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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0 중국

자전거 세계여행 ~53일차 : 아, 비야 그만 내려라...ㅠㅠ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1.

5월 21일


 

아침을 간단히 먹고 페달을 밟았다.

꽤 적지 않게 올라온게 올라온터라 대부분 내리막을 따라서 내려갔다.




 

 

여기까지가 절강성과 복건성 경계다.
저 뒤에부터가 바로 복건성의 시작.







 

 (복건성 인민은 당신을 환영합니다.)라고 나와있네.

문득든 궁금증, 방금전 앞의 절강성까지와 저 앞 복건성의 시작전까지의 중간지점은...

과연 어디에 속할까?

정답은...??

 



 

 

 나도 모름.ㅋ

 

 

오늘의 목표지점은 사실 그냥 페달 밟는대로다. 
이미 일정이 좀 꼬여서 마음가는대로 가기로 했다. 이것이 또한 자유여행의 장점이기도 하니까.^^

우선 저 앞의 푸청(浦城)을 지나서 가긴 해야겠다.^^




 

 

 

 한참 동안 달려 터널을 지나왔다. 여기를 올라오기 위해 또 몇백미터나 올라왔는지... ㅠㅠ

아 너무 힘들어.. ㅠㅠ 허벅지에 제대로 된 입질이 ㅋㅋㅋㅋ

 





 

 그래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핫핫+_+ 달려보쟈아~!





 

 

 구름에 가려 밑을 보지 못했는데 약 4km정도를 페달한번 밟지않고 내려왔다.

중간중간 허리춤에 끼여 보이는 산은 참 예쁘다.




 

 한참을 내려오니 평지구나. ^^ 높은 산은 없어보이니 그나마인듯.

에효... 약 30km를 달리는 동안 작은 구멍가게조차 보이지 않는다. ㅠㅠ

역풍이 불어 라이딩의 속도는 크게 나지 않고 날씨까지 후덥지근하니... 힘이 빠진다. ㅠㅠ




 

 

 드디어 작은 마을을 발견했다! 음료수나 달콤한 과일하나라도 사 먹어야겠다.

마을에 들러, 음료수를 사먹고 잠시 쉬는 찰나 자전거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이것저것 물어댄다.

그래도 힘이 제대로 안 난다.

너무 많이 몰려대니 주목받기 싫어서 짧게 이야기를 한뒤 페달을 다시 밟는다.





 

 

 다시 가도 이런 논,밭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늘 이상하다... 몸이 무기력해진다. 날씨 탓인가? 대학교때 6월정도 되면 이럴때가 있었는데,

비슷한 기분이다.

 그땐 항상 냉면을 먹고 나면 몸에 힘도 나고 기분도 한결 나아졌는데...

 쩝;;; 갑자기 냉면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힘이 빠져, 계속 가려던 길에서 틀어 푸청시내로 가기로 했다.

배가 그리 고프진 않지만 힘이 빠지니 먹고 힘좀 내자 싶어서 밟았다.



 

 

 

면 하나를 사 먹고 파인애플을 사서 길 가다 중간에 서 휴식을 취하면서 먹었다.

한결 나은듯 하면서도 여전히 무기력한 건... 뭐지?

계속 달리다, 더워서 그런가 싶어 중간에 계곡물에 머리도 감고 해도 힘이 안난다.

 

3-4시가 되어가자 갑자기 비도 내린다. 
약하다 싶은비가... 왜 이렇게 거세지는지... 아, 너무 심하다 싶다.

 갈수록 빗줄기도 세지고, 그 시간도 길어진다. ㅠㅠ 에휴...




 

 

 

한참이 되어서 숙소를 찾고 짐을 푼다.

정말... 비... 너무 심하게 내린다. 페달밟고 가면 아플정도로 빗방울이 피부를 때린다. ㅠㅠ





 

 

 짐을 보니, 스포츠타올 하나와 배낭커버 주머니가 없어졌다. ㅠㅠ 오는 길에 빠진가보다. 아;;;

 

여행중 이미 장갑 한쪽, 캡 모자, 수건 1개를 이미 잃어버린 터였는데 수건 1개 더 잃어버렸다. ㅠㅠ

이제 마지막 남은 수건 하나로 버텨야되나..;; 쓸데없는 지출은 하기 싫은데... 오늘 컨디션도 라이딩도 참 엉망이다;;;







 

다음날 아침,
비가 내린다.... 
고민이 된다. 여기서 계속 있을것인지? 아니면 라이딩을 할 것인지...

결정했다. 비가 조금 그칠때 라이딩을 하기로..



 

 

 

 그렇지만 비는 하염없이 계속 내린다. 3시간동안... 1초도 안쉬고 계속 내린다. ㅠㅠ

빗줄기가 굵어졌다가 약간 줄어드는 틈에 그냥 출발하자 싶어서 페달을 밟았다.

그러자 빗줄기는 약올리기라도 하듯 다시 세게 내 얼굴을 때린다.




 

 

 비가 얼마나 많이 왔던지,,, 

저기 집은 잠기고, 나무도 잠기고, 기계도 잠기고







 

 

 도로는 이미 유실ㅋ

반대편 마을 사람들 어떡하나??;;;;



 

 

 오늘 목표한 지앤어우까지 69km 남았다.



 

 

 저기 보니 다리가 있네, 반대편 마을 사람 걱정 많이 안 해도 되겠다.

엄청난 비를 맞으며 계속 라이딩을 하다가 배가 고파왔다... ㅠㅠ

저번에 라이딩때 허기가 져서 먹을것을 준비하기로 마음먹고 사기로 결심했을때 내 눈에 띈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ㅋㅋㅋ

 






 

  군대에서 불교 갔다가 기독교로 가서 하나 더 받으려고 성가대까지 서게 만든다는 초코파이~!!ㅋ

하나 베어 물었을때... 그 감격의 맛은 이야..ㅠㅠ 정말 최고다.ㅋ ㅎㅎ
단점은 한국보다 크기가 작다는것... 한 2/3정도 밖에 안되는것 같다. ㅠㅠ 아 초코파이 또 먹고 싶어.

 



 



 

달리다보니 수십톤 트럭이 서로 교통사고 나서 약 1km가까이 줄 서 있는 모습도 보이고, 내가 달리는 방향에서 산사태까지 나 있어서...

잘못하다가 죽을뻔 하겠다 싶었다.

내가 가는 방향이 중국에서 대홍포차로 유명한 우이산(武夷山) 방향으로 지나가는

205번 국도를 타고 가는데 비로 인한 산사태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집채만한 바위가 길에 수십개 널부러져 있으니... 덜덜덜;;; (라이더분들, 정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운무가 가득한 곳이 뭐지 했는데 알고보니 댐이었다.

소리도 크고...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 잠시 서서 바라보았다.




 

 

 문득 내 얼굴이 궁금.ㅋ 카메라로 찍어보니... ㅋ 완전 폐인이구나.ㅎㅎㅎ

얼굴을 문질러보면 기름때가 장난이 아니다. 차의 배기가스뿐만 아니라 내 얼굴의 개기름이...ㅋㅋㅋ

 




 

 흐르는 강물은 황토색... 산을 휘어감아 오는 저 안개또한 운치가 있네.ㅋ

감상은 그만하고... 언능 가자... 
또 몇시간동안 비를 맞으며 달렸을까? 작은 마을이 보였다. 잠시 앉아 저녁을 먹었더니 몸이 식는다.

방을 잡으려고 보니 여기저기 내 행세를 보고 센 가격을 부른다. ㅡㅡ+
50위안, 100위안, 80위안... 뭐야;; 방은 그저그런데;;; 이런;;; 급해 보인다 이거지?

3군데를 돌아봤지만, 안되겠다 싶어... 밥먹을때 식당 아줌마가 소개해준 식당 바로 옆 숙소로 갔다.

26위안짜리 방이 있다네. 25위안도 아니고 26위안은 뭐야? ㅋ 
다른곳에서 소개해준 50위안짜리 방이랑 비슷하네.ㅋ 고생한 보람있다.

이런 고생을 하면서도 돈을 아껴써야 하는것...

더 비싼거 먹고 싶어도 이런 경험 해보는거, 언젠가 큰 도움이 되리라.

거지 근성은 버리되, 이런 생활에서 소중한 가치들을 발견하자!

얼른 짐을 푼다.

 




 

  

 오 마이갓...ㅠㅠ 

안에 있는 모든 물품들이 다 젖었다. ㅠㅠ 
다행히 앞에 씌워놓은 카메라 가방은 이마트 비닐봉지로 덮어서인지 몰라도 안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거 오늘 내로 마르기는 무리겠다 싶다. 
내일도 비가 온단다. 이거..;;; 날씨 왜 이래.
낚시줄을 꺼내 빨래줄로 만들어 우선 방안에 널어놓고 선풍기를 돌린다. 빨리 마르길...ㅠㅠ


다음날이 되니, 날씨가 맑다. 빨래는 아주 눅눅하니...

컨디션도 별로인데 오늘 여기서 하루 쉬어야겠다.

옥상으로 올라가 하늘을 보니 빨래를 널면 괜찮을것 같다.





 

 

 옥상으로 가던중 보이던...

햇살에 비친 저 나무들을 보니 외갓집 생각이 나네...

 





 

 옥상에서 보니 약간의 구름은 있지만 햇살은 괜찮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 빨래 건조시키기에 좋을것 같다.





 

 

 산이 있는 곳 반대쪽을 보니 저렇게 강이 흐른다. 

저것이 복건성을 흘러가는 민(閔)강인가 보다.

 





 

 

 

 

 컬러, 흑백, 갈색으로 찍어본 하늘...

가슴이 답답할땐 하늘을 보면 참 넓어지는 느낌이다. 가슴이 답답할땐 하늘을 봐야지.

얼마만에 보는 하늘인가 싶다. 도시에서는 이런 여유조차 찾기도 힘들지 아마..? 
도시의 빌딩숲에선 더 힘들것 같다.






 

 숙소에서 나와 다리 건너편으로 가 보았다.

사실 뭔가 특별한 건 없다. ^^





 

 

 구름으로 가려진 햇빛으로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진다.

건너편에 와서 하늘을 보니 더 화창하고 맑다.




 

 

 

 

 아... 좋구나... ^^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 

오늘 휴식, 참 잘 선택했다.


입이 심심하던차에 시장을 가보니 꼬지를 팔고 있다.




 

 

 

 

 돼지고기 꼬지랑 정구지(부추)꼬지를 먹는다. 에고 맛 좋네.^^

꼬지를 먹는데 중국인들이 말을 걸어온다.




 

 

 알고보니 여기는 쉬뚠(徐墩)이라는 작은 마을이다. 

한국인이 왜 여기 왔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은 돈이 많니, 여자들이 예쁘니,

전자제품이 아주 좋다느니 하는 등의 장점을 열거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중국인들이 모여서, 거의 남자들이... 내게 한국여자에 대해서 물어본다. 남자들은 똑같구만.ㅋㅋㅋ

그리고 중국인 여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본다.ㅋㅋㅋ

맘에 들면 한명 델꼬 한국으로 가란다.ㅋ 재밌는 녀석들.ㅋ

 



 

다 먹고 나와 다리로 가서 다시 강과 하늘을 본다.








 

 

다리 이름이 바로... 쉬뚠따챠오!

 




 

 

 

 가슴이 시원해진 효과가 있는 탓인지 아까 보고나서도 다시 이곳을 찾게 되는거 같다.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 귓가를 향해 휘휘~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하늘을 보니 정말 상쾌하다.

요 며칠 빗속을 달렸더니 몸이 지친 신호를 보냈나보다. 휴식도 필요하니까...^^



 

 

 꽤 시간이 지났다. 

구름이 해를 덮어버리고 날이저물어 간다.
얼른 저녁을 먹고 방에 들어간다.

내일은 복건성의 중간에 있는 난핑(南平)에 갈 수 있을것 같다.

 취저우 이후 1주일정도 작은 마을만 지났는데...

큰 도시에 들러 시끌벅적한 사람들 구경도 하고 맘에 들면 하루 묵던가 해야겠다. ^^


푸른 하늘로 인해 가슴이 시원해지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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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5월 21일
방값 30위안
아침 5위안
과일 4.3위안
음료 6위안
저녁 5위안
인터넷 5위안
국수 5.5위안

합 60.8위안

 

22일
아침 5위안
물 2위안
간식 13위안
방값 26위안
우육면 6위안
볶음밥 5위안
콜라 3위안

합 50위안

 

23일
아점 5위안
꼬지 17위안
음료 3.2위안
방값 26위안
피시방 6.5위안

합 57.5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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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린거리

21일
89.5km

22일
78.1km

23일
2.1km

 

총 지출액 3108.1 + 60.8 + 50 + 57.5 = 3276.4위안
총 달린거리 2000 + 89.5 + 78.1 + 2.1 = 2169.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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