 웃다가도 왜 사진만 찍으면 다들 굳은 표정이 되는건지 모르겠다.;;;;















작업장으로 돌아왔다.


건조를 위한 준비와 커피 체리 선별작업에 돌입!



커피 체리를 딴 그대로 말리는 내츄럴(Natural) 프로세싱, 

커피 체리만 벗기고 과육이 묻은채로 말리는 펄프드(Pulped) 프로세싱, 

커피 과육을 벗기고 과육을 물에 씻어내고 말리는 와시드(washed) 프로세싱


대륙별로 나라별로 차이가 조금 있긴 하지만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커피는 보통 3가지의 방식으로 건조가 된다.











같은 커피로 이 실험을 해 볼 예정이다. ^^


맛이 어떻게 다르게 나올지... 책에서 설명하는 이렇다저렇다 하는게 아닌 직접 체험을 한다!



 







 

내츄럴은 따로 담고, 펄프드와 와시드 과정을 위해 얼른 과육을 벗겨내야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가 진행되는동안 안 좋은 냄새가 배여 커피의 맛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니 신경써서 작업~!


딴지 얼마 안된 커피들이라 그런지...

정말 싱싱해 보인다.


벗겨낸 커피체리 펄프가 마치 보석가게 놓여진 것처럼 반짝인다.














커피도 맛있겠고....


자꾸 눈앞을 왔다갔다하는 너.... 


맛있겠는데!!!!!!!!!














  

작업이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들 막바지가 되어가니 사진 찍을때도 포즈는 얼음하는 여유(?)까지ㅋㅋㅋㅋㅋㅋㅋ















샘플 분류,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끝! 















오늘 다들 수고 했어요! ^_^


저 옆에서 딴짓하는 총각은 그래도 몸은 찍혔네.ㅋㅋㅋ




 











 

옆에 있던 파파야 나무에서 파파야도 선물받고~ 















오늘 함께 해준 농장 가족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이 없다고 해서 찍은 사진을 하디에게 전했다.










 




 

정말 이곳에선 차가 없으면 커피를 팔래야 팔수 조차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으로 직접 체험해보니 인프라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한다.


비포장을 1시간여를 달려야 포장도로가 나온다. 

(하지만 곧 나올 지역은 더 열악한 곳.-_-;;)














 


 

커피중 따로 빼 놓은 와시드 프로세싱 용 커피은 물로 완전히 과육을 씻어낸다음 















다른 커피들과 함께 건조 시작.


특징은 이미 색으로 나타난 상태. 


맛으로도 곧 나타날 것이다. ^^












 




 

난 결과물로 나올 생두에 관심이 많고, 레오니는 생두가 되어가는 과정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레오니는 30분 간격으로 커피의 수분 함량을 재고, 난 그냥 기다리면 될 요량.


레오니한테 묻어가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열심히 커피 딴 결과는 손톱이 말해준다. -_-;


하루 죙일~~ 커피 건조에 신경을 쓴 날이었다.















다음 날 아침 랩에 있는데 사무보는 직원과 다른 아저씨들이 오더니 웅성웅성인다.


무슨 일!?!?














뭔가 하니 바로 커핑에 대한 결과를 가지고 대화가 오가는 상황.


커핑을 하는 사람이라면 스페인어도 쓰였더라도 폼을 보면 금방 커피의 품질을 알게 될 것이다.

(에스빠뇰로 쓰여진거 보니 재밌지 않나요?? ^^)


이들의 한해 농사 결과가 숟가락 하나 들고 있는 커피 감별사 앞에서 결정이 난다니...


어떻게 보면 참 잔인한 운명같으면서도 마치 우리나라 쌀 등급을 잘 받기 위해 노력하는 농민들과 오버랩이 된다.












 


 

아침 9시 정도부터 내리쬐는 햇빛은 정말 거세다.


12시-2시사이엔 정말 뜨겁다.















고로 커피 건조도 잘 되어간다.


바람도 설렁설렁 잘 불어주는지라 시간마다 적당히 뒤적여 주고 수분함량도 체크한다.



 













 

차례로 와시드, 펄프드 내츄럴, 내츄럴 방식의 커피다.
















점점더 모습을 갖추어 간다. 


녀석들 점점더 예뻐져 가는데?!?!?!?












그리고 이곳에서 빠질수 없는 매일매일의 커핑. 











유기농 커피의 대명사인 페루 커피.



다른 지역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있는 이곳 Satipo 지역의 커핑노트는 

주로 강한 견과류의 뉘앙스와 함께 오렌지의 산미가 두드러지는 특징을 지녔다. 


좋긴한데 맨날 비슷한 것들만 마셨더니 지겹다..-_-;;;




아, 요 간사한 혀 같으니라고.................








 





 

커피가 다 마르면 노란 파치먼트(parchment-내과피)를 기계에 넣고 돌리면 우리가 생두(Green bean)라고 부르는 결과물이 나온다.











조합에서 파는 커피 분쇄하랴 포장하랴 최근들어 저녁까지 바쁜 시간이다.













창고와야 이런거 해 보지~ ^^ 언제 해 보겠나.














으하하하~~~ 창고지기 친구들과 친해져서 끼적대다가 백 하나 들어봤는데... 


튼튼하다고 생각했던 다리가 휘청일줄은 몰랐다. 


정말로 커피 자루를 들고 나르는 작업은 상당한 체력을 요한다.


흠.... 남자는 하체!!!!!!!!! 페달 밟을 시간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ㅋ










 





 

하디에게 배운 로스팅을 해 본다.


옆에서 좀 봐주지... 바쁘다고 대충 설명해주고 가버린다.

실패할까봐 가슴 조마조마..... ;;; 후우~~~ 


이 커피들은 주문 온 곳이나 이 인근의 수퍼마켓 매대에 진열이 될 것들이다. 


안녕하세요, 야메 초보로스터 성원입니다.


그래도 기분 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컴퓨터 앞에 앉아 간만의 여유를 즐기는 그녀.


수분 재러 올라가자...!














덥다. 


오후 4신데... ㅡ.ㅡ;















내려와서는 선별한 스페셜티를 드리퍼로 내려 마셔보고 평가 해보는 시간.


사람마다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은 뉘앙스나 느낌을 기억하는 방식은 다를텐데

레오니와 대화해보면 기억하는 방식은 아마 와인에서 비롯된 것들이라 생각이 든다.

역시나 프랑스인 답다.















요 가스네~ 눈웃음 칠땐... 느므 귀요미! 어맛 @.@













 


 

30분이 지나서 다시 재보는 수분 함량.


건조의 이상적인 상태인 12%대로 내려왔다. 꺄울~!~!~!~!~! ^^ 


5일정도의 건조를 거쳤다. 

으하하하하하하하!!!!!!!!!!  이제 입에 들어올 일만 남았군.ㅋㅋㅋㅋㅋㅋㅋㅋ










 










 

쳇바퀴처럼 일상속 정신이 멍해지기 시작한다. 

이럴때일수록 정신 좀 챙겨야지. 


사실은 잡무가 많아져서 바빠졌기때문인데....


안 마시던 사람들이 갑자기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건가? 

아님 중국인들이 이 멀고 먼 촌동네 오기 시작한건가? 


주문이 커피양이 엄청나게 많아서 최근들어 일이 많다.


볶아서 갈고 포장하고 보내고, 또 샘플 로스팅도 하고... 

일손이 되면서 정말 많은걸 배운다.















사티포에 처음 갔을때도 그랬고 지난 몇주전부터 꾸준히 인근 지역의 한 아저씨가 이곳 조합에 오기 시작했었다.


커피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들의 도움과 협조가 필요하단다.




원래 계획한 시간이 다 되어 떠나려고 했는데, 몇번이고 부탁을 했다.


여러가지 여건이 너무너무 열악한 곳에서 이들이 커피 행사를 위한 주최를 하는데 거듭된 부탁에 가기로 결정했다.







뭐 개뿔, 아는게 있어야 도움이라도 될텐데.....;;;;


생각해보니 현지인들만 가득한 곳에 나와 레오니 외국인 2명이서 가면 그래도 뭔가 있어보일까 구색이라도 좀 맞출 수 있을까 하고 내린 결정이다.


최근들어 머릿속 한켠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이 이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그! 렇! 게! 2박3일의 행사를 위해 에스프레소를 뽑는다.




무려.............. 

































200잔!!!!!!!!!!!!!!!!!!!!!!!!!!!!!!!!! -_-;;;



왜?


그곳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단다.


에스프레소 머신조차 없어 에스프레소를 맛 본 사람은 거의 없다. 

보온병에 챙기긴 했지만 10시간이라도 갈까...-_-;;;


그래도 준비해서 간단다.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겠다.




 




 



축제간 사용할 것들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간단히 선보일 메뉴들과 기타 교육자료 등을 준비해서 포장을 마쳤다. 


내일 갈 곳은 새벽차를 타고 무려 3시간 이상을 꼬불꼬불 달려야할 비포장 산길.


일찍 자야한다.














 



 

학교 마치면 랩으로 와서 맨날 '원, 오늘은 카푸치노 안 만들어???' 하던 같은 건물 사는 꼬마, 에스테파니와 예시카. 


웃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운 꼬마아이들.


작별할 시간이 정말 다가오는구나.....ㅠㅠ

결혼할 때가 됐나...?? 아이들이 왜 이렇게 좋지...? -_-;;;


꼬마들과 볼키스를 하고 꼭 안아주고 헤어졌다. 


Chicas, Hasta Luego!











사티포로 돌아온 날 바로 리마로 출발하기 위해 모든 짐을 쌌다.



이렇게 한달여간 한 추억의 페이지도 마무리가 되어간다.




2014년 8월 22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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