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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147일차 : 올텐(Olten), 넌 지금 어디에 있느냐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5. 6.

자전거 세계여행 ~3147일차 : 올텐(Olten), 넌 지금 어디에 있느냐 


2018년 10월 11일 


안개 자욱한 산에서 침낭에서 꾸물거리다 텐트 지퍼를 열고 전망대로 나왔다.




해야 솟아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 




오늘 비올까???

일기예보를 보니 비 소식은 없는데, 또 모를일이다.

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길이다 보니.... 산 넘으면 또 구름이 넘다 나처럼 쉬어다가 쉬하고 갈지도 모른다.

나는 구름이 뿌리는거 시원하게 맞는거고.


비 피할곳이 없는 유럽이라.... 힘이 들지. 

어쩔수 음따. 




하루를 또 신나게 시작하는수 밖에 없다.




습기가 많아 텐트에 물을 잔뜩 머금었다.

햇빛이라도 나면 좋으련만 출발은 해야지.

따뜻한 차 한잔으로 몸을 덥히고 출바알~! 




어제 늦게 도착해서 잘 안 보였던 유적지 일부가 지금에야 쉽게 눈으로 확인한다.

유럽의 역사는 단순히 말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지만 그래서 대륙적으로 작지만 볼거리와 재미적인 요소가 많다.

스위스와 이 나라를 구성하는 연방 또한 마찬가지인데, 어쨌거나 내가 생각하는 한나라=한민족의 공식은 상당히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된다.


예외가 평균값일수 없듯이 나의 뿌리와 그 외의 70억이 넘는 다른 세상을 보면서 깨닫는 삶의 교훈들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내가 뭘 모르고 아는지부터가 시작이다. 

이젠 이것마저 헷갈릴 정도로 고도화되어가는 세상이라 무섭긴하다.

과거를 그리워함은, 그런 단순한 삶을 그리워하는게 아닐까...? 




어제 괴롭게 올라왔던 내리막은 내려가기가 오히려 위험하다.

가만히 있어도 내려가는데다, 자전거 무게 중심이 뒤에 쏠려있어 앞 브레이크를 잡으면 뒷바퀴가 들려 앞으로 굴러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수도 있다.

이런건 내리막을 즐길수도 없다. 조심히 끌바로 내려 와야한다. -_-; 

그리고 완만한 내리막에선 속도를 즐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펑크 보소... -_-;

아예 터져버렸다.




유적지 한바퀴 돌아볼 동안 짐을 보고 1시간 넘게 대화 나눈 안드레스 아저씨. 딸 2명과 함께 산위에서 대화를 1시간 넘게 했었다.

펑크를 보고선 문제가 생기면 연락을 달라했었다.


이 아저씨였는지 스위스에서 만났던, 혹은 스위스의 어떤 여행자였는지... 

시간이 지났기에 누가 한 말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격려가 굉장히 힘이 되었다.

"잘 모르는 젊은 당신에게 엄청난 존중감이 생기는군, 까먹은 줄만 알았던 두근거림이 생기는구만, 영감어린 이야길 나눠줘서 참 고맙네!"


한국이었으면 굉장히 손발 오그라드는 말이라고 생각 했었을거다. 

지난 여행을 하면서 이런 말을 들은 것도 여러번인데, 한편으론 날 정신나간 사람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다.

당시엔 그저 듣기에 기분 좋은 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지나고 나서 곱씹어 보니 굉장히 뿌듯한 격려였다.

여행이 끝나고 나서 다시 할 질문 리스트가 상당했지만 마음에 울림으로 남고 노트에도 적어놨던걸 보면 힘이 되는 것만은 틀림없었다. 




이것도 잠시, 펑크 수리후 내리막을 질러 이동! 




예쁜 마을을 지난다.

어제처럼 해가 나면 달리 보일지도 모르겠다만... 어쨌거나 좋다.




어제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본격적인 산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반대편 라이더와 극과 극의 상태.




아. 힘들어.




멀리 가기 싫어 한 컷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퍼질러서 사진 찍기 좋은 스위스 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퍼질러서 누워 쉬고픈 때가 한두번도 아닌데...

내가 갈길이 어디서 끝나는지 그 때를 안다면, 힘이 더 날까 빠질까?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역시나 케바케, 그리고 내 상태에 따라 달라질 답.

질문은 하나인데, 대답은 이렇게나 다른건 삶이나 여행이나...




언덕을 넘고 넘어 계속 산. 




언덕 위에 서니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으흠~ 좋구만.ㅋㅋㅋㅋ




내리막, 그리고 오르막의 연속! 




갈림길에서는 지도를 확인하고 왼쪽으로 이동! 




또 업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땀터져도 좋다! 

가즈아~!!!!! 힘내!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갈 길은 정해져있다. 올텐 방향! 




언덕 정상에 도착! 




하우엔슈타인, 해발 690m.




오~~~ ㅎㅎㅎㅎ 지금 위치 690미터 맞음.ㅋ




언덕 하나 넘어오니 눈 앞에 이런 멋진 푸르름이 펼쳐져 있다.

야호!!!! 내리막을 즐기면서 씐나게~~~ 질주!!!! 




물도 떨어져가고 목도 마르니, 물을 좀 채우려고...




지나가던 아주머니 왈, 

'그 물 못 마셔요.'

'아, 네...'

trinkwasser는 음용수 식수인데...

kein이 뭐지? 나중에 알고보니 영어로 'not' 의 의미였다.


물 받고 씻는데 써야겠다.







유럽에는 우리네 거봉 포도크기지만 길쭉하게 생긴 열매가 길바닥에 참 많이 보였다.

왠지 술로 담을 것 같은데, 어제 롤랜드의 키르슈 스피릿이 그런 종류일지도 모르겠다.

열매를 보지 않아서..-_-;




건물 멋져부러.

무릉도원이란 단어가 잠시 떠올랐다.




스위스도 할로윈을 하는건가? 

이 호박들을 또 어디서 기른담? ㅋ




오토바이가 많은 길...

많은 라이더들이 길가에 서서 박수를 쳐 줬다.

멋지게 태극기 휘날리며 손흔들면서 언덕길에 나왔는데도 열심히 달렸다. 

끌바하면 없어 보이자나.. -_-;;;




올텐(Olten)에 도착! 


적당한 곳을 찾아 맵과 주변을 둘러본다.

역시나 수퍼마켓에 들러 저녁거리도 사고...

밤 길을 따라 찬찬히 이동.




인적이 드문 곳에 넓은 숲과 풀밭 발견! 




적당한 곳을 찾았다.

앞에는 강이, 뒷편에는 산이 있다.


말 그대로 배산임수. 

스위스의 배산임수를 누려본다. ㅋㅋㅋㅋ




일기예보상 비는 며칠간 없네. 

그리고 앞으로 주요 목적지인 루체른(Lucern) 까진 거의 큰 어려움 없이 갈 듯 하다.


오랜만이다. 

이런 산 넘고 산 넘어 산을 달리는 거. 

주변 환경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어 달리다 보면 상당히 높이 있는 곳에 있는 느낌을 갖지만 실제 지도와 고도를 보면 그런것도 아니다.




느끼는 바는 1000미터쯤은 온 것 같은데, 정작 보면 얼마 되지 않는 높이.ㅋ 

올텐은 해발 400미터 밖에 안된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 중요하다.

그건 살아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질문은 간단히 보자면 그리 어렵진 않다.

넌 지금 어디에 있느냐? 어디쯤 와 있느냐?

사는거나 여행이나...

느낌만 믿다간 큰일난다...ㅋ



2018년 10월 11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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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격려와 응원의 댓글, 완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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