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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6 중동

자전거 세계여행 ~2239일차 : 문학과 꽃의 도시, 쉬라즈(Shiraz)

by 아스팔트고구마 2016. 12. 19.

자전거 세계여행 ~2239일차 : 문학과 꽃의 도시, 쉬라즈(Shiraz)


2016년 5월 8일


주말이다.

휴일이라 그런지 아흐맛 아저씨 가족도 오늘 시간이 여유롭다.


아저씨 내외분과 함께 온 곳은 이스파한에 있는 인류학 박물관.




박물관 입구의 남자와 여자의 손잡이는 다르게 생겼다.

아무래도 이슬람의 영향에 남녀의 구별을 엄격하게 두는 것 때문인데,

손잡이로 노크를 했을때 나는 소리가 다르다. 

그 소리로 밖의 손님의 성별을 구분한뒤 같은 성별의 사람이 가서 문을 연다.

단순한 질문에 도달한다. 그렇다면 남녀가 같이 있다면??? ㅡㅡa




아담하면서 여유로운 분위기.




오홋+_+

이란, 맞군...




흔히 생각하는 박물관이라 하기엔 약간 덜 정돈된 느낌? 그리고 낡은 느낌이 있다.




신나게 이란 전통 악기를 두드려 주시는 바흐만(Bahman)이라는 아저씨와 젊은 친구.

연습 중인데 마침 내가 가서 두드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빠와 아들~ㅋ

상당히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여자들이 전통악기를 치는 모습도 보여줬는데, 사진은 찍지 못했다.

너무 오래되서 ㅎㅎㅎㅎ 사실 기억이 잘 안난다. 

그래도 모양새에서 짐작이 가능하듯이 우리나라의 장구와 비슷한데 크기는 작다.

당시 기억엔 마당놀이 할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쪽의 박물관 문을 향해 내려갔다.


내부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았던 박물관이다.

물어보니 이곳 주인인 아저씨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물품을 분류한뒤 전시를 해 놓았다.

사진의 양복 입은 아저씨는 내게 설명해주시던 분.




본적은 없지만 이미 페이스북 친구인 자전거 여행자 재욱씨(http://uniquesaga.com/).

여기를 다녀갔었군. ㅋㅋㅋㅋㅋㅋ

같은 여행자로서 뭔가 동감된다. 흑흑... ㅠㅠ 




과거의 흔적.

얼마나 변해왔을까, 지금 이곳 이스파한을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이 쓴 역사.

규모는 작아도 이스파한의 인류학 박물관에서 느끼는 독특한 느낌이 있다.




같이 사진 찍재서. ㅎㅎㅎ


 


역사의 흔적을 본다.

여기 주인 아저씨 말로 다른 박물관과 달리 이것들은 자기가 수집한 것이라 만지고 느껴보는데 아무 문제 없다고 호탕하게 웃는다.

사진의 콧털 아저씨가 이곳 주인인듯. ^^ 




직접 체험의 시간.

설명을 했는데 잘 못 알아들었다.

에콰도르 적도 박물관에서와 비슷했던거였나?? 




자물쇠




농기구 




베틀




예전엔 이곳이 우물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냥 흔적만 남았다.




아저씨가 만들어준 이란 스타일의 캘리그라피.ㅋㅋㅋ




앞에 돌로 만들어진 건 공원처럼 만들어놓은 단순한 디자인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무덤이라고 한다.

누구였는지 사실 기억이 안난다. 유명한 문학가였던거 같은데... 들어오고나서 이것저것 너무 많은걸 설명해줘서 가물가물..ㅡㅡ

방문자를 위해 진지하게 설명을 해주던 분들이 참 기억에 남는다.

한 가지 좀 놀랐던 점은 자꾸 나를 touch 하는거였다.

특히나 겨드랑이에서 팔로 오는 부분(삼두근)을 자꾸 살짝 살짝 터치를 하길래 그만 좀 만지라고 했더니 아저씨가 놀랬나 보다.

설명이 다 끝나고 조용히 나를 따로 불러서 물어볼게 있다고 하더니 왜 터치를 하지 말라고 했냐고 물어봤다.

이란에서는 남자들끼리 터치하고 하는게 너무 자연스러운 문화라는 것. 그러나 외국인인 나에게는 굉장히 낯설다. 

특히나 아저씨가 터치한 부분은 상당히 민감(?)한 부분인데 자꾸 그곳을 터치하니 이상하자나요. -_-;

아저씨는 몰랐다면서 사과를 했다.

그럴 의도까진 없었는데... 흠, 아저씨도 그럴 의도가 없었겠지. ^^ 

아무튼 캘리그라피 해준거 고맙습니데이!




돌아가던 중 차 앞 길을 막던 양떼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픈 한지 얼마 안 된 아이스크림점에 들러서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집으로 와서 아흐맛 아저씨 가족과 함께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함께 한다.

오늘은 떠날 예정이므로.




밥 먹으면서 드라마 이야기가 나왔는데 주몽에 대한 것과 옛날 한국에 대한 역사를 이야기 해주니 상당히 놀라워 한다.

주몽의 고구려 시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옛 지도를 보여주니 상당히 놀라하는 아저씨 가족들.

뭐, 다 한때 잘 나가는 시절 있잖아요~ㅋㅋㅋ 이란이 과거 페르시아 제국의 영광이 있었던것처럼.

아저씨 가족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여러모로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스파한에서 잘 쉬다 갑니다! 




버스정류장으로 왔다.


모르고 아저씨 집에 드립 포트를 두고 왔다. ㅋ

그걸 아저씨가 정류장까지 와서 가져다줬다. 아우~ ㅎㅎㅎㅎ 감사합니데이! ^_^

문제 있으면 꼭 연락하라는 아저씨, 아들 모하메드와 함께 손흔들며 빠빠이. 즐겁고 항상 행복하시길 빕니다. (_"_)


목적지는 바로 쉬라즈(Shiraz). 

지금 있는 곳보다 남쪽이고 아웃을 해야하는 북쪽 아르메니아 방향과는 반대다.

큰 땅덩이의 나라에 제한된 시간, 주구장창 달리기만 하다간 놓치는게 많다.



이미 자전거로 달린거리가 지구 한바퀴 거리를 넘었다.

내겐 시간이 더 중요하다.

원래 비행기를 이란에 올때 쉬라즈로 시작해서 북쪽으로 올라가려고 했으나 티켓이 없어서 이스파한으로 왔다.

어쨌든 이란에 왔으니 쉬라즈에 갈 이유가 생겼다. 

큰 유적지인 페르세폴리스(persepolis)를 보기 위해서.




자전거 싣는데 실갱이하는게 상당히 귀찮다. 

버스회사에 물어봐도 자기들은 잘 모르니 버스운전사에 물어봐야한단다.

가격은 랜덤. 엿장수 맘대로.

뻔하다. -_-; 




출발전 카운터에서 대략의 가격을 듣고 그 가격을 지불했다.

운전수가 더 많이 받아내려고 애쓴다. ㅋㅋㅋ

귀찮다. 그만해.




자, 갑시다.

밤 버스를 타고 이름 한번 시크한 쉬라즈(Shiraz)로 간다.




<이스파한 지도>





도착은 제대로 한 것 같은 쉬라즈.

기원전 2000년 전에 이미 도시의 역할을 시작했다는 쉬라즈.

눈 앞에 시내 중심을 알리는 성 모양의 아르케 카린 캄 성벽이 보인다.


도착 시간이 새벽 이른시간이라 상당히 피곤하다. 으아.


버스에서 준 간식, 야물야물 먹어대며 잠좀 깨야지.




어제 밤 차에서 더워서 그랬을까? 

도착한 쉬라즈에서 맞이하는 내 느낌은 약간 갑갑함이 있다.

꽃과 시인의 도시라는데 유명하다는 시인이 있는데다 유명한 정원이 있단다.




정보 센터에 오니 관광지 시간과 입장료가 붙어있다.

무슨 무덤하나 보는데 20만 리얄이나 하는거지?

(참고로 입장료는 현지인과 외국인 차이가 수십배다.)




숙소를 알아보러 여기저기 다녔다.

주변 발품 좀 팔아 35만리얄(약 10달러)정도의 가격에 1인실 방을 잡았다.

냉장고까지 있으니 느므 좋다.ㅋ




낮잠 좀 자고. 

이스파한에서 만난 메흐멧(mehmet)에게 연락을 했더니 이곳으로 오겠단다.




저녁 장이 열리는 시간인건지 이곳에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불가리아에서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도 한 인기하던 장미수.




이곳엔 유명한 공원이 있다.

바로 페르시아때(14세기)의 유명한 시인이라는 하페즈(Hafez) 무덤이 있는 곳.




꽃에 관심을 갖고 보지 않아 기억에 없다. 

그러나 시인의 도시라고 부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사람, 하페즈 때문인것.

얼마나 위대했으면 시인의 도시라고 부르는 건지. 

그는 현지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공원으로 같이 꾸며져 있어 사람들이 정말로 자주 찾는다.

입장료가 현지인과 외국인 차이가 20배였나? 30배였나.

메흐멧이 현지인 표를 사주려고 했으나 기다리기 귀찮아서 들어가지 말자고 했다.

저 시인의 무덤에 사람들은 입을 맞추고 기도 같은걸 한단다.

사실 그건 기도가 아니라 하페즈의 '시(詩)'를 암송하는 거란다.



 



이란에는 모든 가정에는 두 가지 책이 있는데 한가지는 꾸란, 다른 한가지는 하페즈의 책이라고 한다.

그 하페즈의 책을 실생활에서 꾸란처럼 많이 읽는다고 한다.

곧 나올 이야기겠지만 현지인 집에 초대 되었을때 답답할 때 읽는 책이 하페즈의 책이라며 보여준 적까지 있다.

이스라엘의 탈무드처럼 이란 사람들에게는 삶의 어떤 지침서같은 느낌을 주었다.

더군다나 여럿이 쓴게 아닌 시인 한 사람이 쓴것이라니, 대단하다. 

무엇보다 700여년이 넘었는데도 변치않고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위대함이 감추어져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시인이 아니라 시성의 반열에 이른것이겠지.




날씨 때문일까 기분탓일까? 

뭔가 모를 답답함이 시나브로, 아주 찬찬히 옅게 쌓이고 있다.

뭔가 기력이 빨려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음식 좀 잘 먹으면 나아질까??? 




무알콜 음료 마시면서




우리가 가는 곳은




꾸란 게이트(Qu'ran gate)!




메흐멧과 함께.

18세기에 여행자들의 안전을 빌기 위해 세워졌다는 꾸란 게이트.

저 건물 문 위에 이슬람 경전 꾸란(Qu'ran-쿠란)을 넣어두었다고 해서 이름이 꾸란 게이트다.




쉬라즈 내 도시 모습은 그냥 저냥한 모습이었는데 꾸란 게이트 주변은 조명이 상당히 잘 되어있다.

관광명소이기도 하거니와 주변에 큰 호텔이 있어서일까? 




어두워 아쉬운 사진.

메흐멧 이녀석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나한테 뽀뽀를 한다.

이새퀴가 돌았나???????

야!!!!!!!! 

너 뭐야!?!?! 라고 했더니, 우정의 표시(제발 진심이길)라며 오히려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너무 갑작스러웠던지라 놀랄수 밖에. -_-; 

야,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난 이란 사람이 아니라고오.... ㅡㅡ

좀 더 어렸으면 그냥 넘어갔을텐데 말이지. 

아이고 어렵다. 




이 석상은 누구?

시인의 도시 답게 '카조우 케르마니Khajou Kermane)'라고 하는 14세기의 시인이라고 한다.

페르시아 제국때의 이곳은 어떠했을까? 

현대인의 입장에서 여러가지 불편했을 과거를 상상만 해 본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이란에서 주식으로 먹는 빵가게에 왔다.




갓 구운게 냄새가 참 좋았다.

사진을 찍으니 걱정말고 들어오라며 손짓하는 아저씨들. ^^ 

공짜로 하나로 줬다.

갓 나온 요 넌(non)이라고 하는 게 따땃할때 먹으면 진짜 쵝오! 

고소한 콩 소스나 누텔라 같은거 발라먹으면 살찌는건 숨쉬는것만큼 자연스러워질듯. ㅋㅋㅋㅋ




되돌아 가는길 과일 가게에 들렀다.

옆에 체리가 있어 가격을 물어봤더니 그냥 공짜로 조금 줬다.

어디서 왔는지 물어봐서 '꼬레아~!' 라고 했더니 하나같이 '주몽~!!!'이란다. ㅋㅋㅋ

체리 비쌀텐데, 미안해서 수박 한통을 더 샀다.

이란에 와서 좋은건 과일, 특히 수박이랑 멜론이 엄청나게 싸다.

보통 킬로당 5000리얄(500토만), 내 머리통보다 훨씬 큰 6kg짜리 수박을 먹어도 1달러 정도 밖에 안하는 가격.

숙소로 돌아와서 수박한통 해치우고 잔다! 

아, 오늘 새벽에 화장실 여러번 가겠구만. ㅋ


그나저나 문학과 꽃이라는 쉬라즈는 내게 좀 먼듯하다. 

더 댕겨봐야지.

취침! 


2016년 5월 9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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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ramadake.tistory.com


* 여행기를 올리는 지금 저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Mostar)에 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캬, 참 쉽지 않은 여행입니다. 와 이래 춥노~ ㅠㅠ 

그래도 추운 겨울 좋은일로 몸과 마음 더 따뜻한 일이 많이 있길 빕니다.

다들 건강 잘 챙기십시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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