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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5-2016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119일차 : 터키, 그들의 환대.

by 아스팔트고구마 2016. 8. 23.

자전거 세계여행 ~2119일차 : 터키, 그들의 환대.


2016년 1월 13일 오후


터키다. 

제대로 들어온 것임을 알려주는 것은 바로 저 앞에 보이는 모스크, 그리고 환영한다는 표지.

Nice to meet you!!!!!  Turkey!!! 



 

이른 아침의 땅을 덮고 나마저 덮어버릴 모습의 안개는 분위기있다.

만화같구만! ^_^ 




국경 통과 후 찾아온 배고픔을 달랠 시간이다.

요걸 우짠다? 

얼마안가 나타난 도시의 모습을 보고 얻는 안정감.

규모가 어떨지는 들어가보면 알일.ㅋㅋㅋ




시내로 진입하면서 느끼는 도시의 규모. 

히잡을 두르고 다니는 여자들이 꽤나 보이는데 생각한 것보단 많지 않다.

곧 가게될 중동의 나라들은 내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사람들 북적이는데 시원한 분수다.

여름이었음 아이들 꽤나 북적였겠다.

쓸 돈부터 뽑고 




금은방도 많이 보였다.




터키에 들어와 가장 먼저 먹은건 바로 슈왈마라고 하는 케밥.

그냥 케밥이라고 하면 고기를 여러겹으로 올려놓고 약불로 익힌 부분을 얇게 저며 싸 먹는 건줄 알았는데 이런 형태를 슈왈마라고 부른다.

케밥은 구워먹는 고기를 통칭하는 듯?




배 좀 채우고 나니 흐흐흐흐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런 짐승 같으니라고~ ㅋ 기분 조오타!!!!

달려볼까?




몇 시간동안 달렸는데 목적지인 이스탄불까지 200km가 넘게 남았다.

터키에 들어온지 얼마 안됐지만 금방 가까워진 느낌이라 뭔가 기분이 좋다.

유럽에 속한 부분의 터키의 면적은 국가 전체 면적의 5%가 안된다.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지구, 아시아지구로 나뉜다.

참고로 수도는 이스탄불이 아닌 앙카라(ankara)다.

나는 지금 유럽쪽에서 이스탄불의 유럽지구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셈. 




찬찬히 달리고 또 달리고.

저 하늘은 벌써 오늘 잘 곳을 찾아보라는 신호를 준다.


도시 하나를 지났다. 

엄청난 안개가 끼기 시작하면서 달리기에도 위험한 상황에 이르렀다.




안개 자욱한 이곳에 보이는 공장지대.

때 마침 텐트를 치려고 돌아다녀보니 앞에 보이는 주유소.

물과 화장실까지 쓸수 있을테니 더 낫겠지?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텐트를 치게 허락을 해준다.

오우~!!!!!!!!! 




텐트를 치고 나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아놔. -_-; 

텐트를 때려대는 비에 직원에게 물어보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창고를 보여준다. 

그리고선 그 공간에 텐트를 치게 허락을 해 줬다.

건너편 방에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는데 두꺼운 벽을 두고 온기가 전해져오고 있었던지라 정말 잘 잤다.

기계소리는 기억은 없다.

추웠던 날에 따뜻하게 잘 잤으니 다행.^^ 



다음날 아침.

짐을 싸는데 일하는 아저씨가 와서 말을 건다.


에르뎀(Erdem)이라는 이 아저씨는 웜샤워 멤버다.




자전거 여행자를 환영한다는 현수막까지 걸어놨다.  




지나가는 자전거 여행자들은 아저씨의 핸드폰 속에 하나둘 사진으로 기록되었고, 오늘 나도 그중의 하나가 되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유러피언들로 늦겨울이나 초봄에 출발해서 동진해 파미르 고원을 넘어 중국으로 가는 여정이 많다고 했다.

흠, 나도 처음엔 그럴 계획이었으나 중국은 볼 곳이 너무 많아서 ㅎㅎㅎㅎ 가다보니 그렇게 됐다. 

아저씨가 갖고 있던 방명록에 글도 남겼다.




날이 시원해서 좋은 오늘.

파란 하늘만큼이나 시원 쌀쌀한 바람이 라이딩을 정말로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여름 바람에 자주 느끼던 끈적함은 없다.

겨울이라 낮은 온도가 한몫 하는듯.

끈적함이라는 걸 가져버린 추운 겨울의 날씨는 하하, 불가리아에서 충분히 경험했으니 됐어.ㅋ




배고파.

지도를 따라 작은 마을로 들어온 후, 지형 정찰.




은 거창한 소리고....

주변을 살핀다.




바로 앞엔 식당으로 1000% 확신되는 건물이 보인다.




주저없이 들어간 식당안에 보니 꾸란(으로 보이는)이 눈앞에 따악! 

앗살람 알라이쿰! 




옆에 먹고 있던 손님과 똑같은 음식 주문했다.

내가 시킨 메뉴의 이름도 케밥이다. 

인터넷덕분에 한국 드라마 및 관련 미디어 컨텐츠를 접하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주인 아저씨 아들, 친척 꼬마들이 우르르 몰려와 사진을 찍자고 난리를 피는데... 아후 ㅋㅋㅋㅋㅋ


잘 먹었으니 달릴 시간.


오르막 길을 느린 페달질로 올라간다.

도로엔 길에 10마리가 넘는 개들이 나타나 갑자기 날 에워싸더니 미친듯이 짖어대면서 몇마리 개들은 달려와 패니어 물어뜯으려 한다.


아, 개새끼들, 모가지를 따야겠군.

3-4마리가 주변을 둘러싸면서 선홍빛 잇몸까지 드러내면서 미친듯이 짖기 시작.

인터넷에 올렸으면 악마견이라고 말했을 듯. 


브레이크를 잡고 멈췄다. 개들은 나에게서 떨어진다.

다시 페달질을 하니까 개들이 나를 향해 다가선다.

아, 귀찮게스리. 

한놈만 잡으면 된다.


자전거를 멈추고 칼을 조용히 꺼냈더니... 또 물러선다.

개가 몽디(몽둥이) 무서운건 안다더니... 여기선 칼 무서운 건 아는가?

귀찮구로... 

하도 짖어서 나도 짖었더니 그 뒤론 안 따라온다. 


다시 달려 한 도시의 중심부로 들어왔다.

마침 내 눈에 들어온 길 건너편 커피 가게.




궁금증에 핸들을 틀어 가게 방향으로 되돌아 왔다. 

그리고 가게안으로 은밀하게 침투!




는 뻘소리. 

들어가자마자 가게 사람들이 날 신기하게 쳐다본다. 

내부의 상품들이 상당히 눈을 끈다.

그리고 터키쉬 커피를 만드는 도구인 이브릭이 보인다.

아, 여기 터키다. 내가 지금 뭘 생각하고 있노. -_-;;;

그라인더도 있는데 만져보니 무게가 상당하다.

지금 쓰는 포렉스 핸드밀보다 3배는 되는 느낌.




내가 터키어를 못하니 대화가 안 통했었다. -_-;

문명을 활용할 시간. 

아저씨가 구글 번역기 쓴다. 

대화가 통해서 다행.ㅋㅋㅋㅋ




볶은 원두의 향 가득한 이곳에서 아저씨에게 일방적인 질문만 많이 했더니 시간이 금방 쓩 ~갔다.




아저씨가 내게 준 선물.


이거 가져가.

후추 가는데 쓰는거야. 커피 말고 후추 갈아먹는데 써.

얼마 안하니까 선물로 줄께. ^^ 

 




쨔쟌~! 감사합니다 아저씨!!! 

통후추를 언제 한번 써볼까? 기대기대.. ㅋㅋㅋㅋㅋㅋ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지금 이 동네 이름은 바바에스키(Babaeski). 

잠을 어디서 잘까??




모스크에 비치는 석양의 걸음.

멋지다.


방을 잡고 밖에 나왔는데 기도소리를 알리는 아잔이 큰 소리로 울려퍼졌다.

실감한다. 

난 정말 이슬람 국가 터키에 있다. 


부라더의 나라 터키.

저렴한 호텔을 물어 찾았더니 가격이 20불 가격이다.

나 : 으힝, 아저씨 좀 더 싼 방 없나요.

아저씨 ; 어디서 왔어?

나 : 코레아요.

아저씨 : (건조한 얼굴에 아주 옅은 미소로)오~ 부라더!!!! 

나 : 읭????


건조한 표정의 아저씨. 진짜 '부라더~' 했다. ㅋㅋㅋㅋ

10달러(약 30리라)로 시원하게 깎아 주시는 아저씨...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데이!!!! 

한국 어드벤티지를 이렇게 얻는구나. ^_^ 




호텔에서 제공되는 조식.

먹자.




짐을 싸야지. 

내부는 개보수중인지 약간 낡았었다.

하룻밤 묵기에 나쁘지 않지. 이게 어디야!!! 

체크 아웃! 




차이(Tea)를 파는 가게들이 많이 보이는 터키. 

안에 남자들만 바글바글. 여자들을 위한 공간은 어딨나? -_-;

카페 내부에는 피워대는 물담배 연기로 자욱했다.




오늘 아점 식사다.

전날 저녁 주인 아저씨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밥 값을 받지 않았다.




가게 주인장 라심(Rasim)아저씨.

피자 화덕같은 곳에 만든 요리를 넣고 즉석에서 맛있게 음식을 만든다.

특히 화덕에서 갓 나온 피자같이 생긴 빵은 정말 맛있다.

빵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내게 어제 오늘 먹게 만들정도였으니. ^^ 




다 먹고 나니 차이 먹고 가라고 주신다.

차이를 같이 파는 곳도 있지만 보통 차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있어 따로 주문을 하는 편이다.




라심 아저씨와.

말이 잘 안 통했는데 아저씨 딸이 영어가 통해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어제 호텔 찾느라 길을 물다가 들어가게된 식당.

어제 돈을 안 받아서 일부러 오늘 같은 식당에 와서 밥을 먹었다. 

고맙습니다.

번창하십시오.




어어엇!!!! 도시락까지..

안전히 여행하라구.

사탕도 가져가. 

너무 챙겨 주셔서 괜시리 죄송해진다. 




다시 에너지 한번 폭발시킬 때인가.

달리자아!!!!!!!! 




약 4시간여를 달렸다.

흐려진 하늘을 보면서 주유소 휴게소에 잠시 휴식.

휴식도 하고 기력 좀 보충하자. 

알아서 쉬고 가라고 비도 내려준다.


그냥 주유소 휴게소에 앉아 비가 그치길 기다리니 금방 해가 또 졌다.

이동하기 애매한데...-_-;


터키 사람들 참 친절하면서도 재미있다.

신기해하면서 쭈뼛쭈뼛하는 모습이 뭔가 귀엽기도 하고.^^


말이 안 통하니 구글 번역기가 이렇게도 쓸모가 있다.

어제부터해서 구글 번역기로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주유소에 있는동안 근처에 고등학교가 있었던지 학생들이 많이 왔다갔다. 

사진을 찍자며 물어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지, 학생들의 활기참에 덩달아 나도 잘놀았다. 

물론 번역기로.ㅋㅋㅋ


주유소를 관리하는 젬(Cem)이라는 친구로부터 이곳 건물 옆에 텐트를 쳐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오다가 그친 비. 

새벽에 비가 안 왔음 좋겠다.




터키 입국 후 현지인들의 환대에 입가에 미소 지어지는 일이 매일이다.

이 마음의 빚을 언젠가 덜어낼때가 오겠지. 


매일 즐겁고 행복함을 추구하되 이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자.

그걸 위해 오늘도 애를 썼으니 그럴 자격이 있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궁디 팡팡! 

자~~~ 그럼, 성원이는 꿀잠을 자겠습니다.

아, 쉬야 좀 하고요. ㅋ




2016년 1월 15일까지의 이야기



* 현재 우크라이나 리비브(Lviv)입니다.

http://cramadake.tistory.com/

http://instagram.com/cramad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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