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년간의 세계일주/2016-2017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272일차 : 물과 언덕과 비바람의 아르메니아

by 아스팔트고구마 2017. 1. 5.

자전거 세계여행 ~2272일차 : 물과 언덕과 비바람의 아르메니아


2016년 6월 10일


하루를 더 쉬고 다시 출발길에 오른다.




고리스(Goris) 초기에 숙소를 잡았던지라 현실로 돌아와서 언덕을 다시 올라야 하는 상황에 직면.

도시 입구쪽에 더 들어가 숙소를 잡았으면 더 많은 걸 봤을까?




몸이 거슥해서 사실 지금 걸어가는 것도 눈에 별로 안들어온다.

별볼거 없는 동네다. 

이란에서 아르메니아의 예레반으로 가기 위해서 지나치는 동네.

뭐, 그러하다.




동네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가게 주인이 쑥스럼을 많이 타는 듯.ㅋㅋㅋㅋ




아, 출발하는데 어깨가 다시 찢어질듯 아파온다.

너무 아파서 더 가기가 힘들다. 

이곳에 버스가 있냐고 물어보니 현지인 말로 버스는 없단다. 

장거리 버스도 없고, 전부다 택시나 개인차를 나눠서 타는 구조라나?


도로에 앉아 생각에 잠긴다.

아쒸, 그냥 가자. 

메고 있던 가방과 조끼를 자전거에 나누어 싣고 나니 몸이 상당히 가볍다. 

문제는 내가 몸에 지고 다니던 가방과 조끼의 무게 때문이군. 

빗길에 흙탕물이 튀는게 싫어서 계속 메고 다녔더니 어쩔수 없다. 

통증을 줄여야한다. 



운명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오르막을 나선다. 




반시간 정도 털레털레 오니 도착한 정상.

시원한 바람이 또 엄청나게 분다. 



휴... 어깨쭉지 한번 주무르고.

이제 달려도 되겠지?



유명한 식수터인가??

뒤에 이곳에 대한 싸인도 있는데 나뿐만이 아니라 지나던 화물차나 작은 승용차 운전자들도 이곳에서 물을 떠 간다.

정말로 정말로 맛있었던 물. 

내 여행중 최고 중 최고라고 말하고 싶던 물맛!!!!!!!!!

물병이 더 없었던게 아쉬웠다.

아, 이 샘물 자전거에 싣고 가고 싶어. 

요래조래 장난 좀 치면서 휴식.

추워서 떨다가 외투 하나 걸치고 물맛을 즐기니 이렇게 좋을수가 없다.




앞의 구름이 신경쓰인다.

앞서 물을 배에 너무 빵빵하게 넣어서인가 가다가 물 빼는 작업을 해야했다. 




거세게 부는 바람 잠시 피해 버스 정류장에서 커피 한잔 마신다.

좋다. 

좋은 원두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을뿐... ㅠㅠ




자, 시커멓던 구름이 조금은 색이 빠졌다.




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하며 이랴이랴~~~~~~~~



도로에서 보이던 버섯 노점(자동차)ㅋ


양이 상당하다.

1천드람에 양이 이정도.(1$-490드람) ㅎㅎㅎ

사야지.



혹시나 밑에 비었나 살펴보니 그래도 뭐 적당히 채워놨다.




노점이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과소평가 한건가?

잔돈 찾느라 시간 걸리는 아저씨를 기다리는 동안 한컷.

버섯은 사진 뒤의 풀밭 같은데서 따는 것 같다.




내려오면서 주변의 버섯 파는 자동차를 여럿보았다.

옆의 풀밭 사이로 바구니 같은 것을 들고 버섯따는 사람들이 꽤나 보인다. 




짐을 줄여야겠군, 버섯을 소고기 스톡 우린 물에 넣고 삶아먹기.

흠, 괜찮다! 




바람때문에 이동이 더딘 오늘 하루다.

이란에서보다 해발고도가 높아서일까? 반팔로 다니기엔 춥고, 입으면 금방 또 땀이 찬다.

지금 다니는 곳은 대부분 2000미터 언저리의 높이다.




망원으로 렌즈 하나 바꾸고 나니 사진이 좀 더 분위기가 난다.

소가 점령하는 거리를 조심히 피해서 뭅(move) 뭅, 뭅!!!! 



 




뒤에서 슬며시 다가오는 차 한대.

응???

엇????

당신들은!!!!!!!! 



아르메니아 둘째날 본 네덜란드 모녀 여행자.

미르텔, 그리고 아다 아줌마. 

그들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었다.

요래조래 이런저런 하하호호 대화를 나눴다.

해가 저물어 가는지라 더 길게는 못하고 연락처를 주고 받고 헤어졌다.

제가 네덜란드로 갈 일이 있을까용? ㅋ 모를일이지.ㅋㅋㅋㅋ

안전 운전, 그리고 즐거운 여행하세요! 




자, 빛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때에 텐트를 쳐야하는데~~~ 

비가 올 것 같기도 안 올것 같기도 한 날씨.

안 오길 기대하면서 적당한 캠핑지점을 찾아나선다.




오늘은 꽃밭에 텐트를 친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간만에 찍어보는 텐트 설치 타임랩스.




전날 밤에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염려아닌 염려가 있었다.

근처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혹시나 비가 오면 텐트를 걷고 그쪽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는데, 비가 안 왔다. 




웃어도 웃는게 아니고 경치도 다시 보니 예쁘긴 한데, 사실 이동 당시엔 눈에 그다지 들어오지 않았다.

금강산도 식후경, 아르메니아 자연 구경도 아프면 말짱 꽝이다.




시원하게도 뻗었다.

다행히 언덕길은 이전보다 길진 않지만 없는 건 아니다.


잠시 들른 휴게소...

탄산 하나 마시면서 에너지를 보충한다.


밖에 의자에서 걸터 앉아 피곤 잔뜩 묻어있는 내 얼굴이 안되보였나? 

휴게소 가게 아주머니가 먹을것을 내줬다.




요 간식까지. 




고맙습니다.

옆에 남자 두명은 끼어들었음. ㅋㅋㅋㅋ




아이고 디다.

의자에 앉으니 움직이기가 싫다. 

몸이 식는다, 이동해야지.




바람은 사실 시원하다기보다 쌀쌀한 편. 




물 좀 채우고 , 다시 오르막으로 고고싱! 




길에선 달려야할 때와 끌바로 분명히 나뉘어진다.

물론 그걸 선택하는건 자기 자신이고. 

오기부렸다간 사실 바보 소리 듣기 십상인 단순한 선택이지만....




눈 앞에 보이는 두개의 탑.


멋지긴한데 찬 바람과 함께 풍겨내는 이곳의 분위기는 을씨년스럽다.




이곳에서 팔던 꿀과 버섯.

꿀이 너무 찰랑찰랑대서 구입 안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학교때 백두산에 갔다가 파는 꿀을 구입했는데... 꿀물을 샀다. -_-;

그 뒤로 살땐 적어도 흔들어보고 산다. ㅋㅋㅋㅋ




찌푸린 날씨 속 고생하며 올라왔으니 신나게 내려가야하는데, 

오르막일 땐 자전거 끄느라 아파, 내리막일땐 브레이크 잡느라 아파.

중간지점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아르메니아 라이딩이다.

그게 아니라 내 몸 상태가 문제인거지. ㅡㅡ;;;




내리막길 비 때문에 지붕 있는 수퍼마켓이 보이던 곳에 잠시 멈춰섰다.

비가 진짜 엄청나게 퍼우었다.

우비를 입었음에도 너무 많이 내리니 빗물이 안경까지 가려 달리기가 힘들다. 




군것질거리와 함께 비를 맞아 추워진 몸 좀 데워야겠다.

신발도 젖어서 참 고생스럽다. 지금...

차 한잔 주문하고 초콜렛 몇개 사서 먹으면서 몸에 휴식을 준다.




빗길에 튄 흙탕물이 상당히 많았는데 닦아 냈음에도 여전히 남아있다. 




비가 잠시 멈추었을때즈음 다시 출발,

산 사이를 지나 바익(Vayk)에 들어왔다.


수퍼마켓도 있고 식당도 보인다. 

배 고프니 케밥+햄버거로 우선 속 좀 달랜다.

갑자기 쨍쨍해지는 햇빛이 피부를 쪼아대니 몸 여기저기가 너덜너덜해지는 느낌.




아르메니아에는 우리나라 라면인 도시락을 판다. 

러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곳에서 보다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ㅎㅎㅎㅎ

4-5개는 기본으로 구입. 

이럴때 말아먹을 밥이 꼭 생각난다. ㅠㅠ 




우리나라 초봄, 늦가을에 부는 차가운 느낌의 바람이다.

자, 좀 더 달리자. 




볼때기를 쪼아대는 햇빛의 강도가 상상이상으로 세다.

제대로 씻지도 못했는데 한국에서 관리 좀 받으면 한국 사람처럼 보일까??




내리쬐는 햇빛에 진하게 올라오던 도로의 아지랑이. 

비가 미친듯이 오다가 또 이런 날씨라니, 몸이 안 좋으니 쉽게 지친다.


눈앞에 또 언덕이 나타났다.

어떡하지 고민을 하다가 도로가 위쪽에 폐가 하나가 보인다.

오늘은 저기서 캠핑을 해야겠군. ㅋㅋㅋ




뒤쪽의 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왔다.

경치 좋구만.




설정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좋은 하늘보기.




구름이 금방 금방 움직여가는데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타임랩스를 찍을걸 그랬다. 




오늘의 내 집.

몸만 좋다면 이곳의 경치또한 엄청나게 좋을텐데... 아쉽다. 

텐트 치고 자전거 넣기에 거의 딱 맞는 사이즈였다.




산과 구름 두 녀석이 만들어내는 로맨스를 구경하면서 오늘의 여행을 마무리한다.


내일이면 예레반으로 도착할 수 있겠지???



2016년 6월 11일까지의 이야기.


https://www.facebook.com/lifewithadventure/

https://www.instagram.com/cramadake/

http://cramadake.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