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년간의 세계일주/2013-2015 남미

자전거 세계여행 ~1901일차 : 오루로(Oruro), 청량함과 황량함사이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10. 6.
자전거 세계여행 ~1901일차 : 오루로(Oruro), 청량함과 황량함사이




2015년 6월 5일


라파스에서 보낸 10여일의 시간. 


이전 같으면 멍때리거나 하릴없이 보낼텐데.... 


개인의 시간이 가졌던게 얼마나 행복했던지, 정말 필요한 시간이었다.





이제 슬슬 이동해야할 시간.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간다.






분지 형태의 라파스.


현재 있는 3600미터대의 높이에서부터 시작해 이제 앞으로 계속 오르막을 향해 가야할 시간이다. 


아이고 생각만 해도 똥마려울려고 한다. ㅠㅠ


방구 부스터로 열심히 올라가야지...









무거운 짐을 끌고 높은 곳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끌바로 이동하기 시작.











꽤나 올라왔다 싶었는데 아직도 저멀리 보이는 건물들.


흐아... 


아, 진짜 엄청난 오르막.


짐 좀 줄였으면 나았을까....ㅋㅋㅋㅋㅋㅋ














중간에 가쁜 숨을 쉬며 얼마나 올라왔는지 모르겠다.


너무 힘들어 50미터 가다가 쉬고, 30미터 가다가 쉬고...














지내던 숙소에서 정상까지의 높이는 약 500미터. 


타기는 고사하고 끌바로 올라가야하니 흐아... 진짜 죽을맛이다. 


이런데서 타면 살빼기도 좋을텐데, 짐이 무거우니 이럴땐 참 끌바도 상당히 힘들다.














오래된 차들은 중간에 퍼져서 여러 사람들이 밀면서 올라가는 광경도 보인다.















흐아, 지쳐. 


군대 전역하는 기분으로 끝이 있다는 상상을 하니 그래도 한결 낫다.


올라온 길을 보니 전망이 조금이나마 보상을 해 주는구나. 













힘들어 잠깐만 쉬다가, 음료수 마시고 또 잠깐 쉬고....


몇번이나 쉬면서 올라왔는지 모르겠다. 

















성원아, 힘내랏!!!!!!!! 









끌고 또 끌고 올라.........
















마침내 도착한 정상, 엘 알또(El alto)!!! 


아쒸........ㅋㅋㅋㅋㅋ 


지금에서야 웃지..... 중국 운남성 최악의 길을 걸을때를 잠시 생각했었던 시간이었다. 


라파스여, 잘 있거라!!!!! 















출발해서 지금까지 약 4시간이 더 걸렸다.


흐아...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생도 지나고 나면 웃음이 나는구나. 


다시는 안 하고 싶다. 


으후.............















크게 숨 한번 거하게 쉬고 나니 다시 팔다리에 힘좀 주고~!!!!! 


으하하하!!!!!! 


쭈욱 뻗은 길을 따라 이제 앞으로 앞으로 페달만 신나게 밟으면 된다. 














남미에서 특히나 지도상의 길은 100% 신뢰할 수 없다.


현재 공사중인 길을 꼬불꼬불 지나면














또 공사중인 곳을 지나야 한다.


안전만 확보가 된다면야......
















잘 뻗은 길을 따라서 이제 신나게 속도를 내며 달릴 시간.














잘 뻗어 있어 속도를 내며 달리지만
















아침부터 오르막에 지체한 시간이 길다 보니 해가 벌써 오늘 라이딩에 대한 경고 신호를 보낸다.


조금만 달리고 잠잘 곳을 찾아야겠다.














역주행은 여기에도 있네! ㅋ















다음 지나칠 중간 도시는 오루로(oruro) 방향을 잡고 이동중이다.


짐이 무거우니 앞으로 나가는것도 더디고 약간의 내리막에 대한 덕을 볼 수 없는 건 바람도 꽤나 강한지라 앞으로의 전진이 느리다.















저물어 가는 해, 멋진 지금의 이 광경은 나만 즐길수 있는 최고의 순간! 















언제, 어디서 멈춰야할지?



새야 새야, 바퀴 줄께 날개 다오.















멋진 뷰도 좋은데 벌써 해가 저물어 간다.














저 멀리 보이는 설산. 


라파스에서도 참 멋져보였는데.... 캬...


고지대에서 느끼는 청량함은 볼리비아가 단연 최고지만, 황량함 또한 그에 준한다. 















해의 존재감이 낮아질수록 손가락이 조금씩 시려오기 시작하고......















해질녘 자연이 그려주는 환상적인 일몰을 즐길 찰나 안전한 지역에서의 캠핑을 해야한다는 신호가 몸 전세포로 날아든다.





작은 마을에 들어가 캠핑할 곳을 찾아보는데 정말 마땅찮고, 숙소를 찾아보려고 하니 문을 닫았거나 온 길에서 다시 되돌아서 몇킬로를 되돌아 가란다.


보통 라티노들이 말하는 2-3km는 적어도 10km이상.


손가락이 정말로 시려서 감각이 점점 무뎌지고 있던지라 어떻게는 빨리 잠자리를 찾아야했다.





수퍼에서 음료수 하나 사먹으면서 대화중 옆을 지나던 아저씨가 자기 집에 가자고 물어본다. 읭???


술냄새가 풍겨서 혹시나 또 이상한 사람은 아닐까 염려를 했었는데 대화 중 주변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괜찮다고 따라가라고 한다.



그래, 한번 가보자.



5분이라고 한 거리는 20분을 넘게 걸어 도착한 아저씨 집. ㅋㅋㅋㅋㅋ


아, 손 정말 시렸다. 















나를 초대해 준 아저씨의 이름은 프레디(Fredy). 그 부인과 아들 둘을 데리고 살고 있다.



밖에서 텐트를 치고 자려고 했더니 방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면서 아들인 로베르또(roberto)와 함께 같은 침대에서 자면 된다고 한다. 














손이 굉장히 시렸는데 따뜻하게 먹을것도 주셔서 손도 녹이고...


죄송스러웠다.






대화를 나누며 눈에 들어온 세간살이 들을 본다. 


볼리비아의 많은 이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다. 


사먹으려면 괜히 또 돈을 써야하니 어린 로베르또에게 라파스에서 잔뜩 산 군것질거리들을 줬다. 


또한 안 먹고 가방안에 짱박아 놓은 여러 먹을 것들을 드렸더니 상당히 좋아하신다.














지나온 저 앞의 도심.


하늘엔 비행기 한대가 지나가고 북두칠성도 보이는구나.















밤하늘의 멋진 별. 


가난한 이곳 사람들에게 저 별은 어떤 의미일까........???






오줌누러 밖에 나가면서 즐기는 별....


좋은 것만 볼래! ㅋㅋㅋ














밖은 이미 영하의 온도. 


손가락이 녹는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로베르또! 잘자! 
















프레디 아저씨는 물건을 운반하는 운전수로 일을 해야해서 새벽일찍 나가셨다.


아주머니와 로베르또에게 인사를 하고 가방을 구석구석 뒤져 선물 몇가지 드리고 나는 다시 길을 떠난다.

















길에서 군것질을 하며, 거센 바람을 맞으며 계속 앞으로 전진.



5시간을 흘려보내니 배가 너무 고프다. 












라면 끓여먹을 시간! ㅋ


가스 연료는 마침내 오늘로써 마무리!














햇빛은 뜨거운데 날은 춥고.... 


바람도 오지게 불고 아놔....ㅋㅋㅋㅋㅋ














조금은, 아니 많이 심심한 길을 계속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작은 동네에 도착. 


캠핑을 하려고 했으나 어제 라파스에서 나올때 엄청난 땀을 흘렸어 찝찝한데 어제 저녁엔 또 너무 추워서 씻지를 못했다. 














마실 물 구하기도 쉽지 않아 지금 이곳, 빠따까마야(patacamaya)에서 못한 일들도 겸사겸사 처리할겸 방을 잡았다.


외곽이라 그런지 대도시에 비해서 방값은 확실히 저렴하다. 


20볼.약 3달러.














배가 너무 고파 피자 한판 먹고, 씻었더니 정말 몸이 개운!!!!!!!!!!!!













 



 


다음날 또 다시 출바알! 



심심한 길이 계속 된다.



그닥 재미없는 이유가 여기있군. 















간만에 오는 펑크, 여분 타이어를 2개 사 놓은지 어언 11개월, 언제 바꿀까 생각만하고 있다가, 오늘에야 바꿨다. 


엘살바도르에서 페루까지 참 길게도 달렸다. ^^ 












 


 

지루한 길을 갈땐 또 혼자 뻘짓도 하고 혼잣말도 하고...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에너지 보충!


볼리비아로 오고나선 기본적으로 감자와 닭튀긴 요리가 기본.


제일 실패하지 않는거지만 사실 다른 메뉴는 너무 맛이 없다. 힘도 안나고. ㅠㅠ


나물반찬이 먹고 싶다!!!!! 













 


 

아직까지 좀 더 라이딩이 가능한 시간. 


갑시다!!!! 











 




 

1시간 반을 달려 작은 마을에 도착.


볼리비아엔 인디오 사람들이 남미에서 가장 많다. 


이 마을에도 그 의상을 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벌써 해가 많이 내려 왔구나.












 


 

작은 마을에서 이곳에 도착해 큰 버스로 갈아타는 거점 도시로 쓰이는 곳인가보다. 


숙소가 몇개 있다고 하는데 정작 버스가 서는 곳 앞의 한 곳밖에 없었다.


침대가 2개 있는 방이라 침대 2개가격을 모두 내야한단다. 라파스에서 지낸 숙소보다 더 비싼 가격. 1박에 50볼을 달란다.


어제 지낸 독방보다 훨씬 좋지 않은데도 불구, 100볼을 내야할 상황. 


됐어, 적당한 곳에 캠핑해야한다.


밤하늘 별 좀 보자!!!!!!!!!!!! 








 









밖으로 나오니 하늘의 빛은 으아........

 

정말 멋있다.






근데 해가 벌써 다 저물어 가는구나.













 


  

캠핑의 수칙중 하나.


가급적 사람이 없는 곳에 캠핑하기. 


민가도 상당히 떨어졌고 도로쪽에서 차가 진입할 수 없는 넓은 공터. 


거기다 밤이라 보이지도 않는다. 









간단하게 저녁을 해 먹고 보는 하늘.










별이 참 많은데.... 사진에선 보이는 건 훨씬 별로군.....














 


  

삼각대가 흔들리다 보니 하늘의 별도 춤을 춘다.














 


 

별천지 속의 나.



정말정말 춥지만................


별을 보는 이순간은 정말 특별하고도 특별한 순간이다!!!!!!!!!! 


누가 이렇게 해 보게쓰!!!!!! 


자전거 여행자의 특권!!!!!!!!!!!!!!!!!!!!! 



Yeah!!!!!!!!!!!!!!!!! 











상당히 추웠던 저녁.........












아이고 몸이 왜 이렇게 무겁노.... ㅠㅠ


짐을 싸고 오늘엔 목적지를 닿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배가 고픈 상태서 들른 작은 마을.















불량식품 과자 세봉지 그자리에서 해 치우면서...









 


 


나는 개 구경, 개는 나 구경


개는 술 먹고 취해도 갠데, 사람은 취해야 개가 된다.


이럴 땐 개가 뭘해도 본전인건가? 사람이 손해인건가...-_-;











 





 

이곳의 분위기를 말해주는 풍경들.


녀석들 참 꼬장꼬장하기도 하다. 














몇 분만 달리면 금방 작은 마을을 벗어난다. 















다시 오르막이 조금씩 되고 있다. 


바람아 쪼매만 살살불면 안되겠니????












 





 

황량하다. 


많은 황무지가 남쪽으로 갈수록 계속 된다.











작은 동네 들러 점심 먹고











웃고는 있지만.......... 


쌓인 피로가 몸의 움직임 자체를 느리게 한다.












 


 

도로 옆엔 소금 결정이 지표를 덮고 있다.


과거 이곳은 바다였었구나.











 



 

저 멀리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도시.


오루로다.













아하~! ㅋ















반갑다, 오루로! 


해가 저물어가니 손도 시리다.











 



 

아, 몸이 왜 이렇게 무겁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버스터미널 근처 숙소를 하나 잡았다. 


많이 심심했던 라이딩. 


연속해서 달려본 간만의 라이딩. 


청량함과 황량함을 줄타기 한 느낌이다.









지루한 길까지의 오루로, 잘 왔네. 


조금 더 준비해서 이제............. 


볼리비아의 아니 남미의 핵심 포인트 우유니 소금 사막을 갈 채비를 해야겠다. 












 


 

2015년 6월 8일까지의 이야기




* 현재 스웨덴 뉘셰핑(Nyköping)입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