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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097일차 : 런던은 자전거 여행자의 지옥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3. 2.

자전거 세계여행 ~3097일차 : 런던은 자전거 여행자의 지옥 


2018년 8월 20일 


커피와 차, 그리고 맥주까지 늦게까지 남정네 둘이 수다떨다 잠에 들었다.

눈을 뜨니 오전 8시가 넘었네. 호스트인 다니엘은 아침 일찍 출근했다.

전날 대화하다 차를 선물로 주고 나왔다. 차는 달여먹어야 제맛인데 마침 그에게 스탠리 보온병 있는거 보고 이런 우연이 있나 싶었다.

나도 맛난 차 제대로 달여마셔야 될낀데... ㅎㅎㅎ

프랑스가서 해야지.





자, 가볼까! 출발! 




오늘의 날씨, 구름 많음. 

포크스톤을 빠져나와 외곽으로 벗어난다. 

어제 지나왔던 곳과 비슷한 풍경을 가진 시골마을을 지난다. 


마음 같아선 하루만에 런던으로 가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 -_-; 

지도를 통해 거리는 체크가 가능하다. 변수인 고도를 제대로 알 수가 없으니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계산해보면 내 속도로 오늘 런던에 도착하긴 무리다. 




길 건너 편에서 오는 한 자전거 여행자. 

그리스에서 왔다는 마르쿠스.

서서 한 20여분 길게 이야기 한 듯.





그는 북쪽에서 출발해 자기 나라인 그리스까지 자전거로 간단다.

오늘 바로 배를 타러 도버로 간다고 그랬다. 시간이 좀 걸릴텐데 사실 그는 짐이 상당히 가벼운지라... ㅎㅎㅎ

그가 겪은 정보가 그리 도움이 안된다. 


내가 만난 영국인 친구들은 여행자의 루트상에 없다. 전부다 위쪽에 위치해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만난 영국인 자전거 여행자 크리스도 북쪽 리즈 혹은 글래스고 쪽으로 가야 그를 볼 수 있다고 메세지를 전해왔다.  아쉽다.... 스코틀랜드.  




안전 라이딩!!!! 

내리막을 달려오다 중간 턱에 자전거 전체가 붕 뜨는 상황이 발생.

무거운 자전거에 브레이크와 적당히 튕김을 줄이긴 했는데...




악!!!!!!!!!!!!!!!!! 

점프하는 바람에 핸드바 백이 열렸고, 카메라가 튕겨나갔다.

다행히 앞에 해 놓은 필터캡이 렌즈 파손을 막았다.... ㅠㅠ 

흐... 바디가 살짝 찍혔으나... 작동에는 다행히 무리가 없다. 남은 여행까지 살아달라우...




에혀. 

잠시 멈춤. 

바닥에 떨어진 보조배터리 및 카메라 필터를 새로 정리. 그리고 다시 페달을 밟는다. 




어제 자전거 도로 없는 길을 지나올때와 비슷하단 느낌이 많이 든다.  

영국스럽다는 느낌이 이런걸까.




애쉬포드(Ashford) 를 지난다. 

작은 동네를 지나며 건물의 재료만 다를분 우리 시골 마을과 별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다.


도로와 주택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간혹 운전자가 달리다 실수가 박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건 내가 너무 한국사람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_-; 




그저 심심한 길의 연속. 

도로를 따라 서북쪽으로 이동하며 런던과의 거리를 조금씩 줄여나간다.




다시 중간 도시, 메이드스톤(Maidstone)에 왔다.


영국에 온지 이제 이틀째인데... 

뭐랄까... 여행자로서 뭔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사회 인프라가 굉장히 부족한 느낌.

화장실, 와이파이 등등... 흠... 

아니지, 우리나라가 더 잘 차 있는 것인가? 




메이드스톤을 지나 좀 더 달렸다. 

오늘 잘 곳을 찾아야하는데 메이드스톤까지 오는 길 주변은 숲으로 둘러쌓여있었고 아니면 사유지다.

찾기가 힘드네. 

 

밤늦게 아무도 없는 숲으로 들어가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낸다.

달리다 든 생각은 호주와 비슷하지만 더 엄격한 버전이 영국이라는 거.

그 깨달음은 라이딩 이틀째에 몸으로도 영향을 준다.

벌써 잠자리부터 어렵다.

그래서 많은 영국인들이 호주로 살러 많이 오나...? 




전날 밤은 빗방울이 떨어지긴 했지만 비는 적었다.

아침에 일어나고 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해 부리나케 텐트를 걷고 짐을 쌌다.

몸이 많이 무겁다. 




영국 날씨... 좀 멋대로인듯... ㅡㅡ




좁은 길 지난다.




로스햄(Wrotham)에 도착해서 길에 잠시 퍼져 앉았다. 이곳에서 2시간 가까이를 퍼질러져 있었다.

너무 피곤한데 햇빛이 따숩게 등을 비추니 다시 졸려오기도 한다.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길에서 와이파이도 좀 쓰고.

다시 출발! 




순례자의 길...




뭔가 성스러운 느낌이지만...




런던으로 향하는 순례자.

참 측은지심을 일으키게 만드는 몰골입니다. 

시원한 물 좀 주소. 덥다 더워...




스완리(Swanley)를 지나간다. 

이곳에서 부터 건물들이 훨씬 현대화되고 고급맨션들이 즐비해 있다. 




약 10km를 더 달렸다. 

수도 런던으로 다 와가나? ㅋㅋㅋ 


주변을 둘러보니 그리니치(Greenwich) 라고 보인다.

그렇다. 바로 그리니치 전망대가 있는 곳. ㅎㅎㅎㅎ


세계 시간의 기준점이 되는 곳에 왔구나!!!! 

와, 신기하네. 괜히 시간도 확인해보고... 뭐라도 해야할것 같은데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바보같이.ㅋㅋㅋㅋㅋ




찬찬히 끌바로 주변을 눈에 담으면서 이동한다. 

탬즈(Thames) 강이 눈앞에 딱!!! ㅎㅎㅎ 바로 앞에 보이는 강이다. 제대로 왔구만! 

곧 런던의 권역안에 들어가 있지만 정확히 시내로 가려면 5km정도를 달려가야 한다.





눈 앞에 펼쳐진 풍경 눈에 좀 담고 공기도 마시고..

주변에 오가는 사람들과 여행중인거 알고 대화도 좀 하고...(식상 레파토리. -_-;)


건너가야지... 어떻게? 




터널이 있다.

지하로 내려가야하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야하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

뮤직비디오 찍는 친구들로 잠시 통행이 막혔다.

옷 차려입고 가짜돈 뿌리면서 뮤직비디오 찍던거 같던데... 

흡;;; 촌발 날리더라. 쟤들은 유튜브도 안 보나. 




지하를 이동해 그리니치 반대편으로 이동~!!! 




밖으로 나왔다. 아까 잠시 서있었던 반대편.




지금은 폭망이지만 약 100년전 우리나라가 일제치하일때, 베네수엘라 자국에서는 사람들이 백구두를 신고 흰색 정장을 입으며 자동차까지 타고 다니던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영국. 과거 해가 지지 않는다던 대영제국. 

강대국이자, 이면엔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아편전쟁까지 벌였던 양아치들. 

영국을 신사의 나라라고 쓰는 사람은, 정말 아무 생각없이 쓰는 말이라 생각한다.




카나리 와프(Canary wharf) 라는 곳으로 왔다.

영국 돈이 없어서 현금 인출을 해야했기에.

진짜... 오고나니 알겠더라. 주변이 온통 금융가.

영국 런던은 유럽의 핵심 금융 중심지다.





이곳에서 호주에서의 기억이 정말 많이 떠오르더라. 화이트 칼라 업종이 많아서인지 수트 잘 차려입고 쌔끈하게 왔다갔다 하는 남녀들. 

미국 뉴욕을 안 가봐서 직접적으로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는 못하겠지만, 더 물샐 틈없이 세밀하게 관리가 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금융 강국인 영국이었지만 브렉시트 결정후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 결과 영국 1 파운드화 환율이 평소 1700~1800원대하던 것에서 무려 140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금 여행하는 내겐 좋긴 한데 영국 물가가 장난 아니게 비싸다보니 그것은 내 복이라 여겨야지 뭐. ㅋㅋㅋㅋ 

남미에서 만난 영국인 자전거 여행자 크리스는 환율 떔에 화폐 가치 하락으로 윽시 투덜투덜 대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인은 이런일에 익숙해서 뭐... ㅋㅋㅋ




탬즈강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

예약해 놓은 호스텔로 이동한다.

퇴근 시간이 된 것일까?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런던 부동산 가격이 후덜덜 하다던데... 그래서 인근 유럽 국가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도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브렉시트 이후 런던 부동산 가격 좀 꺼지려나. 

런던의 달동네는 어디인가? 런던 사람들의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은 어디인가? 




이동하며 지나치는 주변은 역사적인 건물들이 참 많다. 




타워 브릿지.




강 주변으로 건물들이 빽뺵한것은 세계 어딜가나 마찬가지인듯.

상해 생각도 나고, 강남도 그렇고...




런던 타워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돌아본다.

속속들이 좀 구경하고 싶지만 자전거와 짐 때문에 갈수가 없다. 에혀.




런던에 들어왔으니, 기념으로 한 컷 남겨야제! ㅎㅎㅎ

햐, 진짜 수고했다. 

이 근방은 다시 한번 와 봐야지.




가는 길 발견한 세인트 폴 대성당.

햐... 진짜 멋진 건물이다. 

영국에 온 목적은 단 한가지지만 눈앞에 멋진 것들이 하도 많이 나타나 이거 정신을 못차리겠네.

며칠 지낼 동안 리스트 세워서 좀 찬찬히 돌아보자.

어흐... 


호스텔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 보관을 물어보니 자전거 보관이 불가하단다.

읭???

예약만 걸어놓고 메세지를 확인을 못했는데, 자전거 보관을 해 줄수 없다는 말. -_-;


직원은 어쩔수 없어하고, 보관 장소를 물어보니 싹~~~다 안된단다.

우리가 해 줄수 있는게 없어. 실내, 실외도 안되고 주차도 안되고 기둥에 묶어놔도 안된다. 등등... 

그저 안된다. 안된다. 안된다고. 


런던의 자전거 도둑은 정말 악명 높다. 

밖에 놔 두면 자물쇠 끊고 금방 훔쳐간다.


이런...ㅡㅡ 내 자전거를 도둑놈에게 조공으로 드려야 하나. 

이걸 어떡하지? 숙소의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니 근처 자전거 보관소를 알려주는데 거기 직원이 아파트 주민들이 세우는 곳이라고 못 세우게 한다. 뭐 이런곳이 다 있나. -_-; 


자전거를 둘수가 없어서 우선 수퍼마켓 앞에 잠시 세워두고 짐부터 정리했다.





아.. 어떡하지?!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야했다.


페이스북 런던 커뮤니티와 웜샤워 및 카우치서핑을 통해서 런던에 자전거 보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문의했다.

머물던 숙소 1시간 이내 모든 멤버, 웜샤워 및 카우치 서핑해서 한 50명은 될듯. 게다가 런던 내 클럽에도 글을 남겼다. 딱 2명만이 된다고 연락이 왔다.


그중 가까운 친구에게 부탁해 자전거를 보관했다. 호스텔에 지낼 예정이고 그떄 맞춰서 자전거를 가지러 오겠다고 했더니 간단하게 OK.

날 그 힘든 상황에서 도와준 사람은 시리아 난민 출신의 학생이었다. 시리아에 살 당시 한국에 와 본 경험이 있던 비셔라는 친구였다.


진짜 간만에 똥줄타면서 미친듯이 움직였던 시간이었다.

길에 바퀴빠진 자전거 보는게 일도 아니었으니... 출발 하는 날 아침에 와서 보기로하고...^^ 그때 봅세! 

햐, 근데 직원들 많이 비협조적이구만. -_-^ 

아, 힘들어. 진짜 빡세다. ㅡㅡ^ 




자전거를 비셔 집에 두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아우, 힘들어. 밤은 또 이렇게 이쁘냐. ㅎㅎㅎㅎ




숙소로 돌아오던길...

길에 보니 저런 공연 극장이 많다.

공연이 유명한가.... 어쨌거나 좀 쉬자. 


오늘.... 너무 힘들다. 아흐... 



2018년 8월 21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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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격려와 응원의 댓글, 완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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