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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2-2013 북미

자전거 세계여행 ~984일차 : 휴스턴(Houston), 투표하러 왔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24.
12월 5일



바람이 불어오는 추운 밤과 새벽 날씨와는 달리 텐트안은 따뜻하기 그지없다.

왔다갔다 하는 도로의 차들에게 안 띌려고 뒤에 텐트를 설치 해 놨는데, 밖에서 보니 사실 아주 잘 보인다.









짐싸고 얼른 출발한다. 
늦게까지 덜 달릴려면...











로드킬은 이제 이미 많이 무뎌져버렸다.
좀 달렸다고 엄살떨긴..-_-;













2시간 정도 달려 멕시아(Mexia)라는 도시에 왔다. 7000명정도 사는 동네. 
왠만한건 다 있다고 보면 될만한 도시다.










아침을 해결한다.

경험상 동네에 인구가 약 2000명 이상정도면 프랜차이즈 패스트 푸드점은 거의 있다. 

고로 자전거 여행자에게 맥도날드나 KFC같은 곳에서 요기와 함께 와이파이를 즐길수 있다는 말...^^

















그렇다...
지루한 길이다. 

지금 무엇보다 내가 왜 이렇게 휴스턴으로 페달질을 열심히 하고 있는지 머리속으로 묻고 또 묻는 시간이다.











배고파서 음식 좀 해결하고...





















부지런히 달려야할 길... 흐미...











시간이 오후 5시 정도 밖에 안됐는데 해가 거의 다 저물었구나...










적당한 인구의 동네, 메디슨빌을 지난다. 












큰 수퍼에 들러 장을 보고...
마시고 싶었던 우유를 샀다. 가끔씩 너무나 땡기는 우유...ㅠㅠ











약 3시간여를 더 달려 캠핑할 곳을 찾아 온곳은 바로  
대형 농장(Ranch)앞.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는것 같아서 도로쪽에 쑥~ 들어간곳으로 찾아서 텐트를 쳤다.











하늘의 별이 참 반짝인다.


낮에 사면 금방 상할것 같아 저녁에 산 우유...
아까 목이 말라서 빈속에 1리터 가까이 벌컥 벌컥 마셨더니 뱃속에 폭풍이 몰려온다... 으으윽...


그래도 뭐....  괜찮다. 내겐 지사제가 있다. 으하하하하하하... -_-;;;;
여행중 벌써 2번째다.....;;;;

술이 아니라 우유가 땡기다니... 난 아직도 애긴가?










날이 또 밝아온다.
몸이 많이 무겁다. 











오늘은 휴스턴까지 잘 들어갈수 있을꺼라 믿는다! 하하하..














징그러운거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해 그냥 로드킬은 적당한 걸로...-_-;;

최소 하루에 20번 정도는 보는 일상다반사...











난생 첨 보는...
진짜 천막교회. 신기함을 금할 수 없었다.
텍사스의 터프한 기운을 느낀다...











힘내라 힘!!!!











헌츠빌(Huntsville)을 지난다.
달라스에서 듣기로 이곳에 수용소가 있다고... 오오옷...

그래서 그런지 오늘 날씨처럼 기분도 왜 이렇게 흐릿하고 축축하고 찐득하고 뭔가 가려우면서 찝찝하노...












미국에서도 원 플러스 원은 있습니다~ 고갱님...
근데 망...했...나...?














텍사스하면 카우보이... 그리고 당연히 말!
내가 말인지 니가 말인지... 
내가 구경을 당하는지 니가 구경을 당하는지...

몸이 힘들어가니 물아일체 사상은 자동적으로 몸에서 머리로 옮겨간다.













아무도 없을때...

혼자 소리지르는것도 나쁘지 않다.

대신 말들이 쳐다봐준다.












왠지 프리즌 프레이크(Prison Break)가 생각나는 듯한 감옥... 
망원을 이용해서 찍으려고 했는데 타워에서 총들고 있는 사람이 보여서 도로 찍는척 하면서 멀리 거리유지하고 찍은게 요모양...-_-;









달리는 속도가 느린 도로쪽으로 달린다.
위험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휴~~~




얼마 안가 보이던 저 큰 인물상은???






샘 휴스턴(Sam Houston)?

몰라서 검색을 해 봤다. 위키백과사전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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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휴스턴(Sam Houston, 1793년 3월 2일 ~ 1863년 7월 26일)은 미국의 정치인이며 군인이다. 
미국 텍사스 주 역사의 핵심적인 인물이다.

텍사스 주가 멕시코와 전쟁을 벌여 텍사스 공화국으로 독립했을때 대통령을 지냈고, 
이후 텍사스 주가 미국 연방에 편입된 이후에는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역임했다. 
텍사스 주의 가장 큰 도시 휴스턴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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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이구만...



휴스턴까지 55마일... 약간 외곽쪽에 웜샤워 호스트를 찾은지라 한 80km 정도만 더 달려도 될 것 같다.










작은 동네를 지나고 지나서...












자전거 도로를 달린다.












여기서 아까운 한 꽃이졌구나.


시 내부쪽으로 들어가는데 자전거 길이 없어 차도 끄트머리에 걸쳐 달리니 경찰이 날 제지한다. 
길이 막히는 시간이라 이곳으로 달리지 말고 다른 길을 이용하라는데 길이 없는걸 우야란 말이고...-_-;

지도를 확인하고 길을 좀 돌아오니 한 10km 이상 더 훨씬 돌아오게 됐다... 헥헥..-_-;;






막히는 길과 꼬불꼬불한 도로를 나와 목이 말라 잠시 수퍼에 들러 뭐 좀 마시고...






아, 진짜 맨날 야간 라이딩하니까 느므느므 힘들다...
떡진머리의 매력남... 성원이 되시겄습니다.





예상시간보다 약 2시간 늦어 호스트 제니퍼(Jennifer)아줌마 집에 도착...

Hey Sungwon~! 기다리고 있었어!!! 온다고 힘들었지? 일루와 한번 안자~^^
 저 지금 땀 너무 많이 흘렸는데요.....;;;;
괜찮아 괜찮아....^^



땀 범벅인데도 불구하고 날 꼭 안아준다.

다른 여행자 한명도 있어서 인사를 나누고 씻으니 아, 이렇게 좋을수가...ㅋㅋㅋ






^^ 하하하~~~ 휴스턴에 왔다!!!!!!!!!!!! ㅋㅋㅋㅋ

저녁에 왜 오게 됐는지 설명을 하니까 격려를 해준다.
네, 전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하하하하!!!

미국을 여행하는 동안 생각하고 있던 미국의 의료보험제도 이야기와 내가 갈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의 치안문제,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 온 다른 라이더 그렉(Greg)이 말하는 공기업 팔아제끼는 민영화 이야기도 듣고... 
우리나라가 떠오른건 뭐 자연스러운 일이겠지?

주지사가 캘리포니아를 팔지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었을때... 
드는 느낌은, 글쎄... 이럴때 '웃프다'라고 해야하나.... ㅋㅋㅋㅋㅋ ㅠㅠ



 













전날 떡실신해서 자고 내려와보니 냉장고에 붙어있는 메세지, 제니퍼 아줌마가 만들어놓은 맛난 과일쥬스...
아, 감사. ㅠㅠ
Thanks Jennifer!


전날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와 정보를 들은데다 긴 손편지 + 그리고 까먹을까봐 
페이스북과 이메일로 디테일한 루트까지 알려줘서 그 고마움을 정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다.


나가야하는데 집에 아무도 없고 열쇠도 없는데, 때마침 들어오는 그렉...







사진 한판 찍고~ 나 오늘 제대로 된 국민권리 행사 하러 가야지.ㅋ
고프로(Gopro) 카메라로 세팅해서 사진 한방...










그리고 우리도 사진 한방...

앞으로의 여행, 조심히 잘 하라구!!!!






안장에 오른다.(오홋, 비장하군.ㅋ)





로드킬된 동물을 대부분 밟고 또 밟아 거의 쥐포수준으로 된 걸 비가 내려 씻겨지거나 자연적인 발생으로 먼지로 되돌아가던데... 
치우는 모습을 미국와서 처음봤다.













자 가자...



투표 장소를 향해 가던중 차 한대가 앞에 서서 빵빵울리는 소리...

엉?

알고보니 현지에서 지내시는 아저씨 한분이 날 잠시 멈춰세웠다.

가방에 있는 태극기와 함께 달리는걸 봤단다. 
식당하시는데 밥 먹고 가라고...

오우... 이런 감사할데가...ㅠ
비장한 마음에 이런 배를 채워주시는 에너지를 주시다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ㅠㅠ





Mark 라는 이름을 쓰시던 아저씨.
지나가는 객에게 이런 호의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__)














바쁘셔서 먼저 나가시고 난 이제 자리에 앉아 폭풍흡입을 준비한다.
안에 들어와서 보니 엄청 잘 되어있는 부페집...











정말로 간만에 먹어보는 초밥을 세접시 조용히 처리하고...
또 여러 육해공요리들로 배를 채운다.
흠, 생각해봐도 예전보다 참 많이 줄었다...ㅋ

감사히 잘 먹고... 

빨리 투표를 하러 가잣.











도착한 휴스턴 영사관...


멀리서 보고 나서 스스로 참 많이 감격했다...
ㅠㅠ 하하하하... ㅠㅠ










요 며칠....
진짜 수고 많았다...ㅠ 















그래, 제대로 온거 맞다.














난 참정권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내 아버지의 세대, 그 윗 세대의 많은 분들의 흘린 피와 희생 덕에 그 혜택을 누려본다.
그게 외국이라 지금 내 느낌은 더 뜻깊다.










신분 확인하고 투표지 받고 투표!
용지는 촬영이 불가하다고 한다.


무슨 투표해서 멋있어 지고 뭐시고 거창한거 없고.....
페북으로 소식전하는 한국 지인들이 이거 보고 투표하러 가는 마음 생기면 괜찮을따름이다.

여행에 정치와 종교를 두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걸 빠트리고 과연 여행을 말하는 사람들은 왜 그런지,  그들이 따지는 '순수함'의 정의가 어디서 그리고 누가 정해준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리고... 그건 날 너무 폭소케 만든다. 정말 물어보고 싶다. 

진짜... 그렇게 믿는 근거가 뭐냐고, 다른 이유는 없냐고......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나 투표 했다우!!!!!

스스로에게 대견함을 느낀다...ㅋㅋㅋ 
잘했다고 스스로 머리를 쓰담쓰담~ㅋㅋㅋㅋ

투표소에 계시던 분들이 간식을 챙겨주셔서 와우, 또 득템. 감사합니다.













휴스턴까지 자전거로 오기까지의 달린거리가 약 4000km.
잠시 자뻑하고 있다.ㅋ

때마침 뒤에서 오마이뉴스(Ohmynews) 기자님과 마주치게 되서 짧게 인터뷰도 하게 됐다. ^^ 이상훈 기자님 감사합니다


부지런히 달려야 아마 날짜에 맞춰 국경을 넘을 수 있을것 같다. 
시간 참 빠듯하구만...ㅡㅡ;















길을 헤매다 밖으로 많이 나오지는 못하고 어느 놀이터를 발견하고 저녁을 해 먹는다.
길이 엄청나게 막히는데다 안 좋아 외곽으로 나오기가 참 힘드네.

그래도 여기에 전기 콘센트도 있고 와이파이도 약하지만 잡힌다. 이런 감사할데가..ㅋㅋㅋ
식수대도 있어서 물을 받아 샤워도 하고...^_^ 아이고~좋네.(와 이래 단순해지노.ㅋㅋㅋ)

놀이터 미끄럼틀쪽으로 가서 짐을 챙겨놓고 비박을 했다.















새벽에 무슨 개미가 그렇게 많은지 물어대서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간지러운 부위를 벅벅긁었다. 아, 스트레스... -_-;


















흠, 심상찮은데?
















하루동안의 쉼터











퉁퉁부은 눈으로 이랴이랴~~~~~~~~~~~~~~~~~
멕시코로 갑세~~~~








달라스에서 써 놓고 휴스턴에서 우체국을 겨우 발견해서 여러 지인들에게 엽서를 보낸다.ㅋㅋㅋ












외곽쪽으로 나오니 차도에서 분리가 되어있는 자전거 도로가 있어 휴스턴 도심에서 느끼던것보다 마음에 안정감이 생긴다.












햇살이 나에게
햇살이 너에게














배고파 잠시 라면먹고~














다시 달려랏!














오늘 하루가 또 저물어가는구나...
참 멋있다.













길에 엄청나게 많이 떨어져있던 동전...
왠 떡인가 싶어 싹 쓸어담았다.ㅋㅋ












오늘의 아름다움은 또 내일의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나타나라. 
난 그걸 발견하고 즐기면 되는거다.












적당한 곳에 텐트를 치고 아까주운돈을 세어보니 10불 가까이나 된다. 
도대체 누가 이 돈을 떨어뜨린걸까??

그나저나 오랜시간 많이 달려서 그런걸까 Fire Ball 쪽이 너무 아파 온다...











텐트안이 뜨거워 일어나 보니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로 텐트에 맺힌 이슬들...















센 바람에 텐트는 몇번이나 날아갔다. 오늘 라이딩도 쉽지 않겠다.
어제 마시던 물의 거의 다 떨어져 씻는것도 제대로 못 씻어그런지 오늘따라 아침이 너무너무 피곤하다.
목도 많이 마르다.










Hey~ 양들아 Good morning?

얼마 남아있지 않던 물을 다 마셔버렸다.














사람이라곤 거의 보이지 않던 마을 하나하나를 몇 시간 지난다. 
남은건 석유 시추기만이 이 동네의 산업을 말해주는 듯한 느낌일 뿐이고...


거센 바람에 체력이 바닥일 무렵...
얼마 안가 작은 동네 Lolita가 나타났다.

왠지 동네사람들 모두가 서로 알것 같은 아주 작은 동네...


땀과 갈증으로 지쳐있는내게 패스트푸드는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와 다름이 없었다.











탄산음료를 4번이나 리필해마셨다. 












정신이 좀 돌아오니 알게 된건 가려운데를 무의식적으로 긁다보니 가려운 부위가 전보다 더 심해졌다.













밖에 나와 잠시 마주친 가게 주인 메리 아줌마...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길래 텍사스 브라운스빌(Brownsville)을 통해 멕시코(Mexico) 마타모로스(Matamoros)국경으로 간다고 하니 위험할텐데 하고 걱정해준다.

휴스턴에서 제니퍼 아줌마 집에서도 그랬고, 여기서도 그랬지만...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준다.
주변을 살피면서 갈꺼라 불가항력적인 일이 아니라면 갈 예정이다.

땀 범벅이 된 날 꼭 안아주면서 기도를 해 준다.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 아들을 지켜주시고.... 블라블라...' 
사실 100% 이해 다 못했다. 

안전을 위한 기도... 
생면부지의 내게 이러한 도움을 주는것 자체가 나에겐 이 여행의 복이고 또 길에서의 사랑이다. 
혈연, 지연, 학연, 국가, 민족, 사상을 넘어선 바로 그런거. 
흔하지 않은, 그렇다고 아예 볼 수도 없지 않는 걸 이 여행이 아니고선 내가 경험을 했을가 싶다...




아줌마 고마워요...^^







다 써버린 물을 휴대용 필터로 걸러내서 물을 담는다.
(털보 아저씨~ 정말 유용하게 잘 쓰고 있어요!! ^^)











멀구만...멀어...

















Port Lavaca에 왔다...

아자자자잣~~~~

몇시간 달렸더니 에너지 방전...










월마트에 들러 주스 한통과 도너스 한 상자를 사서 맛나게 먹으면서 쉰다. 
멕시칸으로 보이는 어른들은 무표정으로, 아이들은 미소를 지으면서 지난다. 

캘리포니아의 넓은 농장을 지날때도 그랬고, 달라스로 가는 버스안에서도 그랬고, 
지금 여기에서도.... 
멕시코로 가까워질수록 멕시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좀 더 달려야할 시간이다...















엄청나게 불어오는 바람과 어두움에 라이딩이 쉽지많은 않지만 그래도 뭐...^^















적당한 곳을 찾다 찾다 저번과 비슷한 농장앞에 텐트를 치고 잠에 든다.

하... 힘들어...













새벽에 안개가 많이 끼었던지라 잘 안보일까 싶었는데, 구름이 있는 해가 껴도 뭐 잘 보이네...-_-;

















작은 동네로 와 패스트푸드점에서 혼자 조용한 시간을 가지면서 루트를 확인한다. 단거리로...

아시아인이 동네에 많지 않은지 가게 내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날 쳐다본다....-_-;

탄산음료의 단맛으로 몸에 에너지도 채웠겠다... 
다시 안장에 올라볼까...?

시간과 거리상 3일이 남았는데 아주 빠듯하다. 

휴, 정신챙기고...









그리고 5분뒤...










앜!!!!!!!!!!!!!!!!!!!!!!!!!!!!!!!!!!!!!!!!!!!!!!!!!!!!!!








죽음의 문턱에 살짝.....






12월 9일까지의 이야기.

23374.73km + 154.29km +62.89km + 121.63km +  112.15km
= 23825.6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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