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년간의 세계일주/2013-2015 남미

자전거 세계여행 ~1906일차 : 소금사막 가는 길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10. 6.
자전거 세계여행 ~1906일차 : 소금사막 가는 길





2015년 6월 9일





오루로에 도착해서 피곤한 몸을 회복시킨다고 초저녁까지 계속 누워있었다.


난방이 안되는 볼리비아에서는 밤이 되면 방안도 춥다보니 옷을 두껍게 입어야해서 움직이기가 둔하다. 


따뜻하게 하고 자라고 주는 이불은 또 얼마나 두텁고 무거운지...

이불에 압사할뻔.-_-;;


차라리 내 침낭이 훨씬 낫다.ㅋ











이곳에서 생각나는건 어릴때 추억이 떠올라 오락실에서 몇 시간 죽치고 오락하던일, 그리고 치킨 사 먹은 일.



중미의 가장 가난한 나라는 과테말라, 남미의 가장 가난한 나라가 볼리비아인데 두 나라에서 주된 공통점은 튀긴닭을 엄청나게 먹는다는 거.


가난과 닭고기의 공통점은 어떤 관계성이 있나?


저렴한 단백질 섭취원이라서? 흠...














오루로(oruro)는 볼리비아의 교통의 중심도시다. 고로 이곳에서 볼리비아 전역으로 이어지는 버스가 있다.


당연히 오가는 사람들도 많고 나 또한 다음 목적지인 우유니로 가기 위해 교통편도 알아봤다. 


독특하게도 라파스에서 오루로로 오는 거리와 시간에 대비해서 우유니로 가는 버스가 훨씬 싼데 내가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특히나 페루나 볼리비아에서 많은 편인데 주요 메이저 버스 회사 말고도 군소업체들이 여러곳이 있는데 

이곳의 버스 가격은 메이저 회사보다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반값이상 차이가 난다. 


군소업체의 경우 주요 터미널을 같이 사용하고 있지 않아서 여행자들이 별로 찾지는 않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이런 정보는 현지인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발품을 충분히 팔아야한다. 







오전에 숙소를 옮기고 자전거 정비를 좀 하고자 동네를 돌아다녔다.








앞으로의 이동길에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봐 뒷 짐받이에 맞는 나사를 바꾸려고 요 동네를 2시간 가까이 뒤졌다. 


흐아... 육각렌치로 쓰는 나사 파는데가 사진상의 한 곳밖에 없었다. 













숙소에서 여행기 작업하다 들은 바깥의 행진소리. 


흔히 하는 것인지 학생들도 뭐 그냥 대충대충.ㅋㅋㅋ














그리고 오늘도 잊을(?)수 없는 치킨의 향연.


앞으로 얼마나 더 튀긴닭을 먹어야하나. 


아르헨티나 가서 맛난 고기 썰고 싶다. 진짜... ㅠㅠ














어제 교통편을 알아보고 오후까지 숙소에서 시간을 가졌다. 




볼리비아에서 심심한 루트인 오루로에서 우유니로 가는 길.


일반적인 루트로 가긴 식상하니 좀 다른 길이 없을까???


숙소 매니저에게 물어보니 다른 루트를 알려줬다. 










 

바로 우유니 소금사막 북부지역인 살리나스 데 가르시 멘도사(Salinas de garci mendoza)로 가는 것! 


칠레는 지나왔으니 됐고, 다음 목적지는 파라과이이기 때문에 우유니에서 왕복할 필요 없이 한번에 갈 수 있는 루트다.

















오루로에도 나름의 볼거리가 있긴 한데, 라파스에서 보낸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던데다 앞으로의 루트에 남은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우유니로 갔으면 좀 더 편했겠지만서도..... 


아무튼... 버스를 타고 간다.







환상적인 일몰을 즐겼던 시간. 


흔들리는 카메라로 제대로 찍지는 못하고 가슴에만 담았다.











저녁 11시가 넘어서 도착한 살리나스 데 가르시 멘도사. 


흐아, 진짜 얼마나 춥던지.........................


느므느므 추웠던 날씨에 숙소 선택에 대한 다른 옵션은 없었다. 


버스 내린 중앙 광장 1군데에만 위치해 있어서 그곳에 투숙.


아, 저녁에도 정말정말 얼마나 춥던지. ㅠㅠ


방안에서도 입김이 모락모락... 


숙소에서 차 끓여마시고 잤다. 

















숙소 꼭대기에서 바라본 동네. 


하늘만 본다면 아래의 황량함이 이같은줄 상상이나 했을까....?










 



숙소 앞.


아, 진짜 어제 도착했을때 오지게 추웠는데.....


호텔 노면이 얼어있는 것을 보니, 우유니 사막에서 캠핑하면 어떻게 될까 참...;;;














배가 고파서 노점에서 사먹은 야마 고기 수프.


맛은 그냥... 고만고만. 후추가 생각나게 하던 맛.













따사로운, 아니 강렬한 햇살에 그늘과 햇빛의 적당함을 영리하게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어쩌면 볼리비아 짬은 니가 내 보다 훨씬 더 되겠다. 









 





중앙 광장.


호텔 위에서 봤지만 사실 이곳은 정말정말 썰렁하다.


관광지로 유명한 곳도 아닌데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우유니에서 투어를 하는 입장이라 

인포메이션 센터를 가도 인쇄된 아주 간단한 루트와 볼거리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서 왠 칠레 남부에서 페루를 넘어선 오토바이 여행루트를 취급하는지 사실 이해는 어려웠다. 


모터사이클 여행자들에게 특화가 되었을수도....
















인적도 드문 이곳.









 





호텔 바로 앞에 있던 성당. 


이곳을 지나다 열린 문을 보고 나도 모르게 발길이 이곳으로 향했다.













1915년에 지어진 이 성당.


올해로 딱 100년째다.













이곳에서 일하는 분이 말씀하시길 완공이 1915년이고 시작은 더 이전에 시작되었단다. 







아............ 1957년에 붙여놓은 포스터....


성당내부는 추운건 둘째찌고 공기까지도 상당히 무겁게 느껴졌다.


장소와 분위기의 오묘함은 마치 시간의 흐름도 마음대로 주무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어디에, 어느 시간에 서 있나? 그리고 어디로 흘러가나.....???














맛있어보이던 아이스크림, 한입.














광장엔 학교를 마친 꼬마들이 팽이 돌리기에 열심이다.


물끄러미 바라보다 웃으면서 사진을 찍는 시간.















잘한다고 칭찬하니까 서로서로 경쟁하듯 팽이 돌려서 보여주는 귀여운 녀석들.^^ 














이곳엔 물을 길러 마실수 있는 곳이 있다. 


아............. 느끼는 바가 컸다. 


사막에 오아시스는 바로 여기다.















내일이면 출발할 소금사막 횡단. 


코카차와 함께 맛나게 즐겨야지.ㅋㅋㅋㅋ 



맛이 어떻게 다를까 생각을 해보니 중국 서호 용정차 중 싸구려 등급의 맛이 난다. 














법원. 


니 나이 마이 무따 아이가~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조금씩 추워진다. 


배고파 많이 고프진 않지만 저녁을 일찍 먹고 숙소에 들어가서 쉬려한다.













2박 정도를 예상하고 장보기 완료! 















다음 날 아침.


2리터짜리 물 3통과 음료수 1.5리터짜리. 그리고 0.5리터 페트병을 준비했다. 


물이 크게 모자라진 않겠지? 













햇빛이 굉장히 뜨겁다.


그리고 상당히 건조한 날씨.


이동!!!!!!!!!!!!!!!!!!!!!!!!!!!!!!!!!! 














저 멀리 보이는 건 해발 5300M가 넘는 뚜누빠(tunapa) 화산.


소금 사막에 화산이라니..............;;;



지나오는 아줌마의 발걸음이 내 페달질에 무게를 더한다.















자, 가자!!!!!!!!!!!! 


마음속으로 몇번이나 퐈이팅을 했던지.....--;;;;


















비포장 도로라 느린건 어쩔수가 없다. 


무엇보다 모래길이란거... 고로..... 힘.들.다. 

















바로 앞을 열심히 뛰어가더니 저 멀리서 나를 지켜보던 녀석.

너도 방구 부스터 한번 썼냐??? 


야마? 알파카? 멀어서 사실 제대로 보지 못했다.





















본격적인 소금사막으로 들어가기전에 벌써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특히나 무거운 짐에다 모랫길때문에 체력 소모도 크고 이동 속도도 많이 더디다.


흐아................................














물찬 우유니가 어디 있는지 보고 싶었다. 


자전거로 몇킬로를 밟았을까 저 멀리 보이던 건 그야말로 신기루.


순간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깨닫고 나니 두려움이 들이닥쳤다. 


어우, 내 지금 뭐하고 있노??? 

정신차리자!!!! 














차가 다닌 흔적을 따라 이동하기로 마음을 먹고 움직였는데 내가 자전거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잠시 까먹었나보다. -_-;;;


느리게 한발 한발......... 끌바로 간다.






















특히나 땅은 소금과 함께 물을 머금고 있어 달리면 체중까지 더해져서 길이 깊게 패여 드레일러, 

브레이크 패드 할것 없이 엄청난 소금이 끼인다.


거기다 달리는건 접어두고서라도....  신발이 조금씩 젖어온다. 으아...ㅠㅠ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겠다. 

















 

10분, 20여분 더 끌고 가다보니 그나마 좀 길같은 길을 발견. 


흐아... 잠시 선 상태로 숨좀 몰아 쉬고.........















주변 한바퀴 돌아보고.... 이제 본격적으로 좀 달려봐야지.














저 멀리 민가가 보이는데..........


목측으로 도저히 거리가 가늠이 안된다. 


사막이긴 사막이구나. 


















소금으로 뒤덮힌 이곳....


그래도 아까보단 나은 길 상태라 마음이 좀 놓인다.


혹시나 자전거에 이상이 생기거나 하면 지나가는 차가 있으니 도움을 받을 수 있을꺼란 생각에....









얼마 안 가
















아놔, 이런 된장 쌈장 꼬추장 말아먹을...... 모래길같으니라고....


차가 한대라도 지나가면 엄청난 모래때문에 라이딩은 커녕 고개를 돌리고 멈춰서야 했다. 


모래 입자는 또 어쩜그리 고운지.............................ㅠㅠ 

 



















작은 마을에 들어왔다.


인적은 전혀 보이지도 않네. 


사람이 안 사나?? 





 

오프라인 맵에도 보이는 지역, 히리라(Jirira).


그러나 간판엔 왼쪽으로 가면 바로 우유니 사막임을 알려준다. 














모래길을 따라 가면서 생각한다. 


바로 소금 사막으로 갈까??????














방향을 잡을때다. 


큰 길 말고, 작은 길로 가보자.


2시간 여후 (소금 사막으로 들어가고 나서 든 생각). 내가 왜 이랬을까...?? ㅡㅡ;;;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저 끄트머리에 뭍어있는 하얀색 그 뭐시기....


















아직은 본격적인 소금덩이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길을 보면 내가 제대로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이때가 좋았지...;;;)














조금씩 방향을 찾아 나가는 듯하다. 


가슴 한켠 깝깝함이 생기는건 그래도 어쩔수 없는가봐.-_-;
















저 멀리 보이는 야생동물들. 


주인이 있을까?













목이 마른지 동물들은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을 할짝할짝 핥아댔다.


정말 위급상황이면 저 녀석들을 잡아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했었다. -_-;;;


내가 너의 포식자가 되리라... 













또 선택의 기로. 


고고싱......!!!!!!!!!!!! 














어후, 이거 뭐여???? ㅠㅠ 


 나 생존할 수 있을까? 
















2015년 6월 13일 오후까지의 이야기




* 여행기를 올리는 현재, 스웨덴 스카라(skara)에 있습니다. ^^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십시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