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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5-2016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1976일차 : 작은 친절, 그 이상의 따뜻한 여운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12. 24.

자전거 세계여행 ~1976일차 : 작은 친절, 그 이상의 따뜻한 여운


2015년 8월 19일


떠나는 날, 맛깔나게 차려주신 아침.

^^ 으핫 페달 좀 밟겠구나. 





자전거를 타고서 무겁다고 엄살떠는 로빈. ㅋㅋㅋㅋ





빅토리아 아줌마, 간만에 까먹은 중국어 좀 써봤네요.^^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xiexie, ni de reqing!!!! 





로빈, 녀석 점점더 멋있어진다.

착하다는 말이 참 변질된 요새의 한국어지만 참 '착하다'는 말을 생각나게 하는 로빈이다. 


다른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놀릴때도 수줍어 하는 녀석을 보면ㅋㅋㅋㅋ

짧은 시간 다시 만나게 되서 반가웠고 또 즐거웠다.

잊고 있던 어떤 마음이 생겨서 다시 힘이 된다. 


고맙다우 친구!!!! 

건강하게 언젠가 다시 보자!!!!!! ^_^ 


See you!!!! 





이제 본업(?)으로 돌아갈 시간. 





라이딩.


생각해보니 독자들의 입장에서 보는 사진들은 라이딩이 참 지루하게도 느낄것 같은데 플레이를 뛰는 현직입장에서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다. 

당연하게도 100% 공감을 한다면 인간 세상이 이럴리도 없겠지만ㅋ





6시간 유유자적, 시간이 걸렸다기보다 바람처럼 살랑살랑 페달도 밟아왔다는 표현이 맞겠다. 

벌써 해가 저물어 간다.

갓길에 작은 휴게소가 있어 멈춰섰다.






어제 잔뜩 따 놓은 블루베리, 로빈이 간식하라고 줬다. ㅋ

맛나게 먹겠소!!! ^_^






그림 참 좋다!! ^_^ 





흠, 오늘 여기서 하루를 보내야겠다.





저녁 먹을 폼 잡는 중. 

옆에 화장실이 있어서 얼굴 좀 씻고 몸에 젖은 땀도 씻어냈다.






행복하다.

이 에너지 정말 저장할 수 없나?? 

우울할때 꺼내 쓰고 싶다. 

답답한 친구들한테 이거 좀 퍼주고 싶다.









아침 햇살이 깨워주는 아침.

사실 그것보다 지나가다 잠시 들른 차들의 소리에 깼다.ㅋㅋㅋㅋ 








쟈, 오늘도 달려볼까요오!?!? 









스웨덴에 와서도 자주 보이는 로드킬.








오늘도 더운 날씨.....드....아!!!!!! 











지나다 예뻐 보이는 동네에 잠시 멈춰섰다.











분위기 좋은 호수가 참 좋은데, 

지금 몸에 열이 차 오른다.





나무 그늘 아래 벤치를 발견했으니 잠시 멈춰 서 볼까?!?!!






휴식 겸 에너지 보충! 

복숭아을 아그작 아그작. 맛있다.


북유럽에 오고 나서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여행중에 과일을 많이 먹고 있다.



뱃속에 오는 신호는?






이곳에서 밀어내기! 


흐읍~~~~~~~~~~~~~~

Mission Complete! 





먹고 쌌으니 이제 달려볼까? 







인적이 드문 곳에서 셀프.

아놔, 삼각대! ㅠㅠ 







평화롭다.


흠, 오늘은 어디에서 하룻밤을?


길가다 만난 아주머니에게 마실물 물 좀 얻을 수 있을까 싶어 물어봤더니 샤워까지 하게 해 줬고 

그 집 아들래미와 대화 하면서 또 올드카 세상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집 아들래미 아저씨(ㅋㅋㅋ)가 알려준 근처 캠핑장.

저녁해 먹고 잤다.





화물트럭 소리에 잠이 깨서 일찍 텐트를 접고 출발! 


아침 일찍 잠이 깨어 그냥 출발한다.




그러나 나를 잠시 멈추게 만드는 대지의 기운!!!






에너지가 넘치는 아침의 기운을 담고 쌀쌀한 아침 이슬을 맞아가며 안장에 오른다. 





새벽 이슬에 젖은 텐트 말릴 겸, 잠시 쉬면서 간식먹기.


다시 2시간여를 달리다 작은 공원에서 쉬고 있는데 저 멀리 자전거 여행자 두명이 보인다.





독일, 프랑스에서 왔다는 친구 펠릭스와 피셔.

폴란드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자전거 여행으로 노르웨이를 향해 간단다.






우리는 자전거 여행자들이다!!!!!!!!!!!! 


만나서 반가웠다.

자기들이 사는 프랑스와 독일의 도시에 들르면 꼭 연락하라는 녀석들.

그라자잉!! 즐거운 여행 하라우!!!! 





시원하게 달려보자자자자자잣!!!!!!!!!!!! 





오르막을 천천히 오르니 내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차 한대.

뭐지?? 

길에 선 채로 손을 흔들더니 내게 말을 건다. 

어디가냐고 물어보면서 밥이라도 한끼 하지 않겠냐고 묻는다.

Why not!!!!!

 

그가 안내해 준 길을 따라 몇 킬로 달려가는데 내가 길을 잃었을까봐 자전거를 타고 큰 도로까지 다시 나왔다.





날 초대한 친구의 이름은 요한(Johan).


차를 달리다 자기도 모르게 자전거에 짐을 가득 싣고 가는 나를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께 인사도 드리고, 간단히 식사도 했다.




나이 많으신 그의 어머니는 천상 여자시다. 

긴 시간 남편을 병수발 하며 현재는 혼자 계시단다.

본인의 이야기를 나눌때 글썽이며 진하게 느껴지던 그 애틋함.....

(개인적이고 안타까운 사정이라 내용은 생략.)



마침 요한이 자기 삼촌 집에 가잔다.

근처인데 소개를 시켜주고 싶단다.




도착한 삼촌네 집. 넓은 초원에 한가로이 풀 뜯어먹는 소들 뒤로 떨어지는 일몰. 

캬, 쥑이네.

요한 삼촌과 함께 그 가족들도 날 맞이해줬다.






그 삼촌의 두 딸중 Julia는 오토바이 라이딩을 즐기는데 아우~ 

파란눈에 예쁜 금발의 아가씨가 익스트림한 스포츠를 즐긴다는게 나로선 쉽게 상상이 안 갔다. 


저녁엔 그들의 가족과 함께 대화도 나누고 기왕 늦은거 여기서 쉬고 가라며 빈 방을 하나 내주셨다.

요한이 이 공간이 넓으니 더 나을거란다. 


내일 아침에 다시 보기로 하고 




밝은 아침





집에 키우는 닭이 내어준 신선한 달걀.ㅋㅋㅋ 





집 주변에서 나온 맛있는 음식들로 영양을 채우는 이 기분.

별거 아닐수도 있겠지만 절대 별거 이상인 이것들. 행복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요한 삼촌은 유럽의 여러나라를 다니며 일했었단다. 

특히나 지금 사는 스웨덴 이곳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을 이야기 해줬을땐 참 흥미 진진했다.

전투기들이 지금 사는 곳도 날아다녔다고 하니.... ㅋㅋㅋㅋ





이곳에서 양봉도 해서 내게 작은 꿀도 주셨다.

삼촌과 그 예쁜 두 아가씨 Rebecka와 Julia, Thank you so much!!!!!!! 


그들과 작별을 하고 짐을 가지러 요한의 집으로 왔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요한.... 

내가 겪어보지 않은 상황에 그의 처한 상황에 주제넘은 충고 따윈 할 수도 없고, 그저 그의 답답한 이야기를 들어줄수 밖에 없었다.


하룻동안 스웨덴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 수 있었던 시간.

이전에 자기 아이들과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진을 몇장 봤는데 정말 정말 행복해 보였다.


미래에 자기도 자기 아이들과 긴 자전거 여행을 할꺼라고 했다.

현재의 상황을 잘 마무리 하고 빨리 희망하는 시간이 오길 빈다. 


깊은 감사를 전한다! 

I really appriciated, Johan, I hope to see you again somewhere! 







큰 길까지 따라와준 요한과 작별인사를 하고 나의 길을 간다.





오늘도 만나는 길에서 명을 달리한 고슴도치.

손이 쪼꼬미 귀요민데... ㅠㅠ







열심히 달리다 잠시 배 체우러 들른 동네, 할름스타드(Halmstad)에 잠시 멈춰섰다.

햄버거 하나 먹고 여행기 작업 좀 한다.





담배 회사에 다닌다는 줄리아가 준 담배.

스누스(Snus)라고 하는 입술과 치아 사이에 넣고 침을 통해 녹아나는 니코틴을 섭취하는거.

선물로 준건데..ㅋㅋㅋㅋ


'줄리아, 이거 하다가 중독되면 니 책임이야~'

'엇!?!? 어....'


순간 당황하는 모습이 귀여웠다.ㅋ





점심 먹고 나왔다.

흐아, 햇빛이 특별히 강한 오늘이다.

후............







할름스타드를 벗어나는 시간.





도로에서도 보이는 토끼들이 귀엽다. 






도시를 빠져나와





평화로운 시골길을 달린다.






잠시 휴식 하던 차 내 뒤에 따라오던 자전거 여행자.


갓 20살이 된 독일 여행자들이다.






호기롭게 달리다가도 길을 몰라 대화중인 녀석들.

둘이 대화하면 답이 나오냐??? ㅋㅋㅋ





내가 침뱉고 두들길테니 형을 따라 오거라.





스웨덴 트렐레보리로 가서 그곳에서 배를 타고 본국으로 돌아갈꺼라고 한다.

배가 떠나가기전 스웨덴에서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동네 구석구석을 다녀볼꺼란다.





아까 먹었던 햄버거의 흔적은 페달질로 사라져 버린지 오래. 

나는 지금 배가 많이, 무쟈게도 고프다. 잠시 쉬어야겠다.


근처에 벤치가 있어 작별을 해야겠구만.





타실로와 레온. 

안전히 라이딩 하라구 까불이들.ㅋ





시리얼 좀 말아 먹었더니 





눈에 또 기분 좋게 안구 마사지!  시간이 돌아왔구나! 







북유럽에서 맑은 날의 하늘보기는 라이딩 마무리를 하는데 있어 대미를 장식하게 해준다. 

아, 여기에다 사우나 + 호수 있으면 금상첨환데... 핀란드에서의 경험으로 눈이 높아졌다. ㅠㅠ



저녁 해 먹고



뒤에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고 캠핑한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해가 지는 시간이 전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빨라진 느낌이다. 



이제 목적지인 헬싱보리(helsingborg)까지 얼마 안 남았다. 

이제 또 새로운 나라로 넘어갈 준비를 해야한다.



요 며칠 길에서 이어지는 만남들과 헤어짐, 그리고 친절.


따스함이라고 말하기엔 그 이상의 사람향기를 느낀다.

오늘도 초딩식 결론을 마무리를 지어야겠군.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2015년 8월 22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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