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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5-2016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1945일차 : 바라보기 & 누리기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11. 18.

자전거 세계여행 ~1945일차 : 바라보기 & 누리기


2015년 7월 20일


우후후훗~! 

설렌다. 

오늘은 헬싱키를 떠나 핀란드 친구 집에 가는 길.






일단 짐을 다 싸고 나오긴 했는데 구름낀 하늘은 라이딩 시작전 오늘의 라이딩 조건을 어느 정도 암시를 한다. 

그래도, 달리고 볼 일이다.





세심하게 아침 식사까지 챙겨주신 승민씨!!!

짧은 만남이었지만....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몸 건강히!!! 



비가 약간 줄어들다가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 

기다릴수만은 없어 2년 가까이 패니어에 쳐박혀 있던 우의를 장착하고 달렸다.




도착한 곳은 첫날 온 호텔.

왜?

도착한날 수하물이 안 와서 입은 옷이 하나뿐이라 신경도 제대로 못쓰고 주머니 안에 있던 돈을 떨어뜨렸는데 주머니안에 든 달러를 까먹고 있었다.

떨어뜨릴 곳이라곤 여기 뿐인데 확인할 수가 없으니... 어떡할까 하다가..

호텔 볼펜의 주소를 검색해서 이메일을 보내보니 갖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이튿날 알고 나서부터 짜증이 나 있었는데 승민씨가 말해줬다.

이 나라 사람들 정말 정직하다고....


과거에 비해서 이민인구가 좀 생기고 해서 약간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좋은 나라라고 했다.

그걸 지금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리셉션에서 신분증 확인 한 뒤 바로 돌려줬다. 고이 잘 모셔져 있던 돈.

아, 진짜 답답했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심.... 핀란드!!!!!!  뽀뽀 10000개! 별풍선 쏴주고 싶네이거!!! 



기분 좋게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뚝~ 이란 소리가 나더니...

뭐야?




프론트 랙 조임쇠가 부러졌다. 

페루에서 반대쪽은 새걸로 고쳤는데...

하긴 한국서 조립하고 나서 2년 반동안 버텼으니... 그럴만도 하다.



시간이 흘러감에 익숙해져 있던것들이 떨어져 나가면 비로소 알게된다.

또 하나. 

아버지와의 함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었는데......

내 싸구려 MTB엔 나의 땀과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겨져 있다. 

아무래도.... 이 자전거 소중함이 더 커져간다.




페루에서 잘못 산 부품을 제대로 활용할 시간이 왔다.

저렴한데다 가볍고 조립하기가 수월해서 중국제 프론트 랙. 

쓰기가 편하다.



자, 이제 출발할 시간!!!!!! 



비가 내리다 말다가 반복되는 시간.

우비입고 달렸더니 땀이 빨리 찬다. 아옼ㅋㅋㅋ

축축하네...ㅋㅋ




아오~ 별로 안 달렸는데.

배고퐈아~~~ ㅠㅠ 




잠시 옆길로 새서 주차하고 빵 먹어 제끼기.


그리고 다시 라이딩.

한참 신나게 달리는데 앞바퀴가 왜 이래??????

피쉬쉬이이이이이이이이~~~~~~~~~~~~~~~~~~~~~~~~~~~

왔다! 펑크! 




아이고, 참 작네.




열심히 구멍 공사를 하다 각자 차를 몰던 핀란드 아줌마 아저씨 커플이 나를 보더니 수다가 시작됐다.

아저씨는 핀란드 사람, 아줌마는 아일랜드 사람인데 새로 산 차를 시험해 보는 중이라며 여기서 서로 차를 바꾸어 이동 한단다. 


아일랜드에 갖고 있던 여러가지 궁금증들에 대해 아줌마와 이야기 하다보니 1시간 넘게 떠들고 놀았다. 

흐미ㅋ 시간 빠르다.

도착부터해서 느껴지는 편안함 때문인지 핀란드 사람에게도 오히려 마음이 금방 열린다. 


유쾌한 기분을 가뜩 안고 다시 안장에 오른다.




잘 뻗어있는 자전거를 위한 작은 길.

맘 편해서 느므 좋네.

그래서 나도 계속 흐흐흐흐흐 웃고 미소 지으며 라이딩중이다.




오늘 저녁 식사를 위해 기름좀 사야겠다. 

가솔린을 구입하러 주유소에 왔는데....

핀란드 사람들은 전부다 영어를 할 줄 아는줄 알았는데 주유소 편의점 직원이 영어를 못했다. 


나의 고정관념이었군. ㅡㅡa



라이딩을 하다 시선을 끄는 그 무언가. 

결국 잠시 멈춰섰다.


왜?



눈에 먹을게 띄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멈출수가 있나.

주변을 돌아다니며 싹쓸이 했다. 



오늘 꽤나 많이 달린것 같은데???????


어우! 시간을 보니 저녁 9시가 넘었는데 날이 여전히 밝다.

이야!!!!!!!!!!!!!!!!

진짜 믿을 수가 없었다. 

백야를 여기서 느껴보는구나.




숲속에 들어가서 텐트 치고 저녁을 해 먹고 잠에 든다.

달려드는 모기에 고생을 좀 했다.




해가 떠도 한참 전에 떴겠지? 

다시 라이딩하러 가봐야제~!ㅋ 




어제 꼬불꼬불 많이도 달렸군.ㅋ 

사실 어제 중간에 길을 2번이나 잘못들어서 10km 이상 두번씩 돌아와야했다. 

다행인건지 해가 길다보니 페달링하는 시간도 길다.




핀란드의 길은 상당히 평평하다.

땅크기는 한반도 전체의 1.5배인데 인구는 겨우 500만명 밖에 안되기 때문에 가옥의 형태가 대부분 단층형태로 농장이나 넓은 땅을 갖고 있다.




자연에 살어리랏다.

아, 좋다. 핀란드.




우리나라보다 돈은 훨씬 덜 들텐데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고급져보인다.




나는 지금 라흐티(Lahti)를 향해 가야한다. 

목적지는 얌사(Jamsa)에서 가까운 친구집.




내리막을 가던 중 눈앞에 펼쳐진 꽃판.



아, 예쁘다.




꽃보다 성원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흐티를 지나는 시간.



20만개가 넘는다는 핀란드의 호수는 배로 다닐 수 있도록 작은 운하들도 볼 수 있다.

사진 찍는동안 또 뭐가 궁금한지 내 눈치를 보면서 오는 핀란드 아저씨.ㅋㅋㅋㅋㅋ

하하하하!!!!!!!!!!!!! >.<

다 큰 아저씨가 수줍게 외국인 눈치를 보는게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전 라이딩을 빌어줬던 아저씨, 감사합니다! 

길이 평평하다보니 라이딩 거리도 길고 속도도 꽤나 빠른편. 

무거운 짐이 평지에선 라이딩에 큰 무리가 없다.




뭔가 있어보이던 교회.

작은 마을을 지나다 보면 이런 형태의 교회가 종종 보이는데 아우 저걸 다 들어가 볼 수도 없고. 




심심하다 싶으면 나오는 내리막과 오르막. 

길에서 배우는, 라이딩에서 알게모르게 적립되는 내 개똥철학이 좀 약발 잘 받았으면 좋겠다.


그 개똥 인출 가능한가!?!?

인생 은행 보소! 

긍정과 행복의 이자를 덧붙여 주시게! 



도로에서 자주 보이던 간판.

지금이 딸기 철인가보다.




아우 또 덥다.


빵에 잼 발라서 아그작아그작 쩝쩝~~~ 

배가 고프니 잘도 넘어간다.



벌써 저녁 7시가 넘었다. 


도대체 시간을 안 보면 지금 몇시인지 전혀 감을 못잡겠다.

배가 고파 수퍼마켓에 들러 장좀 보고 캠핑 장소를 물색 한다. 

지도를 보니 아주 가까운 데에 호숫가 + 운동경기장이 있다.



오오 멋진데!?!?! 이런 호수가.ㅋㅋㅋㅋㅋ


똥 마려우면 싸라고 또 화장실까지~!!!! 

흑흑, 감동이다. 핀란드, 내 뽀뽀를 받아랏!!! ㅠㅠ 



캠핑? 

고민따위는 없다! 




텐트치자.


옆에 있던 아줌마와 딸이 멱을 감고 있다.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영어가 안 통하고, 10살 남짓 되어보이는 꼬마에게 여기 캠핑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아마 안 될 것 같단다.


'여기 사유지니?'

'아닌데요? 주변의 사람들이 와서 쓰는 장소예요.'

'사유지가 아니면 핀란드에서는 캠핑이 된다고 들었는데...?'

'아~~마~~~~ 가능할꺼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안 될것 같다 할때도, 그리고 될꺼 같다고 주저하는 모습이 상당히 귀여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텐트를 치고 호수로 점프 했다.

아, 정말 행복한 순간.... 세상에서 젤 재밌게 살다가 가야지!! 

꺄울!!!!!!!!!!!!!! 

으하흐흐하ㅡ하흐ㅏ흐ㅏ흐흐히히히ㅡ힇흐ㅡ히..


자전거 여행의 큰 장점을 핀란드에서 다시 한번 느낀다.

바라봄보다 누림이 많은 곳이구나. 

으하하하!!


타임랩스 - 삭제

<유튜브 채널로 이동>


점핑대에서 물 깊이때문에 중간에서 한번 뛰어 내리고 가장 높은계단에서 

점프하려다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정강이를 찧었는데, 헐.... 예쁘게도 찢어졌다.

피가 주륵주륵-_-;;;

아이고 아파. ㅋㅋㅋ




잠시 쉬다보니 해가 저물어가는게 이제야 조금씩 느껴진다. 

저녁 9시반이 넘었는데 여전히 밝다. ㅋ




새벽에 비가와서 처마 밑으로 짐을 옮긴다고 허둥지둥.

잠을 좀 늦게까지 잤다.


오늘은 목적지인 얌사로 갈수 있겠지? 


중간에 비가 또 많이 와서 비를 피하다 아점시간을 갖는다.




왠지 저걸로 나물 무쳐 먹을 수 있을거 같은 생각이 든다.




그치지 않는비에 굴할수 없다! 

우비 입고 고고싱! 




그렇게 3시간을 내 달렸다.


이곳으로 온 이유?

3년전 동남아를 여행할때 만난 핀란드 친구, 비아(piia)를 만나기 위해서 왔다.


대도시에서도 약간은 더 들어가야 하는데...


말해준 주소로 왔는데 사는 사람이 다르다. -_-;;;

집 주인이 영어를 못해서 헤매고 있던 찰나 캡쳐한 페북 메신저 사진을 보더니 옆집에 사는 친구 집이라면서 알려줬다.




그렇게 도착한 곳!!! 

으앜!!!! 



옆집 이웃들과 함께 친구 비아도 기다리고 있었다.

만난 분들과 함께 인사를 나눴다.

으하하하하하하!!!!!!!!!!!!!!!!!!!!!!!! 



기분 진짜 이상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만나다니. 

내가 진짜 오긴 왔구나!!!!!!!



오신분들과 대화를 하다 바로 먹을꺼 채우러 왔다. ㅋㅋㅋㅋㅋㅋㅋ

으하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 자꾸 웃고 있다. 

빗속에 좀 열심히 달려왔는데 이렇게 좋을수가 있나.ㅋㅋㅋ




먹을 꺼 앞에 싱글벙글. ㅋㅋㅋ

나만 카메라 보고 있다, 내 카메라도 아닌뎈ㅋㅋ




저기 작은 집은 바로 사우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사우나 완전 좋아하지롱.

한국에 사우나 문화가 있다고 하니 상당히 놀란다. ㅋ


인구 2-3명당 1개가 있다는 핀란드. 인구가 500만명에 사우가 개수도 170만개가 된다나?

전쟁통에도 핀란드 사람들은 사우나를 만들어 즐긴다고 했다.


뒤에는 또 작은 연못이 있는데 물이 얼마나 차갑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가는 샛길 주위엔 블루베리가 천지삐까리.............

내가 땅그지 처럼 이렇게 잘 주워먹을지는 몰랐다. ㅋㅋㅋㅋ


흐미, 천국이 따로 없다. ㅠㅠ 

너무 좋아. 핀란드. ㅠㅠ 흑흑... 


사우나를 하고 나오니 



라이모 아저씨가 다트 놀이중.


이 집은 라이모 아저씨가 전부 만든 것들이다.

사진으로 만들어 온 과정을 봤는데 혹독한 추위를 견딜수 있도록 설계를 해 놨다.

캬... 정말 정말 대단해 보였다.


아저씨가 불을 피우고 계셨는데...



소세지 구워먹으라고...

원래는 사우나를 하고 나서 남은 불에 소세지를 구워먹는데 일부러 불을 피우고 숯처럼 만든 불로 소세지를 구워먹었다.

은은하게 굽혀지는 소세지. 

기름이 조금씩 흘러나오며 어느 순간 쩌억~ 하고 갈라지는 소세지. 아~ 예술이로세!!!! 


그 맛은 먹어본 사람들만 안다.

핫핫핫!!!! ㅋㅋㅋㅋㅋ


저녁 10시가 넘었는데 하늘의 빛은 여전한 밤. 

비아가 날 부른다. 

무슨 일?



오옷! 반딧불! ㅋㅋㅋ

정말 자연속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자연 속 이렇게 말초신경들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가진게 얼마만인가!!!

생존을 위한 긴장속 말초신경이 곤두선것과는 그 급이 다르다. 

내 모든 피부로 느끼는 이 순간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흑흑.. ㅠㅠ 정말 행복하다.


간만에 또 침대에서 자는 편안함. 

혹한기 훈련뛰고 온수샤워하고 뜨뜻한 이불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에 비견될까?

알게 모르게 정말 긴장이 많이 쌓였었구나.


으하하하하... ^^ 



아, 즐겁다. 그리고 너무 행복하다.



2015년 7월 22일까지의 이야기


I am in serbia, belgrade now!

Thank you for your encouraging me!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 여행기는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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