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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567일차 : 잠비아 길바닥을 즐기는 방법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2. 11.

자전거 세계여행 ~2567일차 : 잠비아 길바닥을 즐기는 방법


2017년 3월 29일


시원 따땃한 날씨의 바람! 

요 녀석이 잘 깨워준다. 

텐트안으로 살랑 불어오는 요 상쾌한 느낌. 으흐흐흐흐흐~~~ 

'딱 잘 잤다!'는 바로 그 느낌으로 눈을 뜰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가!!!! 

무리를 했어도 아침에 다리 땡김 없이 눈을 뜰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라이더의 복 중에 하나일터. 




나무 아래 텐트를 쳤었던 어제 저녁.

아침에 텐트 안으로 들어오는 따뜻하면서 시원한 묘한 이 느낌의 바람을 어떻게 설명할 지 모르겠다.


새벽의 차가운 바람이 따뜻한 햇빛에 온도가 알맞게 변한 것인지, 아니면 좀 뜨거운 바람이 나무 그늘 아래로 오면서 약간 식어서 상쾌함을 주는 것인지... 

알게 뭐야.ㅋㅋㅋ 그냥 막 좋다. 

뭐, 이러하든 저러하든 오늘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단순한 생활의 연속이다 보니 이렇게 주변의 작은 것들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내 삶에 있었냐고 물어본다면 없었으리라.

인터넷이 24시간 되고 전기 전력이 항상 어디서든 구할수 있는 상황에선 때론 이런 것들조차 바라볼 수 없는거겠지.




스탠리 아저씨 안녕! ㅎㅎㅎ 

굿모닝! How are you? Sleep well? 

인사를 하고 다시 나는 길에 다시 오른다. 




오늘도 나의 아스팔트 길 위에서 존재감을 느낀다.

오오오~~~ 개 폼잡으면서 손오공 원기옥 모으는듯한 포즈를 사진으로 찍고 싶었으나 좀 띨빵해 보여서... 말았다.

같이 맘 맞는 여행자 찾기 힘든데, 그런 친구가 생긴다면 정말 정말 재미있을텐데 ㅎㅎㅎㅎㅎㅎ


완만한 오르막! 

느리지만 천천히 가는 우리의 인생길이지.

즐길 시간을 천천히 가고 있다고 생각하자. 

주로 페이스북에서 나오는 카드 뉴스에 단골 소재지. 

볼땐 낭만적인데 이 몸뚱아리로 겪을땐 진짜 쉽진 않단 말이야. 




눈에 띈 수퍼마켓!

들러서 과자와 음료, 이렇게 사먹고...




배가 고플땐 먹어줘야하는 법.

노점상이 보여서 잠시 멈춰 섰다. 

그냥 좀 자연적으로 길에서 먹을 수 있는 건 조리 안된 음식이란 없다.

그래서 과일, 아니지 채소! 토마토 섭취의 시간이다. 

살짝 볶아서 먹어주면 그렇데 좋다는데...

귀찮으니깐 뭐. 




잘 닦여 있는 길 옆의 누르딩 붉그락한 색의 흙은 토질이 좋을까?

우리나라 땅도 땅이지만 종자가 좋아서 산출물의 양과 질이 좋다고 들었다.

먹을 것이 많이 부족한 아프리카 나라들. 나는 농사가 미래의 첨단기술과 함께 큰 발전을 하리라 믿는다. 

이미 다국적 기업 몬산토나 카길 같은 종자회사들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을 종자를 통해 식민지화 해서 여전히 그들의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그걸 벗어나기엔 너무나도 힘이 들어 보이는 현실.

정치적으론 벗어났어도 경제적으로 더 옥죄는 현실의 지금이다.

누가 요새 구리게 총 쏘냐? 경제적으로 하면 간지나잖아~! 

세련되게 조여가는 아프리카인들의 목숨줄이 나만 보이는 것은 아닐텐데.

그래서 아프리카에 앞으로의 발전, 특히 지금의 동남아 베트남 정도의 수준까지 따라오려면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왠만한 오르막은 일상다반사! 

그러나 별로 안 원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푸쉬~~~~~~~~~~~~~~쉬~~~~~~~~~~~~~~~~~슈~~~~~~~~~ 

방귀 몰래 뀌기 신공같은 소리가.... ㅋㅋㅋㅋㅋㅋㅋ 




잠비아 와서 새로산 타이어. -_-;

야야, 진짜 아프리카로 수입하는 타이어는 정말, 너무하네 이것들. 

메이드인 차이나는 오히려 고급이었다.

메이든 방글라데시, 인디아는 중국제의 1/5로 안된다. 

정말 이러기냐....

타이어가 이렇게 빨리 닳다니. 

찰리형 집에서 새로 바꿔 끼운 타이어인데 모양은 유럽에서 얻어쓴 중고 타이어보다 더 낡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새것인데 새것이 아니야. ㅠㅠ 




수리하는 도중 멀리서 오던 백인 오토바이 여행자 커플. 

햇빛아래 사브로사(내 자전거 이름!ㅋ) 신발(타이어)이 잘 안 벗져져서 낑낑 대는 걸 보고 도와줄까 묻는다.

괜찮아요~ 혼자 하는거지 우야겠니껴? 

말만이라도 고맙심더~ 




멀리서 참 힘차게도 뛰어오는 꼬마 아이들. 

안뇽! 

물리부완지?(인사를 까먹음ㅋㅋㅋㅋ) 현지 인사어를 했는데..

역시나 저번처럼 

하와유~ 하와유~ 하와유~ 리듬을 타다가 

후아유~ 후아유~ 후아유~ 이렇게 한명이 쓰는것에 따라 소리가 다 바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흐어, 뜨거워.

정말로.....

기가 쪽쪽 빨리면서 라이딩을 하고 있다. 




햇빛이 뜨거운 이 와중에 저 멀리서 비포장 도로를 장악하고 계시는 우리 덤프 트럭 형님.

내가 이 동네 대빵차다!!!!!! 

길을 비켜! 

먼지도 피하고 안전함도 확보하려면 아예 멀지감치 떨어져 있는게 낫지. 




포장도로와 비 포장도로를 주변의 심심한 풍경을 눈에 담는다.

이 말 또 하기 싫은데...

아, 진짜 더위에 숨이 턱턱 막혀 온다.




땀을 줄줄 싸고 있습니다.

자가 소금 공장 공장장 성원이 되시겠습니다.




오전에 만난 뱃속 거지를 진정시키기에 토마토와 과자는 너무 부실하긴 했다.

점심은 좀 제대로 채워줘야지. 




다행히 마을 발견!

뭐 좀 먹자.

흐...

도착한 동네는 신다스(Sindas).


너무 지쳐서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털썩 주저 앉았다.

너무 안쓰러워 보였는지 아줌마가 자리 하나를 만들어서 테이블과 내 줬음.

나의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는 얼굴은 어디가나 통하나 보다.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식당으로 왔으니께, 맘 껏 먹어야지.

허겁지겁 먹고 그늘 아래 쳐진 상태로 의자에 앉아 있으니 눈이 스르르 감긴다. 어흐.

이러면 안되지, 얼른 이동해야지. 정신 챙기고!!!! 





뭔가 좀 찝찝한 느낌이 있었는데...

뭐, 있겠어. 이동! 


* 이 느낌을 믿어야 했다. ㅋㅋㅋㅋ 

저녁에 음식 해 먹을려고 가방과 주머니를 찾아보니 내가 항상 갖고 다니던 숟가락 젓가락을 놓고 왔다.

ㅠㅠ 아, 바보 같이. 

졸려서 정신이 없었다. 




신다스 구경. 

그냥 흔한 아프리카 시골 마을. 

그리고 다시 이동할 차례다.




인터넷 다 되었으니 요금 충전좀 해 놔야지.

잠비아 넘어가면 숙소 정보도 필요하고 할테니.

적어도 말라위 들어가기전 하루쯤은 와이파이 되는데서 인터넷 좀 잡고 해야하는데 어렵네 이거 참.




오후 2시가 넘은 시간. 이제 얼마 안가서 오늘 잠자리를 미리 찾아야 하는 시간도 나가온다.




하늘이 푸르고 참 예쁜 날. 




김광석이 부릅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덥다보니 머리 돌아가는게 이상해지고 있음. 




곧 잘 시간이 다가온다는 거, 몸이 즉각 반응한다는 거~ 

잘 곳 장소를 찾아보다가 나타난 모스크로 가서 한번 물어보기로 했다.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어린 소녀들이 밖에서 왁자지껄 하고 있으니 긴 이슬람 사람들이 입는 칸두라 옷을 걸친 남자가 나왔다.

큰 어려움 없이 흔쾌히 내게 모스크 안으로 들어오라는 관리인. 

OK! 오늘 잠자리 해결! 





그것보다...

물부터 채워야 했는데..

모스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펌프가 있었다.




나도 열심히 펌프질해서 마실 물병 다 채우고 화장실 물, 그리고 씻을물까지 다 펐음. ㅎㅎㅎㅎ

* 참고로 아프리카에서는 지하수를 100% 확신할 수 없으니 물을 못 산다면 반드시 정수 필터를 갖고 다니길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오예~ 

옷, 내가 잘 곳을 밖이라 생각 했는데 안쪽에 공간이 있다면서 그곳으로 들어오란다. 

밖의 화장실도 깨끗하고 샤워까지 할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다.




예쁜 눈으로 날 바라보던 소년, 소녀들, 만나서 반가워요!!!! ^^ 




오늘 내가 잘 공간.

내부가 약간 덥긴 했지만 괜찮다. 윗통벗으면 될일. ㅎㅎㅎㅎ




바로 벽 옆에는 기도실이 따로 있었다.

참 아날로그다. 

절기에 일출, 일몰 시간이 바뀌는데 그것을 또 저 칠판에 적어놓은 걸 보면 예전에 시간이 없었을때는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후...

더운 오늘 하루였구나.

그리고 마무리까지 정말 감사하게 하루를 마무리 한다.

흠, 이틀 정도면 말라위까지 넘어갈 수 있겠는 걸?

아, 정말 심심했던 라이딩의 연속이다. 


내일은 어떨까? 

모기장만 설치한 덮개 없는 상태의 텐트안에 누워서 생각에 빠진다. 

아프리카에 오고 나서의 라이딩은 매일이 다르다.

단조로움이겠지만 단순함이라고 프레임을 짰다.

이 단순함의 시간동안 주변의 모든 것을 내 생각의 그물에 걸리는대로 아무거나 자연스레 살펴본다. 

이 방식이 얼마나 갈지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좋다. 

이렇게 단순한 것을 계속 유지해가면서 내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것을 큰 어려움 없이 머릿속에서 끄집어 낼 수 있길 바란다.

내가 조금만 더 큰 도시로 간다면 이럴 시간은 앞으로는 없을테니까. 

그리고 아마 큰 계기가 아니고선 내가 스스로 이런 시간조차 만들기 어려울테니.



2017년 3월 29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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