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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중국

자전거 세계여행 ~2972일차 : 그리웠구나, 날아가는 풍등을 보며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1. 3.

자전거 세계여행 ~2972일차 : 그리웠구나, 날아가는 풍등을 보며   


2018년 4월 10일 


본격적인 차 생산지의 경험을 위해 쿤밍에서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보이차의 주요 생산지, 그 중심도시가 되는 징홍(Jinghong-景洪)으로! 



오늘은 가볍게 비행기로! 

8년전, 자전거로 이곳을 지나갔을땐... 참 길었던 시간이었다. 

정말 다시 돌이켜 봐도... 아프리카까지 다 돌고 온 마당에 생각해보면 아직까지도 그때의 길은 정말 최악의 길이었었구나.

깊게 생각해보지 않으면, 그리고 내가 써 놨던 글과 여행기를 보지 않았다면 경험했으면서도 내가 뭘 경험한지 몰랐으리라.






금새 도착ㅋㅋㅋㅋ 

비행기를 타니까 1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다. 




징홍 공항에 왔습니다! 

날씨부터 확실히 바뀌었다. 

따숩다 따수워~ 




예약해 놓은 숙소에 짐을 풀었다.

징홍시내에 있는 이곳을 베이스 캠프 삼아 운남성의 차 산지를 다녀볼 생각이다. 




먼저 온 곳은 바로 한식당! 


엇! 주인장분이 낯이 익다. 

주인장분도 날 기억하시다니!!!!! 


이곳은 7년전 이곳을 여행했을때 내게 호의를 베풀어주셨던 파파야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과의 인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함께 술자리를 가졌었는데, 그때 당시 뵈었던 아저씨 한분이 이곳에서 터를 잡으시고 지금은 이곳에서 한식당을 하고 계신다.


중국의 모든 한식당을 가 보진 않았지만... 

세계일주 하면서 방문한 가성비 한식당 중 TOP5 안에 꼽을만한 식당이다. 

더워서 냉면을 먹고 싶을땐 특히 징홍에선 이곳밖에 없다!!! 


지구 한바퀴 넘는 거리를 도는 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다.

파파야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은 이곳에서의 업을 접으셨다. 

얼굴이라도 뵙고 인사드릴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그리웠다.

징홍. 중국어가 아닌 이곳 소수민족 언어로 시슈앙반나(서쌍판납). 줄여서 반나... 

사실 이것 또한 중국어로 부르는 명칭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쿤밍-대리-리장-루구후-호도협-샹그릴라 등의 루트는 북쪽으로 이어지고 고도는 높아진다.

따리(대리)에서의 고도가 2300미터대인데, 징홍으로 내려오면 GPS 고도가 700m 대를 가르키고 있었던게 아주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햐... 





날은 더워지고 주변 사람들의 피부색은 일반 한족들보단 좀 더 검은 동남아 사람들의 색을 띈다.

소수민족이 가장 많이 사는 운남성.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중국이라면 바로 운남성...




그래, 정말 그리웠어 징홍! 




드디어 만났다.


7년전의 인연, 따리에서 머물고 있던 당시 정말 거지몰골로 있던 내게 많은 조언과 경험을 해 주셨던 분.

쾌활 정경원 대표님께 부탁을 드려 이곳에 왔다.


내가 중국으로 온 가장 큰 이유, 차 공부 좀 하러. ^^ 

작년 말, 우크라이나에 긴 시간 몸살에 끙끙대며 시간을 보냈다. 

눈까지 와서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고 있던 그 시간동안 숙소에 쳐박혀서 여러가지 궁리를 하다 정경원 대표님께 부탁을 드렸다. 


20살때부터 꼭 한번 해 보고 싶었던 마음속의 큰 소망중 하나였다. 

미루다 적당한 시기를 골라 루트와 일정을 계산하고 지금 이자리까지 오기까지 약 4달여의 시간이 걸렸다. 사실 아프리카 넘어가기전까지의 시간과 일정을 고려한다면 더 복잡하고 길었지만..

마침내, 왔구나 왔어! ㅠㅠ 

이곳에서 한국에서 오신 어르신들과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형님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맛난 음식을 먹는 시간! 

태국식 요리와 중국식 요리가 함께!!!! 

나 중국에서 살 많이 찔듯하다. ㅡㅡ 




비어 라오! 

여전히 술은 내겐 힘겨운 존재지만 유럽 맥주 맛을 좀 보고 나선 어지간해 눈에 잘 안 들어온다.

다만 비어라오는 그래도 좀 낫다. 


햐, 중국 여행하면 그래도 자신 있다 싶었는데, 내가 감을 잃었다. ㅋㅋㅋ

바로 짝퉁조심!!!! 비어라오도 짝퉁있다!!! ㅎㅎㅎ

무엇보다 내 눈을 끄는 건...




북한식당에서 공수해 온 맥주다. 

참고로 타오바오에서인가? 북한맥주 짝퉁도 판단다. 가격은 물론 더 저렴하다. 


마셔본 북한에서 온 대동강 맥주는 정말 눈에도 안 들어올 정도다.


통일이 지금의 한국 사람이 꿈꾸는대로 될거라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꿈은 꿔 본다.

대동강변 옆에 좋은데 터 하나 잡고 여러가지 해 보길 꿈꾼다. 

겨울되면 강이 꽁꽁 얼어 야외 활동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나 이상으로 생각이 시원시원하신 형님들과 어르신들을 만나 대화하며 듣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

그리웠다.

정말 그리웠어.... 


내가 중국을 참 많이 좋아했구나 싶기도 하네...




식사 후 처음으로 만난 중국 형님들과 함께 차 마시는 시간.


지금 마시는 보이차는 50년이 넘은 노차.

색은 저러한데, 햐.... 커피와 다른 느낌의 차. 

잎차로 이렇게 마셔보는 것 또한 오랜만, 그리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던 이 맛...

캬!!! 




징홍은 사실 현재까지도 그리 크지 않은 도시다.

하지만 내가 여행할 때에 비하자면 그 규모는 더 커졌다. 


무엇보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의해 계획 거점 도시로서 더 확대될 준비가 되어 있음은 이미 이곳에 정착한 많은 한족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유입된 타지인(운남성이 고향이 아닌 사람들)의 규모가 크다.




어떻게든 저렇게 만들고 말껄...?




관광 또는 쇼핑을 할 수 있는 거리에서... 

이런 느낌, 간만이라 웃음이 계속 나온다. 흐흐흐흐흐흐.

그리웠구나.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야시장이 생겼다.

까오쥬앙(Gaozhuang 告庄) 이라는 이름으로 생긴 시장.

낮 보단 밤에 활발하고 계획적으로 생겨난 도시내 시장이다.

역시나 중국적인 흥정은 필수다. ㅎㅎㅎ




시장내에 있던 로스터리 카페.

지금 날씨는 반팔에 반팔티를 입고 다녀야 할정도로 후덥지근 하다.

이 날씨에 뜨뜻한 커피 한잔은 언발란스 하다. 

아이스로 하면 안되려나.ㅋ




까오쥬앙 야시장




숙소에 있던 차산 식구들과 함께 저녁 식사로 뭘 먹을까 하다가.. 

선택한 메뉴는 바로 훠궈!

함께 자리한 차산 식구들과 숙소 근처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훠궈를 먹었다!!! 

그리웠따!!!!!!!!!!!!!! 


같이 있던 중국인 형도 전머쩌머피앤이?(왜 이렇게 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 정도였다.

큰 훠거 집 두군데가 있었는데 1인당 25위안(한국돈 5천원정도)으로 무한 리필이었으니까.

물론 채소류가 많았지만..

잘 먹고... 

다들 폭풍설사는 없었는지는 비밀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징홍시를 가로지는 란찬강은 동남아로 내려가면서 그 이름이 메콩강으로 바뀐다. 

그 강변쪽 다리가 있는 곳으로 왔다. 

내일부턴 축제기간이라 벌써부터 자리를 이렇게나 잡고 있네. ㅋㅋㅋㅋ 




태국으로 치자면 송끄란 축제에 해당하는 물축제가 있는 날이다. 

중국이 태국과 뭔 상관이겠냐 싶지만, 사실 운남성에는 태국계 민족인 태족이 있다.


그들의 축제 형태로 중국어로 포수제(泼水节-포수에이지에)라고 한다.

물을 주로 뿌리는 곳은 따로 있음. ㅎㅎㅎ

우린 낮시간에 내려와 주변 구경, 그리고 시장이나 돌아본다.





내 생각에 태국의 물축제는 중국에 비할바 안된다... 

진짜 어마어마................................

길가던 스님들도, 공무원들도, 소방관들도... 축제때는 즐긴다. ㅋㅋㅋㅋ


혹여 4월 태국의 비싼 물가에 쏭끄란 축제를 경험해봤다면 중국에서 같은 날짜에 하니까 한번 와 보시길... ㅋㅋㅋㅋ




좀 많이 비싼 훠궈. 

여긴 소불알도 있다. 아하하하하하하!!!!!!!!!!!!!!!!!!!!!!!!!!!!!!!!!!! 


낮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고, 강변으로 가볼까?




시작이다! 

바로 풍등행사! 




다리에 그냥 구경 온건데, 멀리서 올라오는 풍등은 양이 점점 많아진다. 

그래, 여긴 중국이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강변 야시장.




와....

누가 인구의 나라 중국 아니랄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두개하면 시시하지만, 양이 압도적이면 사람이 가진 그 생각의 넓이를 벗어나 경외감, 두려움, 혹은 경탄의 경지가 나온다.




여전히... 중국은 그저 크기만 한 나라가 아니다. 

우스워보이지만 절대 그런 나라가 아니다.




4월이지만 새해처럼 기분을 새롭게 해야지.

날아올라라 2018년이여! 내 이 여정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늘을 잘 날아가는 풍등, 

잘 가다 불붙어 타서 꺼지면서 고꾸라지는 풍등, 

옆으로 날아가다가 도로가로 와서 운전중인 차 앞으로 떨어지는 풍등 등 여러가지 모양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으로 한해 운세를 비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불과 몇 초후의 일도 모르는 우리의 삶은 풍등의 모양새나 다를바 없어겠지.


혼란한 것 같아도 그래서 그 혼란함이 적당히 좋은 이곳.

많이 그리웠나보다. 


마음 한켠에 안도감과 또다른 초조함이 또 생기는 것은 왜일까...? 

본격적인 일을 하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해야지. 


2018년 4월 13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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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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