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여행 ~2980일차 : 경외감이 든다. 이천년이 넘는 보이차 나무!
2018년 4월 20일
오전에 징홍에서 차산지로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멍하이와 란창을 지나 왔다.
중국 보이차 가격의 거품(?)이 되고 있는 차산지를 지나 가기도 했다.
과거 그저 농촌이었던 마을에서 지금은 엄청난 발전을 이룬 모습.
그 가운데는 엄청난 욕망이 돈으로 마을 전체를 발라놓았다.
생산량보다 더 많은 양이 최고급 보이차의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현실.
섞어팔아도 그누구도 알 수 없는 현실.
저녁이 되어 먹는 식사.
저게 무엇인고 하니 바로 자라...
이렇게 적나라한 자라탕을 처음 먹어봤다. 어우..
자라머리가 저렇게 보이냐, 자라탕인지 몰랐으면 쥐로도 착각할지도. -_-;
몸에 기력이 자라라고 자란가. 자전거도 안 타니 이런거 먹어도 힘 쓸데도 없는데. -_-;
묘한 기운을 나타내는 탕임에는 분명하다!!!
란창에서 1박을 하려고 했으나, 4월의 중국은 이때 입시가 있었다. 시내 전체에 숙소가 만실이다.
전화를 해 봐도 어쩔수 없어서 결국 샹윈까지 수십킬로를 더 달려와야했다.
어우, 오늘 하루가 이렇게 가네.
호텔에서 보는 밖의 하룻밤.
오늘 하루 차에서 이동이 대부분이었는데,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상쾌한 오늘 아침이 정말 좋다.
한국은 미세먼지 이야기가 많던데 여긴 그런게 없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즐잠을 했으니 이제 차산지로 더 이동을 해야한다.
차산으로 가기전엔 주유소가 있을때 기름을 넣어줘야한다.
준비없이 가다간 산 중간에 서야 하는 경우도 있음.
정말 험한 길을 달린다.
겁이났다.
그냥 내려서 바라보는 길과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바라보는 느낌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도로가 닦여 제대로 닦여 있는 것도 아니고 차가 한대 지나갈만한 폭만 유지한채 흙길을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차가 지나고 나면 엄청난 흙먼지가 날리는 아프리카의 오프로드를 연상시키는 듯한게 불과 1년전 아프리카 말라위를 달리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덤프트럭 한대 지나가면 눈에 그냥 보이는 흙먼지 없어질때까지 수 분이 걸렸던 기억이 난다.
거기에다 여긴 경사가 정말 정말 급하다.
소가 다니기엔 아스팔트 길보단 이런 흙길이 좋지.
시골스럽고 뭔가 뜡국스럽다고 생각하는 사진...
뷰 좋다.
4륜 구동 기능없이 왔다간 굉장한 곤란함에 처할 것이 분명했다.
아프리카의 길 상태에 페루와 볼리비아의 안데스 지형이 합쳐진 분위기를 달리는 느낌이었다.
이런 중국 운남성의 자연환경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바라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적, 신체적 쫄깃함과 동시에 경외감을 준다.
차로 긴 시간 달려 차산에 들어섰다.
1700미터대 후반부터 2500대까지 달리는 차산으로 향하는 길은 간간히 포장도로도 나온다.
생각해보니 만들어 놓았다는게 더 신기하게 느껴진다.
여행전만해도 이런 인프라에 대해서 당연스럽게 생각을 했었거나, 감흥이 없었는데...
만든 사람들이 대단하다 싶다.
사람들이 오기도 힘든걸, 길까지 포장해 놨으니...
어후, 덕분에 땡큐베리머치 시에시에!! 박수 세번 짝짝짝!
차나무와 찻잎.
이런 자연환경에서 자라는 찻잎들의 상태는 그야말로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겠다.
포장과 비포장의 반복.
햐... 길다 길어.
그러던 중 만난 낯익은 손님...
오 마이갓.
중국이니까, 워더티앤으로 하자.ㅋㅋㅋㅋ(我的天-oh my God)
비포장길에 나뒹구는 뾰족한 돌이나 누군가 흘리고간 못은 이런데서도 나타나기 마련.
이 험한데를 찾아오는 것도 일이지만, 오가는 길에 생기는 여러 문제 해결을 어떻게는 해내는 형님이 엄청 대단하시다.
수십분을 씨름하고 차 타이어를 수리하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우리를 지나던 아줌마를 발견하고, 잡지 다석의 대표님이 내려서 사진을 찍으러 뛰어가는 중.
내겐 좀 불편한 느낌을 줘서 그냥 이렇게 찍고 말았다.
잠시 내려 이 주변을 본다.
역시 길에는 차나무.
이 산, 그리고 이 높은곳에 마을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네.
목적지, 백앵(Baiying) 지역에 왔다.
우리가 도착했을때 마을 사람들이 길을 만들고 있었다.
차 시장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의 기본은 수요와 공급.
이 도로를 만듦으로 인해서 외지인들의 입출이 정말 쉬워질 것이고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하는데 속도가 붙는 것은 예상가능한 일이다.
어지간해서 오는 비포장 길을 보고 한번 온 외국인은 있어도 두번 온 외국인은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앞으론 우리나라 사람도 가격 경쟁력을 갖고자 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 블로그와 여타 정보를 보고 또 접근성이 있으리라 본다.
어차피... 이 지역에 오는 외지 사람은 현지인들에 의해 우리의 귀에 들어오게 되어있다. ㅋㅋㅋㅋㅋ
쉽지 않았다.
도착한 곳, 백앵 차산!
역시나 차나무가 보인다.
드론을 통해 주변 지형을 봄도 상당히 유용하다.
경원 형님이 시작한 이 드론 활용법을 중국인들이 따라하기 시작했다니...
그 영상미가 차 구매자들에게 주는 매력도가 크긴 컸나보다. 당연한 말일지도...? ㅋ
오기 정말 힘든 곳.
한번 온 사람은 있어도 두번 온 한국 사람은 없다더라.
건조중인 차.
찻잎의 수확 시기와 과정에 따라 색의 차이가 확연하다.
무엇보다... 이 건조장의 향은 아름다운 색마저 지닌듯하다.
아름답다!!! 그리고 진짜 끝내준다!!!!
차산 마을.
곳곳에 보이는 큰 나무가 차나무라고 한다.
산 뒤에 흩어져있는 나무들이 있다고 하니 내겐 정말 신기할 따름.
쇄청(일광건조) 중인 찻잎들.
도착했을때엔 구름이 있는 흐린 날씨였지만 햇빛 또한 굉장했다.
엄청 따가웠을 정도니...
남나산에서의 분위기와는 또다르게 이곳의 느낌은 굉장히 깔끔하면서도 어마무시한 건조실의 차향과 자연이 주는 분위기로 다가온다.
시각적, 후각적으로 동시에 주는 만족감이 정말 대단한 차 생산지에 왔음을 느끼게 한다.
저 멀리 장사(Changsha)에서 왔다는 차상인.
더 멀리는 산동성 위해에서 온 여성도 있었다.
1-2년 안에 찻값이 정말 많이 오를것 같다. 같은 거라도 엄청나게 가격이 오르겠다. ㅠㅠ
이쁜 찻잔.
중국에 오고 나서 이런 형태의 찻잔이 많이 보인다.
이런 디자인이 유행을 하고 있나보군. ^^
건조실에서 위조(시들리기) 중인 찻 잎.
재밌는 건 건조실 앞에 앵무새가 있다.
손가락 갖다대니까 뒤로 숨는거 봐. ㅋㅋㅋㅋ
중국어로 물으면 중국어로 대답한다. 오~ 이녀석 보소!
주변 둘러보고 마침 식사 시간이 되어서.
중국 현지식을 맘껏 맛보고 있는 중. ^^
신기한 곤충 섭취로 단백질 보충 어마무시하게~!!!!!!!!!
꽃 하나로 분위기 살리고~ 살리고~~~
이곳 차 산지는 이천년 이상된 차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수령이 얼마나 된것인가에 대해서 100%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차 나무의 사이즈와는 격을 달리한다. ㅎㅎㅎ
엄청나게 크다.
사람키에 몇배는 되고... 나무가 자란 높이가 저정도인데, 땅을 향해 뻗은 뿌리는 또 얼마나 깊을까!?
또한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찻잎의 색 또한 붉은색(자순 계열)을 띈다.
2천년 이상의 차왕수(茶王樹)의 이름을 가진 나무들은 해마다 찻잎을 따기전 행사를 가진다.
사진으로만 봐서 그때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차나무만으로도 내게 주는 느낌은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생경함이다.
옛길이 포장길이 되어가는 현실을 반영하듯, 옛날 살던 차농의 집은 이제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지을만한 경제적 여유도 생겼다고 한다.
뭔가 싶어 봤는데 이상한걸 발견했다.
봄차의 수확시즌(청명)이 지나고 사진에 보는것처럼 가지에 노란색 벌레가 낀다.
사실 위에 사진에도 있는데, 정말 징그러울정도로 많았다.
나무에 해를 가하지만...
아직 우기시즌이 아니라 이런거라고 한다. 비가 오고 나면... 이런 모든 벌레들은 사라진다고 한다.
이것은 약을 치지 않는 무농약, 유기농 차를 나타냄과 동시에 2000년 이상 자연적으로 생장해온 차나무의 생명력을 볼 수 있었던 한가지 예였다.
역시 현장에선 더 많은 것들이 보이는 법이다.
찻잎 따오던 아줌마가 저울을 잰다.
인도 차밭에서 현지인들이 엄청난 속도로 찻잎을 따내는 걸 다큐로 본적이 있는데 이들 또한 마찬가지 일듯.
근데 무게는 이곳이 더 할것 같다. 찻잎이 커서. ㅎㅎㅎ
사진은 좋은 제품에서 걸러낸 하품질의 잎과 부스러기들.
근처 농장주들 중엔 찻잎을 아무렇게나 시멘트 바닥에 말리는 곳도 있다.
현재 커피업계에선 '스페셜티(Specialty)'라는 이름으로 커피의 원료를 농장까지 추적해서 그 이력을 보고 긴 시간동안 소비자들에게 신뢰와 맛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중국 차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워낙 많아서 한철 메뚜기 장사라도 팔면 그만이라는 차농의 태도에 소비자는 위와 같은 시멘트와 흙이 섞인 차를 마실수 밖에 없다.
그래서 커피의 기준까진 따라 오려면 사실 갈길이 멀다. 보이차를 즐기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젠 중대형 브랜드를 따라가는 형태의 시장으로 변모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신뢰는 중요하다.
이력을 알 수 없는 차들은 그냥 믿고 마실수 밖에 없는데..... 여행갔다가 기념품으로 사 오는 보이차에 대한 믿음은 더더욱 낮다.
그래서 네이버 지식인에 자기 차 진짜인지 가짜인지 질문이 그렇게 많은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마시는 사람으로선 직접 보고 가져오는 것들만 믿는 이유다.
이런 정보 불균형과 시장의 변화가 매번 바뀌고 있음이 인해 오히려 나같은 사람에게는 흥미를 더한다.
특대엽종 찻잎.
정말 자연환경 신기한 곳이지.
저 이천년 넘은 차나무.
한번 채엽하는 가격이 억소리 나온다.
여긴 가로수(?)도 차나무.
탄자니아나 과테말라 커피동네에서 가로수가 커피였던게 기억이 난다.
이런거 찍고 노는거지.
경원 형님이 차 나무 주인과 대화할 동안 나는 저러고 놀았음. ㅋㅋㅋㅋ
현지 사람들과 대화와 협조로 풀어나가야 하는 것을 실제로 옆에서 보는데...
와, 정말 어지간한 인내심으로 하긴 어렵겠다....
도로가 완비되고 보이차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시즌이 오면 외지의 사람들이 점점 올꺼다.
과거에 비해 외지인들이 오는 숫자가 훨씬 늘었다고 말해주던 이곳 청년(?) 이장 아저씨가 생각이 난다.
백앵에서 내려와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할 난지앤(Nanjian)에 도착했다.
7년전 내가 자전거로 지났던 동네 난지앤은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했다. 와~ 하하하하!!!!!!
이런 멋들어진 호텔이 있다는게 중국의 엄청난 발전을 보여주고 있구나.
길었던 시간, 그리고 피곤함이 몰려온다.
2018년 4월 21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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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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