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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6 중동

자전거 세계여행 ~2263일차 : 악천후 속 아르메니아 산악을 넘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7. 1. 3.

자전거 세계여행 ~2263일차 : 악천후 속 아르메니아 산악을 넘다.


2016년 6월 1일


아우~ 몸이 왜 이렇게 무겁냐. 

어제 이란에서 넘어 올때 산 메론 한통을 아침으로 먹었다.




이곳으로 들어오는데 어제 가시가 보였었는데....

그걸 밟았나보다. 


펑크난 구멍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조심조심, 주변 가시에 펑크 안 나게 자전거에 얼마나 신경썼었던지...ㅋㅋㅋㅋ




어제의 보금자리가 있던곳.

이제 출발이다!!! 




얼마 안가 내 앞의 길을 가로막는 소 한마리. 

저녀석 잡으면 한 2주동안 고기 걱정안하고 참 즐거울텐데...




그렇게...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정말로 덥다. 그리고 계속되는 업힐. 

아, 몸 상태도 안좋은데 입질이 계속오기 시작. 




온도가.... 온도가......

이란때보다 더 뜨거운건 지금 내가 끌바로 산을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아, 힘들다 힘들어.



힘들다, 지치고.

기어 고장은 수리를 좀 해야겠고, 무엇보다 몸이 굉장히 아파온다.

이란에서 조금씩 아프던 팔목은 그렇다쳐도 어제부터 어깨와 목, 그리고 기립근 부분의 근육이 엄청나게 아파온다.


페루에서 겪었던 그 통증과 너무 비슷하다.

이럴줄 알고 모르핀보다 낮은 단계의 진통제를 갖고 있었는데 이란에서 알리 어머니에게 다 줘버렸다.

암을 겪어보지 않은 내게 그 통증을 어떻게 설명할까?


근데.... 지금은 진짜 너무너무 고통스럽다. 아프다 아파. ㅠㅠ 




저 앞에 보이는 가옥.

저기로 한번 가 봐야겠다.




물이 다 떨어져가는 상황에... 아 천만다행이다.

동네 꼬마 아이들이 물에서 놀고 있다. 

우선 좀 씻어내보자. 




땀샤워는 뭐 익숙하지만 뜨거운건 쉽지 않다.  

시원한 물에 머리부터 쳐박고 얼굴의 열기를 좀 가라앉힌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더운 날씨임에도 물은 꽤나 시원한편이다. 




어제 온 동네에서 온 아이들인갑다.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애들이 차를 직접 몰고와서 이곳에서 물놀이를 하는거였다. 

운전도 하는데 녀석들이 엄마아빠 몰래 술먹고 음주운전 하는거 아닌가 몰라.

이거 라이딩 정말 조심해야겠군. 

그나저나 이 물 마셔도 되겠지??? OK! 

애들이 먹는걸 직접 보여준다. 

귀여운 꼬마들, 고마웡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로 내게 오아시스였던 이곳.




차 없는 길에서 제가 왕임니다용!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온 길, 




그리고 내가 가야할 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어도 웃는게 아니야!!!!!!!!!!!!!!!! 



헥헥...

앞에 펼쳐진 경치는 상당히 멋있다. 

정말로 멋있다! 



오늘은 자전거 타기보다 끌고만 가고 있군. ㅋㅋ

해가 저물어가고 잘 곳을 찾아야 할텐데 어디가 적당하지???

적당한 캠핑지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도로쪽에서 잘 안보이는 곳 아래에 텐트를 쳤다.

저녁 9시가 다 되어 캠핑을 했는데, 오늘 온 거리는 30km밖에 안된다.

여행 댕기며 시간대비 가장 적게 온 거리일듯...-_-;


밤에 텐트를 칠때 밤 하늘의 별이 보이지가 않았다. 

새벽에 바람이 엄청나게 불더니 툿툿,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아침 6시 정도여서 적당히 잤겠다, 주저없이 스프링처럼 튀어올라 텐트를 걷고 짐을 챙겼다.




이윽고 다시 오르막이 계속 되었다. 

비 맞으면서 끌고온 언덕위의 비피할 곳을 찾아 온 곳은 돌덩이로 지어진 성당 형태의 건물이었다.


 




성당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초라한 건물. 

출입문을 제외하고 구석의 작은 구멍만이 그곳을 밝히는 빛이었다.

촛불이 있는 이유가 있구만. 




파스타 해먹고 비가 그치길 기다리고 있는 중.

문지방에 걸터앉아 코펠 씻으려고 빗물로 불리고 있는 중.ㅋㅋㅋ

비맞고 가만히 있으니 춥다. 

아호~~~ 




비가 그리칠 기다리다가 겨우 출발.

비가 약간 그쳤다 싶어 출발을 했는데...

역시나 또 맞았다. ㅠㅠ 





비가 완전히 그치길 기다릴 수도 있긴 하지만 오르막길에 마을 하나 없는게 참 거슥하다.

지금 갖고 있는 식량이 다 떨어져가는데 이대로 가다간 오늘 저녁에 먹을거 없이 굶어야할지도 모르겠다.  

잘 쉬었던 교회를 뒤로 하고 다시 안장에, 아니 끌바로 진행을 해야할 시간이다.




계속되는 언덕으로 오늘도 역시 어제처럼 계속적인 끌바로만 이동중이다.




지나던 길 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보여서 그곳에서 잠시 휴식, 그리고 물을 채웠다. 

두 사람이 이곳의 검문소 역할을 하는 사람인가 본데 한명은 술에 엄청나게 취해서 알수 없는 말을 지껄여대고 다른 한명은 내게 차를 권하는데... 

오래 있기가 뭐해서 한 5분 있다가 바로 출발. 뭔가 참 외로워 보였던 사람들이었다.

물이 떨어져가면 적당한 곳에서 물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리고 아르메니아의 물은 지나온 어떤 곳들의 물보다 맛있다.




꽤나 올라왔는데.....




다시 올라가야할 길을 보니 앞에 별로 안 이쁜 구름덩이가 좀전의 급수대를 지날때부터 

산을 휘감으며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며 도로를 점령하고 있다.

뭔가 기세등등한게 바람이 살짝부니까 냉기마저 느껴지는 그런 비구름.

아... ㅠㅠ 또 한번 비샤워 해야하나?? 엄청나게 신경 쓰이는 지금...




비구름이 앞길을 막고 있는데다 양과 염소들이 점심밥 먹으러 나왔구나.



그.

리..

고.....


미친듯이 떨어지는 비와 우박... 



아하하하!!!!!!!!!!!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는 줄 알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우박이 싸대기를 때려대는데 ㅋㅋㅋㅋㅋ 아르메니아 이거 절대 못있겠다.ㅋㅋㅋ


덥다가, 서늘하다가, 따뜻하다가, 춥다가....

하루에 4계절을 다 경험하는군. ㅠㅠ 




우의가 있으니 다행인데... 오래된 빨간 패니어는 사실 비가오면 옆부분은 꿰맸기에 샌다.

아쉬울 따름....

오르막을 조금 더 조금 더 올르니 비가 그쳤다. 

하늘이 좀 개였구나. 아호~ 다행.




정말 힘들다. ㅠㅠ 

지도하게 아프던 목과 어깨.... 

짐의 무게를 인생의 무게라고 말하면 뭔가 시적일지도 모르겠지만 표현하기 나름인거지, 

차로 댕기면 그런 짐무게 따위 크게 신경쓸 필요도 없다.

낭만과 실제 사이는 구라와 실제 사이의 줄타기에서 시선을 어디 두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법.

여행은 그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내 마음 상태인것 같다.


다시 오는 통증...

어깨와 팔의 힘줄이 엄청나게 댕기기 시작하면서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너무 아프다, 눈물이 찔끔찔끔 난다.

길이 좀 완만하다 싶어도 정작 한번에 가는 거리는 100미터가 안된다. 




몇분 끌다가 쉬기를 반복하길 수십, 수백차례는 했을꺼다.

정상에 도착.

후...




아아아아앜! 쌰우팅!!!! !!!!!!!!!!!!!!!!!!!!!!!!!!!!!!!! 

아이고, 디다.....




국경의 해발이 약 650미터 대인데, 2200미터정도 되니.

단순히 내려갔다가 올라간 계산은 금강산 한번은 찍은 높이겠군.




정상에 도착했을 무렵 마침 뒤에서 오던 캠핑카 한대.

독일에서 온 여행중인 커플이었다.

잠시 대화하면서 힘들어하고 있는 내게 먹을 것을 주더니 잠시 커피나 하자면서 차로 초대를 했다.

아 이런 천사가 있나.

설탕 넣은 커피와 과일, 그리고 사탕. ㅠㅠ 

아놔.. 유격훈련중에 초코파이 먹은 느낌이군.

단게 이렇게 땡길진 생각도 못했다. ㅎㅎㅎㅎㅎ 


이란을 넘어 왔는데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의 어떤 중간쯤의 그 느낌.

지금에서야 돌아보면 그저 웃겠지만 당시의 생생한 느낌을 일기장엔 상당히 부정적으로 적어놨으니, 

그때의 내 솔직한 마음은 바로 그것이리라.

지나고 돌아보면 윤색하기 마련인 것이 사람의 기억이니깐.




카트리나 아줌마 그리고 아저씨 커플, 고맙습니다! 




구름이 내 아래에 있군. ㅋㅋㅋㅋ 

비가 내 머리위에서 내리는게 아니다. 

비가 내리는 구름 속으로 아래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자전거와 함께 굴러 들어갈 시간이다.

새로운 경험이 시작되겠드아. ㅋㅋㅋ




내리막 라이딩 중 앞에 나타난 쌍무지개.

그냥 달리기만 하기엔 아쉬워서 잠시 한 컷. ㅋㅋㅋ




역시나 비를 맞으면서 왔다.

내리막이라 다행이지만 브레이크를 잡아야하니 팔과 손목이 아파온다.

빗길이라 위험하기에 속도를 함부로 낼수도 없다.

베트남의 사고를 잊으면 안됨. ㅡㅡ^




한참 비 맞고 나서, 10초간 휴식! ㅋ




비가 물러가니 다시 봐도 멋진 쌍무지개. ㅎㅎㅎ


내리막길에 저 멀리서 보이는 자전거 한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직선거리로 단번에 올라오기엔 힘드니 요래조래 도로를 왔다갔다하며 오르는 여행자다.

체코에서 왔다는 이 친구의 이름은 혼자(Honja). 

이름이 혼자다. 이름값 하는 여행자구만! 

(페이스북 웜샤워 페이지에서 이 친구 얼굴이 뜬걸 며칠뒤에 봤다. ㅎㅎㅎ)




이란 넘어 아시아로 넘어가 남미까지 갈꺼란다.

먼길 가는 여행자구나. 지갑에 남은 이란돈이 있지.

한 2-3끼 케밥으로 든든히 먹을 식비 될꺼다. 니 복이여! 즐거운 여행해라.

(연락한다는 이 녀석은 어떻게 된건지 연락처 받아가놓고 연락도 음따. ㅡㅡ^ 우린 서로 길에서 만날 수많은 얼치기 여행자중 한명인건가.ㅋ)


니는 아무래도 하루치 업힐을 해야겠네.... 나는 다운힐로 10-20분안에 음식을 구할수 있는 마을에 도착하겠군.

ㅋㅋㅋ 아하하하!!!!!!! 

안뇽! 

급한 다운힐로 브레이크 잡는데 힘을 써가며 마을에 도착했다. 




동네 이름은 차브(Tsav)!

와우, 수퍼마켓 발겨언!!!!!!!!!!!!!!!!!!! 

흑흑, 음식이다!!!! 

아, 단게 땡긴다. 우선 탄산부터!!! 



동네 꼬마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펑크가 나 있다.


짜슥 안되보여서 자전거를 분해했다. 

표정이 깅가밍가 한 표정.ㅋㅋㅋ

튜브가 옆에 찢어졌는데 우선 떼울정도는 되겠군.




기다려 봐.

펑크를 떼웠는데 




타이어가 문제다.

넓은 고무로 안에서 덧대어 구멍을 막았다. 바람빠지면 또 헛거겠구만.




고치고 신나게 달릴수 있으니 행복해 하는 꼬마.

한국인 천사 아저씨가 여깄다, 임마.

안뇽! 




해가 진다.

오늘 요리할 거리도 샀으니 든든히 먹어야겠군. 

수퍼마켓 아줌마에게 물어 지붕이 있는 학교 옆 장작패는 장소에 텐트를 쳤다.




소세지와 파스타, 양파, 마늘 그리고 사골가루로 맛을 낸 영양 만점의 오늘 저녁입니다.

다시 한번 깨닫는다, 라면은 정말로 멋진 식품이다!!! 




내 카메라도 피곤한 저녁. 

정말 힘들었다.

아픈 어깨와 몸을 부여잡고 스트레칭을 오지게 했다.

후.... 정말로 기억에 남을 정도로 힘들었다. 

몸부터 빨리 회복을 해야한다. ㅠㅠ 




2016년 6월 2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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