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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2-2013 북미

자전거 세계여행 ~986일차 : GoodBye America, Hola Mexico!!!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24.
12월 9일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몇분 안되서 도로에서 내 옆으로 지나가는 한 차량...


화물적재 + 뒤에 캐리어에 실린 많은 짐의 차량이 내 자전거 옆 짐을 살짝 치고 갔다. 

그 아주 찰나의 순간 본능적으로 오른쪽으로 핸들을 틀고 달렸다. 또 교통사고 날뻔...?














그 순간 눈 앞에서 짐이 분리되면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뒤집어 지는 것을 직접 보게 됐다. 
계속 달리지 않았다면 아마 자동차 캐리어와 부딪혀서 자전거와 함께 길거리 어딘가에 쳐박혔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에 너무 깜짝 놀라 입만 쩍 벌리고 자리에 서 있기만 했다...

아, 진짜 죽을뻔했네...

콩닥콩닥...;;;

미국 나가기도 쉽지가 않구나....ㅠㅠ






그나저나 비자만료일이 오늘 포함해서 3일 남았는데, 
국경까지 통과를 하려면 매일 150km 이상을 달려야하는데 평지라 걱정은 덜 되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거세다.

이래나 저래나 우선 먹을거 장전좀 해야지...

놀란 마음을 추스리고 근처 대형 수퍼마켓으로 가서 장을 보고 나오는데 세워둔 자전거를 보던 한 사람이 내게 말을 건다. 
자전거 여행중이라니까 멋있다면서 박수를 쳐준다.

잠시 서서 이야기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지금 빨리 출발해야한다고 하니 자기도 브라운스빌(Brownsville) 방향으로 가는데 데려다 줘도 괜찮냐고 물어본다.
Of Course~!!! 
이런, 복이 있나!!! 하하하~








짐을 분해하고 자전거와 다른 기타 모든 것들을 차에 실는다.










나와 함께 달리는 이 친구 이름은 Clark.

일이 있어 지금 브라운스빌쪽에 간다고 한다.
머무는 곳 근처가 Harlingen 지역인데 미국과 멕시코 국경까지 자전거로 2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다.












세게 불어오는 바람이 거시기했는데...
햐... 하염없이 그저 달려야만 할 거리를 짧은 시간에 차로 점프하게 돼서 잘 됐다. ㅎㅎㅎㅎ













근처를 돌아보면 주택가는 아주 듬성듬성...

누구나 텍사스에선 농장주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운전을 하는데... 
클락, 이 친구, 참 무섭다.
전화도 하고 아이패드도 만지고...-_-; 운전 조심하라니 그럼 니가 핸들만지면 되잖아라고 한다...;;;


운전간에 하는 여행에 대한 대화는 이 친구도 꿈꾸는 것중에 하나인지 미국에서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라는 영화에 나온 걸로 내게 설명을 해 준다.
자기 또한 세계여행이 자기의 버킷 리스트중의 하나라고...

죽기전에 무엇을 이룰것인가도 중요하겠지만, 그 전에 행복한 것도 중요하겠지... 앞으로 살아갈 과정은 더욱더. 

그 행복을 위해서 각자의 마음속에 바로 그 버킷 리스트가 있는거겠지...?


많은 걸 포기하고 나온만큼 지금 이 순간을 느낀다...

과정속에 있는 바로 그것...
어쩌면 그건 바로 버킷리스트.














시간이 지나갈수록 우리의 이동방향이 브라운스빌로 가까워져 간다. 

고로 미국에서의 여행도 조금씩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는 뜻이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시 들렀다 왔더니 도착하기도 전에 해가 저물었다.

캠핑카가 있던 클락의 캠핑장에 공용응접실이 있었는데 저녁엔 거의 사람들이 안 오니 사용해도 될꺼라고 이야기하고 안내를 해 준다.












덕분에 오늘 캠핑안하고 맘 편하게 잘 수 있게 됐구나.
필요한 물건들과 필요없는 물건들을 정리한다.

내일 바로 넘어가도 되는데... 바로 넘어갈려니 하루라는 시간이 갑자기 아깝다. 
괜히 플로리다 주로 못가게 된게 아쉬움으로 밀려오기 시작하면서.ㅠ

마침 동네 근처에 웜샤워 호스트 한명이 있어서 연락을 해 본다. 
연락이 오면 하루 더 쉬다 가고 안 오면 그냥 바로 가야지...










짐을 싸고 출발할 준비를 한다.
크리스마스가 오고 있구나.

아침에 이쪽에 트리를 꾸미러온 아저씨 아줌마와 이야기도 나누고...^^
역시 나눈 대화에 대해선 마음을 힘들게 한다....;;











클락의 차가 보이지 않아서 메세지로 작별 인사를 남겨놓고 나왔다.












밤엔 보이지 않았던 대형 선인장...
저건 열매인가??

날씨를 대충 상상하게 만든다.












출발해야지.^^










Harlingen에 왔다.

마침 호스트에게 연락이 왔다. 
내일 떠나는데 하루 머물 장소를 흔쾌히 허락을 해 주었다.

찾기에 조금 애매한 곳에 있어 본인이 나를 픽업하러 차를 몰고 왔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와이파이를 쓰고 있다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내게 자기 신분증을 보여준다. 
게스트로 혹은 호스트로 이상한 사람이 많은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어떤 신뢰감을 준다.












호스트인 Richard 아저씨.

넓은 집에 혼자 살고 있길래 물어보니 몇년전 사랑하는 아내와 사별을 했다고 한다.

대화를 해 보니 삶에 대한 태도에 관한 것과 어떤 세계관에 대해서 비슷한 부분이 꽤 있었다. 

다른 것들로인해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꽤 긴 시간 하게 되었다. 



으흡........

그나저나.
사랑하는 사람이라...

느낌이 많이 멀다. 








멕시코로 내려간다고 하니 역시 조심하라고 알려준다.

사실 휴스턴에서 내려오면서 인터넷이 되는 곳마다 조금씩 멕시코 국경에 대한 정보를 알아봤는데, 텍사스와 인접한 모든 국경이 위험하다.

포틀랜드에서 만난 필(Phil)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본 뉴스에서 나온 마약상들을 잡는 다큐멘터리까지 봤는데... 정말 실제다.
사실 미국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멕시코 위험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말렸다. 당!연!히!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캘리포니아 국경인 티후아나(tijuana)가 아닌 텍사스로 왔고, 레이노사(Reynosa), 이달고(Hidalgo), 
누에보 라레도(Nuevo Laredo) 등등의 곳을 찾아봤는데 모두 위험한 지역으로 나왔다. 

특히 누에보 라레도는 얼마전 한국의 뉴스에도 나왔다. 
마약 카르텔이 본보기로 사람들을 배를 가르고 죽인뒤에 시체를 다리 위에 걸어논거... (여행기 마지막 지도 참조)

그 사진들은 구글에 검색을 해도 나온다.
원치 않게 보게 됐지만(정말 잔인하게 처리를 해서 그런지 겁났다.) 
텍사스에 온 이상 우선 그나마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브라운스빌(Brownsville)/마타모로스(Matamoros) 국경(Border)으로 간다.










아, 마음속으로 몇번이나 기도하고 떠난다.



아, 하나님이시여, 
제게 이 여행을 허락한만큼 안전까지 허락하소서....















내가 리차드 아저씨의 아들뻘이라 그 때문에 더더욱 많이 걱정이 된단다.
넓은 텍사스의 농장을 뒤로 하고 바야흐로 멕시코로 떠나는 날이다.













오늘따라 날씨가 왜 이렇게 흐리노???
뭔일 없게 해줘... 제바알~~~~











인구 천명 정도의 작은 동네를 지난다













사탕수수
먹고싶다.
아그작 아그작~~~~ ㅎㅎㅎㅎ










언제 이 미국을 다시 올지 모르겠다만...
마지막 날이라는걸 다시 한번 자각하는 순간이 이전에 지나간 여러가지 루트가 기억이 난다. 











길거리 오아시스~~~










국경쪽으로 다 와 가는가???
인종이 달라보이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자주 보인다.












브라운스빌 미국 국경이다. 
의외로 검문이 너무 허술하다...-_-;


 
















우선 찰칵! 찍고~~~
















남은 잔돈 처리하러 왔다. 

얼마전에 미국 행정부의 예산 증액때문에 많은 말들이 있었던 1달러짜리 백금 동전 주조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내다 보니 알게 된 것은 1달러짜리 동전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었다는거...

각 주 마다 쿼터(Quater)인 25센트짜리 동전이 발행되고 그 디자인이 각각 다르다. 
그래서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1달러 동전도 다른걸 보니 충분히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배도 채웠겠다...
이제 정말로 멕시코로 건너가야 한다.



그리고 통행세 1달러를 내고 미국을 건넌다...











처음의 대략적인 루트는 이러했으나











비자와 날씨문제로 루트를 바꿨다.




캐나다에서 출발할때 털보 아저씨가 조언도 많이 해 주셨는데 간 곳은 그저 30%도 안되는 것 같다. 
밴쿠버에서 여러가지로 도와주셨던 분들께 죄송하다.

아쉬운 감이 많지만 미국도 중국처럼 아마 여행만해도 10년은 모자랄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못보면 담에 오면 되고 그래도 못보게 된다면 내가 안 봐도 되는 곳이겠지머... 세상에 이런게 한둘이겠나...쩝..-_-;

80년대생으로서 대한민국의 국딩의 마지막세대로서 평범한 교육 과정과 병역의 의무를 마친 내눈에 보이는 미국은 가까우면서 멀다는 느낌.

자전거 여행간에 애국심으로 보여지거나 혹은 국수주의자로 보여질 수 있는 
어떤 계산된 한국인의 자기나라 자랑 혹은 나라 사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미국여행...

피부로 확 와 닿는 우월성을 확인한것도 아니고 열등함을 느낀것도 아니다. 일장일단이 있다는 정도...
그리고 내가 선택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나의 피부와 인종 등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련다.



아무튼, 고맙다... 
많이 생각하고 여전히 해결할 것들로 머리속을 채워줘서 고맙다. 쓸일이 있겠지... 


너거 나라엔 배울 게 많으니 꼭 한번 다시 오꾸마...ㅋ

From Vancouver, BC, Canada  To here Brownsville, Texas...
God bless you all friends who I met on the road! 
Dearly, Deeply.... I really thank you very much!!!!!!




See you again US!







아잣!!!! 이제 멕시코로 간닷!!!





통과하자마자 스페인어가 반겨준다... ㄷㄷㄷ
멕시코야... 미안한데 안 반갑다. -_-; 
우야노... (Welcome = Bienvenidos)












그래도 사진은 찍고잉~ㅋㅋㅋ

저 게이트를 통과하려는데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부른다.
영어... 될줄 알았는데 전혀 안 된다.


근처에는 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여기저기 서 있다. 그냥 무표정의 인상임에도 상당히 겁이 난다.
여기도 마약 관계된 사람들이 그렇게 많나...?

무비자라고 들었는데, 비자비 24불인가?? 를 내야한다.
멕시코 페소(Peso)화가 없어서 US$로 지불을 했다.

비자 수속도 엉성하다. 
수속동안 얼마동안 있을거냐고 물어보는데 별일 없는이상 2달안에 떠날꺼라서 3달조금더 라고 하니 '그럼 6달?'이라고 묻는다... 
그렇게 해 주소~하니 180일이라고 찍어주네..

허접..-_-;












스탬프와 비자 서류를 따로 받고 멕시코로 왔다!!

올라(Hola)! 메히꼬(mexico)! (Hi, Mexico!ㅋ)













비자 수속밟는곳에서 한국전 참전했다던 멕시코 아저씨가 여기 위험하니 조심하란다. 
멕시코 사람이 위험하다니... 














도시가 원래 이렇지는 않을텐데 오늘 날씨가 무채색 잿빛이라서 그런지 벽들과 사람들이 그 빛을 반사하듯 길거리도 그렇게 을씨년스러울수가 없다.

미국으로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차가 증명하는거겠지?






















조금 재미있어야 할텐데...-_-;
분위기가 사진찍으려고 카메라 꺼내기에도 떨리는구나... 에휴...














여기에도 크리스마스는 오고 있다.
사람이 산다는 말이다...











예쁜 교회당
하지만 오늘의 날씨 덕택에 가산점은 없데이~









구두 닦는 사람???











오홋 고객의 눈높이가 아닌 좀 더 아래에서! 고객을 위해 제대로 구두를 닦아주신다.

저 손님은 흐릿한 오늘 구두광을 내고 어떤 멋진사람을 만나러 가는 걸까??














날씨만 맑다면 꽤나 아기자기해 보일(?) 마타모로스(Matamoros). 
그러나 지금 내 마음은 그렇지 않다.






아, 아직 멕시코 돈이 없다.

돈 찾으러 가야지...




바나멕스(Banamex) 은행으로 가서 돈을 인출한다.
우리나라의 시티은행(Citibank)과 제휴가 되어있어 적은 수수료로 돈을 인출 할 수 있다. 
(멕시코에 있는동안 시티은행 출금 수수료에 다른 서비스 비용이 추가가 됐다...ㅡㅡ+)

간판이 비스무리하이 생겼네~~











멕시코 타마울리파스(Tamaulipas)주 차 번호판과 텍사스주 차 번호판.


여러가지로 고민하다 결정을 내린건 호텔 한 군데를 잡고, 자전거로 내려가지 말고 버스로 이동해야겠다.

도로에 수류탄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하면서 다닌 경찰들도 그러하거니와 국경을 건너오고 나서 본 멕시코 사람들은 하나같이 웃음이 없다. 
신기한 동양인과 자전거를 번갈아 쳐다보기만 할뿐...  
적어도 여기에서 100km 이상 벗어나야 안전권이라는데, 사실 그건 또 겪기전까진 모르는거고...

캘리포니아에서 그리고 텍사스에서 본 멕시코 사람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_-;

마음이 꽤 많이 불편하다...
하지만 이 불편함은 어쩌면 내 생명을 구하는 것일수도 있겄지??


버스 정류장 옆에 있던 호텔에 영어도 잘 안통하는 주인 아저씨와 방 가격을 합의보고 잡고 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가격 협상을 하려니 너무 어색하다.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아저씨가 오히려 좀 더 적극적이라 다행이었지만...^^










정류장 앞에 있떤 소리아나(Soriana) 쇼핑센터.















엄청나게 큰 빵과 케익들...
멕시코 사람들도 대륙적이구만!ㅋ

가격을 보면 빵과 우유 등 기초 식자재는 저렴하거나 비슷한 편이지만 초콜렛, 과자 등등은 가격이 오히려 미국보다 비싸다. 
공산품은 말할것도 없이 훨씬 비싸고...


여기가 비싼 쇼핑몰인가??
아무튼 먹고 싶은 몇가지만 사서 밖으로 나온다.











멕시코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먹고 또 좋아하게 된 바로 따꼬(Taco).
또르띠야(Tortilla)라고 하는 옥수수로 만든 전병 위에 야채와 고기를 얹고 먹는건데 옥수수 향이 참 기가 막히다.


멕시코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먹었던 음식인 따꼬...
한국에서 공부했던 기초 스페인어를 3달간 전혀 안 썼더니 당연히 까 먹었었고 무슨 말인지도 이해 못했다. 

얼마인지 알려달라는 식으로 폰 계산기를 내밀었더니 이해를 못했나보다.

옆에 있던 멕시코 친구들이 꼬레아노(Coreano) 아미고(Amigo) - (한국인 친구)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 올리면서 따꼬를 계산한다는 시늉을 하고 가버린다.

영어가 안 통해서 뭐 우야겠냐만, 잿빛 하늘의 이 마타모로스속에서 멕시칸의 친절을 통해 조여왔던 마음이 조금은 놓인다. 












호텔 옆에 있던 작은 식당에서 말 잘 안 통하는 멕시칸들과 한컷.... 

묻는 내용은... 
어디서 왔노? 몇살이고? 여기서 뭐하노? 이정도...?

간간히 영어로 위험하다고 댄저러스~~댄저러스~~한다.

-_-; 그래, 내가 여길 얼릉 떠야지...
나도 겁난다우..ㅠㅠ











오늘 조용히 보낼 숙소...



멕시코 입국후 느낀것.
멕시코 사람들에게서 노린내가 나지만 옥수수 냄새가 난다.

따꼬 먹은 후 느낀 것.
방귀를 뀌면 내 방귀에서 구수한 옥수수 냄새가 난다.
ㅋㅋㅋ

내일도 따꼬 좀 먹고 방구 한번 시원하게 갈겨야지...
으흠~~ 향기로워라....












- 멕시코 마타모로스 지도 - 



12월 11일까지의 이야기

44.46 + 8.22 + 54.1 +  23825.69km
= 23,932.47km




느린 업뎃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내심으로 지리한 여행기를 읽어주심에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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