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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166일차 : 모래 폭풍을 뚫고 수스(Sousse)로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5. 28.

자전거 세계여행 ~3166일차 : 모래 폭풍을 뚫고 수스(Sousse)로 


2018년 10월 29일


새벽엔 비가 내렸다. 

아놔!!! 

제일 취약한 3-4시.ㅋㅋㅋㅋㅋㅋㅋ


군대 불침번도 이때가 가장 취약시간이 아니던가.ㅋ 비가와서 새벽에 곤혹스럽네.

바람도 참 쌩쌩 불어댔다. 정말 영화같은 분위기였는데... 설명하기 어렵다.






텐트와 짐을 수퍼마켓 지붕 아래로 옮겨 짧은 토막잠을 잤다.

텐트 타프가 있어도 쓰기가 싫은것은 비가 오고 나서 텐트 말리기가 어지간히 성가셔야 말이지.

그거야 비 맞아도 샤워할 시간이 가까우면 상관없지만 여행중일 땐 참 고단하다.




새벽엔 보지 못했는데, 하늘을 보니 굉장히 뿌옇다. 

그렇다. 

모래 폭풍이 밀어치고 있었다. 


바람은 이동할수록 굉장히 거세졌고, 페달을 밟아도 엄청나게 불어오는 바람때문에 허벅지와 종아리가덜덜 떨릴정도로 힘을 줘도 앞으로 나가기가 힘들다. 




앞에선 불어오는 작은 토네이도에 같이 달려드는 모래바람은 점점 더 누래지고있다.

모래 폭풍이 눈앞에 엄청나게 불어치면서... 앞으로 향하려는 내 자전거와 몸을 밀어낸다.

중국 황사가 이정도일까... 

아, 진심 괴롭다.




힘센 바람도 바람이지만 버프를 쓰고 달림에도 입안에 모래가 넘쳐나는건 어쩔수 없다.(미치게쓰요...ㅠㅠ)

퉷퉷퉷....

뱉어도 뱉어도 입안에 걸리는 서걱거림. 

아놔, 내가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린다고 이렇게 달리고 있지? ㅋ




내륙을 달리다 해안가로 핸들을 돌려 다시 페달을 밟았다.

도착한 곳은 수스에서 약 10km 정도 북쪽에 위치한 함맘수스.




오늘 목적지는 수스였다. 

저렴한 숙소가 바닷가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곳에 머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비수기여서 근처에 즐길만한 것이라곤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주변에 몇몇 큰 호텔도 보이곤 했지만.... 

안 쓰는 군대 훈련막사 분위기가 날 정도로 휑한 느낌이었다.

오늘의 누런 하늘 탓을 하자.





근처 수퍼마켓도 구멍가게 사이즈인데다 물건이 안 팔려 먼지만 잔뜩쌓인 물품들이 있는 곳이었다.

테러 때문에 튀니지 관광도시들도 영향을 참 많이 받는구나.




결국, 그냥 수스 시내로 가기로 결정.




독일인들이 많이 오는가봐.

이히 리베 수스.




해변을 따라 수스 시내로 들어간다.




앞만 보고 오다보니 내 기분도 노래지는 느낌이었다. 

수스 시내로 들어오고 나니 구름이 많아지고 누런끼는 상당히 사라졌다. 기분 좋게 반겨줘서 고맙다! 

날이 이래서 그렇지, 수스 해변도 굉장한 관광거리다.

파란 물빛이 우리 제주를 생각케 할 정도인데... 쩝~ 




해변가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던 왠 버스? 




세계일주를 한다는데, 소개를 하던 이 차의 주인공이 그의 작품을 걸어놓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독일인이었나? 영국 사람이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면서 내 짐을 보고 대화를 나눴는데, 장시간 여행중인 내겐 뭐랄까 시덥잖은 것 같으면서도 그럴수도 있지 하는거.


내가 아직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개별 여행자가 여행을 하면서 어떤 주제로 무엇을 알리고, 누구를 위해 달린다는 것은 이해가 어렵다. 아예 처음부터 홍보나 광고로 말을 하면 모를까...

예를 들어 환우들을 위한다면 '그 사람 위해서 숨 좀 쉬면 안되나'까지 생각이 닿는 걸 보면 난 아직 이런 것을 받아들이긴 나 스스로 어렵다. 어차피 명분붙이기 나름이고, 이유를 달면 그만인 것들. 그렇다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진심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다. 





버스 여행자와 대화하다 순식간에 튀니지 사람한테도 둘러 쌓였는데 정신을 차릴수 없을 지경이었다.

사진을 같이 찍자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그 중엔 튀니지 여성들도 상당히 많았다. 

이슬람인데 먼저??? 


지나온 UAE와 오만과는 달랐고, 이란과는 더더욱 달랐으며 개방적인 이집트에서도 이런 요청은 없었다. 

알고보니 이곳에 한국드라마가 인기라서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한국 사람인걸 알고 사진을 찍자는 그들의 요청인데. 

땀에 절은 몰골로 사진을 찍자니... 어흐 좀 거슥하네. 죄송함다. -_-; 




시내로 들어와




예약해 놓은 숙소로 왔다. 

호텔 패리스(Hotel Paris).

튀니지 제 3의 도시 수스는 튀니스에 비해 물가도 저렴하고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 들르기도 하는 교통도시이기도 하거니와 여행자들도 관광 및 중간도시로 활용하기 위해 오는 곳이다. 


구시가지인 메디나에 위치해 있고 주변엔 생활 편의 시설이 많다. 그래서 여행자 입장에서도 굉장히 편리했다.

주변엔 돌아다니면서 먹거리 찾아댕기기에도 상당히 좋고.

메디나에서 카페에 앉아 조용히 사람들도 구경하고. ㅋㅋㅋㅋ


이곳에선 느리지만 인터넷도 되는지라 맘 편히 좀 쉬기로 했다.

튀니스에서 내려오는 길 자체는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부는 바람은 힘을 온 몸으로 쓰게 만들었으니... 정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한 일주일동안 푸욱 쉴꺼다. 




아예 쉴꺼라 마음을 먹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활발한 저녁.

씻고나니 힘이 쭈욱 빠진다. 


정신차리고 보니 살짝 졸았구만. ㅋ

배까지 고파와 얼른 뛰어나와 주변을 살폈다.

먹을만한 곳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다행히 여긴 튀니스보단 메디나에 사람들이 더 많고 가로등도 있는지라 마음은 좀 더 안심이 된다.


쉴만하구나...

쉴만해.

며칠간 확보(?) 해 놓은 방에서 늦잠과 뒹구르기에 마음이 편해졌다. 하하하하!!!! 




아침! 

숙소 옥상에 올라오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성벽.

이정도다.ㅋ

수스는 1988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지금 있는 이곳 메디나와 주변의 성곽, 그리고 근처에 있는 라밧요새를 포함한다.

시간이 있으니 돌아보즈아~~~~~~~~!!! 




자전거는 요로코롬 파킹.

숙소가 계단으로 올라와야하고 주인이 잘 지키고 있어 안전하다.




낮 시간의 수스를 한바퀴 돌아봐야지.




시장에 다니다 보면 이러한 돌꽃이 있다. 사막에 피는 돌의 결정체다.

바위 같은데 저렇게 꽃처럼 붙어있는 돌모양인데 굉장히 예쁘다.

근데 많이 보다 보면 금방 질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와하~ 메디나! 

어제 누랬던 하늘은 어디가고 이렇게 푸르스름한 하늘이 넘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렬한 햇빛 좋고! 




구경하면 시장이지~ ㅋ




역시나 중동에선 대추인가요?




시장구경.

공동 조리실 있었으면 저 오징어 사서 요리해 먹었을꺼다.




길다가 뭔가 마실거리를 파는 아저씨. 

궁금해서 쳐다보니 옆에 지나가던 사람이 바람 잡는다. 

맛있다고. ㅋㅋㅋㅋ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 설명을 해주는데 알아먹을 수가 있나. ㅋㅋㅋㅋ




아, 바닐라구나. ㅋ

한병 구입. 달달한 약간의 향신료 냄새도 섞인 그냥 검은색 물이었다. 





달팽이도 있네.

프랑스에서 먹어봤으니 뭐 딱히... 여행다니면서 이런거 조리 해 먹는것도 재미일텐데 숙소 옥상에서 해 먹으면 좋겠지만 이런데선 귀찮을 따름이다. 물가가 싸니가 사 먹는게 훨씬 나아서.




수스 항구 주변.

현지인들은 많은데 붐벼야할 관광객은 참 없다.




간단히 뭐 좀 먹고 




숙소 뒤편에 있는 라밧 요새로 왔다.

https://goo.gl/maps/J82EnvNgFSXLfjZWA

8세기에 지어졌다는 이 건축물!! 

숙소에서 거리상으론 100미터가 되려나? 

너무 가까워서 피식 웃음이 나온다.

8세기때에 지어진 이 건물을 한번 보려고 한다.

첨탑으로 올라가야지!  




이 첨탑의 꼭대기에 올라오면 이곳에서 수스 시내와 항만쪽을 바라볼 수 있다.

과거 적이 쳐들어오는 것을 이곳에서 지켜봤겠지.




가까운 바로 앞 태양광 패널이 있는 곳 건물이 숙소인 호텔 패리스. ㅋ




광각으로 바라본 수스 시내.

트인 전망과 어제 봤던 누런 하늘을 비웃기라도 하는... 정말 거짓말같은 짙푸른 하늘의 오늘이다.





변하는 하늘과 여행을 하면서 피부로 느끼는 바를 설명하기에...

이슬람 국가는 좋지만 특유의 답답함이 있다.


그것을 감안하고서 여행 다닐만한 나라 중 한곳이 튀니지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어제의 기저효과로 더욱 그러하다. ㅋㅋㅋ

내 마음에도 없을것 같은 호연지기가 막 생기는 느낌이다.




또 올일이 있을까.




매디나의 흔한 노점.

그릇을 몇 개 사고 싶은데 아직 갈길이 멀구나...




좀 쉬다 저녁 바닷가에 나왔다.

10월의 끄트머리에 다가서는데 북반부의 날씨는 어쨌거나 북반구다. 


바닷바람은 축축하고 쌀쌀하다.

아프리카면 좀 다를줄 알았지. 사하라 끼고 있으면 또 다를줄 알았지. -_-;


수스에서 시간은 여유 있다.

수스가 품고 있는 재미거리를 찾아 좀 더 돌아봐야지.

저녁도 혼자 재미있게 노올~~자! 




2018년 10월 30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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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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