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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538일차 : 짐바브웨(Zimbabwe), 내 아프리카 여정의 출발점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 17.

자전거 세계여행 ~2538일차 : 짐바브웨(Zimbabwe), 내 아프리카 여정의 출발점


2018년 2월 27일 오전


2번의 환승,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곳.


짐바. 브웨.

짐.바.브.웨.

짐.바브웨.

짐바브.웨.

짐바브웨. 





이름에 참 정이 안 간다.

짐바~ 라고 부를께. ㅋㅋㅋ


아프리카.

그래, 아프리카다.

2016/12/29 - [Journey/Maps] - 아프리카 지도 자세히 살펴보기

<아프리카 지도>




2019/01/14 - [Journey/Maps] - 짐바브웨 지도 / 아프리카 지도 / 짐바브웨 행정도 지형도 위성지도 한글판 지도 자세히 살펴보기

그리고 짐바브웨 지도를 꼭 한번 보고 갑시다. ^^




오늘의 BGM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가수 토토(Toto)이 부르는 노래 아프리카(Africa)의 감성이 내 여행에도 있을까?

음악이 마약이라는 생각을 여행중에 잠시 한적이 있다. 진짜. 

남들이 다 해서 괜찮은 아주 합법적인 마약.

손발오그라드는 그거 말고, 정말로... 

그 마약은 감성과 상상이 가미되며 내 여행에 기대를 또 불어넣는데...


기대를 통한 현실은 언제나 싸대기를 날려준다. ㅎㅎㅎㅎ

내 여행에 무슨... -_-; 



공항 밖으로 나오는데 비자부터 문제다.

짐바브웨는 도착비자가 가능하다. 

최근에 생긴 비자로 공항에서 유니비자(univisa)를 신청하려고 했는데...

대사관을 통해서 확인까지 다 하고 왔는데, 무려! 

비자를 입력하는 전산이 고장이 나서 안된다고 그런다.

.

.

.

아프리카! 아프리카의 감성은 요로코롬 정신 퍼뜩 챙기라고 볼기짝을 후려 갈겨주는구만. ㅎㅎㅎ

유니비자는 짐바브웨와 잠비아 두 나라를 하나의 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비자다.

그러나 내가 마주한 현실은 짐바브웨 비자 + 잠비아 비자를 둘다 따로 사야한다는 의미. -_-; 

비용도 나가고 번거롭게도 생겼네. 

이 나라 수도, 국제공항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니... 말이 됨? 

근데 뭐, 방법이 없으니 그렇게 하는걸로. 비자 구입.




밖으로 나오려고 하니 이젠 또 짐 검사. ㅡㅡ^ 

이 무슨?

가방 안 내부를 다 살펴본다. 

비싼 물건에 대해서 시비를 건다.

햐... 이 무슨 병신짓이지?

가방부터 핸드폰 카메라 노트북 등등 모든 것에 시비를 건다.

이유는 뭐 말 안해도... 

세금을 내야한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해봤자 카메라가 젤 비싼거니까 상관은 없는데...

하나 묻자. 저기 최신폰 3-4개 들고가는 사람 안 잡는 이유가 뭐야?

저 폰 한개만 해도 내 짐 비쌀것 같은데? 

다 잡지 좀? 


인터넷으로 다 검색이 가능한 세상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런 짓 한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기분 나쁜것은 지금 둘째치고...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성가시고 귀찮다.

너거 대통령이 시키드나? ㅡㅡ^ 

한심하다 한심해.  

뭐라도 하나 시비를 걸어서 뺏으려는 짓을 하는 꼬라지를 페달도 밟기전에 겪어야 하나?

결국 검사하는 사람 뜻대로 안되니 보내주는 수 밖에.

도착 한지가 언젠데, 비자로 시간 잡아먹고... 짐 검사 한다고 또 따로 불러냄. 

지금 긴 시간 잡혀 있는걸 너무 짜증이나서 한마디 해 주고 나왔다.




공부 좀 해, 멍청아! 

도대체 이 나라 수준은 어떻게 된거야?

토토의 아프리카는 노래로만 즐기는 걸로....




아, 지쳐... 

밖으로 나왔다.




아, 힘들다.

이곳은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Harare). 

도착하긴 했구나.

타이머 모드로 사진 몇장을 찍었다.

얼굴 표정이 안 좋아 억지로나마 웃으면서 찍은 사진.  그나마 남기기 위해 이렇게 해 놓은 거다.




<짐바브웨 지도>


도착한 하라레 위치는 저기.

어디로 갈지 확정은 안 하고 왔음. ㅡㅡ^ 




우선 부러진 자전거 짐받이부터 수리하는 걸로.

자전거 여행에서 장비 선택시 물품은 튼튼한것이, 좋은것이 좋은 것이다.

그러나 고장이 난다면 부품도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하고 반드시 쉽게 고칠 수 있어야 더 좋은것이다.




너덜너덜 멘탈이 넝마다. 

자전거 조립 후 짐받이 수리를 마치고 짐 세팅을 끝내고 나니 정신이 좀 돌아온다.

다행히 아프리카나 유럽은 시차가 차이가 거의 없다.

환승한다고 피곤해서 그럴뿐.

출발을 하려는데 비가 온다. 

잠시 지붕이 있는 건물 아래로 들어가 앉아서 비가 그치길 기다리고 있었다.




웃자.

내가 웃어야, 즐거워야 이 여행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고생이 하고프면 한국에서 티베트 라싸로 오체투지 하면서 가는게 낫겠지.

답답한 마음 다시 가다듬고 여행을 준비한다.




청소하는 직원이 짐과 자전거를 보더니 말을 건다.

힘 좀 내서 그들과의 대화를 나눈다.

낯선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의 등장에 신기해 하는 그들. 

웰컴 투 짐바브웨! 

갑자기 춤추고 흥겨움으로 반겨주는 그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폭소가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흑인들의 소울은 정말 타고 난듯. 

갑자기 춤추고 막 ㅎㅎㅎㅎㅎㅎ






영상 한판 찍읍시다.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기억만 갖고 떠나고 싶네요.^^ 




비가 그치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한번 웃었다.

이렇게. 하하하하하!!!!!!!! 

웃어야 즐거운 거지.

방금 그들과의 대화에 흥이 난다.

사실 이런 억지 에너지 끌어내는 것은 자주 하진 않는 편이다.

스스로 속이는 바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리고 그 느낌은 내 스스로의 에너지를 적지 않게 갉아먹는다. 

외부에서 얻어지는게 자연스러운게 충전이라면 저런건 그야말로 방전. 

그래도 좋다. 

나의 첫 인상이 전부가 아니길 바라며 아프리카 첫날의 여행을 시작한다! 




비가 그쳤었는데 다시 저 멀리서 소나기처럼 조금씩 내리고 있다.

수도인 하레라 공항은 우리나라 지방의 공항 사이즈다.

대구 공항 사이즈랑 비슷한거 같다.




Hello, Zimbabwe! 

반겨줘서 고맙군.




시내로 들어가는 길




19세기 중후반에 영국 식민지에 들어섰다가 1980년에 독립한 나라. 

짐바브웨! 

인종구성은 흑인들이 98%, 아시아인들이 1%, 그리고 기타 1%.




하라레 시내로 들어간다. 

참고로 짐바브웨는 차량 방향이 영국, 호주, 일본처럼 우리와 반대의 차선으로 움직인다.

영국 식민지의 영향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아프리카 느낌이 아주 쬐끔 들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나오는 길은 생각보다 괜찮았는데...



시내로 들어오고 나니 차가 엄청나게 많아진다.

신호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십톤의 화물차들이 별로 개의치 않고 그냥 꼬리를 물고 이동 이동.

그냥 사진 찍었다간 아프리카에서의 첫날 여행도 못하고 차에 치였을듯. -_-;


열심히 페달을 밟아서 시내에 위치한 숙소를 잡았다.

진짜 힘드네, 이거.




숙소에서 만난 벨기에 커플.

파티마와 모하메드. 




모로코 출신인 그들은 아프리카 여행의 루트는 나처럼 북쪽 방향이다. 

배낭여행이니 나보다 더 빨리 움직일테지. 중간에 어쩌면 한 번 만날수도 있겠다. 

연락 하자구. 

제대로 된 아프리카 정보가 없는 이상 연락을 통해서 얻어야 하니까...




만신창이 자전거 다시 손보기.

오는 길에 뭐가 문제인지 펑크가 나서 튜브를 떼웠다.




숙소.

외국 여행객들이 상당히 많이 찾는 곳인듯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 숙소라서. 




근데, 가격은 이탈리아에서 묶었던 숙소의 2배다. 

침대에서 끽끽 소리 나고 시설도 그리 좋다고는 말할수 없다. 

말도 안되는 물가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수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왔는데 깜놀. ㅡㅡ^

이탈리아보다 2배는 비싼듯. 

도대체 이 나라 뭐지? 



숙소에서 간단히 뭐 좀 먹고 뻗었다.



오늘 날씨 맑고 참~ 좋다.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려 나선다.




아, 벌써부터 가슴 쫄리게 하네.




지금 이곳은 수도라서, 어제 왔던 길이 메인 공항과 연결이 되어 아스팔트 포장이 잘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자전거 타는거 말고 좀 걸어보기로 했다. 




으슥한 길, 그리고 앞뒤 주변에 사람들이 없는 길을 갈때는 사주경계를 하게 된다.

신경이 곤두 섬. 아까 그 광고가 장난이 아님을 안다.


아프리카의 경우 방범 때문에 건물의 벽도 높다.

어젯밤 수퍼마켓 갔다가 오는 길에 갑자기 길가 나무 뒤에서 사람이 불쑥 튀어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사람이 있는지도 몰랐고 사람이 튀어나왔어도 뭐 보여야지. -_-; 

전기가 모자란지 길에 가로등은 거의 없고, 있어도 켜지도 않더라.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등에 주변을 살펴가며 보행자들이 보인다.

ㅡㅡ

무서워. 흑흑흑. ㅠㅠ 




뭔가 깝깝한 느낌이 시작이 되었다.




뭐 좀 먹자.


현지인들도 사 먹을텐데 이들은 어떤거 먹고 사나? 

사람들이 붐비는 패스트 푸드점에 왔다.

프라이드 치킨, 그리고 감자. 

내 노트에 적어 놓은 글과 그때의 감정을 돌이보면... 이 치킨은 내가 수년간의 여행을 통틀어서 먹어본 닭 중에 가장 맛 없는 닭이었다.


짐바브웨 치킨, 월드 워스트!  

월드 베스트는... 기억이 안남. 왠만해서 다 맛있음. ㅋㅋㅋ

염지가 안 되어 있는건지 노트에도 '정말 맛 없다.'라고 적어놨다. ㅋㅋㅋㅋㅋㅋ 




시내에는 길거리 장도 섰고 사람들은 팔수 있는 모든 것을 파는 듯하다.

참고로 짐바브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적이 있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짐바브웨 돈과 함께 뒷 여행기에서 설명하겠음. ㅎㅎㅎ

아무튼, 지금 짐바브웨는 미국 달러를 자국화폐처럼 사용하고 달러 씨가 말라서 0이 수십개 있는 자국 돈을 포기하고 그 대신 다른 돈, 본드노트(Bond note)라는 돈을 새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어차피 종이 돈임은 마찬가지라 같은 돈이면 백만퍼센트 US달러를 선호한다.




하라레 시내를 다닌다. 이곳에도 일자리가 없다.

달러 부족으로 은행에서 하루에 돈을 찾을 수 있는 돈의 양이 200달러? 300달러였던걸로 기억한다.

그것 또한 선착순이고 ATM기에 달러가 없으면 돈을 찾을수도 없다.

그 달러는 현지인들 혹은 부패한 정치인의 집에서 아주 잘 쟁여진 상태로 잠자고 있다. 




방문해 볼 만한 곳으로 찾아본 곳은 미술관 박물관이 있었는데.

알고 있다. 

여행객들이 사실 갈 곳 이 없어서 가는 곳인 느낌이 너무 강한거.

이거 어제부터 가슴 한켠이 답답하다.

박물관, 미술관 패스.


 


시내에 지도를 확인하고 온 곳은 하라레 가든. 

정말 높은 나무들이 즐비한 이 공원에... 

사실 속마음으로는 (의미없는) 이곳에 재미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당시에는 나름 의미가 있었던 것인데 사진을 찍고나서 2년 가까이 흐른 지금에서 보면 정말 아무것도 생각이 안난다.




저 탑 사진을 찍는 동안에 어떤 사람이 와서 사진 찍으려면 돈 내야 한다는 기억이 머리속에 남아 있는게 더 크네. 

애잔~~하다. 

짐바브웨, 얼마나 하찮았으면. -_-; 




그냥 그렇다.

여기저기 나무 뒤에 숨어서 애정행각을 보이던 남녀 커플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였던 것을 보면 사람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역시나 별 의미없다. 재미도 없다.



벨기에 커플은 동쪽으로 간댔는데 그들이 보여준 사진과 정보는 사실 내게 단 1%의 흥미도 없었던 민둥머리의 흙 혹은 돌산 지역이었다. 

사실 나도 그럴려고 그랬다. 동쪽 방향으로 가려고. 

아프리카로 온 주요 목적은 커피 산지를 가 보는게 첫번째였기 때문에.

그러나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은 벌써부터 엄청난 힘을 써서 내가 의미와 재미를 찾아야 한다.

어렵다.

내 여행의 마지막 대륙인데 내가 너무 닳고 닳아버렸나?? 



숙소에서 골똘이 생각을 하면서 결정했다.

떠난다. 

바로 가야겠다.

잠비아 방향으로.


2017년 2월 28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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