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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모험/책Books

[책리뷰 /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2. 27.

[책리뷰 /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한국을 떠난 9년여간의 세계일주 기간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복잡하고 느슨한 인간관계가 단순하게 정리된 시간이기도 했다. 

돌아오고나니 생각과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그러고보니 새로운 인간관계가 하나 둘 연결되기도 하고 느슨했던 과거의 인간관계가 더 강화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지.

생활이 자리잡혀 가면서 대면하거나 직접 만나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상대적으로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이 많다.

과거에 비해 지인들과의 만남이 줄어든건 우리 사회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특히나 스마트폰이란 매개체로 면대면의 상황은 더 줄어들었다.

줄어든 대화의 만남을 통해 실제로 체감했던 어떤 특징들 심리적 벽과 문제점이 있었으니...




곧 '90년생이 온다'를 집은 이유. 대화를 하다 발견한 내 모습 때문이다. 


실제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어린 사람들이 섞여 대화를 주기적으로 한다.

시간이 점점 지나고 나니 막힌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나이 상하 관계에 상관없이 모두.

대화의 맥락을 생각해보고자 말하기를 멈추고 듣기만을 계속했다. 살펴보니 대화 참여자간의 어색해지는 화제가 있는가 하면, 곧 바로 다른 주제로 넘어가거나 서로간에 전혀 딴 소리만하고 있을때도 있었다.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보니 대화 그룹의 문제인지, 나 자신의 문제인지 문제점에 대한 정의부터 확실히 해야했다.


필요가 독서를 하게 한다. 

서점에서 본 제목이 생각나 집어든 책, '90년 생이 온다'

펼쳐보니 이걸 느끼는게 나 뿐만이 아니었구나... 

아....




책을 통해 내가 나눴던 대화라는 행위에서 우리나라 사회적 구조와 세대간의 생각의 차이를 좀 더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나이가 전부가 아니지만 절대적인 무지개 색을 7개 정도로 나누는 것처럼 적당한 구분을 해 놓는 것은 사람의 생각과 판단을 적당히 쉽게 하니까.)

일로 만나는 사람이 아니고 강제되지 않은 대화인 상황에는 정답이 없고, 맥락도 따로 놀 수 있다.

대화란 그럴수도 있는 것이고 정해질 필요 조차 없다. (혹시나 또 세대가 다른 분들은 그 가치나 의미를 다르게 볼수도 있겠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문제였던 것은 대화의 주제와 내용에 관한 것들이었다. 

일정하게, 그리고 공통적으로 발견한 점. 

바로 그 주제와 내용은 주로 처한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그것은 말하지 않아도 될 쉬운 구분, 바로 나이차(세대)에서 부터 오는 것이었다.




스스로 책이란 개념을 한정지어서인지는 몰라도, '90년생이 온다'는 사회 현상을 잘 정리된 특집 리포트를 읽는 느낌이었다.

책의 내용은 90년생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 세계관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IMF 이후 확실치 않은 것에 대한 것들에 자기 전부를 걸 필요도 못 느끼고 직장과 일을 본인과 동일시 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과 바쁜 것은 효율적이지 않음을 그들은 알기 때문이다. 등등...

앞선 세대가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은 것을 그들은 소리낸다. 



몇 년 전 'KBS 명견만리'에서 중국을 다루던 에피소드 중, 빠링허우(80년대생) 지우링허우(90년대생)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이 기억에 난다. 이 책에도 언급이 된다. 

그 80년대, 90년대의 차이가 우리나라에서 더 쉽게 나타날꺼라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압축 성장한 우리나라의 특성은 중국보다 덜 수평적인 이상한 유교적 문화, 직장 문화, 군대 문화 등이 섞인데다, 언어에서 오는 상하 관계가 확실하기 때문이니까.

이젠 내 머리에 이해와 적용을 위한 개념 장착이 필요함을 실감한다.


생각해보면 사회 구성원의 갈등이 없던때가 있었나?


항상 그래왔듯이 기존 가치는 새 시대의 도래와 함께 나타난 가치와 만나면 충돌이 일어난다. 기존 가치는 자기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고, 새 가치는 시대와 맞지 않는 사회 경쟁력을 후퇴시키는 그 가치와 마찰이 일어난다.

사람이 태어나 나이가 들면서 사회의 생산이나 소비를 담당하는 주체가 되고, 국가 경제의 핵심이 된다.

과거 우리나라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일으킨 50-60년대 생이 감당한 역할을 이젠 80년대, 90년대 생으로 교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80년대생. 공장형 교육식에 적절히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자란 평범한 세대다. 국민학교의 끝자리였다.

여행 시작이 20대여서여을까. 30대로 접어들면서 나는 그래도 젊다는 오류를 범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의 바탕을 이루게 만든것은 책에서 말하는 80년대생이 갖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였으니.


그리고선 스스로 해 본 질문. 

'나는 지금 이 세대의 어디쯤 위치하고, 적응을 잘 하고 있는건가??' 

물론 변화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사회성이 요구되는 삶속에 그건 쉽지 않다. 

본인이 조선시대 가치로 상관없지만 본인 때문에 공동체에 민폐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책에서 말하는 핵심 중 세대에 관계없이 전부 알아야 것은 이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나이듦이 사회의 지식과 노하우가 더해짐을 의미했지만, 지금의 정보 지식사회에서는 과거의 것이 틀린것이 된다.'


틀린 과거를 가지고 현재를 판단하는 것은 지금의 정보 지식의 대한민국의 사회에서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무엇보다 사회에서 생산과 소비의 핵심적 위치를 감당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더 감당할 90년대생에겐 바탕이 되는 것이다.


1천원짜리 물건을 5천원 혹은 1만원에 주고 산걸 두고 플렉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건 찾는 시간보다 그 시간을 아끼는게 더 중요하다고 비웃는 사람도 동시에 존재하는 세상이다. 

서로간에 논하는 가치가 다르기에 이걸 쉽게 뭐라 할순 없다. 

사람인 이상 나이가 들고 변하는 시대를 맞이하며 사회적인 위치를 감당한다. 지금 세상에서는 새로운 정보기술 그리고 생존을 위해 적응을 해 나가야한다.

이 현상을 괜히 한 90년대 생이라는 세대를 단정짓거나, 80년대 생, 70년대생 등으로 나누어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웃긴 일이다.


가성비라는 말이 생긴지는 좀 됐어도 가성비를 안 따진 세대가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문득 아마존 회장 제프 베조스가 한 말이 떠오른다. 

변할 것에 대한 것을 고민하기 보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들을 고민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이 책을 읽고 변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해할 대상을 단지 '90년생'으로 한정지을 필욘 당연히 없다. 그 생각은 두루 퍼져 있을테고 앞으로도 변할터이니. 




개인적으로 적용점을 찾기 위해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하지 않을까? 

80년대 후반, 90년대 생들 또한 그들 또한 새로운 환경에 노출이 될 세대의 변화는 또 온다.

 

'나'라는 사람은 모든 상황에 변화하기 위해 맞춰 살기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변하지 않을 것을 생각해두고, 적당한 변화를 수용해 가면서 사는 방법이 현실적인 일일것 같다.

한편으론 적어도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 바는 알고 가자는 말이다.

당연하게도 90년생도 불과 몇년만 지나면 00년생이 온다의 책을 읽어야 할 때가 올꺼다. 

90년대 생이 생각하는 바를 알고 싶어 80년대 생인 내가 그들의 생각 환경을 알고 싶어 이 책을 집어 든 것처럼. 

그들이 어떻게 될 모습인지는 그리 궁금하지 않다.  흔히들 '나도 꼰대'가 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을 그들이 느낄 시간도 온다는 것이다. 




문제는 언제나 한가지다. 

지금 당장 사회의 적응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하는것이다. 


책의 마지막 맺음말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다.

그렇다. 같이 사는 세상이다. 

그리고 시간이 또 지나면 새로운 것이 온다. 

00년생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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