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여행 ~1838일차 : 피츠로이(Fitz roy), 아름답도다! 평화롭도다!
2015년 4월 2일
엘 칼라파테로 도착 후 하루를 쉬었다.
아, 정말 아르헨티나에서 소고기는 진리다. ㅠㅠ
고기 한 덩이 구워먹고 다음 목적지인 엘 찰텐(El chalten)으로 넘어간다.
겨울로 넘어가는 파타고니아에선 개들도 추운지 새벽 차를 타고 가려는 여행자들과 함께 대합실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개판, 아니 출발 5분전.ㅋ
엘 칼라파테에서 엘 찰텐까지는 3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은 거리다.
아침 일찍 출발한 버스는 여행자들을 엘 찰텐 여행정보센터에 내려놓았다.
독특하다.
정류장이 아니라 정보센터에 내려놓다니???
정보센터에서는 엘 찰텐에 대한 소개를 해주고 필요 한게 있으면 오라고 하는데,
최근의 날씨에 여러가지로 트레킹이 쉽지 않을꺼라고 언질을 준다.
그래, 날씨가 이럴줄 알았나... 어디.. ㅠ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만난 티에리로부터 소개 받은 터미널 앞 숙소에 바로 짐을 풀었다.
도착하자마자 시간적 여유가 있어 트레킹을 하려고 했으나 날씨의 영향력 아래서는 벗어나기가 어렵다. ㅠㅠ
우울해진다.
아오...
다음 목적지인 바릴로체(Bariloche) 확인.
참나...-_-;
땅덩이가 크니가 버스비도 장난이 아니다.
21시간이라지만... 여긴 남미지. -_-a 믿어선 안된다.
동네 탐색을 나선다.
거친 바람소리만 귓가를 휭휭~~ 꾸무리한 날씨.
나름 이곳에서 크다고하는 수퍼마켓에 구비된 것들도 그다지 종류가 많지가 않다.
뭘 해먹어야 좋을까?!!?
엘 찰텐에 오긴 왔는데, 그냥 떠나야하나? ㅡㅡ;;;
여행에선 언제나 좋은 시기가 있고, 가장 좋은 시기가 있는 법이다.
너의 리즈시절은 지났구나.
좋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_-;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행자들도 아쉬움에 숙소에 바글바글.
내일 떠나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다 음 날!
어이쿠야, 이거 왠일? 날씨가 거짓말같이 맑아졌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일어나자마자 밖을 확인해보니 어제 누가 날씨 갖고 장난쳤어??? 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느므 좋네!!!!!!!!!!!!!!!!!!!!!!!!!!!!!!!!!!!!
산에 올라가서 똥이라도 시원하게 한번 싸야 쓰겄다!
속이 시원하다!!!!!!! 하하하하하!!!!!!!
기왕 온거 꼭 한번 보고 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내게 손 한번 내밀어 주는구나.
사랑해줄께~ 요녀석.ㅋ
피츠로이는 또레스보다 더 이쁘다.
맨 얼굴도 이쁘다.
화장하면 더 이쁘다.
숙소의 친구들은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싸 간다.
나도 어제 남겨놓은 볶음밥을 데워서 출발!
쾌청한 하늘은 안구정화에 완전 좋은 자연 치료제.
상쾌청량한 공기는 오장육부 에어샤워~!
고고싱!!!!!!!!!
흐미, 사랑한다!
엘 찰텐! ^^
작은동네지만 예쁜 건물들이 숙소나 개인 주택, 혹은 상점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
인구는 우리나라보다 적으면서 땅크기는 세계에서 7번째로 큰 나라 아르헨티나.
농업대국인 이 나라에 우리나라 농촌에서 보내는 겨울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궁금증이 든다.
우리나라의 농한기를 생각하게 된 건물들이었다.
날씨만 변했는데, 엘 찰텐이 너무너무 좋아지고 있다!!!
어젯밤의 추운 날씨의 증거.
엘 찰텐의 주요 목적지인 피츠로이(Fitz roy) 봉우리로 가는 길.
그래.... 이쁘면 용서된다.
어제 또레스 델 빠이네는 성형미인 취급을 해야겠군.
생각도 안남(이라고 하지만, 마음에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수 없다.ㅠ).
한국에 들렀을때 츄리닝이라도 한벌 사오려고 했는데, 등산복을 입어보고 생각을 바꿨다.
느므느므 편하다. ㅎㅎㅎㅎㅎ
등산로도 길 상태가 나쁘지 않은 편.
저 멀리 콘도르가.......
엘 찰텐이 정말 작긴 작군.
이제 본격적으로 걸을 시간.
피츠로이로 가기 위해선 중간에 여러 뷰포인트를 지날 수 있는데, 카프리 호수를 지날 예정이다.
날만 추운줄 알았더니 눈이 내렸었나보다.
그래서 더더욱 걸을만한 오늘의 트레킹 코스.
흙에 조용히 묻은 눈길을 걷는다.
나도 조심히 나의 흔적을 남겨주고.^^
흐아.........
호수다.
정말 평화롭고 고요하다.
나 오기전만 해도 지나간 사람들은 없었는지 정말 공기의 무게가 사근사근히 다가 올 정도로 느껴졌다.
보아하니 이전에 온 사람들 발자국도 안 보인다.
내 발자국만 눈길에 새기면서 간다.
발견한 동물 발자국. ㅎㅎㅎㅎㅎ
호수가에선 저 멀리 피츠로이 봉우리가 보인다.
석양에 비치는 피츠로이가 예술이라던데, 필터로 장난질 좀.^^
평화롭다.
정말로....
조용히 눈이 없는곳에 앉아 햇빛을 쬔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옛날 생각이 떠 오른다.
대학생이 된 이후 우리나라의 시골에 간 기억이 없다.
내겐 참 낭만적인 시골의 풍경.
방문을 열면 소리가 사북사북 장독대 위에 내려앉던 많은 눈, 그리고 얼마나 깨끗했던지 눈의 결정까지 내 손가락 위에 내려 앉았었다.
할머니가 지펴주신 아궁이의 찌짐이에 이불 뒤집어 쓰고 고구마 하나 앉아 물고 있던 기억이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이었는데....
왜 불편했던 과거를 파괴시켜놓고 다시 그리워하나...
그리고 나는 왜 그때를 그리워하나.....
추운데 니는 잘 살아있눼~!!!!!!!!!
참 좋다!
미처 잊고 있었던 것들이 많다....
감사할 거리가 생겨서 더 다행이다.
캠핑이 금지가 된 곳인데,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있군.ㅋ
맛스럽고 멋스럽다.
눈에 보이니 걸음을 늦출수 없지.
피츠로이 봉을 향해 고고싱!
걷는 내내,
평화롭다.
여유롭다.
겨울의 가벼운 산책코스로 너무너무 좋다고 머리속으로 얼마나 되뇌었는지...
엘 찰텐 사람들은 마실 가기도 좋아요.
여긴 장수마을이 되고도 남겠다.
마른 목은 흐르는 물로 촉촉히 적셔주고~
병에 물도 담아간다.
본격적인 언덕길에 오른다.
더워서 옷 좀 벗고.... 어머~ ;;;;
경사가 조금씩 커지고, 따뜻한 햇빛은 쌓인 눈을 녹여 길이 자칫하다간 미끄덩하고 넘어져 구를수도 있다.
조심조심....
올라가는 길 숙소 친구들을 만났다.
얼마 안 남았단다.
가파른 길, 열심히 걸었더니 몸에도 열이 난다. 후우~
왔구나 왔어!!!! ㅎㅎㅎㅎㅎㅎㅎ
흐아....
좋도다.
예!!!!!! ㅋㅋㅋㅋ
눈이 시원하고 이렇게 좋을수가..ㅋㅋㅋㅋ
눈이 많이 와서 신발이 푹푹 빠지다 보니 금방 젖는다.
싸온 밥을 냠냠 맛나게 먹는다.
'밥이 얼면 전쟁에도 패한다. 전투 식량이 기름범벅인 이유'라고 괜히 합리해 보면서.ㅋ
작은 바위를 궁뎅이 사잇골에 정확히 따악~! 마운트 시켜놓고 따스한 햇빛을 즐긴다.
이 좋은 햇빛에 광합성하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다. ㅎㅎㅎㅎㅎ
젖은 신발은 발이 이미 시려오고, 밝음과 맑음이 함께한 이 시간에 눈까지 시려온다.
그래도 감당하고 싶은 이 시간은 정말 행복하여라!!!!!!!!
편안히 쉬고 더 멋진 뷰를 위해 위로 올라가려는데 흠, 눈이 쌓여있다.
아가씨 힘 내슈~!
파바바바박!!!!!!! 올라가 위에 자리를 잡았다.
야호! ㅋㅋㅋㅋ
옆에는 왠 새 한마리?
오~~~ 늠름한.........
것 같지는 않고 음식 구걸하는 녀석이구나.ㅋㅋㅋㅋㅋㅋ
이 녀석 보아하니, 이곳에서 음식 앵벌이짓 하는게 하루이틀은 아닌듯.
사진기로 여러가지 장난도 쳐 보고...
자연이 쏴 주는 시원한 공기로 폐도 좀 씻어내야지.
작년 와라즈 트레킹을 같이 한 형용이 형이 피츠로이가 개인적으로 더 좋다고 그랬는데, 날씨 탓인지 나도 피츠로이에 더 정감이 간다.
여름 날씨면 캠핑에다 석양까지 즐길수 있겠다.
아................. 정말 정말 좋았겠다.
멋있다.
다시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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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랩스>
2시간 안빈낙도의 시간은 어떻게 가는 지 모를 정도여라....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좋고 지내는 곳에서 멀지 않아서 좋다.
내려가야할 시간. ^^
돌아갈 길도 참 멋쪄부러~~~~~~~~~!!!
정말 잘 구경하고 간다.
이곳에 살고 싶다던 부에노스의 윤 목사님의 말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전 세계의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지나간다.
이곳에서 작은 카페나 식당 하나 차려놓고 지내면 꽤 괜찮겠다.
숙소로 돌아와 와인에 절인 통닭 한마리로 콜라닭을 해 먹으니 옆에 있는 프랑스 애가 신기해 한다.
한국(?) 요리도 맛나다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날도 사랑스럽게 맑은 날씨.
엘 찰텐아, 나의 입술을 받아다오!
오늘은 또 다른 트레킹 코스로 간다.
어제도 느낀거지만 참 재미있는 곳이다.
땅이 넓으니 할 수 있는것도 많다 싶고........
자, 오늘의 목적지를 향해 한번 고고싱 해 볼 시간.
어제와는 다른 각도에서의 엘 찰텐, 아담한 동네.
폭포 전망대.
마르가리따가 뉴규!?!?!?!
저 멀리 보이는 설산을 향해 간다.
1시간
또 1시간여 걸려 도착한
이곳!
Cerro Torre 도착!
사실 트레킹 길은 상당히 심심했다.
피츠로이 트레킹이 유명한 이유가 있다.
그래도 이곳의 뷰 또한 일품이다.
날씨가 어제보다 흐리지만 그래도 좋은거!!!
귀요미 한 덩이의 빙하.
타임랩스를 찍어보니 아주 쪼끔씩 움직였다.
아, 멋지다.
조용히 앉아 간식 먹고 음악들으면서 누워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돌길과 물을 건너 돌아가는 길
햐....
어제 오늘 정말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한 동안 이곳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티켓을 끊으러 밖에 잠시 나왔는데 저물어가는 해.
폰카로는 자연의 빛을 멋있게 다 담지 못한다니...ㅠㅠ
같은 방의 예쁜 프랑스 친구와 함께 잡담.
경험한 결론........
피츠로이는 또레스보다 더 이쁘다.
맨 얼굴도 이쁘다.
좋은 날씨로 화장하면 더 이쁘다.
하루를 더 쉬고 다음 목적지, 남미의 스위스라는 바릴로체(Bariloche)로 간다.
2015년 4월 5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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