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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559일차 : 루사카에서의 일상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2. 3.

자전거 세계여행 ~2559일차 : 루사카에서의 일상


2017년 3월 19일


찰리 형 집에 온지 벌써 10일이 넘었다.

첫날 며칠은 쉰다고, 다음 며칠은 자전거 정비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또 다음 며칠은 쉬면서 형 일 옆에서 구경하면서 따라다니기.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전에 비해 빨라졌다. 


인터넷이 안되니 여행기 간단 작업만 해놓고 잠에 들고... 

확실히 환경이 제한이 되니 생활 모습도 단순해 진다.


오늘은 일요일, 

학교 내 교회로 간다.




찰리네 가족.




그리고 교회 입구에서 만난 현지인 꼬마 식구들. 

해가 뜨면 하루가 시작이 되고 해가 저물면 하루가 끝이 나는 생활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아프리카가 아닐까 싶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이 아직 많은 아프리카. 



빛의 소중함, 전기의 소중함이 꼭 그렇지많은 않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빛이 생기면서 일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은 정말 사실이니까. 




오늘의 예배.

목소리 우렁찬 이곳 잠비아 사람들 목소리, 특히 노래할 때 실려있는 그들의 느낌은 이 장소를 울릴 뿐만 아니라 듣는 내게도 가슴 깊이 울린다.

영혼없는(Souless) 것들이 넘치는 시대에 소울이 가득찬 걸 느끼는 지금 이 시간은 긴 시간 메마른 내 신앙관에 아주 옅은 물기라도 잠시 적셔주는 느낌이다.




예배 끝.


하, 오늘 날 참 좋다. ^^ 



방으로 돌아와 짐 정리를 한다. 

망가진 물품들 새로 손보다 보면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며칠전 중국인 수퍼마켓에 가서 산 아이템. 고추장! 

내 앞으로의 페달질에 1% 이상의 기여도가 있을 예정 ㅎㅎㅎㅎ 




장을 보러 왔다.

내일 루사카를 떠나 말라위로 갈 예정이다. 




환전.

앞으로의 길에 ATM 찾기는 굉장히 힘들테고, 환전소 찾기는 더더욱 힘들터. 

대략의 하루예산을 정하고 거기에 남은 여행일수를 곱해서 대략의 금액을 계산해 본다.

사실 환전은 넉넉히 하는편이다.

어느 순간 모자랄때면 난감할때가 훨씬 많으니. 

이곳은 카드 결제를 받는 곳도 드물고, ATM찾아도 적은 돈 뽑을바에야 환전을 넉넉히 하는게 이득이다.

여행기에 쓰기엔 거슥해서 현지인들을 도와도 안 쓰는것이 많다. 그런 상황까지 생기는 것은 아프리카라 더더욱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남은돈이 꽤 된다면 먹을꺼 다 사서 싣고 다니면 그만이라 걱정은 없다.  




환전 후 맛난거 먹으러 왔다. 

"사진은 이렇게 찍는게 낫겠지?"

긴 시간 여행에 사진 찍기, 특히 구도와 빛 그리고 피사체 주변 등을 정리하면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패스 하고 만다. 

형은 역시나 베테랑 장기 여행자라서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 잘 알고 있음.

드론 박살만 안 났어도 여행이 좀 더 즐거웠을텐데.....

에효, 그냥 카메라를 바꿀껄 그랬나. ㅠㅠ 

여행중 한 가장 큰 탕진. 탕진잼이 아니다. ㅋㅋㅋ

ㅠㅠ 아 눈물나노. 




돈이 있을때 미리 찍어놔야지. 

잠비아 지폐, 단위는 콰차.

당시 환율은 위의 사진대로 1달러대 9콰차 정도였으나, 현재는 10콰차가 넘는다.(달러 강세, 잠비아 콰차화 약세)

정말 아프리카 지폐답다고 느끼는 것은 화폐 뒤쪽의 그림엔 동물들이 하나같이 그려져 있다.^^




대체로의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잠비아의 인프라 역시 아주 많이 안 좋다.

특히 통신망, 인터넷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인터넷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느끼리라.

형이 있는 곳은 잠비아 수도인 루사카, 사실 그곳에서도 차로 더 들어가야하는 거리다.

도시 내라면 인터넷 설치도 가능할뿐만 아니라 가격도 더 저렴하다.

그러나 형이 있는 곳은 인터넷 설치는 고사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 연결이 되는 것만해도 감지덕지인 상황.




보통 수준의 인터넷 사용에도 돈이 줄줄 새는 상황.

현지인들에게도 익숙한 모양인지 1콰차, 2콰차, 5콰차, 10콰차, 20콰차 등등의 가격으로 쓰는 데이터나 전화량, 문자 등을 충전해 쓸수 있다.




빨래를 돌린다.

내일 떠나니깐 옷 좀 잘 말리고.^^




자전거 여행자, 여행작가, 선교사 등의 직업이 있겠지만 우리에겐 찰리라고 더 잘 알려져 있는 형이 쓴 여행기 중국편.

찰리의 자전거 세계일주.

우리나라의 독서율이 그렇게 낫다는데... 동네 근처 도서관에 신청이라도 해놔야지. 

여행 일주일 갔다오고 쓴 책들도 많은데... 긴 시간 바퀴 굴려가며 쓴 긴 여정의 다음 이야기는 언제 볼수 있으려나.






아프리카 수퍼마켓에 가면 구할 수 있는 현지 물품.

바로 모링가. 수퍼 푸드 중 하나라는데 신기해서 하나 사 봤다.

차로도 마셔보고 해야지. 



저녁 맛나게 먹고




시작되는 형의 작업 시간.

저녁 먹고 나서 매일마다 그리고 수시로 자전거 여행 이야기 그리고 루트 등 정말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해 본 것 같다.




침낭을 이탈리아에서 짐 무게 초과로 버렸었다. 

그걸 대신해 형이 갖고 있는거 득템! 

내가 쓰던것에 비하면 무게와 부피 둘다 1/3인데, 더 부피 줄일려고 형은 여분 끈을 하나 더 만들고 있다.

고맙습니다!





형과 나의 여행스타일은 좀 다른 편. 그래서 자전거 짐에 대해서도 나름의 선택이 있을 수 있다.


찰리형의 경우엔 가볍고 부피도 줄여서 가는 편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엔 하고 싶은 것은 가급적 좀 더 챙겨가자는 스타일. 

갖고 있는 커피와 그 커피 툴만 줄여도 짐 무게는 6-7kg이상 줄어든다. 이것을 통해 겪는 또다른 여러가지 재미 거리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지금 이곳에서도 형님 가족들 외에도 이곳에 계신 다른 한국 선교사님들에게 많은 커피 선물을 할 수 있었으니까. ^^ 




형은 여행중 형수님을 만나 결혼을 했다.(만난 이야기와 서로의 상황에서 본 이야기도 너무 재미 있었다.^^)ㅎㅎㅎㅎ

이어지려면 이렇게 이어지나 싶다. 

찰리 형도 대단하고, 그 사람과 함께한 형수님도 정말 대단하시다.

자전거 여행 해본 적 없는 형수님은 신혼여행을 형님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했음. 

이런 커플 보소 ㅎㅎㅎ  

그냥 커플이 아녀~ 




흠, 나는 우예 될랑가? 




자자, 떠나야지!




루사카 시내를 지나 외곽으로 빠져 나가야하는데 비가 내린다.

갑자기 확 쏟아진 비는 내리다가 다시 그쳤다.

"하루 더 있다 가~" 하는 형의 말에 생각해보니 조급할 이유도 없다.

유니 비자로 왔으면 시간에 쫓겼을텐데... ㅡㅡ^ 

그래! 오늘 장에서 맛난 식재료 좀 챙겨놓자. 길에서 얼마나 또 지금 이 시간을 그리워할지 모를일이니.




오늘은 화요시장이 열리는 날.




형은 현지인이쇼.




시끌벅적 오늘의 시장.

무와 정구지를 좀 샀다. 

당장 내일부터 먹을거리를 생각해야 될텐데 루사카로 오는 길에서처럼 식자재 파는 곳 조차 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장보고 아빠는 아들보고 ㅎㅎㅎ




중국 자본 세력의 확대는 며칠전 방문한 차이나 몰 뿐만 아니라 인근지역에 비슷한 형태의 대형 중국 소상품점들이 속속 들어오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단지 우리가 1000냥 샵에서 그런 물품들 말고 이제는 이곳에 식품점까지 단지를 조성해서 들어서고 있다. 

이곳에는 우리만 외국인인것이 아니라 이곳에 살고 있는 다른 중국인, 그리고 다른 외국인들도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사실.

그런데 이렇게 기획되어 만들어 진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잠비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호기심반 염려반이다.




유엔 건물




흠, 아빠가 된다는 거.




찰리형은 다엘이를 안고 있을때 더 차분해지고 행복해 지는 것 같다. 




비가 한번 내렸다가 다시 그쳤다.

어우, 저쪽은 구름떼 저쪽은 구름 사이로 피어난 시리도록 푸른 하늘.

내일 떠날 나의 길엔 어떤 모습일까?




지금 온 곳은 우체국이다.

한국에서 보내준 라면이 오늘 도착했는데....





시간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싶었는데 물건 찾는데에도 돈을 내야한다. 

라면가격이 1이라면, 배달비용이 2, 그리고 현지에서 소포 찾을때 세금이 또 0.5정도??

이거 금값이다 금값... 




집으로 돌아왔다.

흠, 비에 대한 대비를 다시 좀 해야겠군. 




'오늘 라면이 도착한 걸 보니 성원이 니가 라면을 챙겨가야할 운명인가봐.' 




오늘의 최고 메뉴는 라면... 그리고 반찬.

과테말라에서 우리 반찬이 그리워서 랍스타도 안 먹고 나물반찬 먹은 기억이 난다.

단촐한, 간단한 음식이라도 거기에 깃든 각 사람의 기억은 누구나 다르고 독특한 법. 


이거 먹고 나니 뭔가 마음 한켠에 뜨듯함이 밀려온다.

마음이 여행 모드로 준비가 됐다.

오케이! 



수년간 함께 해 왔던 내 낚시조끼는 오늘에서야 작별을 고한다. 

땀에 쩔고 쩔어 내 옆에 있던, 그리고 호스트들에게 민망한 순간도 많았지만 나에겐 너무 소중한 아이템이었다.

낡아서 헤어져서 더이상 꿰매서 쓸수 없었으나 너 대신 새로운 친구를 하나 영입했다. 

조심히 잘가! ^^ 



길에 다시 설 시간이다. 



2017년 3월 21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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