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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1-2011 동남아

자전거 세계여행 ~307일차 : 깊은 절망..... 2번째 뺑소니 사고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13.
1월 31일

아침을 먹으러 알렉스와 밖으로 나왔다.



 


맛나게 묵고~









 

계산하고....



나는 먼저 방콕으로 출발한다. 알렉스는 2-3일정도 둘러보고 방콕으로 간댄다. 
방콕에선 저번에 묵었다던 곳에 있을예정이라고 해서, 거기 주소를 확인한뒤 작별인사후 헤어졌다.



 

 

방콕가는 길, 간판을 보고 부지런히 달린다.









 

귀여운 길거리 소녀에게 손 흔들어주니, 또한 내게 인사로 화답한다. 꺄올~ ^^








 

방콕까지는 210km!!!!!!!!!!!
이틀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오늘은 적당한 지점에 중간에 텐트치고 자야지~~~^^







 

 

달리다보면 나무들이 예쁘게 자라 이루고있는 숲이 보인다. 
무슨 특별한 목적으로 조성해놓은 듯....?







 

오르막, 길지는 않아서 사뿐히 넘고~ 달린다.
단지 더위가 지키게 만들뿐...










길거리에는 옥수수와 수박을 파는데...
수박을 얇게 썰어서 매대에 걸어둔다. ^^ 참 재미있는광경이다.


지나다 옥수수 3개사서 달린다. 가다가 배고플때 먹고, 또 자기전에 맛나게 먹어야쥐~^^






여전히 떠 있는 해는 뜨겁다~~~~
뜨거~~~~~~~~


 




 

 

 

벌겋게 익은 홍시가 바닥으로 조금씩 떨어지는 듯하다.
아, 갑자기 홍시 먹고 싶다.ㅠ






 

 

해는 저물어가는데, 앞에 왠 연기? 

사고는 아닌거 같고... 불났나?







 


맞네, 누군가 불을 질렀나보다. 도로쪽으로 불길이 오고있었다. 
바람을 타고오는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구만...

흠, 얼른 가자~





해도 거의 다 저물어 가고있었다. 때마침 GPS 배터리가 나간 상태라 배터리를 갈아끼우고 출발을 하려는 순간...


 



퍽!!!!!!!!!!!!! 이란 소리와 함께 난 앞으로 몇미터를 날았다.



공중에 뜨면서도 뭐지?!?!?!?!?!? 하는 짧은 시간에 바닥에 떨어졌다. 
사고낸 사람을 잡으려고 바로 일어나려고 했지만, 바닥에 떨어진 순간적인 통증으로 인해, 그러지 못했다. 

살펴보니 날 치고간 건 바로 오토바이였다.


사진으로 보면 매우 어두운것 같지만 육안으로도 사물을 확인할 수 있던터라 판단해서.. 
후미등도 안 켰는데, 이런일이 생겼다.








나를 치고간 오토바이와 운전자는 앞으로 약 50미터 이상은 슬라이딩을 했다. 
한명은 논두렁에 쳐박히고 한명은 반대쪽 차선쪽에 떨어졌다.
그리고 난 내 차선 자전거 도로쪽에... 


그 순간 반대차선에서 그 사람 앞으로 달려오던 덤프트럭...
내가 보고 소리를 질렀는데, 차를 본건지 내소리를 들은건지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우리 차선쪽으로 미친듯이 달리더라... 
1초만 늦었어도 아마, 그 트럭에 치여서 현장에서 즉사했었을거다.

거기는 운전자, 그리고 뒤에 탄 동행자가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난 그들이 무사하단걸 알고 그 순간의 상황에 대한 짜증으로 소리를 질렀다. 






 

 

한편 내 뒤에서 달려오던 차가 쓰러져있던 날 발견하고 차가 옆 차선으로 피해서 차를 잠시 세웠다. 
여기 운전자들은 정말 차선 개념이 없는건가... 뭐야....;;;
 
나도 이차때문에 정말로 죽을뻔했지만, 반대차선에서 오던 차의 라이트때문에 나의 위치가 드러났었다. 
다행히 정말, 큰일날뻔한 위기는 넘겼다.









소리지르고 나니 그들은 뭔가 상황이 심각하나는걸 느꼈을까..? 
그 놈들은 옆 두렁에 쳐박힌 오토바이를 다시 도로로 끌고와 부앙~ 하고 달려가 버렸다. 
그들의 일부 소지품을 버려둔채... 

 




순간... 아... 정말 짜증나는 일 생겼구나 싶었다.

때마침 뒤에서 도로 Rescue(구조대) 일을 하는 렉(lek)이라는 친구가 왔다. 
알고보니 이미 내가 사고날때부터 뺑소니 도망가는 사람들까지 전부다 현장에서 지켜 본 사람이었다.

짧은 영어가 가능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자기가 다 봤다면서 차에 있는 무전기로 경찰을 불렀다.

 

 

 

 

전화한뒤 한 10여분이 흘렀을까? 경찰이 왔다.
영어는 전혀 안통해서 렉이라는 친구가 설명해주었는데, 
경찰들은 사고 현장을 보는 둥 마는 둥...
그리고 그 녀석들이 놓고간 빗을 주웠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화가 치밀었다.






 

자전거를 잠깐 봤을때는 펑크나고 스포크가 부러져있어, 조금 골치아프겠다 싶었는데...

잠시 끌어보니 앞으로 안 나간다? 
무슨 일이야??






 

 

자전거 휠이 휘어져있었다!!!!!!!!!!!!!

오른쪽 짐받이 철망도 찌그러져있었다. 그 안에 내 넷북뒀는데... 으아아;;;;









 

하는 행동과 처리 방법이 짜증나고 멍청했던 경찰을 뒤로하고, 
며칠전 캄-태 국경에서 잠시 연락처를 주고받은 방콕에 계시는 사업하시는 사장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구조일을 하던 Lek이 마침 방콕으로 가던터라, 자기 차에 자전거를 실어서 같이 가자고 했기에, 
나도 얼른 경찰서로 가서 이 사고에 대한 증명과 대처를 받고 싶었다.







 

약... 2시간을 달려, 방콕 시내로 간다....

천만다행인것은... 다친데라곤 팔꿈치쪽이 약간 까지고 종아리 근육이 약간 뭉친 것... 그리고 목 근육이 약간 놀란것 같았다. 
여기저기 움직여보니 아무이상이 없다...


하지만...  정말 괴롭고 절망적이다...

아...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를 해야하나...? 
처음부터 
차에 조용히 앉아 그저 가는 길과 뒤에 실려있는 자전거를 바라보기만했던 그 시간... 
내 마음속에 너무나도 큰 절망감이 몰려왔다.


방콕 시내로 자전거타고 태극기 휘날려가면서 멋지게 들어가고 싶었는데, 
왠지 실패자가 된 느낌이 들었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자전거와 함께...







 

 

 

 

사고후에 Lek과 버스터미널 경찰서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다. 물어보니, 그 관할 지역으로 가랜다. 
뭐... 이런...!

아까 있던 경찰은 그냥 가도 괜찮다고 했는데... 다시 가라고? 이들의 어이없는 답변에, 분노가 마구 일기시작했다.
(인터넷에 문의를 하고 안 거지만, 외국인이 이렇게 사고를 당하면 태국은 자국민 편을 거의 든단다. 외국인은 돈 많은 사람으로 보기 때문에, 
내가 당해도 피해자의 것을 보상해줘야하는 일까지 생길수 있다는 경험자들의 이야기<한국분들>를 들었다.)

어쩔수 없이 내일 대사관을 찾아가보든 뭘하든 다시 알아보기로 하고 밖으로 나와서 전화드린 사장님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다.






 

 

날 잘 도와준 친구 Lek. 
아까전에 날 치고 간 사람들은 술취한 젊은 애들일꺼라고 한다. 그가 보았던 그들의 모습도 그랬고, 
어두워질때에 나를 못 본건 술때문에 주의력이 흐렸기 때문일거라고 한다. 
일주일에 한명씩 꼭 그도로에서 사고가 나는데 죽지 않은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말해주었다.

얼마전 렉이 찍은 같은 방향의 길에서 사고가 난 사진을 봤는데, 사진의 2사람 모두 피범벅이된 상태였다...

그래...
살아서 다행이구나...





사장님을 만나고, 댁으로 같이 가서 짐을 확인해보았다.



 


컴퓨터...

아주 깔끔하게 박살났다. 모니터는 깨지는 소리에, 모니너와 메인보드가 휘어져 살짝 건드렸는데, 
찌지직~거리며 플라스틱이 깨지는 소리가 났었다.





 

고등학교때의 추억이 담긴 10년 넘게 써온 소중한 거울도 끝이났구나.




너무 정신이 없던 사고당시의 찰나...
그리고 지금 이 시간까지의 기억...
한숨이 나온다.




사장님이 좀 쉬라며, 우선 씻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몸은 찌뿌둥하고 목은 움직이기가 조금 불편하다. 잠을 잘못자서 땡기는 그 느낌?

다행인것은 어디 심한 고통은 없다는 것...
그래.. 정말 다행이구나...


밖에 나와서 어제 자전거를 살펴본다.



 

 

 

 


 

 

짐받이와 휠은 완전이 휘어버린데다 프레임도 휘었다.

그냥 일반 패니어용 랙이라면 내가 심하게 더 다쳤을것 같다. 
그나마 철망 짐받이가 충격을 좀 완화시켜줘서 나도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활용비중이 가장 컸던 운송수단 자전거와, 활용도가 120%가 넘는 컴퓨터의 손실은... 아.. ㅠㅠ 가슴 한 구석을 저려오게 만드는구나..


이날부터 방콕에 있는동안 나도 모르게 때때로 멍하게 있으면서 사고현장의 상황을 자주 기억에 떠올렸다. 
인터넷 카페에 가서 사고관련 문의를 해보니, 절망적인 답변만 듣고... 보상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크고 작게 여러사고를 겪고, 아파도... 그래도 잘 극복하면서 왔는데... 

여러대의 잽을 맞으면서 버티고 버티다, 이번 뺑소니의 사고를 당하면서 강한 펀치를 한대 맞고 KO된 느낌이다.

아,이 침울함이 내 모든 의식을 감싸고 괴롭히는 것 같다.



이 여행... 여기서 접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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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31일
아침 25밧
빵 9밧
과일 20밧
옥수수 20밧
사례 200밧

합 274밧 

1일

없음



달린거리
31일 91.5km
1일 없음



총지출
763.3 불 + 975 밧 + 274밧
= 763.3 + 1249밧


총 달린거리 

12755.7km + 91.5km 
= 12847.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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