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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2-2013 북미

자전거 세계여행 ~927일차 : 브루킹스(Brookings), 내 삶의 속도로... 힘내!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23.
10월 13일








집에서 굽이쳐 흐르는 강을 내려다본다.

자전거를 고치러 가기전에 시간이 있어서 앞에 강가로 가서 분위기나 즐겨야겠다.




















조용하니 참 좋다.

얼마 안 있었는데 비가 내려서 바로 올라왔다.















정말로 넓은 부지를 갖고 있었던 호스트의 집.

200명은 캠핑할수 있는 넓이다.ㅋㅋ












비를 피하러 집에 들어와서 잠시 쉰다.

브라이언의 딸인 올리비아가 아주 애지중지하는 고양이.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니 '스위리~(Sweetie)'하면서 아주 아메뤼카 뻐러~(butter) 발음으로 해 준다. 
흠, 우리로 치면 '나비'라는 이름을 많이 지어줬을텐데 얘들로 치면 달콤이?ㅋ












부러진 자전거를 갖고 샵으로 왔다. 
용접은 안된다고 해서 짐받이 전체를 바꿔야한단다.
다른 무엇보다 걱정되는건 '비용' ㅡ.ㅡ; 아마, 동남아였음 용접해줬을꺼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자전거 수리를 맡겨놓고 일을 잠시 도와주러왔다.










친구의 집이라던데 아무도 없었다.
집안 정리 도와주고 필요 없는 물건을 차로 옮겼다.
창고 세일을 한다나...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미국에선 법으로 아기는 뒤에 꼭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로 차가 다닐수 있는데, 
4살인 올리비아는 얌전한테 그냥 그렇다쳐도 2살인 닉은 하도 울어대서 결국 집 도로로 들어오자마자 아기를 앞으로 앉히니 울음을 그친다. 

아기들이 참 귀여운데, 울어댈때는 부모님의 마음이 어떨지... 
물론 완전 사랑스럽겠지만, 진정시킬때 엄마 니콜의 마음이 쉽지않아 보였다. 아직 부모가 될려면 멀었나보다.












집에서 자전거가 고쳐지길 기다리면서 여행기도 쓰다 보니 호스트인 브라이언이 광고지 하나와 물건 하나를 준다. 
차 뒤에 견인하는 곳에 꼽아서 쓰는 개밥그릇으로 쓰거나 혹은 발디딤으로 쓰는 도구다.

뭔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자기가 직접 발명한 거라면서 알려준다. 접거나 펴면 벤치로 혹은 탁자로도 쓸수 있는 물건을 보면서 아, 신기하다 싶었다.

흠, 미국인의 호기심과 어떤 개척정신에 대해서 궁금할때가 많이 있지만, 이럴땐 정말 한번씩 더 감탄하게 된다.












연락이 왔다. 
자전거 수리를 마무리했다. 

어떻게 짐받이를 분리할까 걱정했는데, 아예 붙어있는 짐받이 채로 돌려내면서 분리를 해냈다.
앞으로는 더이상 문제가 없길바라며...ㅠㅠ 거금을 지불했다. 
아, 긴축재정 돌입해야겠구만. 



브라이언이 날 내려주고 일이 있어 먼저 집으로 갔다.
자전거를 타고 브라이언 집으로 가려고 하는 도중 눈에 들어온 낯익은 자전거?









어제 만난 독일 자전거 여행자들이다.












거기다, 미국인 여행자 2명이 더 함께였다.

비가 계속적으로 내렸던터라 이들도 더이상 라이딩하는걸 그만두고 캠핑할 곳을 검색하고 있었는데, 
지금 내 호스트에게 물어보는게 괜찮겠다하고 연락을 했더니 흔쾌이 OK! 


결국 이렇게되어 나 + 4명(물론 아기인 로냐Ronja ^^ 포함)의 독일인 여행자들,
 그리고 오늘 새로 만난 미국인 여행자 딘(dean)과 필(phil) 이렇게 총 7명의 자전거여행자가 오늘의 캠핑을 위해 달린다.










로냐를 품은 그렉~ 아... 아버지품에 달리는 넌 정말 든든하겠다. 
자전거 타고 사진 찍은거라 제대로 안 나왔지만, 내 눈에 보였던 한 장면은 '아버지'라는 단어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정말 가슴 따뜻한 한 순간이었다. 
그 순간을 못 찍은 날 자책하며 흑흑.ㅠㅠ



집으로 와서 인사를 나눈다. 











아기가 집으로 오니 아무래도 분위기가 더 밝은것 같다.

1살인 로냐를 자전거에 태우고 4살인 올리비아가 데리고 노는데 아이고~ 왜 이렇게 귀여워 보이는지~ ^__^











저녁 식사시간! 





필(Phil)은 알라스카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다가 내가 지나온 벨링햄(Bellingham)에서 자전거 메카닉 센터에서 일하던 딘과 함께 자전거로 여행중이란다.





내가 한국인인걸 알고 김치를 떡하니 꺼내며 너무 맛있다고 하는데 요고 참 묘하구만.ㅋㅋ














앜!!!!!!!!!! 
너무너무 귀여운 애기들~ ㅠㅠ













필은 요리중~













브라이언은 쿠키를 만들었다. 
먹어 본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ㅠㅠ













맛난 저녁 시간~^^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으로의 이야기도 나누고 찰리와 초콜렛 공장의 예전 버전을 보면서 몇십년전의 이야기를 한다. 
영화를 그닥 안 좋아하는데다 최근에 나온것도 본 적이 없어 그냥 대화만 듣거나 아기들하고 놀기만했다.ㅋ 
그러나, 올리비아와의 대화도 안 통한다. 이거-_-;

Olivia : 'you know what~? bla~ bla~ bla~~'
나 : '음.... 뭐라구?? -_-;'

다른 한편으론 미국인 친구들과의 대화를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다. ㅠㅠ 아... 이 망할놈의 영어..ㅠㅠ
결국 고양이랑 놀다가 졸려 잔다.

다른 친구들도 긴 시간의 쑥덕쑥덕~ 시간후 취침!













전날 저녁에 브라이언이 강가에 갔다오더니 오늘 아침에 게를 잡아왔다. 

잘 못 알아들어 오늘 아침에 다들 같이 잡으러 간다는 말인줄 알았는데(이놈의 영어.ㅠㅠ) 어제 덫을 설치해놓고 법적인 허용되는 양을 잡아왔다.











그리고 삶은후~

속살을 5명이서 붙어 다 발라냈다.











그리고 여러 야채와 계란을 넣고 쪘다.















먹은 맛??
미국을 떠날때까지, 그리고 여행기를 쓰는 지금도 잊을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맛이었다. ㅠㅠ
아, 진짜 언제 다시 한번 먹어볼 수 있을까? ㅠㅠ




나는 짐을 다 쌌다. 

다른 친구들이 정리될때까지 기다리면서 아기들과 사진찍고 논다.







사진찍는데 정말 아기들 같다 싶다.

올리비아는 사진에 집중을 잘하는데 동생인 닉은 산만해서 찍다가 관심없이 그냥 쑥~하고 사라진다.


 




연예인 기질이 있는건가? 

나보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올리비아.

올리비아 : '사진 한번 찍어 줄 수 있어?'
나 : 엉? 당연하지~!!!







이렇게 한번 찍어 줄 수 있어?

이렇게 한번 찍어 줄 수 있어?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한번더~? 요로케~? 아이고~ㅋㅋㅋ 100000장도 찍어주께~


수십장 찍고나니 아주 만족하는 올리비아.ㅋㅋㅋ
그나저나 너무 귀엽다.^^






사진을 찍다보니 다들 출발 준비가 다 됐다.

어이~ 우리 이 순간을 기념합시다잉!?!?!

오케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아놔, 나는 무슨 스머프 반바지 만하냐.









우리 귀여운 꼬마 바이커들^^
2살배기 닉은 단체사진 찍자마자 사라졌다.ㅋㅋㅋ


작별을 하고 남쪽으로 내려간다.









밴든(Bandon)을 지난다.









출발 전 목표지점을 한 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던지라 거기까지 가기로 한다.



달리다보니 뭔가 이상하다 싶어 보니 뒷바퀴 펑크!












구멍이 엄청 크다 싶었는데 엄청 큰게 하나 박혀있구만... 패치 2개로 떼우다보니 모자라다. 
다른데 또 구멍이 나있어 결국 5개나 썼다. 아오~ㅡㅡ+














각자 가진 짐의 무게도 다르고, 달리는 속도도 다른지라 나름대로의 속도로 간다.






너의 인생처럼, 그리고 나의 인생처럼.












날씨가 많이 흐리다.
















흐리지만 오레건 코스트를 따라서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간다.



중간에 혼자 자전거로 여행하는 미국인 여자 라이더를 만났는데, 짐이 나보다 더 많았다. 짐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나보다 속도가 더 늦을것 같다.

서로에게 안전을 빌어주고 각자의 길로 출발!











오늘 캠핑하기로 한 지점인 Humbug Mountain State park로 왔다.


나보다 앞서 딘과 필이 와 있었고 중간에 플로의 자전거 스포크가 부러지는 바람에 나보다 앞서갔던 친구들이 나보다 뒤에 왔다.

그리고 기다리는동안 다른 독일인 자전거 여행자인 마이클이 우리 일행에 합류했다. 
















떡대 좋은 독일 애들이 있다 보니 목마태워 높은 나무에 비막이 용 설치는 아주 쉽다~ㅋ

애들앞에 스머프만한 나는 그냥 높이 이렇게 저렇게 맞추라고 지시~ㅋ














캬~ㅋ
















저녁 해 먹고 불 피워놓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어렸을때의 이야기를 한다.

미드나 영화에서 보면 어릴때 무슨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애플파이 해주고 집 앞 그네에서, 나무에서 등등 가족과 함께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평범하게 자라온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공부기계로 자라나는 환경속에서, 
방학이 되면 PC방으로 가거나 컴퓨터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나라 환경속에서, 그리고 여러가지의 환경적인 차이로 공감이 쉽게 안된다. 

부럽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혼자 동양인이라 이들과의 어릴적 공감대가 없음은 살짝 아쉽기도 하다.







아침이 되고 출발할 준비를 한다.
여러명이서 자전거 캠핑을 나누어 썼기때문에 보통 1인당 5불 정도 하는 캠핑비가 1인당 2불로 줄었다.

Camping site 공동구매의 매력!!ㅋㅋㅋㅋ


















바람이 많이 불어오는데다 101번 도로를 따라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로 내려가는 방향은 오르락내리락~~ 
춥진 않지만 땀은 난다. ㅠㅠ









길거리 간식 블랙베리로 에너지 좀 채우고





















뒤따라오던 필과 딘에게 에너지 보충하라고 좀 나눠주는 센스~
















가랑비가 멈추지 않고 계속 온다.













휴~












골드비치(Gold Beach) 도착
























긴 시간 달려왔다.

좀 쉬어야지.

























밥 먹기도 애매했는데, 커피 한잔 시켜놓고 전부다 빵과 치즈, 잼, 피넛버터로 요기를 한다.

다들 젖은 옷과 머리 말리느라 적지 않은시간동안 앉아있었다.














최연소 라이더~ㅋ 로냐...
아이들과 노는거 보고 아기 너무 좋아하는것 같다던데, 흠.... 애 가질 준비를 해야겠군!ㅋㅋㅋ



긴 시간 있다보니 출발을 해야할것 같다.

각자의 계획이 있다보니 작별을 하고 헤어진다. 기약없이 길에서 보기로 하고~ 안녕~~~~~~!!!!

나보다 앞서 딘과 필은 먼저 출발.









안개속을 지난다.













헐...

















갑자기 혼자가 되니 외로워진다.


배도 고파오고... 비도 쉬지않고 내려서 몸이 많이 젖었다.












브루킹스(Brookings)도착. 















맥도날드에서 요기를 하고 인터넷을 쓴다. 
지나쳐왔는데, 가까운 캠핑장을 가려면 3km정도 다시 되돌아 가야한다.



캠핑장을 되돌아가서 캠핑비를 내고 자전거 캠핑장을 찾으니 조금씩 내리던비가 더욱더 거세진다. 

아... 이걸 어떡하나...

자전거와 함께 텐트를 치기엔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 또 프라이도 없는데 이걸 우짠다...???





고민고민하다 지붕있는 주변을 찾아헤맸지만 없다.


찾고 찾다 찾아온 곳은???
















쨔잔~~~ 장애인 샤워실.ㅋ
비가 많이 와서 사람들의 출입이 거의 없던데다 전부다 캠핑카를 가져와서 화장실은 쓸일이 없고, 더욱이 샤워실을 쓸일은 없지.ㅋ














일반인 샤워실에서 씻고, 자전거를 집어넣으니 혼자 누울공간이 딱 나온다.













에휴... 
가까스로 누울 자리가 생겨서 참 감사하다.
다른 한편으론 기분이 참 묘하다.ㅋㅋㅋㅋㅋ

샤워실이라... 우히히헤하햐흐히히히힛~ㅋㅋㅋㅋ














정말로 묘한 이 기분. 머릿속을 팽팽 돌게하는 이 기분을 절대로 못 잊을 것 같다. 
이 분위기와 이 빗소리... ^^

오늘의 고생을 보상이라도 하듯 자연의 단조로운 오케스트라 속에 빠져들며 잠에 든다.








비가 많이 줄었지만 멈추진 않았다.











장기간 면도를 안하다 보니 여행자에서 점점 측은지심을 일으키는 여행자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ㅋ

한푼 줍쇼~ 굽신(__)



오늘 비가 좀 그쳐주길 바라며... 떠난다.










근처 마트로 와서 아침을 먹고 비가 조금더 멈추길 기다려본다.















여행기를 쓰면서 비가 좀 멈추길 기다리지만 비는 더욱더 거세진다. 아...ㅠㅠ













이거 언능언능 달리고 싶은데...ㅠㅠ














저녁 시간이 되어가고 다시 샤워장으로 되돌아가야하나...


조금만 있다가 다시 가야겠다 싶었는데, 그저께 캠핑하다 만난 마이클이 밖에 세워둔 내 자전거를 보고 아는체를 한다. 
짐이 워낙 적어 훨씬 일찍 출발한 마이클이 여기 있다니... 적어도 100km 이상 앞서 가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마이클도 어제 비 때문에 라이딩은 못하고 근처에 모텔을 잡아놓고 어제부터 쉬고 있단다. 
아직 잘 데 못정했으면 오란다.

Oh~~!!!!!!!! Why not!!!



추가비용만 내고 숙소를 사용하게 됐따.



밀린 빨래 좀 하고, 마이클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랑 비슷한것 같으면서도 억수로 다른 나라 독일.
한번에 판단지을수 없기에 아직까지 다른 독일인들과의 대화를 더 나눠봐야겠지만, 이들의 정신력과 독립심 등 참 배워야할 점이 많다.








숙소를 찾으며, 먹을 것을 먹으며, 대화하며, 자연을 보며, 안장에서 페달질을 하면서 생각해 나 자신에 대해서 되돌아 본다.

내가 실수하는 것을 얼마나 두려워하며 떨며 살고 있는지,알게 모르게, 
혹은 그 이상의 무의식을 동원한 완벽하고 결점이 없는 삶을 살겠다고 얼마나 아둥바둥거리는 내 모습과 멘탈이 참 바보같다. 

지금이라도 알게 되서 괜찮다. 짜식~~ 토닥토닥~ 수고 많았다. 여태 고생많았어. 
내일도 신나게 달려야지? ^^ 하모~!ㅋ

좀 울고, 지껄이고 웃자...







그리고 이 순간 행복하자! 








달린거리 

20644.92 + 65.9 + 89.12 = 
20799.9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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